지난 8월에 알라딘에 서재를 만든 이후로 몇번인가 이름을 바꿨다. 그때 그때 내가 다짐한 것들을 공표하고 그래서 스스로 자극을 받으려고 했던 것들이다.  고민의 흔적들이라 그냥 잊기가 아쉬워 기억나는 대로 여기에 모아본다.

 

제일 처음 이름은 '피난처'였다 :  삶이 내 맘대로 되지 않고, 사람들 속에서 외로움을 느낄 때 나의 피난처는 서점이였다. 진열된 책들을 쭉 둘러보다가 어느책을 듬성 듬성 읽다가 지금 내 문제를 발견하고 힘을 얻곤 했다. 알라딘에 서재에 그런 자리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지금 내 자리에서 잘 표현하지 못하는 내 목소리들을 여기와서 쏟아내며 피난
처를 잘 이용하다가 점점 욕심이 났다. 기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현실화시켜보자고, 내가 하고싶은 일에 욕심을 내자고 서재멘트를 쓰고 '글쟁이꿈'이라고 서재이름을 내걸었다.

 

그러던 어느날, 12월 나의 일상은 엉망이 되었다. 내가 정말 뭘 하고 싶은 건지? 나를 알 수 없다는 물음표투성이가 되었다. 사실은 현실에서 내 말이 잘 먹히지 않자 자신감도 없어지고 무기력해져서 '물음표투성이'라는 아이디를 썼다.

격동의 시간을 지나 평안을 되찾은 뒤 '투성이'를 떼고 '물음표'라고만 하였다. "아침에 일기를 쓰는데 물음표가 왜 이리 많은지... 내가 좋아하는 건 뭐지? 뭘 하고싶은 걸까? 어떻게 살고 싶으니? 내 서재에 느낌표들을 모아가다 보면...^^"


 

이제 그 물음표를  '행복의 물음표' 서재에 담기로 했다. 사실 이 이름은 내가 중학교 때 읽고 지금까지도 좋아하는 소설의 제목이다. 고려원에서 나온 책이라 지금은 구할 수가 없고 알라딘에도 없는 책이다. 정지우라는 작가가 쓴 청소년물 2권인데, 1권이 '눈물같은 느낌표', 2권이 '행복의 물음표'이다. 순분예술학교-지금의 대안학교 같은 곳-에서 여러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찾고 열정을 쏟고 우정을 나누는 과정을 참 재밌고 감동적으로 그려낸 이야기였다. 나도 이런 소설을 쓰리라 다짐할 정도였다. 그에 비하면 꿈과 낭만을 빼앗기고 입시공부에만 매달렸던 내 학창시절 불쌍할 뿐이다^^; 어쨌든 그 소설에서 따온 이름인데,

 

내가 나에 대해, 세상에 대해 갖는 물음들이 결국은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 갖는 의문들이라는 뜻에서 서재 이름을 '행복의 물음표'라고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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