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아주 사소한 이유로 무언가를 선택하게 된다. 알라딘 서점에서 이 책을 보기 한 달쯤 전에 '로모'사진기를 처음 봤다. 사진기를 하나 살까 하고 생각만 몇 달째 하던 참에 눈에 쏙 들어오는 사진기였다. 러시아 어디에서 손으로 만든다는 작은 반수동 카메라. 이걸 살까 말까 또 생각만 하던 참에 이 책을 봤다. 저자 소개글을 볼까~ 티베트 여행, 낯선 곳, 새로운 길, '좋아하는 노래 질리도록 반복해서 듣기'를 좋아한다구! 나랑 같네!! 그리고 결정적으로 책에 실린 사진 중에 자신을 발을 내려다보고 찍은 사진이 나의 마음을 잡았다. 나도 그런 사진을 찍은 적이 있었다! 바닷가를 혼자 산책하다가 기분이 참 좋아서 파도에 적셔지는 내 발을 찍었다. 다른 사람은 그런 걸 왜 찍었는지 이해를 못 하지만 나는 그 사진 속의 내 발을 보면서 그 때 그 한 순간 참 기분좋았던 나를 느낄 수 있다. 이런 사소한 우연으로 나는 이 책을 샀다. 책은 생각보다 작았다. 한 번 휘리릭 살펴보고는 '이게 다네'하고 잠시 실망이 스쳐지나가며 또 충동구매를 했나^^; 자책을 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나는 이 책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사진이 무.척. 생.생.하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순간 순간 느끼는 느낌들을 잘 담은 사진들에서 소중함이 느껴진다. 보면 볼수록 사람들을 마주하고 있던 그 순간의 느낌이 전해져오는 사진들에서 은근한 힘이 전해지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