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의 상반기가 지나갔다. 

연초에 10권을 읽겠다고 썼는데 그 중 한 권도 다 못 읽었으며... 9권은 시작도 못했다. 

하반기에 그것을 다 읽을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해보면 그건 어려울 것 같다.


요즘 일도 많고, 부쩍 피곤하고, 앉아서 책도 못 읽겠고.. 그래서 누워서 전자책이나 웹소설을 읽고 있다 ... 

소설은 그나마 읽겠는데 앉아서 집중해야 하는 책은 힘들다.



6월엔 이런 책들을 읽었다. 











강지나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제인 오스틴 <이성과 감성>

하미나 <아무튼, 잠수>

조선정 <제인 오스틴의 여성적 글쓰기>

수 로이드 로버츠 <여자 전쟁>

제인 오스틴 <오만과 편견>



제인 오스틴 소설과 관련책을 갑자기 읽게 된 이유는- 

내가 운영(?)하는 페미니즘 북클럽은 접고 싶다는 생각을 할라치면 의욕적인 신규 회원이 들어와 수명이 연장되고 있다. 최근 들어온 신규 회원은, 지식욕이 있어 페미니즘을 알고 싶지만 책들을 읽으면 잘 이해가 안 된다고 - <나는 당신들의 아랫사람이 아닙니다>를 읽고서는 본인은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는 삶에 불만이 없었고 행복하며 시가 식구들을 호칭으로 부를 때 '내가 결혼했구나, 이 가족에 속하는구나' 라는 생각으로 기뻤다고 하며, 낸시 폴브레의 <돌봄과 연대의 경제학>을 읽고는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 정말 근거가 있는 거냐고 - 하여 어찌 해야하나 고민했다. 이 적극적인 회원은 나에게 그만하겠다고 해야하나 고민했다고 하더니, 느닷없이 그래서 이번엔 내가 책을 골라보겠다- 라고 하여 나를 안심하게 만드는 동시에 당황시켰다. 그 회원이 '이 책도 그런 책 아니냐며' 고른 책은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그런' 책? '그런'의 의미가 무엇인지는 차마 물어보지 못했다. 결혼 생활에 대해 본인이 갖고있던 생각과 조금 다른 시각을 보여주는 책이라고 해야하나.. 



다른 회원 한 명이 그럼 제인 오스틴을 높이 평가하는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도 함께 읽자고 해서 그래도 어느 정도 구색이 갖춰졌다. 그래서 <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읽을 때 읽지 않았던 <이성과 감성>을 읽고, 관련책을 알게 되어서 그것도 읽었다. <오만과 편견>은 예전에 읽고 다시 읽었는데, 몇 년 지나서 읽어서 그런지 조선정님 책을 읽은 뒤 읽어서 그런지 예전보다 훨씬 재미있게 읽었다. 이제 제인 오스틴 소설 중 안 읽은 것은 <엠마> 뿐. 전에 읽다가 재미없어서 관뒀었는데, 하나 남았으니 나중에 마저 읽어봐야겠다. 



수 로이드 로버츠의 <여자 전쟁>은 읽기 힘들었는데, 그래도 참 읽기를 잘한 책이었다. 읽으며 모든 챕터에서 괴로웠지만 특히 괴로웠던 부분은 보스니아 내전에서 일어났던 성폭력, 그리고 아르헨티나에서 'Dirty War' 당시 진보 성향의 사람들을 잡아가서는 약물에 취한 사람들을 비행기를 태워 강이나 바다로 떨어뜨렸다는 이야기였다. 임신부의 경우 아이를 낳게한 후에 아이는 다른 집으로 입양시키고 엄마는 비행기에서 떠밀어버렸다고... 


보스니아 내전 부분을 읽고서는 전쟁 중에 일어나는 성폭력에 대해 더 읽어봐야겠다 생각을 했다. 생각만 해도 괴롭지만...


아르헨티나 부분에서는 알베르토 망구엘을 생각했다. 그가 고국을 떠난 시기가 대충 맞아떨어져서.. 이래서 떠났던 건가? 하고 검색해보니 030642209602500523 (sagepub.com) Index on Censorship 계간지에 이런 글이 실렸던 것을 발견했다. 과거사 청산이란 어디서나 어려운 것 같다.. 국내에서 번역된 알베르토 망구엘의 글을 읽었을 때는 막연히만 알 수 있었던 그의 성향을 조금 더 알 수 있게 되었고 이 사람이 더 좋아졌다. 망구엘 책도 더 읽고 싶은데... 언제나 마음만 많고 곧 잊어버린다.




6월에 산 책은












이렇게 일곱 권. 뒤에 세 권은 선물하느라 샀다. 선물한 사람마다 다 반응이 좋았다. 나도 읽어야 하는데..


그리고 도서전 가서 두 권 더 샀는데 알라딘 db에 없네... 

그림책 '바캉스 프로젝트' 중 정진호 작가와 조오 작가의 책을 한 권씩 샀다. 



7월엔 웹소설을 덜 읽고 종이책과 친해지도록 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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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함께 2024-07-03 19: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수하님 제인 오스틴을 읽고 있었군요
저도 제인 오스틴 7월에 읽을 건데 저 책 여성적 글쓰기도 읽고싶네요!!

건수하 2024-07-04 09:55   좋아요 1 | URL
네, 조선정님 책을 읽고 읽으니 좀더 좋아졌어요 ^^ 나온지 좀 된 책이지만 좋았어요. 여유 있으시면 읽어보셔요~

우끼 2024-07-03 2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강지나의 책은 어떠셨는지 궁금해요!

건수하 2024-07-04 10:00   좋아요 2 | URL
강지나님 책은 일단 제가 잘 모르는 세계에 대해 알아보려고 읽었어요. 청소년기부터 성인까지 지켜본 여러 명의 사례를 소개하는데 우리 사회의 현실을 알 수 있었고.. 복지제도를 잘 활용해서 사회에 진입한 한 사례가 있어서, 복지제도라는 게 실제로 효용이 있다는 걸 알게 된 게 좋았어요. 막연히 원론적으로 필요하다고는 생각했지만 실제로 효용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실감할 기회가 별로 없었거든요. 물론 이렇게까지 잘 활용하는 사례는 아주 드문 것 같기는 했어요.

단발머리 2024-07-04 09: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래서(2) 제인 오스틴을 읽고 계셨군요~~
작은 모임이라도 책임을 맡아 앞서 가는거 참 어려운데, 그 어려운 일을 해내시는 수하님 정말 대단하세요!
수하님이 운영하시는 북클럽이 롱런하기를 바래요. 그 분의 변화도 기대되고요.
(전.... 그 분, 수하님을 안심시키면서 당황시키는 그 분이 변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네요^^)

건수하 2024-07-04 10:02   좋아요 3 | URL
네 잘 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더라고요... 그래서 다락방님께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어요.
모임이 약간 관성적으로 흘러가고 있었는데 그 분이 오셔서 그리고 그 분의 마음이 열려있어서 모임에 자극이 되고 있어요. 그 분의 변화도 나머지의 변화도 기대됩니다 ^^

잠자냥 2024-07-04 12: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건수하가 페미니즘 북클럽을 운영하고 있다는 새로운 사실!!
얼마전 <성스러운....> 이 책 땡투가 들어와서 아니 누가 뒷북을?! 했더니 건수하 님이군요?! ㅋㅋㅋ
전쟁 중에 일어나는 성폭력 더 알아보고 싶은 건수하 님에게 조애나 버크, <수치> 살짝 놓고 갑니다..... 방대한 성폭력이 나와서 더 괴롭......;;

건수하 2024-07-04 13:44   좋아요 1 | URL
제가 전에도 썼었습니다만.. 잠자냥님은 은바오 챙기느라 바쁘시니 이해하겠습니다 (응?)

<수치>랑 <우리의 의지에 반하여> 중 뭘 먼저 읽을까 했는데 아무래도 신간이 여러모로 낫겠죠..?
<우리의 의지에 반하여>가 읽기 더 힘들 것 같더라고요...

독서괭 2024-07-04 12: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마음만 많고 곧 잊어버린다. -> 제 얘기인가효? ㅋㅋㅋ
페미니즘 북클럽을 흔든 신규회원님 이야기 재밌네요. 다음 이야기도 부탁드립니다 ㅎㅎ
저도 요즘 책과 좀 멀어졌어요. 자꾸 웹툰 보고 있어서 큰일 ㅠㅠ

건수하 2024-07-04 13:45   좋아요 1 | URL
독서괭님도 그러신 줄 몰랐습니다 ㅎㅎ
날이 더워서 그런걸까요...? 실내온도 26도는 되어야 이성이 작동하는 것 같습니다 ^^

공쟝쟝 2024-07-12 11: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로운 북클럽 멤버의 활약이 기대됩니다. 실은 그런 분(? 그분께는 제가 그런 분이겠죠?)들의 이야기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건조 수하님의 의외로 하나도 안 건조한 북클럽 흥미진진!한데요. 그나저나 리더 수하... 좀 멋짐... 건조한 리더십이라니.. 상상 안감...

건수하 2024-07-23 11:33   좋아요 1 | URL
건조한 리더십... 그 분이 가지고 있는 근원적인 질문은 ‘왜 나는 (가부장제에) 화가 안날까?‘ 인데... 그래서 제가 화가 안나면 꼭 계속 안 읽어도 된다.. 라고 했더니 ‘실망‘ 이라고 했어요. 건조한 리더십이란 이렇게 멤버를 실망시키는 것 - -; 그러나 실망시켰더니 더 불타오르는 것 같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