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빼고 58권을 읽었고, 그 중 10권을 골라봤다.
가장 좋았던 책 (아직 완독 못함)
가장 좋았던 책은 <갈대 속의 영원> 이다. 고대의 책, 도서관부터 그에 얽힌 얘기들.. 읽다 보면 술술 다른 얘기로 이어지는 글솜씨. 필사하면서 읽느라 읽는 속도가 느려져서 여름부터 읽었는데 아직도 다 읽지 못했다. 언젠가 통필사(라는 걸 난 해본 적이 없다) 해보고 싶기도 한데, 너무 두꺼워서...
자기계발서
원래 화제의 자기계발서 별로 안 좋아하지만 좋았던 책. 이 책도 많이 필사하며 읽었다.
읽고 나서 휴대폰도 멀리하겠지만 나에게 중요한 걸 먼저 하고 여러가지를 다 하려고 하다가 느끼는 압박감을 줄여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결과 잠도 많이 자고 마음은 상당히 편한데, 그동안 하던 여러 가지를 많이 놓아버리게 되었다 ^^;;
에세이
비비언 고닉을 이긴 <페이드 포>. 성매매에 대해 '필요악일까?' 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악' 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내용만이 아니라 글도 좋았다. 이렇게 글 잘 쓰는 사람이 써야 사람들이 더 보고 생각하고 하지...
한국 사회 현실
'미괴오똑'은 다시 살펴봐도 기억에 남는 책.
장르를 뭐라 해야할지.. 사회 라고 해야할 것 같긴 한데, 과학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저자가 과학 철학을 전공해서 그런 느낌이 드는 걸지도...
<우리는 당신들이 불태우지 못한 마녀의 후손들이다>의 역자후기에서 알게 되어 읽은 <증언혐오>. 고 장자연의 자살을 둘러싼 일들에 대해 윤지오가 증언을 하자 기자, 변호사, 작가 등이 반동적인 여론을 형성했던 것에 대해 자세히 기술한 책이다. 예전에는 언론에 나오는 기사들이 진실을 다룬다고 생각했지만, 요즘은 별로 그렇지 않고 예전에도 그게 온전한 진실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언론을 멀리할 수도 없으니.. 언론의 탈진실이 어떤 방식으로 행해지는지를 알 수 있어 매우 유익했다. <까판의 문법>도 사 두었는데 아직 못 읽어서.. 올해 읽어도 좋을 듯.
철학 (굳이 분야를 나누자면)
말랑말랑해 보이는 제목과 외관과는 달리 어렵고 친숙하지 않은 이야기를 하는 책이었다. 막연하게 좋은 것으로 여겨지는 '행복'이 사실은 어떤 것을 전제하고 있는지, 우리가 행복을 추구하면서 놓치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내용. 읽기 쉽지는 않았지만 여운이 많이 남는 책이었다. 나의 소수성에 대해서도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고.
페미니즘
둘 다 미국의 사례이긴 하지만, 페미니즘이 태동하고 가장 발달한 곳이 미국이다보니 아무래도 미국 책을 많이 읽게 된다. '백래시'는 한국에서 벌어지는 '젠더 갈등' 의 상황을 이해해보려고 읽었고 (정희진 선생님은 한국의 상황은 백래시와는 거리가 멀다 하셨지만), '여전히 미쳐있는'은 페미니즘의 역사를 한 번에 꿰어보게 되어 좋았다. 둘 다 두껍고 유익했다 :)
백래시와 제2의 성 둘 중 좀 고민했는데, 백래시로 선택 ^^;
소설 (올해 소설을 정말 몇 권 안 읽었더라...)
청소년 소설이지만 내용도 좋았고 영어로 읽기에도 좋았다.
배우는 점도 많았고...
특히 You can't win if you don't play. 라는 문장이 기억에 남는다.
어렵지만 흥미로운 단편들이 이어지는 단편집.
이렇게도 쓸 수 있구나, 이렇게까지 쓸 수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비슷한 연배의 작가라 앞으로 계속 지켜보고 싶다.
며칠 늦었지만 2023년을 돌아보니 새삼 이런 책을 읽었었나 싶다.
그래서 연말 결산이란 걸 하는 건가. (좀더 빨리 했으면 좋았을텐데)
이제는 2024년 계획을 해 볼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