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밀키웨이 > 스타리님께 - Brambly Hedge


질 바클램의 찔레꽃 울타리 이야기. 이게 식기로도 있다는 것은 김은하씨의 [우리 아이, 책날개를 달아주자]에서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 책을 빌려갔던 친구 하나가 어느날 환호성을 지르며 자기집에 놀러오라고 하는 겁니다. 가봤더니만 바로 요 Brambly Hedge 티웨어를 내놓더란 말씀이지요.

이 지지바가 스튜어디스 (스튜디어스인가?? 맨날 헷갈리...) 였었는데 전세계를 돌면서 기념품을 모았어요. 영국에서 이 Brambly Hedge를 사가지고 왔는데 그게 뭔지 잘 모르다가 책을 보고서야 알고서 어머어머 왠일이니 좋아라~~ 된 겁니다.

그렇게 처음으로 Brambly Hedge 웨어를 보았는데 새로 사귄 친구네서 커피를 내주는데 고 찻잔이 바로 또 이 Brambly Hedge 사계절 시리즈로 4인조 세트더만요.

제가 이상한 취향이 있어서리 커피를 절대로 머그잔에다가 마시지 않습니다.
너무 투박하게 느껴져서요. 이쁘고 얄쌍한 잔에다가 진하게 타서 마시거든요?
그런 제 취향에는 요 로얄 덜튼 도자기가 딱인데 가격이...^^;;

그러니 눈으로만 호강하고
친구네서 대접받으며 그걸로 흐뭇해하고 그래야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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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rysky 2004-05-23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밀키님이 올려주신 너무나 예쁜 Brambly Hedge 식기 셋트 사진. ㅠㅠ
보기만 해도 너무 황홀해서 잠이 안 온다. 엄마, 내가 저 애들을 입양할 수 있게 제발 허락해 주시어요~ 쥐새끼들도 알고 보면 귀여운 데가 있다니까요(저 쥐새끼들의 경우에 한해서지만).

Laika 2004-05-23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입양엔 돈이 많이 들것 같군요...^^ 이쁘네요..

starrysky 2004-05-23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물론 돈이 수억;; 들겠지만 정말, 너무 심하게 이쁘지 않습니까?? ㅠㅠ
보고만 있어도 배부른 식기라(사실 식기는 아니고 티셋트입니다만..)... 캬아, 덩말 둏습니다.

panda78 2004-05-24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ㅡ 진짜진짜 귀여워요! >.< 백화점 지하 매장에서 봤는데, 그 맑은 색이 참... 죽음으로... ^^;; 이쁘더이다. 저도 무지 데리고 오고 싶었지만.. TㅂT

starrysky 2004-05-24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쵸그쵸? 너무 이쁘고 귀엽죠?? >_< 정말 홀랑 업어오고 싶은 애들인데, 그 무시 못할 가격이란 게 참..
그리고 전 판다님 서재에 있는 그 수많은 그림들도 얼매나 훔쳐오고 싶은지.. ㅠㅠ 갖고 시포요~~

panda78 2004-05-24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이야 뭐 닳기를 하나, 다 데려가셔도 되어요. ^^;;; 쿠쿠
물론 진품으로 가지고 싶으시다면 ... 어서 빨리 적금을 드시죠. ㅡ.ㅡ;;
 

책정리..를 하려다 실패했다. ㅠㅠ
저녁에 친구 만나러 나갔다가 술 한잔 하고 약간 알딸딸한 정신에 집에 들어오니, 지난주에 산 책이 책꽂이에 자리를 못 찾아 그냥 대충 쌓여 있는 모습이 영 눈에 걸렸다. 그래서 술김에 책장을 함 뒤엎어봐~ 하고 일을 벌였다.

자리를 많이 차지하고 있는 만화책들은 가급적 뒷쪽으로 쑤셔넣고, 작가별로 대충 정리를 해놓는 바람에 판형이 뒤죽박죽이라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애들은 웬만하면 시리즈별로 다시 정리해 판형을 맞춰 꽂아서 자리를 확보하고, 좋아하는 책인데 너무 깊숙이 들어가 있어 손이 잘 안 닿는 애들은 앞으로 좀 빼놓고, 안 보는 잡지들은 이 기회에 처분하기 위해 책장에서 빼서 구석에 쌓아놓고..

한참을 땀 흘리며 일하다가 책장을 다시 쳐다보니...
뜨아.. 이렇게 힘들여 일했는데도 불구하고 새로 생긴 공간이 별로 없다. ㅠㅠ 겨우 지난주에 산 책 10여 권을 꽂을 자리 정도만 확보됐을 뿐.
뒤쪽에 있던 애들은 그냥 원래 자리에 둘 걸 좋아하는 책이라고 너무 앞으로 뺐나? 아니 그럼 뒤쪽에라도 공간이 있어야 되는데 그 자리는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거야? 으아악, 동화책 칸에 자리가 부족해서 동화책들이 SF 칸으로 밀렸자나. 이럼 안 되는데에에에에... 보기가 싫잖아. ㅠ_ㅜ

요새 K문고에서 세일을 하길래 담주에 왕창 주문할라 그랬는데 그럼 걔네들은 어디다 꽂지? 오자마자 또 상자 속에 그대로 잠든 신세가 되어야 하나? 그 짓도 한두 번이지 지난번에 배달된 상자 5개 쌓아뒀다가 무너져서 책 찢어졌자나. ㅠㅠ
이사오면서 책을 엄청 버렸고 책장은 새로 짰는데도 불구하고 그새 또 다 차버렸다. 책장 더 들일 공간도 없는데 이 사태를 어쩌면 좋을까나. 고민 고민.. 술 마셔서 머리 아픈데 이젠 머리가 아주 깨질 것 같다.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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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ika 2004-05-23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쉽지 않죠? 저는 원룸이고, 책장도 작아서 대부분은 탑쌓기 놀이를 하고 있답니다.

물만두 2004-05-23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침대 공간 빼면 바닥이 없다는... 동생들 방도 점령해서 원성이 자자하고요...

starrysky 2004-05-23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이카님. 저도 탑쌓기 놀이 잘해요. ^^ 크고 무거운 책을 사면 탑을 허물어 아랫단부터 다시 차곡차곡 쌓아줘야 하죠. 에고, 힘들어라~
물만두님. 안녕하세요. 이 먼 곳까지 납셔주셔서 감사해요. ^^ 저도 사실 동생방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중인데 영 틈을 안 주네요 얘가.. -_- 컴터 책상 아래에 만화책들은 좀 쑤셔넣어 놨는데, 그냥 책들은 몇 권 슬쩍 갖다 꽂아놔도 어느 틈엔가 다 제 방에 돌아와 있드라구요. 아, 어려서부터 동생 길을 잘 들여놨어야 하는 건데 그랬어요.. ㅠㅠ

panda78 2004-05-24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방출... 이란 최후의 방법도... ^^;;;

물만두 2004-05-24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게 아니라 동생도 저만큼 게을러서 안 치운다는 야그지요. 귀찮아서 원상복구가 안되는 겁니다. 욕은 엄청 먹지만 대신 제 방 옷장에는 동생 옷이 점령을 했으니 셈셈이지요. 님도 이런 상부상조를 하시길...

치유 2004-05-24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말입니다..책장에 꽃아두었다가 새책 들어오면 자리 확보차 박스에 보관하기도 하지요..그런데 저는 그게 문제더라구요..왜 박스에 보관만 하려고 딱 집어 넣고 며칠 후면 그곳에 넣어 둔 책이 다시 보고 싶어지냐구요....
그래서 아예....나란히 줄서기 시켜 두고 있답니다..이곳 저곳에..
스타리님..배꽃 서제에 들러서 코멘트 남기셨더라구요,,감사해요..배꽃 서재 볼품이 없어서 아직 찾는이가 별루 없는데 찾아주심에 백배 감사...

starrysky 2004-05-24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anda78님. 저도 그 방법을 떠올려보긴 했으나, 1년 반 전에 대대적인 출혈 방출이 있었던 관계로 선뜻 다시 하게 되지 않더군요. 저도 판다님처럼 돌려보기를 하는 건 어떨까..도 생각했는데 그건 새 책은 볼 수 있겠지만 보관하는 책 권수에는 영향을 못 미칠 것 같드라구요. ^^
물만두님. 아하, 그런 식의 상부상조를 하시는군요. 근데 저는 제 방엔 동생 꺼 하나도 못 받아주면서 늘 갖다 쟁여놓으려고만 하니.. 한마디로 온집안의 구박덩어리랍니다. ㅠㅠ
배꽃님. 저는요 박스에 넣어둔 책이 보고 싶어지면 꺼내기 귀찮아서 도서관 가서 빌려봐요. 캬캬. ㅠㅠ 그리고 님의 서재가 볼품이 없다니요. 너무 아기자기하고 재미있던 걸요. 자주 걸음할 테니 반겨주셔요. ^^
 

난 눈물이 많다. 심하게 많은 편이다.
그래서 아무 때나, 아무 데서나 잘 운다. 열라 창피할 정도로.
드라마나 영화, 책(만화책)을 보면서 우는 건 아주 기본이고 신문 보면서도 울고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도 울고 일하다가도 울고.. 이렇게 써놓으니 인생이 아주 우울처참해서 울 일이 너무너무 많은 사람 같아 보이겠지만 사실 그런 것도 아닌데..

내 눈물의 20%는 슬퍼서, 10%는 화나거나 분해서, 그리고 70%는 감동받아서 흘러나오는 눈물이다. 한마디로 감정이 흘러 넘친다. 사무실에서 인터넷 검색하다가 모니터에 얼굴 박고 우는 게 한두 번이 아니기에 처음에는 다들 놀래서 내 주위로 우르르 몰려들던 사람들도 얼마 지나면 그러려니 하고 신경도 안 쓴다. 남들은 사람 많은 데서는 자존심 때문에 절대 안 운다 그러던데 내 눈물은 자존심도 없다.

그런데 그렇게 숱하게 울면서 딱 한번 정말정말 쪽팔렸던 적이 있다. 이건 화나고 분해서 흘린 눈물이었는데 어떤 XX 같은 클라이언트 때문이었다.
몇 년 전 모 종합병원 관련 프로젝트 PM을 한 적이 있다. 전혀 돈 되는 일은 아니었지만 그쪽 원장이랑 우리 회사 경영진과의 모종의 관계 때문에 억지춘향 격으로 맡게 됐다. 돈 안 되는 일이라 회사 지원은 미미한 반면 대상이 종합병원이다 보니 일의 양은 엄청났기 때문에 골치가 아팠다. 그래도 어차피 맡은 일, 제대로 잘 해내리라 다짐하고 진행하고 있었는데, 병원이란 데가 워낙 관련된 과도 많고 이해관계도 얼기설기 얽혀 있고 잘난 척하는 분들도 많아 진행이 무지 더뎠다. 빨리 해치우고 끝내야 그나마 회사 손해가 덜할 텐데..

그래서 안 되겠다 싶어 원장 힘을 빌려 전체 관련자들을 다 모아놓고 회의를 열었다. 모든 과의 담당 선생들과 그에 줄줄이 딸린 레지던트, 인턴들까지 몇 십명이 커다란 회의실에 모여 웅성웅성. 그런데, 이 인간들이 의견 조율하라고 모아놨더니만 조율은 커녕, 한쪽에서 뭔가를 요구하면 다른 쪽에서는 그보다 더 큰 걸 요구하고, 또 다른 쪽에서는 아예 새로운 걸 요구하고 하는 식으로 서로 경쟁심에 불이 붙어 계속 무리한 요구를 줄줄이 뱉어내는 거다. 해달라는 거 다 해주면 우리가 받는 쥐꼬리만한 돈의 30배를 더 받아도 모자랄 정도로..

게다가 우리 회사와 그 병원 사이에 중간 매개자가 하나 있었는데, 이 인간은 그 프로젝트를 빌미로 자기가 그 병원에서 크게 한 자리 해보려는 속셈을 가진 작자였다. 한마디로 우리 회사를 지 출세의 제물로 삼으려는 야욕을 품은 인간. 그런 인간이니 의사들이 온갖 말도 안 되는 요구들을 해대는데도 말릴 생각은 커녕 '네네' 하면서 무조건 다 해주겠다, 그보다 더한 것도 해주겠다는 식으로 나간다.

듣고 있던 나는 속에서 열불이 나다 못해 얼굴까지 울그락푸르락해지고 있는데, 아예 기름을 붓는 누군가의 한마디. "병원이란 데는 결국 공익기관인데, 이런 프로젝트는 사회에 봉사한다 생각하고 무료로 해줘야 되는 거 아냐?" "맞아맞아(모인 의사 일동)."-_-+++
"아니, 그러는 너네는 공익기관이라서 아픈 환자들을 그토록 푸대접하면서 그렇게 터무니없는 입원비에 특진비까지 받아처먹냐??!!!"라는 말이 목끝까지 치밀어 올랐지만 소심한 나, 말 대신 그만 눈물이 터져버렸다. -_- 회의하다 말고 담당 PM이라는 애가 얼굴 뻘개져서 꺼이꺼이 울고 있으니 모인 사람들 죄다 벙쪘고, 나는 나대로 쪽팔려 죽겠는데 눈물은 안 멈추고, 같이 있던 울 회사 사람은 나 땜에 죽을라 그러고, 나보다 어린 레지며 인턴들은 대따 한심하다는 눈으로 쳐다보고... 할튼 내 인생에 지워지지 않을 쪽팔림이있다.

그리고 그 후에 결국 그 프로젝트는 파토났다...
였으면 얼마나 좋았겠냐만은 그넘의 모종의 관계와 써글넘의 중간책 땜에 결국 끝까지 밀고 나가야만 했다. 난 그 죽을 듯한 쪽팔림을 무릅쓰고 1주일에도 몇 번씩 그 병원을 드나들어야 했고.
몇 달 후 마침내 그 끔찍한 일이 끝났을 때, 병원측은 돈 거의 안 들이고 프로젝트를 해낸 자신들이 자랑스러웠는지 무슨무슨 기념행사까지 열었다.. 그리고 나한테 감사패인지 공로패인지까지 주고.. -_- 그 패는 받자마자 버렸기 땜에 뭐라고 써있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정말 받으면서도 치가 떨렸다.

그 이후 그 병원 쪽으로는 얼굴도 안 돌리려 노력한다. 근처를 지나갈 때도 절대 안 쳐다보고.
근데 작년에 울 아빠랑 동생이 줄줄이 그 병원에 입원하는 사태가 발생했었다. 덴당!!! 매일 병문안 가면서 혹시 아는 의사들 마주칠까봐 007을 찍으며 숨어다닌 거 생각하면... -_-
그런 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난 여전히 잘 운다. 앞으로 또 어떤 인생의 쪽이 나를 기다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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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04-05-24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기분 나도 아는데....
왜 눈물 꼭지는 한번 터지면 잘 멈추지도 않는지..적당한 때에 멈추기도 하면 좀 덜 속상할텐데..

starrysky 2004-05-24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쵸? 꼭 눈물이 안 나와줬으면.. 할 때 흘러나오고, 좀 멈춰줬으면.. 할 때 절대 안 멈추고..
컨트롤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예요. 사람들 앞에서 우는 걸 창피해하거나 그러지는 않지만(감정에 솔직한 건 좋은 거라고 자기합리화를 시키고 있답니다 ^^) 정말 꼭 피해야 할 상황에서 흘러나오는 눈물은 너무 대책이 없드라구요. -_-;;;
 

이건 내가 걸린 병이 아니라 우리 엄마님에게 시시때때로 나타나는 증상이다. 나야말로 1년 365일 다이어트가 필요한 몸매이지만 타고난 의지박약과 나태함으로 꿈도 못 꾸고 1년 365일 그냥 그렇게 살고 있다.

발병 주기 : 1~2달에 1번꼴

증상 :
아침 운동을 다녀온 엄마, 매우 심각한 표정을 짓는다. 걱정스러운 딸들 무슨 일이냐고 여쭙는다. 한숨을 푹 내쉬며 하는 말씀, "글쎄 수영장에서 체중을 재봤더니 자그마치 2킬로그램이나 는 거 있지. 요새 내가 좀 잘 먹고 다녔더니만.. 휘유우.." 엄마 얼굴을 살펴보니 평소보다 턱이 약간 더 겹쳐 보이긴 한다. 그러나 그런 말을 했다간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진행될 터이니 암말 안 하고 가만있는다.
그리고 잠시 후 분연히 자리를 떨치고 일어난 엄마, 냉장고로 달려가 문을 벌컥 열어젖히고는 "오늘부터 우리 식구 다 다이어트야!! 니들 각오해!! 이 기회에 다들 10킬로그램씩 빼는 거야!!! 우리 집에 이런 음식이 가당키나 해!!!"라며 아까운 고기반찬, 치즈, 조각케이크, 아이스크림들을 냉장고에서 쓸어내 아낌없이 음식물 쓰레기통에 버린다.
식구들 모두 입 헤~ 벌리고 쳐다만보고 있을 뿐, 찍소리도 못한다. 옛날에 한번 "다이어트 할 거면 엄마만 하지 왜 우리까지 괴롭히느냐"고 용감하게 대들던 내 동생, 엄마한테 찍혀 상당기간 집에서 밥도 못 얻어먹었다. 알아서 기어야 한다.

그리고 그날 저녁부터 식탁은 푸르디 푸른 초원이 되어 쌈채소와 샐러드와 나물이 즐비하고 조리법도 기름이라곤 한 방울도 안 들어간 죄 찌고 삶고 데친 것들 뿐. -_- 그나마 나물을 좋아하는 동생은 잘 먹지만 나물도 쌈도 질색인 나는 밥과 김만 먹고 있다. 반찬이 너무 심하지 않냐며 달걀이라고 하나 구워달라는 아빠에게 엄마 왈, "아니, 그 기름 좔좔 두른 프라이를 먹겠다고요? 게다가 달걀 노른자는 콜레스테롤 덩어리잖아욧!" 에고, 말 꺼냈다 본전도 못 찾은 불쌍한 우리 아빠. ㅠㅠ 그냥 가만히 계시지..

치료법 :
이 상태로 2~3일이 지나면 누군가가 말하기 시작한다. "아, 고기를 못 먹었더니 막 어지러울라 그래. 고기 먹고 싶어" "나 너무 피곤해. 초콜릿 좀 먹으면 이 피로가 싸악~ 가시련만.. 어디 숨겨놓은 초콜릿이라도 없냐?"
이런 말 하는 사람이 과연 누굴까? 그래, 바로 우리 엄마다. 며칠 전의 그 처절했던 맹세와 호기로움은 어디로 갔는지 이제 다시 냉장고 문을 열어서는 텅텅 빈 윗칸과 꽉 찬 채소칸을 들여다보며 몸서리를 치고 있는 엄마. 우리가 다들 기막혀하는 눈초리로 쳐다보면, "뭘 그렇게 보고만 있는 거야? 엄마가 먹고 싶다는데 당장 나가서 사오지는 못할 망정!!!"
...............
"네, 마마.. -___-"



내가 이렇게 집안망신 시켜가면서 몰래 엄마 흉을 보고 있는 이유는?
뻔하지 않은가. 우리 엄마의 다이어트 발작이 또 시작됐다. 괴롭다. ㅠㅠ 주말에 아빠가 맛잇는 거 사준다 그랬는데 엄마의 증세가 오늘 막 시작됐으니 이번 주말은 텄다.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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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ika 2004-05-21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하루종일 회사에서 다이어트 하겠다고 떠들고 왔더니 배가 고프네요...이러니 님의 어머니 맘을 쬐금 이해를 할듯싶어요...ㅎㅎ

starrysky 2004-05-21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머, 라이카님이 빼실 살이 어딨다고 다이어트를.. ^^ (직접 뵌 적도 없지만 분명, 1그램도 군살이 없으실 것으로 사료되옵니다~)
저는 매일 밤마다 라이카님 부엌(Laika's Kitchen)에 몰래 숨어 들어가 군침 잔뜩 흘리다 오는 거 아시죠? 우리 다이어트 같은 거 하지 말고 맛난 거 마니마니 먹으면서 살아요~ 네? ^^

Laika 2004-05-22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starry 님께는 절대 제 모습을 드러내면 안되겠군요...저 살이 너무 쪄서 이제 "곡기"를 끊을까도 생각하는데, 아시다시피 제가 먹는걸 워낙 좋아하는지라....고민되네요..^^

starrysky 2004-05-23 0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걱, "곡기"를 끊으시다니요. 절대로 아니되어요오오~!!! 혹시라도 그런 일 하신다면 제가 라이카님 집과 직장까지 쫓아가서 밥숟가락을 입에 물려드릴 겁니다. 스토커 한 마리 키우기 싫으시면 절대 그런 독한 맘 먹으심 아니됩니다. 아셨죠? ^^

치유 2004-05-24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꼭 누굴 보는듯 해요....
꼭 제얘기 같아서..한숨~~~~~~~!
 
얼음요괴 이야기 24 - 완결
스기우라 시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이름에는 힘이 있다"

'얼음요괴 이야기' 전편에 흐르는 명제다. '이름'과 그 '이름'을 부름으로서 갖게 되는 힘이라니. 평소 주위 모든 사람과 사물의 이름을 특별한 자각 없이 마구 불러대는 우리로서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얘기다.
그러나 작가 스기우리 시호는 말한다. 이름을 부름으로서 우리는 그 이름을 가진 대상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라고. 이름에는 누군가를 보호하는 힘도, 파괴하는 힘도, 멀리 있는 자를 내 곁으로 불러들이는 힘도 깃들어 있다고.

주인공 '블러드'의 이름은 그를 창조한 사악한 요괴 카우젤이 붙여줬다. 이름 그대로 평생 남의 피를 온몸에 덮어쓰고 살아가라는 의도로. 그 저주대로 '블러드'는 파괴의 화신으로 살아간다. 아름답지만 감정 없는 얼굴을 한 채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의식조차 없이 죽이고 죽이고 또 죽이며 온몸에 피칠갑을 한 채로..
그렇게 수백년을 살육자로 살다 결국 요괴를 물리치려는 사원의 노력으로 얼음동굴에 봉인된다. 그런 그 앞에 나타난 소년 '이슈카'. 심장병 때문에 죽어가던 이슈카는 홀로 조용히 죽을 요량으로 요괴인 블러드에게 가지만 블러드는 오히려 죽은 그를 되살려 영생을 부여해준다. 그리고 인간이지만 요괴처럼 특별한 힘을 지니게 된 이슈카와, 요괴이지만 인간의 맘을 가지게 된 블러드 둘이 함께 하는 길이 시작된다.

'블러드'라는 자기 이름과 그 이름의 저주로 인해 저질렀던 악행을 끔찍스러워하는 블러드에게 이슈카가 말한다. "'블러드'란 이름은 따뜻한 피가 흐르는 이름이야. 우리 심장을 뛰게 해주는 이름"이라고.. 이렇게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은 블러드란 이름은 더 이상 저주가 아니게 된다. 하나의 이름이 저주로 불릴 수도 있지만 이렇게 축복으로 바뀔 수도 있는 힘, 그건 물론 부르는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부르느냐에 달린 것이다.

라푼젤의 부모는 자신들의 잘못으로 어린 아들을 요괴(빌트)에게 빼앗길 위험에 처하자, 아이의 '이름'을 절대 다른 사람들 앞에서 발설하지 못하게 한다. 이름을 듣고 요괴가 찾아와 아이를 뺏어갈까봐.. 하지만 결국 요괴는 아이를 납치해 가지만, 인정을 베풀어 그 부모에게 기회를 준다.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모든 이들의 공포의 대상인 어둠의 탑을 찾아와 아이의 '이름'을 외쳐 부른다면 아이를 다시 데리고 갈 수 있게 주문을 걸어둔 것. 그러나 결국 무정한 부모는 찾아오지 않고, 오히려 라푼젤이란 이름은 오직 요괴인 빌트에게만 의미 있는 이름이 되어 버린다.

또한 블러드의 창조자이지만, 인간과 동화된 블러드의 반대편에 서서 말 그대로 사악한 요괴의 대표격인 카우젤은 그 존재 자체가 암흑이며 저주로서, 이름 안에도 '독'이 들어 있어 누구든 그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해를 입을 수 있다. 그래서 그를 제압하려던 이슈카도 처음에는 두려워하며 그의 이름을 부르지 못한다. 그러나 이슈카는 안다. '어떤 마음으로 이름을 부르느냐에 따라 그 이름에 깃든 힘이 좋은 쪽으로도 나쁜 쪽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걸.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시 '꽃'에서도 그러지 않던가. "내가 그의 이름을 부르자 그는 내게로 와 꽃이 되었다"고. 꽃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름을 불렀기에 꽃이 되었다. 요괴가 아닐까 의심하는 마음으로 미움과 저주를 담아 부른다면, 그 대상이 무엇이든 내게로 와 요괴가 되리라. 
여기에서 '이름'을 그냥 모든 '말'로 대치할 수도 있다. 약간 황당한 내용이긴 하지만 '물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의 주제도 결국 그거 아닌가. 내가 입으로 내뱉은 말 한마디가 내 주위 환경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이다. 내가 나쁜 말을 내뱉는 순간 주위 공기는 독으로 물들어 그 말을 한 내 몸조차 따끔거린다. 반대로 칭찬과 사랑이 담긴 말을 할 때는 공기조차 화사하고 포근해지고...
그 얘기를 스기우라는 '이름'에 대입해서 우리에게 다시 되풀이하고 있다.
수호천사를 불러내는 것도 요괴를 불러내는 것도 결국 너의 마음이고 너의 입이라고.

* 스기우라 시호의 새 작품이 잡지에 연재중이다. 아직 보지 못했지만 기대된다.
* 이 책은 옛날에 '얼음요괴의 전설'이란 제목으로 10권 가량 나오다가 서울출판사에서 '얼음요괴 이야기'로 다시 나왔다. 덕분에 내가 갖고 있는 건 10권까지와 그 이후가 제목이 다르다. 슬프지만 다시 사긴 아깝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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