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아니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꼬옥 도서관에 가야 한다.
무엇보다도 대출한 책 중 1권의 반납기일이 오늘까지니까.. 오늘 안 갖다줘서 연체라도 되어버리면 며칠 동안 책도 못 빌릴 테고, 가뜩이나 찍힌 이 몸 아예 출입금지 당할지도 모른다. 요샌 시각장애인실 봉사활동도 뜸하게 해서 눈치 보이는데..
예전에는 이틀에 한번 아님 사흘에 한번씩은 꼭꼭 도서관에 갔는데 게으름의 도가 지나치게 깊어가는 요즘에는 그것마저도 힘들다. 보통은 대출기한이 2주인데 2주에 1번씩 가는 것도 힘들어 꼭 1주일씩 연장하고, 3주째 막바지가 다 되어서야 허겁지겁 못 다 읽은 책을 읽느라 정신없다. 그나마도 끝까지 못 읽어서 재대출하기 일쑤고.. 아이, 인생 참..
도서관은 내 삶의 활력소인데.. 음, 내가 요새 좀 활력이 떨어진 게 도서관 냄새를 못 맡아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내일은 좀 오랫동안 서가 사이에서 꼼지락거리면서 책냄새도 맡고 사랑스런 애들 잘 있나 하나하나 눈도장도 찍어줘야지.
또 내가 신청해서 들어온 애들도 전부 빌리지는 못해도 쓰다듬어 보기라도 하고..
<퀘스트>는 책값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했었는데 책을 실제로 보니까 뭐 워낙에 두툼하고 칼라 사진도 듬뿍듬뿍 들어 있고 내용도 괜찮은 듯해서 별로 비싼 건 아니란 걸 알았다. 그래도 일단 함 빌려본 담에 살지 말지 정해야지.
<다이아몬드시대>는 글쎄 판타지라면서 안 사준다고 그러는 걸 내가 이게 왜 판타지냐 SF지, 바득바득 싸워서 겨우 들여온 것.. 휴우, 책 한번 신청하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 원..
<오버 더 호라이즌> 나오자마자 사고 싶었지만 저 끔찍한 표지 땜에 망설였다. 읽어보고 내용이 너무너무 맘에 들면 사게 되겠지만 그래도 책표지만은 두꺼운 아주아주 두꺼운 종이로 꽁꽁 싸매버릴 거다. -_-
<MIT 수학천재들의 카지노 무너뜨리기> 가뜩이나 수학에 컴플렉스가 심한데 수학천재님들이 등장하는 책이라니 두렵기까지 하다. 그래도 굉장히 재미있을 듯..
<위대한 생존>은 북극에서 살아돌아온 탐험가들 얘기고, <에도의 여행자들>은 <에도의 패스트푸드>와 연결해서 읽어보면 재미있을 것 같고, <파리와 런던의..>는 조지오웰 책이고, <대중의 미망과 광기>는 뭐, 그냥 읽어보고 싶어서..
음, 그러고보니 내일은 면역학 책도 빌려야 되는데, 도서관에 있는 괜찮은 면역학 책들은 죄 대출중이다. 이럴 쑤가!!! 이러면 곤난한데.. -_-;;
OO도서관에서 면역학 책 빌려가신 여러분들, 내일 저녁 때까지 꼬옥 반납합시다! 아셨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