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2000-2001 공연 프로그램. 위쪽부터 마리아역의 이혜영, 예수역의 정지우, 유다역의 남경주, 마리아역의 최주희

노래 듣기: 'I don't know how to love him'(사라 브라이트만)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를 만난 건 아주 우연한 기회였습니다. 2001년 1월 6일 저녁 장충동에 있는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마침 공연 기획사에서 일하는 친구가 있다는 회사 동료의 손에 이끌려 을 찾게 된 겁니다. 덕분에 지금까지 유일하게 초대권으로 본 작품으로 기억됩니다.

'Superstar', 'I don't know how to love him'으로 유명한 록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앤드류 로이드 웨버와 팀 라이스 콤비의 초기 대표작입니다. 웨버의 작품 가운데 <에비타>와 함께 국내에서 공연이 종종 있는 작품 중에 하나죠. 제가 본 공연 역시 1980년부터 수 차례 이 작품을 무대에 올려온 '극단 현대극장'의 6번째 버전이었습니다.

이젠 고인이 된 연극배우 추송웅을 비롯해 유인촌, 윤복희, 조하문, 강산에, 박상원, 윤도현 등 당대 최고의 배우와 가수들이 지금까지 주연을 맡아왔습니다. 말 그래도 한국 뮤지컬의 산 역사가 담긴 작품이라고 할까요. 역대 예수역을 맡았던 배우들 중에 많은 이가 목사가 됐다는 전설이 담긴 작품이기도 합니다.

제가 본 공연은 JCS 20주년을 기념한 공연이었습니다. 막달라 마리아역은 탤런트로도 활약했던 배우 이혜영과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 <왕과 나> 텁팀역을 맡아 유명해진 최주희가 더블 캐스팅 됐고 유다역은 뮤지컬 스타 남경주가, 예수역은 정지우가 맡아 열연했죠.

제가 봤던 작품에선 이혜영이 마리아역을 맡았습니다. 지금도 그녀가 잔잔한 목소리로 속삭이듯 부르던 'Everything's alright'과  'I don't know how to love him'의 선율이 잊혀지지 않는군요.

하지만 JCS의 매력은 신나는 록 음악과 화려한 군무의 어우러짐에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호산나 헤이 산나 호산나'라는 군중의 후렴구가 들어간 '호산나'와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당신의 권능을 보여주'라는 후렴구의 '수퍼스타'가 기억에 남습니다.

예수를 밀고하는 유다 남경주가 1막 마지막에 부르는 'Damned for all time'과, 자신의 죽음을 예감한 예수가 하나님을 향해 절규하듯 부르는 '겟세마네'는 남성 로커의 매력에 푹 빠져 들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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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미제라블 96년 내한공연 팜플릿과 프로그램. 그리고 10주년 기념 콘서트 DVD와 런던 오리지널 캐스트 앨범입니다.

노래 듣기: 'One day more'

뮤지컬 <레 미제라블>. 우리에겐 '장발장'으로 익숙한, 빅토르 위고의 원작 소설을 뮤지컬화한 작품입니다. 그만큼 그 줄거리가 익숙해 솔직히 뮤지컬 작품에 큰 기대를 걸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역시 뮤지컬엔 줄거리를 뛰어넘는 무언가가 있더군요. 바로 아름다운 음악과 어우러져 수십명의 배우가 혼연일체가 돼 부르는 노래였죠.

96년 6월, 뉴욕 브로드웨이와 유럽, 호주 출신 배우 등 다국적으로 구성돼 첫 아시아 순회공연을 나선 레미제라블 인터내셔널팀이 싱가폴과 홍콩에 이어 서울을 찾았습니다. 당시만 해도 수입 뮤지컬은 생소했던 데다 가장 비싼 특별석이 10만원을 호가해 큰 관심을 끌었죠.

마침 유럽배낭여행에서 뮤지컬에 처음 맛을 들인 제가 이 기회를 놓칠 순 없었습니다. 하지만 대학생이어서 금전적 여유가 없던 전 가장 값이 싼 2만원짜리 D석을 끊어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3층 구석에 앉아 이 멋진 작품을 멀찌감치 지켜봐야 했죠. 덕분에 배우 얼굴은 거의 알아볼 수 없었지만 멋진 회전식 무대장치와 배우들의 우렁찬 노래는 지금까지도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오페라의 유령> <캣츠> <미스 사이공>과 함께 세계 4대 뮤지컬로 꼽히는 작품답게 알랭 부빌과 미셀 손버그의 음악은 더없이 훌륭했습니다.

장발장에 의해 구원받는 가엾은 판틴이 부르는 'I dreamed a dream', 장발장이 절규하듯 부르는 독백 'Who am I?', 쫓고 쫓기는 자 장발장과 자베르 경감이 대결하듯 부르는 'A Confrontations', 1막의 대미를 장식하는 합창곡 'One day more', 코제트에게 마음을 뺏긴 마리우스를 짝사랑하는 애포닌의 애절한 노래 'On my own', 혁명을 앞둔 젊은이들의 뜨거운 피가 용솟음 치는 'Red and Black', 민중의 힘에 듣는 이를 전율케 하는 행진곡풍의 'Do you hear the people sing?' 등등 그 어느 뮤지컬보다 명곡이 많기로 유명한 작품이죠.

당시 내한한 인터내셔널팀의 면면 역시 정말 화려했습니다. 장발장역엔 덴마크 출신으로 런던에서 활약한 스티그 로센, 자베르 경감과 판틴역엔 브로드웨이에서 활약한 리처드 킨세이와 수잔 길모어, 애포닌 역은 필리핀 출신으로 <미스 사이공>에서 킴역을 맡기도 한 마앤 디오니시오가 각각 맡았죠. 아역은 우리나라 어린이 가운데 공개 선발했는데, 'castle on a cloud'를 가냘프게 부른 어린 코제트가 누구였는지 아쉽게도 기억나지 않네요. 
 
레미제라블은 2002년에도 세종문화회관에서 내한공연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아직 국내 라이선스 공연은 엄두를 못내는 모양이에요. 주연 뿐 아니라 조연 배우들 하나 하나까지 오페라 가수 수준의 가창력을 요구하는 대작인 탓도 있겠죠.

우리나라에 DVD로 출시된 레미제라블 10주년 콘서트는 세계 14개국에서 온 각국의 장발장들의 합창으로 대미를 장식합니다. 그 가운데는 가까운 일본인 장발장도 있었죠. 머잖아 우리 배우들이 우리말로 노래하는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선보이길 기대해 봅니다.


프로그램을 열어봤습니다. 유명한 바리케이트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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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미피 2004-01-27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제일 좋아하는 뮤지컬이 바로 이 '레미제라블'입니다. ^^ 그래서 반가워서 몇 자 적어봅니다. 전 중학생 때 롯데월드에서 남경주씨 나오던 공연 두 번 보고, 96년 런던에서 한 번 보고 이번 2002년에 봤는데, 몇 번을 다시 봐도 참 좋더군요. 사실 롯데월드에서 했던 공연, 라이센스는 아니지만 꽤 볼 만 했는데 말이지요...이제 와서 라이센스 따서 하긴 레미제라블의 국내 지명도가 떨어지는 모양입니다. 많이 아쉬워요.
 

노래듣기: 'The phantom of opera'

1996년 4월 유럽 배낭여행에서 첫 발을 내딘 곳은 영국 런던이었습니다. 숙소에 짐을 푼 전 곧바로 가벼운 마음으로 웨스트엔드로 향했습니다.

이곳저곳 서성이던 전 'Her Majesty's Theater'(우리말로 여왕폐하극장 정도 될까요)를 발견했습니다. 한창 뮤지컬 '더 팬텀 오브 오페라(오페라의 유령)이 공연중이었죠. 평일(화요일) 저녁이었지만 당연히 자리는 매진. 운좋으면 반납 표를 살 수 있다는 말에 줄 서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일이 되려는지 표가 한 장 나왔습니다. 저는 뒷줄이긴 했지만 앞에는 대부분 일행이 있는듯해 저에게 표가 떨어졌습니다. 1층자리였지만 표는 1등석의 반값인 16.5파운드(당시 환율로 2만원 정도)였습니다. 기둥 뒷자리라 보기 불편하단 이유였죠. 하지만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었죠.

가슴이 떨렸습니다. 공연 시작 전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기념품점을 찾았죠. 티셔츠, 컵 등 다양했지만 전 4.5파운드짜리 프로그램을 사고 1파운드짜리 초코바 하나로 저녁식사를 떼웠죠.

드디어 공연시작. 앞서 앤드류 로이드 웨버 베스트 앨범으로 귀에 익숙한 노래들이 흘러나왔습니다. 이어 유령이 크리스틴을 납치해 배를 저어가는 익숙한 장면이 나왔습니다. 뮤지컬배우 윤석화씨의 20주년 기념공연에서도 봤던 장면이었죠. 

하지만 그뿐이었습니다. 당시 공연시간은 한국시간으로보면 새벽 3~4시경. 시차적응도 안된 상태에서 반쯤 졸아가며 기둥을 피해 관람한다는게 쉽지 않았죠. 결국 2부는 비몽사몽간에 봐 장면이 거의 기억에 나지 않습니다.

많이 안타까웠지만 귀국하고 나서 바로 오리지널 런던 캐스트 앨범을 구해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죠. 2002년에는 국내에도 라이선스 공연이 LG아트센터에서 장기 공연됐습니다. 아쉽게도 놓치긴 했지만 한국어앨범이 나올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죠. 다시 한 번 국내에 공연된다면 놓치지 말아야죠.


앨범과 런던 공연 티켓과 프로그램입니다.


프로그램 펼친 모습입니다 왼쪽 위 유령과 크리스틴이 'The phantom of opera'를 함께 부르는 장면입니다. 아래는 극중 오페라 공연중인 크리스틴, 그 옆은 라울 백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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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년 봄 유럽 배낭여행에서 처음 본 '오페라의 유령'에서 시작된 뮤지컬 팬덤이 된 지 8년이 흘렀습니다.

그 짧은 시간동안 만난 뮤지컬에 얽힌 작은 추억들을 모아봅니다.

그동안 모은 뮤지컬 앨범들입니다. 왼쪽부터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미스 사이공> <레 미제라블> <오페라의 유령> <에비타> <캣츠> 그리고 아래로 내려와서 왼쪽부터 <킹앤 아이> <토요일밤의 열기> 그리고 <앤드류로이드웨버베스트 앨범>입니다.

마지막에 소개한 <앤드류로이드웨버 베스트 앨범>(폴리그램)이 제겐 뮤지컬 입문 계기가 됐습니다. 지금은 '품절' 되긴 했지만 일레인 페이지가 부른 <캣츠>의 '메모리'부터 사라 브라이트만이 부른 <에비타>의 'Don't cry for me argentina'까지 뮤지컬 명곡 18작품이 담겨있죠.


뮤지컬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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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8일 저녁 6시 뮤지컬 맘마미아 프리뷰 두 번째 공연. 설레는 마음으로 예술의전당을 찾았지만 도나역에 박해미씨가 아닌 문희경씨가 출연한다고 해 조금 걱정된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직 박해미씨의 공연을 못봐 성급한 결론일 수 있지만 '도나 커버'만으론 아깝고 '더블 캐스팅'까지도 무리없다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1부에서는 타냐 전수경의 파격적인(?) 의상과 연기에 가려 짤닥막한(?) 도나가 크게 부각되지 않았습니다. 노래도 코러스에 많이 파묻혔고요.

하지만 2부에 들어서 샘 성기윤과 'S.O.S'에서 멋진 화음을 연출하더니 혼자 부른 'The Winner takes it all'에서는 가창력을 멋지게 뽐내더군요.

특히 아담한 체구에서 나오는 야무지면서도 선이 굵은 연기는, 미혼모로 20년 동안 홀로 딸을 키워낸 중년 여성의 강인함이 피부에 와 닿을 정도였습니다.

저로서는 대부분 처음 접하는 배우들이었지만 타냐 전수경씨의 농익은 연기에는 감탄사를 멈출 수 없었습니다. 뮤지컬 배우로서 정말 물이 올랐달까요. 여성 삼인조 중 하나인 로지 이경미씨의 감초 연기도 훌륭했지만 노래는 상대적으로 약했던 것 같습니다.

전문적인 비평가의 눈에 어떻게 비쳤는지 모르지만 적어도 평범한 뮤지컬 관객이 보기엔 크게 흠잡을 데 없는 공연이었습니다.

우선 귀에 익은 아바의 노래를 우리말로 듣는다는 색다름과 빠른 무대 전환으로 인한 극의 속도감, 푸른 지중해를 연상시키는 시원한 무대디자인 등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역시 프리뷰인 탓인지 배우간, 배우-코러스간 호흡이 어긋나는 부분이 가끔이지만 눈에 띄고 '한글 자막'이 그리워질 정도인 일부 배우들의 가사 전달력이 안타깝긴 했지만 저마다 열정적인 연기와 막판 멋진 무대 매너가 이를 커버하고 남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본공연까지 가선 곤란하겠죠.

아, 24일까지 프리뷰 공연을 보실 분들을 위해 말씀드리면, 프로그램은 25일 본공연부터 판매한다고 합니다. 대신 맘마미아가 표지에 소개된 조그만 플레이빌 잡지를 공짜로 나눠줍니다. 런던캐스트앨범은 13000원에 판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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