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듣기: 'The phantom of opera'

1996년 4월 유럽 배낭여행에서 첫 발을 내딘 곳은 영국 런던이었습니다. 숙소에 짐을 푼 전 곧바로 가벼운 마음으로 웨스트엔드로 향했습니다.

이곳저곳 서성이던 전 'Her Majesty's Theater'(우리말로 여왕폐하극장 정도 될까요)를 발견했습니다. 한창 뮤지컬 '더 팬텀 오브 오페라(오페라의 유령)이 공연중이었죠. 평일(화요일) 저녁이었지만 당연히 자리는 매진. 운좋으면 반납 표를 살 수 있다는 말에 줄 서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일이 되려는지 표가 한 장 나왔습니다. 저는 뒷줄이긴 했지만 앞에는 대부분 일행이 있는듯해 저에게 표가 떨어졌습니다. 1층자리였지만 표는 1등석의 반값인 16.5파운드(당시 환율로 2만원 정도)였습니다. 기둥 뒷자리라 보기 불편하단 이유였죠. 하지만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었죠.

가슴이 떨렸습니다. 공연 시작 전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기념품점을 찾았죠. 티셔츠, 컵 등 다양했지만 전 4.5파운드짜리 프로그램을 사고 1파운드짜리 초코바 하나로 저녁식사를 떼웠죠.

드디어 공연시작. 앞서 앤드류 로이드 웨버 베스트 앨범으로 귀에 익숙한 노래들이 흘러나왔습니다. 이어 유령이 크리스틴을 납치해 배를 저어가는 익숙한 장면이 나왔습니다. 뮤지컬배우 윤석화씨의 20주년 기념공연에서도 봤던 장면이었죠. 

하지만 그뿐이었습니다. 당시 공연시간은 한국시간으로보면 새벽 3~4시경. 시차적응도 안된 상태에서 반쯤 졸아가며 기둥을 피해 관람한다는게 쉽지 않았죠. 결국 2부는 비몽사몽간에 봐 장면이 거의 기억에 나지 않습니다.

많이 안타까웠지만 귀국하고 나서 바로 오리지널 런던 캐스트 앨범을 구해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죠. 2002년에는 국내에도 라이선스 공연이 LG아트센터에서 장기 공연됐습니다. 아쉽게도 놓치긴 했지만 한국어앨범이 나올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죠. 다시 한 번 국내에 공연된다면 놓치지 말아야죠.


앨범과 런던 공연 티켓과 프로그램입니다.


프로그램 펼친 모습입니다 왼쪽 위 유령과 크리스틴이 'The phantom of opera'를 함께 부르는 장면입니다. 아래는 극중 오페라 공연중인 크리스틴, 그 옆은 라울 백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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