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열흘은 됐나 보다.
여드름처럼 볼과 이마 등에 붉게 솟아오르고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 같더니 가려웠다. 처음엔 얼굴만 그러는 것 같더니, 한쪽 목으로도... 가려워서 긁기도 하고, 여드름인가 싶어 물약을 발라보기도 했는데 차도는 거의 없고 그래서 완전 방치 상태였다. 게다가 각질이 일어나는 것처럼 피부가 벗겨지기까지...
가까이 들여다보지 않으면 남들은 잘 모르지만, 어쨌든 굉장히 불편하고 좀 창피하기도 하고 그랬다. 지난 토요일에 가려고 했는데 너무 피곤해서 계속 퍼자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안 했다. 계속 피부과에 가야겠다, 하면서 미루다가 오늘에서야 갔는데 그 의사 뭔지 잘 모른다.
이마도 까보며 얼굴을 유심히 이리저리 살피더니, 잘 모르겠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속으로 웃겨서 혼났다.
의사 - 뭐 약 먹은 거 있어요? 약 때문에 그럴 수도 있거든요.
나 - 감기약.. 다 먹고 나서부터 그런 것 같아요.
의사 - (고개를 갸우뚱) 얼굴에 뭐 했어요?
나 - 아무것도.. 그냥 기초화장에 썬블록만. 피부가 건조해져서 건성용 제품으로 바꿀까 생각 중이에요.
의사 - 무슨 일 해요?
나 - 어쩌구 저쩌구...
의사 - 힘들겠네요.
나 - 힘든 것보다 트러블이 있어서 그만두고 싶은데, 당장 못 그만두는 어려움이 있죠.
의사 - (얼굴 표정이 밝아지며 픽~ 웃는다) 스트레스 많이 받아요?
나 - 네, 좀..
의사 - 먹는 약 3일치와 병원에서 파는 보습크림 처방해 줄게요. 지루성 피부염 같은데, 일단 염증을 가라앉혀야 하니까...
나 - 네.
내 피부, 코만 멀쩡하고 다른 덴 다 장난 아니다. 오늘 직장에서 어떤 사람은 내게 내과 진료를 받아보라는데... 그래야 할까? 아,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