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씀씀이가 쪼잔하다. 대인관계에서 써야 할 돈을 안 쓰는 건 아닌데 나에게 쓰는 건 인색하다. 항상 월급의 70% 정도를 고스란히 저축하고, 나머지 돈으로 한 달을 살아간다.
아직 미혼이고, 부모님과 한집에서 살기 때문에 생활비가 거의 들지 않긴 하지만 가끔은 내가 너무 저축에 대해 강박관념을 갖고 사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때로는 돈을 펑펑 쓰고 살지 못하는 것이 슬프기도 하다. 쓰다 보니, 내가 미련 곰탱이 같다. ^^;
친한 친구 하나는 예쁜 옷이나 가방을 보면 환장해서 충동적으로 사고 보는 편이다. 그 친구에 비해 나는 그런 것에 최소한의 돈만 쓰는 편이다.
술을 많이 마시지 않으니 술값도 거의 안 들고, 누굴 만나서 내가 가장 만족스러워하는 코스는 영화 --> 차 한잔 혹은 식사 --> 술 한잔 --> 귀가인 것 같다.
요즘의 생활은 매우 재미없어 졌지만, 몇 년 전에는 엄마가 이렇게 말씀하셨었다. "넌 영화비만 대주면 세상 부러울 게 없겠다"고...
세상엔 씀씀이가 큰 사람과 작은 사람이 있을 거다. 하지만 뭐는 좋고, 뭐는 나쁜 거라 단언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 거다. 나 또한 그렇다. 돈을 조금만 쓰면서도 많이, 풍족하게 쓰는 사람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항상 품고 있고, 언젠가는 나도 그렇게 돈을 맘껏 쓸 수 있는 날이 올 거라는 기대감도 갖고 있다. 그런데, 씀씀이는 습관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