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씀씀이가 쪼잔하다. 대인관계에서 써야 할 돈을 안 쓰는 건 아닌데 나에게 쓰는 건 인색하다. 항상 월급의 70% 정도를 고스란히 저축하고, 나머지 돈으로 한 달을 살아간다.

아직 미혼이고, 부모님과 한집에서 살기 때문에 생활비가 거의 들지 않긴 하지만 가끔은 내가 너무 저축에 대해 강박관념을 갖고 사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때로는 돈을 펑펑 쓰고 살지 못하는 것이 슬프기도 하다. 쓰다 보니, 내가 미련 곰탱이 같다. ^^;

친한 친구 하나는 예쁜 옷이나 가방을 보면 환장해서 충동적으로 사고 보는 편이다. 그 친구에 비해 나는 그런 것에 최소한의 돈만 쓰는 편이다.

술을 많이 마시지 않으니 술값도 거의 안 들고, 누굴 만나서 내가 가장 만족스러워하는 코스는 영화 --> 차 한잔 혹은 식사 --> 술 한잔 --> 귀가인 것 같다.

요즘의 생활은 매우 재미없어 졌지만, 몇 년 전에는 엄마가 이렇게 말씀하셨었다. "넌 영화비만 대주면 세상 부러울 게 없겠다"고...

세상엔 씀씀이가 큰 사람과 작은 사람이 있을 거다. 하지만 뭐는 좋고, 뭐는 나쁜 거라 단언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 거다. 나 또한 그렇다. 돈을 조금만 쓰면서도 많이, 풍족하게 쓰는 사람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항상 품고 있고, 언젠가는 나도 그렇게 돈을 맘껏 쓸 수 있는 날이 올 거라는 기대감도 갖고 있다. 그런데, 씀씀이는 습관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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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05-07-10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쪼잔하신 게 아니라 알뜰하신 거지요. ^^ 예전에 함께 일했던 후배는 월급을 받는 즉시 옷이며 구두며 하는 비용으로 다 써버리더군요. 적지 않은 나이에 부모님께 손벌리는 그녀가 한심해보였어요. 호기롭게 돈을 쓰지 못하는 자신이 가끔 속상하기도 하겠지만 영화보고 책읽고 조용히 시간을 즐기시는 하루님의 모습이 그려지는걸요.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저축하시는 모습. 멋져요. ^^

하루(春) 2005-07-10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제 친구 중에도 그런 친구 있었어요. 카드명세서가 월급에 거의 맞먹는 금액이어서 항상 잔액이 0원에 가까운... 아마도 사고방식의 차이려니 생각해요.

파란여우 2005-07-10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보세요. 팡팡 써서 남은게 없는 인생 여기도 있답니다.
님은 현명하신거라구요^^

하루(春) 2005-07-10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 왜 그러세요? 집까지 새로 장만하신 분이... ^^

클리오 2005-07-10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은 이자가 작아서 그렇지만 기본적인 돈만 모이고 나면, 그 이자로 살 수 있는 날도 오실지 모릅니다. 특별히 하고 싶은 일을 저금 때문에 망설이시는게 아니라면, 정말 잘하시는거지요.. 예쁜 옷이나 가방은 사도사도 끝이 없잖아요... (저도 실은 어제 한 학기동안 어찌어찌한 돈으로 겨우 마이너스 탈출했습니다.. 얼마나 유지될지는 모르겠지만 참 기뻤어요... ^^)

하루(春) 2005-07-10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 제게 희망을 주시는군요. 알겠어요. ^^
여울효주님, 저는 학생 때는 펑펑 썼어요. 뭐, 용돈을 무한정 타쓴 건 아니지만 돈 버는 어려움을 몰랐기 때문에 아무 생각 없었답니다. 돈을 아끼고 금전출납부를 쓰기 시작한 건 다 직장생활을 하면서예요.

비로그인 2005-07-10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넌 영화비만 대주면 세상 부러울 게 없겠다...
영화를 상당히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저도 저런 말 한번 들어봤으면..;;;;

하루(春) 2005-07-10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께서는 이런 말씀 듣지 않으세요?
"넌 책값만 대주면 세상 부러울 게 없겠다" ㅎㅎ~

날개 2005-07-10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04114  알뜰하신 하루님, 존경합니다..!!!!!!^^

부리 2005-07-10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뜰한 게 저처럼 씀씀이 큰 것보다 훨씬 좋습니다.... 큰손을 줄이지 않으면 제 미래는 없다는 게 올해의 캐치프레이즈...

릴케 현상 2005-07-10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의 제 캐치프레이즈는 '펑펑 쓰면서 저축을 좀더 늘리자' 예요^^

하루(春) 2005-07-10 1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정말 타이밍 잘 맞추시는 군요. 좀만 기다려 주세요. ^^
부리님, 꼭 뭐가 좋다 말하진 못하겠어요. 아직은요. 마태님이었나? 부리님이었나? 하여튼 그 분의 큰 손은 정말 심장이 벌렁거리던데... 요즘은 자제하고 계시나요?
자명한 산책님, ㅎㅎ~ 제가 내걸고 싶은 것도 그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