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전합니다, 당신의 동료로부터 - 세계 첫 민간유인 우주미션 비행사의 친밀한 지구 밖 인사이트
노구치 소이치 지음, 지소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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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전합니다당신의 동료로부터

 

 경력직 우주비행사가 전하는

우주체류기 속 따뜻한 삶의 메시지

 

 지구에서 살아가는 나날이

 벅차다고 느껴질 때

 우주에서 들려주는

 이 메시지를 마음에 담아 보시길!

 

저자 _ 노구치 소이치

 옮김 _ 지소연

 출판 _ 알에이치코리아

 

 

우주에 나가 바깥에서 지구를 바라본다는 경험은 사람을 어떻게든 바꿔놓을 수밖에 없습니다. (p.231)

 

 

'우주'란 저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라 생각했습니다. 가늠할 수 없을 만큼의 거리감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소수의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는 생각도 큰 몫을 차지하고요. 소시민이라면 결코 가닿을 수 없는 곳. 존재하기는 할까 싶은 그곳, 우주!

 

 

우주를 관광할 수 있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면 어떨까요? 3000개쯤 되는 조종석의 스위치들이 간편한 터치스크린으로 바뀌어 민간인도 우주비행선을 조작할 수 있다면요? 우주여행에 있어 가격 파괴와 같은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요? 이 놀라운 일들은 이미 일어났거나 머지않아 실현될 일들입니다. 세계 최초로 민간인만 탑승한 우주선 크루 드래선 '인스피레이션4'가 우주 비행에 성공한 사례도 있지요.

 

 

해외여행을 계획하듯 누구나 우주여행을 꿈꿀 수 있는 시대가 온다면 과연 우주로 떠나고 싶지 않을까요?

 

 

 

 

하루 만에 오로라와

카리브해의 산호초, 히말라야산맥을

모두 볼 수 있는 방법은

우주여행밖에 없습니다.

 

 p.197

 

우주에서 전합니다, 당신의 동료로부터를 쓴 노구치 소이치는 경력직 우주비행사입니다. 세상에, 경력직 우주비행사라니요! 그는 2005, 2009, 2020년 총 3회의 우주 비행에 성공한 우주인입니다. 우주에서 업로드한 영상으로 유튜브 크리에이터 어워즈를 수상하기도 했고요, 만화 우주 형제의 실제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경력직 우주비행사가 들려주는 우주 체류기입니다. '우주여행을 위한 여행서'이자 '우주 시민으로 살아가는 것을 돕는 가이드북'이기도 하지요. 앞서 우주여행을 언급해서 우주 관광에 관한 책이라고 오해할 수도 있는데요, 그건 아닙니다. 직업인으로서 우주비행사가 느끼는 애환과 생존기까지 우주 생활 전반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도 분명합니다.

 

 

경력직 우주비행사가 아니라면 결코 알 수 없는 이야기들로 가득한 이 책은 관심 분야가 아님에도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서 공감을 하기도 했고요. '우주여행을 안 갈 사람에게도 유익한 책'이라고 말한 이유를 책장을 넘길수록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어요.

 


 

 

 

"사람들은 지나치게 신경을 쓴 나머지 지쳐버린다. 주변 사람들은 생각보다 나에게 관심이 없으니 좀 더 둔감해지자." 다른 사람의 평가를 지나치게 신경 써서 마음을 갉아먹히다니 너무 아까운 일이다. 그런 일에 마음을 빼앗기기보다는 사람과 사람이 하나로 이어지는 인연이 소중함이나 상대의 풍부한 감정을 민감하게 포착할 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두면 어떨까? 그러려면 늘 상대를 존중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반드시 필요하다. p.105

 

인간관계 또한 시합과 마찬가지로 나쁜 흐름을 끊고 싶을 때 타임아웃을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일단 흐름을 한 번 끊고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거나 다른 사람에게 조언을 받아도 좋다. 그러다 보면 많은 경우 정신을 차리고 자신의 상태를 깨닫게 된다. 이때 중요한 점은 솔직하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두는 것이다. p.154

 


대면 교류가 강제로 중단되었던 코로나 시기와 우주 체류기는 묘하게 오버랩됩니다. 원격 근무가 기본인 이 우주비행사는 비대면 시대를 살아가면서 힘들었을 지구인에게 위로를 건넵니다. 그 누구의 위로보다 진실되게 와닿는 이유는 우주라는 공간에서 느꼈을 그의 고독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활동에 제약이 많을 수밖에 없는 우주 공간에서 그는 수많은 변수와 마주합니다. 그 과정에서 지구에서보다 더 면밀한 시선으로 자신을 들여다보곤 하지요.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혜안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며 삶을 대하는 태도와 관점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조직 생활에 관한 이야기는 기본이고요,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고민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우주에서는 과연 어떤 일을 할까 궁금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어요.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실시하는 과학 실험은 우주 비행사가 제안하거나 직접 선택한 것이 아니라, 대학교나 기업의 연구자들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때 반드시 우주의 무중력 공간에서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실험을 제안하면 그중에서 채택된 실험들이 우주비행사에게 전달된다고 해요. 우주에서의 다양한 활동은 저자가 직접 올린 유튜브 영상을 통해서도 일부 확실해 보실 수 있습니다.

 

 

분 단위로 타이트하게 진행되는 하루 일과, 운동선수에 준하는 고강도 체력 훈련은 우주비행사의 숙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주비행사분들의 시간과 노력이 인류를 위한 일임을 처음으로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매일 매 순간 자신과 치열한 싸움을 벌이며 묵묵히 맡은 바 일을 수행하고 계신 그분들의 노고에 경의를 표합니다.

 

 

 

NASAJAXA'우주 공간에서 인류가 어디까지 도달할 수 있는가'를 탐구하며 국가사업으로 성과를 내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치바나씨는 목표에 사로잡힌 우주 개발에 의문을 던지며, 국가 정책으로서의 성과에 그치지 않고 '우주 비행이 인류의 정신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가'라는 관점에서 계속 질문했다. 우주 개발의 성과는 구체적으로 우리의 내면에 어떤 형태로 작용하고 있을까? 이러한 물음을 우주비행사에게 끊임없이 던진 것이다. p.233

 

지구로 귀환한 후 우주비행사는 어떻게 될까요? 다섯 번째 챕터 '우주에서 돌아온 자, 아무도 그를 모른다'를 읽고는 혼란스러웠습니다. 특별한 권위를 부여받은 채 명성 속에서 살아갈 것 같은 우주비행사로서의 삶이 지구로 돌아온 후에는 신기루처럼 사라진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분들 역시 여느 직장인과 마찬가지로 불안정한 미래를 걱정해야 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물론 관련업에 종사하며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수 있지만 번아웃 증후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도 진실입니다. 우주인에서 지구인으로 되돌아오기까지 신체적인 기능 회복하는 것도 만만치 않습니다. 정신적인 부분까지 오롯이 혼자서 감당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기도 하고요.

 

 


이 책은 우주라는 미지의 공간이 안겨주는 환상에 관한 판타지가 아닙니다. 우주비행사인 저자가 지구인에게 들려주는 생생한 우주 체류기입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게 되는 삶의 수많은 난관을 헤쳐나가는 이야기입니다. 지구에서 살아가는 나날이 벅차다고 느껴질 때 우주의 메시지를 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우주선이라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마주하게 되는 절체절명의 고독은 감히 상상할 수조차 없습니다. 다양한 국적과 각기 다른 직업군으로 구성된 조직에서의 인간관계는 또 어떻고요. 매 순간 견뎌내야 하는 죽음의 공포, 고된 훈련과 과로하기 쉬운 근무환경, 은퇴 후 삶의 방향까지.

 

지구인보다 더한 극한을 경험할 수밖에 없는 우주인의 이 이야기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수많은 메시지를 전합니다. 우주인이었던 그가 다른 누구보다 우리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동료'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주에서 전합니다, 당신의 동료로부터'가 얼마나 절묘한 제목인지, 얼마나 위로가 되는 말인지 책을 덮는 순간 더 절절히 느껴집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은 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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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콘서트 1 - 복잡한 세상을 설명하는 가장 쉬운 경제학 경제학 콘서트 1
팀 하포드 지음, 김명철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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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콘서트 1

 

 복잡한 세상을

 설명하는 가장 쉬운 경제학

 

 

저자 _ 팀 하포드

 출판 _ 웅진지식하우스

 

 숨어있는 경제 원리를 파악해

 경제 근력을 키워볼까요?

 


 

'경제학''콘서트'라는 두 단어의 조합이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 경제학 콘서트1는 우리 일상에 스며든 경제학 원리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최대한 쉽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저자 팀 하포드는 경제학자가 바라보는 세상은 일반 사람이 바라보는 세상과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지적합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경제학자처럼 세상을 보게 함으로써 어떤 사람이 무엇을 어떻게 왜 갖게 되는지를 알 수 있게 하지요. 그 결과 이면의 진실을 볼 줄 아는 현명한 소비자로 거듭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책에는 차액지대론, 가격차별화, 완전시장, 외부효과, 정보의 비대칭성, 주가와 희소성, 게임 이론, 합리적 무시, 비교우위 등의 경제학 이론이 등장합니다. 용어만 보면 머리가 지끈 한데요, 이 원리들이 우리 일상에 얼마나 밀접하게 스며들어 있는지 알게 된다면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소설만큼 재미있고 쉬운 책은 아니지만 '경제학'이라는 낯설고 생소한 분야를 '콘서트'처럼 유연하고 리드미컬하게 풀어낸 것만은 확실합니다. 책장을 넘기기가 어렵지 않으니 관련 분야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국내 50만 부 판매를 기록하고 전 세계 3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될 만큼 세계적인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는 이유가 있겠지요 :)

 

 


책에 소개된 경제학 이론들은 우리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두 번째 챕터의 '가격차별화'가 가장 현실적으로 와닿았어요. 소 목차부터 충격적인데요, 잠깐 언급해 드릴게요.

 

단골, 속이거나 우대하거나 / 가격에 둔감한 고객들 / 저렴한 제품을 숨겨라 / 유기농 제품의 속임수 / 저렴한 슈퍼마켓은 없다 / 가격을 혼동시켜라 / 가격과 희소성 / 싼 게 비지떡인 이유 / 모든 고객의 지갑을 열게 하는 법 / 떠나는 고객을 붙잡아라

 

어떠신가요? 목차를 읽기만 해도 머릿속에 물음표가 떠다니지 않으신가요? 뭔가 단단히 속고 있다는 느낌도 들고요. 대체 '가격차별화' 현장에서 우리는 무엇을 간과하고 있었던 걸까요?

 

우리는 흔히 수백 가지 품목의 가격을 깎아주는 전 품목 세일 풍경에 너무나 익숙해진 나머지 상점에서 도대체 왜 그런 일을 하는지 미처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런데 이에 관해 곰곰이 생각해 보자면 꽤나 당혹스러운 가격 책정 방식과 마주하게 된다.

 

경제학 콘서트1p.85

 

 


 

하루가 멀다 하고 동네 슈퍼마켓의 전단지를 만날 수 있습니다. 거의 비슷한 시기에 경쟁 업체들의 가격 파괴가 시작되는데요, 이런 파격적인 세일은 한두 번이 아닙니다. 거의 '상시'라고 해도 좋을 만큼 자주 세일을 하지요. 왜 이렇게 경쟁적으로 세일을 할까요?

 

 

저자는 그 이유를 소비자를 혼동시키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만약 가격이 변함없이 고정되어 있다면 가격에 둔감한 소비자들조차 어디에서 물건을 특히 싸게 살 수 있는지 알아차릴 것'이기 때문이지요. '상점들은 상품 가격을 일률적으로 높거나 낮게 고정하기보다는 물건에 따라 들쭉날쭉하게 책정'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가격이 변칙적이기 때문에 주의 깊은 소비자가 아니라면 대체 상품을 고르는 대신 설령 높은 가격이 책정된 때라도 해당 제품을 구매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슈퍼마켓의 이 현란한 가격 교란 작전 속에서 과연 현명한 소비를 해오고 있었는지 자문해 보게 됩니다.

 

나는 이렇게 조언하고자 한다. 만약 물건을 싸게 사고 싶다면 싼 가게를 찾으려 하지 말고 쇼핑을 싸게 하라. 비슷한 물건은 대개 가격도 비슷하다. 값비싼 쇼핑을 하게 되는 이유는 '나쁜 가격'을 제시하는 가게에서 쇼핑을 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높은 마진을 붙인 물건들을 무관심하게 고른 결과다.

 

경제학 콘서트 1p.84

 

 

 


 

컴퓨터 업계의 사례도 아주 놀라웠어요. 고가의 모델과 저가의 모델이 똑같은 부품으로 만들어졌다면 믿으시겠습니까? , 싼 모델에는 속도를 늦춰주는 칩이 추가로 설치된다고 해요. 고사양의 모델이 더 비싸게 팔리지만, 생산 비용은 저가형이 더 높다는 사실. 회사 입장에서 보면 두 제품을 별도로 설계하고 생산하는 것보다 이익이라고 하니 앞으로도 이 전략은 유효할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통상적으로 전문가용 버전을 먼저 설계하고 이 중 일부 기능을 제한하여 일반인용 버전을 만든다는 사실을 모른다. 전문가용 버전이 높은 가격에 팔리기는 하지만 추가로 개발 비용이 소요되는 것은 일반 용이다.

 

경제학 콘서트 1p.95

 

 

그리고 책. 책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커버도 중요하게 생각할 텐데요, 하드커버와 일반 페이퍼 백의 출판 목적이 확연히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책은 먼저 비싼 하드커버로 출판되고 나중에는 저렴한 페이퍼백으로 출판된다. 비싼 하드커버로 먼저 출판하는 목적은 나의 이야기를 빨리 듣고 싶어 하는 사람을 높은 가격으로 표적화하기 위해서다.


경제학 콘서트 1p.105

 

개인적으로 같은 책을 세 번 까지 구매한 이력이 있어요. 이유는 표지 때문입니다. 리커버가 상술이라는 것은 알지만 애정하는 책의 리커버는 참을 수 없지요. 페이퍼백보다는 하드커버를 좋아하는 이유도 소장 가치가 더 높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어차피 거칠게 읽을 거면서 이왕이면 예쁜 게 좋더라고요.

 

 

우리나라의 경우 정확히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하드커버와 페이퍼 커버의 가격차가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읽고 싶은 책이라면 특별히 따지지 않고 구매하는 편이라 가격에 둔감한 편이기도 하고요. 저처럼 세세하게 비교하지 않는 독자라면 해당이 안 되겠지만 출판사의 이러한 전략에도 경제 원리가 숨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경제학 콘서트를 읽는 동안 경제를 움직이는 법칙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누구라도 이런 법칙에서 자유로울 수 없겠지요. 책을 통해 우리와 밀접하게 닿아있는 경제 원리를 파악해 보는 건 어떨까요? 지금보다는 조금은 더 현명한 소비 주체로 살아갈 경제 근력을 기르게 될지 모르니까요.

 

 

 

<웅답하라3기로 활동하면서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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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셜록 홈즈 16 어린이 세계 추리 명작 시리즈
아서 코난 도일 지음, 이혜영 그림 / 국일아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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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셜록 홈즈 16

어린이 세계 추리 명작 시리즈

 

불멸의 고전 셜록 홈즈 시리즈

대장정을 알리는 첫 이야기

 

"주홍색 연구"

 

작가 _ 아서 코난 도일

그림 _ 이혜영

출판 _ 국일아이


 

​​어릴 적 아무런 배경지식 없이 셜록 홈즈를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흑백의 삽화가 간간이 지면을 채우던 나의 첫 탐정 시리즈. 무슨 이야기인지도 모른 채 홀린 듯 책을 읽었던 것 같아요. 집에 있는 유일한 전집 속에서 발견한 셜록 홈즈는 어린 마음에도 강한 인상을 남겼던 작품입니다.

 

올해 초부터 국일아이 출판사 서포터즈로 활동하면서 명탐정 셜록 홈즈시리즈를 만나보고 있습니다. 어른 책으로 셜록 홈즈 시리즈를 소장하고 있는데요, 어린이 도서로 만난 건 국일아이 출판사가 처음입니다. 어른 책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저를 다시 한번 셜록 홈즈의 세계에 빠져들게 만들었지요.

 

​​


국일아이 명탐정 셜록 홈즈만의 특징

 

국일아이 '어린이 세계 추리 명작 시리즈' 명탐정 셜록 홈즈가 벌써 17권까지 출간되었습니다. 꾸준하게 셜록 홈즈 이야기를 출판하고 있는 이유가 분명 있을 텐데요, 몇 가지로 정리해 보았어요.

 

수많은 이야기 중 어린이에 맞는 내용 엄선

어린이가 읽기 쉽도록 재구성한 스토리

사건의 긴장감과 생동감을 살린 감각적인 일러스트

탄탄한 스토리를 따라가는 동안 추리력, 판단력, 논리력, 상상력 up

 

아이의 오감을 깨워주기에 충분한 불멸의 고전, 명탐정 셜록 홈즈! 일단 재미있어서 순식간에 읽을 수 있어요. 무엇보다 번역이 매끄럽고 문체도 정갈합니다. 생동감 넘치는 일러스트는 긴장감과 호기심을 자극해 탐정 시리즈를 읽는 묘미를 배가시켜주지요. 아이는 물론 부모님께서도 푹 빠져서 읽기에 충분합니다.

 

 



주홍색 연구. 셜록 홈즈 시리즈의 첫 이야기

 

오늘 소개해 드릴 책은 '16권 주홍색 연구' 편입니다. 셜록 홈즈 시리즈의 첫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지요. 기존에 소개해 드린 책에는 세 편씩 단편을 수록하고 있고요, 이번 책은 한 편의 장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국일아이 셜록홈즈 시리즈가 처음이시라면 16권부터 보셔도 좋고, 단편부터 시작하고 싶다면 어떤 책을 고르셔도 괜찮습니다. (, 15권 마지막 편에는 셜록 홈즈의 마지막이 될 뻔한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는 점 미리 말씀드립니다.) 개인적으로 단편을 먼저 읽고 장편으로 넘어왔는데요, 아이들이 홈즈에 입문하기에는 단편 수록 집이 먼저여도 좋을 것 같아요.

 

16권은 불멸의 탐정 시리즈가 처음 탄생하는 이야기라 의미가 있습니다. 홈즈와 왓슨의 첫 만남부터 최고의 파트너로 거듭나기까지의 과정은 물론이고요, 과학적 추리를 바탕으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이 작품 속에 고스란히 녹아있습니다. 긴 호흡으로 이어지는 이야기인데 시종일관 긴장감을 유지하게 해줍니다.

 

홈즈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 어떤 첨단 장비도 없던 시절, 명석한 두뇌를 기반으로 놀라운 관찰력과 추리력을 발휘해 사건을 해결해나간다는 점입니다. 책을 읽다 보면 계속해서 감탄을 하게 되는 대목이지요. 억지스럽지 않아요. 날카로운 시선과 감각으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명탐정 홈즈에 빠져들 수밖에 없답니다.

 


 

+ 참고로 이것은 왓슨이 홈즈를 관찰하고 기록한 내용입니다. 일명 '홈즈의 지식 범위 표'이지요 :)

 

홈즈는 문학, 철학, 정치 등에 대해서 모르는 게 아니라 그저 관심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왓슨은 이것저것 물어서 알게 된 것을 바탕으로, 홈즈의 머릿속에 들어 있는 지식의 범위를 표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표를 살펴보던 왓슨은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났습니다. "도저히 종잡을 수가 없군. 에라, 모르겠다." 왓슨을 종이를 난롯불 속으로 집어넣어 버렸습니다. (34페이지)

 



 

국일아이. 명탐정 셜록 홈즈 16권 구성

 


<명탐정 셜록 홈즈와 떠나는 추리 여행>

 

셜록 홈즈 시리즈를 포괄적으로 소개하는 페이지입니다.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해 책에 대한 기대감을 상승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지요.

 

 

<목차>

 

한 편의 장편 소설을 수록하고 있는 16. 목차를 통해 사건을 유추해 보는 재미를 가져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등장인물 소개>

 

등장인물 소개는 꼭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인물을 파악하는 의미도 있지만 스토리를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지요. 등장인물 소개부터 작품의 긴장감이 전해져 오는 것 같아요.

 

 

 


 

사건의 긴장감과 생동감을 더한 삽화

 

그림을 그리신 이혜영 작가님은 아동미술교육을 전공하고 순정만화로 데뷔한 분이랍니다. 웹툰, 일러스트레이터, 어린이 만화 스토리 작가 등 폭넓은 활동을 이어가고 계시다고 해요. 작가님의 여러 작품 중 <까칠한 재석이>는 저도 아는 작품이라 반가웠어요.

 

명탐정 셜록 홈즈가 추리소설인 만큼 인물의 표정과 상황 묘사가 중요한데요, 이 부분들을 섬세하게 잘 그려내신 것 같아요. 그림만 봐도 긴장감과 생동감이 그대로 느껴지거든요. 순정만화로 데뷔하셔서인지 셜록 홈즈를 꽃미남으로 재현해 내셨어요. 누가 봐도 주인공 같은 빼어난 외모의 셜록!

 

작가님의 그림이 작품에 현장감을 부여해 스토리를 더 생동감 넘치게 전해주는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어린이 도서에서 그림은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요, 국일아이 셜록 홈즈 시리즈는 스토리와 그림까지 조화롭게 잘 어우러진 작품이랍니다.

 

셜록 홈즈 첫 작품이 궁금하시다면 지금 바로 국일아이 명탐정 셜록 홈즈 16권을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은 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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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 로드에서 만나 텍스트T 4
이희영.심너울.전삼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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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 로드에서 만나

 

 

메타버스를 소재로 한

 읽어봐야 할 청소년 소설

 

 

로열 로드에서 만나 - 이희영

 이루어질 수 없는 - 심너울

 수수께끼 플레이 - 전삼혜

 

 특별 대담 : 메타버스 속

 청소년들의 아바타, 멀티 페르소나 문화

 

​​

 

 

로열 로드에서 만나는 메타버스를 소재로 한 세 편의 이야기를 담은 청소년 소설집입니다. 이희영, 심너울, 전삼혜 작가가 각기 다른 시선으로 그려낸 메타버스 속 세상은 다른 듯 교차하는 지점들이 있습니다. 한 편씩 이야기를 읽어가다 보면 우리가 받아들이고 공존해야 하는 메타버스 속 세계에 대해 고민해 보게 됩니다.

 

 

메타버스 가상현실은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앞으로 우리는 어떤 형태로든 그 속에서 살아가게 될 테지요. 각자의 페르소나를 만들어 새로운 관계를 형성해 나가겠지요. 실재와 가상세계를 아슬아슬 줄다리기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메타버스 속 세상에서 균형 있게 살아나가는 방법을 깨닫게 해줍니다. 처음 살아보는 세상이라 분명히 시행착오를 겪게 되겠지요. 서로에 대한 존중과 관심은 접속 하나로 끊어질 관계를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게 만들어 줄지 모릅니다.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는 각자의 몫입니다. 바라는 게 있다면 메타버스 세계에서도 현실처럼 윤리와 존엄이 가치 있기를 바라봅니다. 그럼, 세 편의 이야기를 간략하게 들려드릴게요. 세 편 모두 재미있습니다. 메타버스에 관심 있으시다면 일독해 보시길 권합니다.

 

 

​​


로열 로드에서 만나 _ 이희영

 

 

강채이.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채이는 VR글라스를 이용해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수업의 형태는 메타버스 세계로 옮겨갔으나 살아가는 모습은 지금의 대한민국 모습과 같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문제는 5년 된 구형 VR글라스로는 수업을 듣는 것조차 의여치 않다는 것. 채이의 부모님은 생일 선물로 신형 VR글라스를 선물합니다.

 

 

구형 버전으로는 할 수 없던 일들이 신형 VR 글라스 속에서는 무한대로 펼쳐집니다. 좋아하는 아이돌의 콘서트를 관람하는 건 기본이고, 로열 로드에 입성할 수도 있습니다. 현실에서라면 발을 들여놀 엄두도 못 낼 명품숍들이 즐비한 로열 로드에서 마음껏 구경도 하고 쇼핑도 할 수 있지요.

 

 

그것은 아주 작은 변화였다. 방과 후 친구들과 사 먹는 아이스크림 같은 거였다. 휘핑크림을 잔뜩 올린 달콤 쌉싸래한 커피 한 잔일 뿐이었다. 약간의 기분 전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소비 정도라 생각했다. 시작은 언제나 그렇게 단순하고 가벼웠다. (28페이지)

 

로열 로드? 허공에 터치 한 번이면 없어지는 환상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던 그곳. 채이는 자신과는 상관없다고 생각한 로열 로드의 세계에 점점 빠져듭니다. 그곳에서라면 자신을 향한 높고 견고한 세상의 벽이 허물어지는 기분을 느끼게 되니까요. 메타버스 안에서는 일이천으로 아바타를 충분히 돋보이게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돈. 그리고 현실과 가상 세계의 부조화. 살아내느라 고군분투하는 부모님과 언니를 생각하면 당장 그만둬야 하는데 마음처럼 쉽지 않습니다. 채이는 과연 가상 현실과 진짜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을까요?

 

"야 솔직히 말해서. 그 잘난 로열 로드에는 네가 없어도 되지만." 눈앞에 빙긋이 웃는 아진이 있었다. "현실에서는 강채이, 네가 없으면 안 되잖아." 유일하게 위로를 주는 곳은 가상 세계뿐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그 생각은 어쩌면 틀렸는지도 몰랐다.(48페이지)

 

메타버스는 팍팍한 현실을 도피하기 위한 공간이 아님을, 현실에 단단히 뿌리박고 살아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음을 깨닫게 해줍니다. 채이도 혼란의 시기를 지나 무사히 이쪽으로 건너올 수 있겠지요. 그 과정에서의 부모의 역할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

 

 

이루어질 수 없는 _ 심너울

 

 

이루어질 수 없는은 최진호와 윤희랑의 시점이 교차하면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가상 세계와 가상 세계를 설계하고 관리하는 두 부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로열 로드에서 만나처럼 접속과 로그아웃을 통해 메타버스 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뇌로 직접 접속하는 완전한 가상 세계'! 일단 발을 들여놓으면 자신이 가상 세계에 있다는 것 자체를 모르는 세계. 이런 메타버스에는 어떤 사람들이 올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최진호는 메타버스 회사의 고객이고, 윤희랑은 메타버스 회사의 직원입니다. 고객인 최진호는 회사가 설계한 프로그램 속의 세상에서만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최진호는 이 메타버스 세상에 없는 런던을 꿈꿉니다. 일명 버그.

 

 

이 버그를 잡기 위해 윤희랑이 투입됩니다. 회사의 방침을 깨고 최진호에게 진실을 알려주려는 윤희랑. 과연

 

최진호 앞에는 어떤 진실이 숨겨져 있을까요? 과연 그는 진실을 받아들이려 할까요? 꿈을 가질 수 없는 공간 메타버스에서 꿈을 가진 최진호가 맞닥뜨린 온통 오류투성이인 세계.

 

 

있을 수 없지만 있을 법한 이 세계에서 잠시 혼란을 느낍니다. 기억을 안고 살아야 할까요? 기억을 지우고 살아야 할까요? 이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책으로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수수께끼 플레이 _ 전삼혜

 

 

나래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모든 신입생들은 학교에서 만든 메타버스 게임에 참여해야 합니다. 퀘스트를 깨듯 미션을 수행하며 레벨 업을 해나가야 하지요. 플레이어 87 윤가람은 플레이어 004'일지'를 읽는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이 게임은 하루에 20자 이상의 일지를 남기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대부분 짧은 글을 남기지만 플레이어 004의 일지는 다릅니다. 시 같기도 한 그 일지에 자꾸만 신경이 쓰입니다.

 

 

우리 관계는 게임에서는 강하게 묶여 있지만, 게임을 끄는 순간 일지로만 남고 종료되었다. (131페이지)

 

마침내 서로가 서로를 알아보고 동맹 플레이어가 됩니다. 함께 문제를 풀고 서로 도우면서 다음 필드로 넘어가지요. 여러 단서(?)들로 플레이어 004가 어떤 사람일지 추측해 나가는 윤가람. 그러나 플레이어 004는 끝까지 익명인 채로 남기를 원합니다. 동맹이지만 익명인 채로 끝난 듯 이어지는 메타버스 속 관계. 과연 윤가람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

 

 

머지않아 우리는 메타버스 속에서 수많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야 할지도 모릅니다. 현실의 나와 가상 세계의 내가 다르듯 타인의 모습 또한 다를 수 있겠지요. 그 속에서 우리는 어떤 마음과 자세로 타인을 바라봐야 할까요?

 

​​

 



 

특별 대담

메타버스 속 청소년들의 아바타, 멀티 페르소나 문화

 

 

세 편의 소설이 끝나면 SF평론가 심완선, 국어교사 김영희, 사서 교사 김담희님의 특별대담이 이어집니다. 이 부분이 특히 신선했어요. 아마도 '메타버스'라는 아직은 낯선 세계에 대해 독자와 더 깊이 교감하기 위해 마련한 코너가 아닐까 싶어요.

 

 

마치 독서모임을 하듯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는 특별 대담은 책을 읽으며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사유의 폭을 확장하게 해 준답니다. 같은 책을 읽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과정은 책을 더 세밀하고 섬세하게 탐구하게 만들어 주지요.

 

 

어른보다 아이들이 먼저 접하고 더 많이 더 오래 활용하게 될 메타버스 가상 세계. 청소년 소설이지만 부모님도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메타버스를 미리 경험해 보는 이유도 있고요, 어떤 태도로 살아가야 할지 기준을 세워보는 데 도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메타버스가 어렵기만 한 어른들에게도 이 책을 권합니다. 재미있게 읽는 동안 자연스레 메타버스 가상현실에 대한 감을 잡으며 앞으로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가늠해 볼 수 있으니까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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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셜록 홈즈 15 어린이 세계 추리 명작 시리즈
아서 코난 도일 지음, 이혜영 그림 / 국일아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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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셜록 홈즈 15

 어린이 세계 추리 명작 시리즈

 

 

작가 _ 아서 코난 도일

 그림 _ 이혜영

 출판 _ 국일아이

 

 

 

✔️추리 소설에 관심을 보이는 아이에게 추천

 

✔️셜록홈즈를 애정하는 부모와 어른에게 추천

 

 

 

셜록홈즈의

 마지막 이야기가 될 뻔한

 논란의 <마지막 사건> 수록

 

 

아이와 부모가 함께

 읽으며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책

 

부연 설명이 필요 없는 명탐정 셜록 홈즈

 

 



 

첫 번째 이야기. 애비 그랜지 저택의 진실

 


"홈즈 선생님은 정말 마법사 같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걸 어떻게 아셨는지. 혹시 사람에게 없는 능력을 가지신 게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아니, 세상에나! 사라진 은접시들이 그 연못 안에 있다는 건 도대체 어떻게 아셨습니까?"(p.64)

 

 

애비 그랜지 저택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쫓게 된 셜록 홈즈. 사건이 일어난 애비 그랜지 저택은 켄트 주에서 손꼽히는 부잣집입니다. 저택의 주인 유스터스 경은 평소엔 아주 점잖고 멀쩡한데 술을 조금이라도 마시면 마치 악마처럼 돌변하지요. 우아하고 아름답기 그지없는 그의 아내 브래큰스톨 부인은 결혼 1년 동안 남편에게 폭행과 폭언을 당하며 끔찍한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택에서 유스터스 경이 살해를 당합니다. 사건 현장에 있었던 브래큰스톨 부인과 그녀를 어릴 때부터 모셔왔던 하녀 테레사의 증언으로 범인이 누구인지 단번에 밝혀지는데요, 과연 이 진술이 진실일까요?

 

 

 

사설탐정 홈즈의 추리로 서서히 밝혀지는 사건의 내막. 물 흐르듯 흘러가는 전개와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추리는 탐정 홈즈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앞서 인용한 부분처럼 '홈즈 선생님은 정말 마법사' 같다는 말에 격하게 공감하며 그의 추리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답니다.

 

 

마지막 '정의로운 판결'이 정말 올바른 판결인지는 의문입니다. 도덕적으로는 백 번 이해할 수 있느나 과연 법적으로 허용 가능한 범위의 판단이었는지는 의구심이 생깁니다.

 

 

셜록 홈즈가 쓰여진 시대적 배경을 잘 헤아려 아이에게 부연 설명을 덧붙이면 좋을 것 같아요. 어린이 도서인 만큼 부모님께서 함께 읽어보시고 아이에게 올바른 가치 판단의 기회를 제공해 주시면 좋겠지요.

 

 

 


 

두 번째 이야기. 등나무 별장

 

 

홈즈의 눈빛과 그의 냉철한 추리에는 그 어떤 모험도 거절할 수 없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잠시 머뭇거리던 왓슨은 묵묵히 홈즈의 손을 잡으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p.145)

 

 

"그래, 그리고 어쩌면 기괴한 것과 소중한 것은 종이 한 장 차이일 뿐이라네."

 

 

도저히 믿기 어려운 기괴한 일을 겪었다는 스콧 에클스 씨의 전보 한 통으로 등나무 별장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우연히 친분을 쌓게 된 가르시아라는 사람의 초대로 별장에 방문하게 된 에클스.

 

 

등나무 별장은 음침하고 우중충합니다. 사람 기분 나빠지게 만드는 이상한 기운이 흐른다고 할까요. 하인과 요리사 그리고 초대한 가르시아까지 뭔가에 쫓기는 듯 불안해 보입니다. 내키지는 않지만 하룻밤을 묵게 된 에클스. 자고 일어나 보니 하인과 요리사는 감쪽같이 자취를 감추고, 가르시아는 시체로 발견됩니다. 도대체 이들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난 걸까요?

 

 

 

 

산 페드로의 호랑이!

 

 

사건은 생각만큼 간단치 않습니다. 산 페드로라는 나라의 악명 높은 독재자와 그를 처단하기 위해 결집한 비밀 결사단(?)의 얽히고설킨 이야기이기 때문이지요. 냉철한 탐정 홈즈와 명석한 베인스 경위의 활약이 <등나무 별장>편을 더 입체적으로 바라보게 해줍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기괴한 것이 소중한 것일 수 있다는 사실을 환기시켜 주기도 하지요.

 

 

다른 두 편 보다 분량이 다소 길지만 오히려 더 깊이 있는 추리가 가능해요. 사건의 단서들을 따라가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아마 어른들도 흥미롭게 푹 빠져서 읽게 되실 거예요.

 

 

 

 

 

 


 

세 번째 이야기. 마지막 사건

 

 

"그자는 뛰어난 머리와 함께 사악한 악마의 기질까지 타고났네. 비범한 두뇌와 범죄 본능을 지니고 있으니 가장 위험한 사람이 되어 버렸어." (175)

 

 

범죄의 나폴레옹. 그의 이름은 모리어티입니다. 런던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범죄를 그림자처럼 뒤에서 숨어서 조종하고 있는 인물이지요. 천재이자 철학자이며, 아주 논리적인 사고력의 소유자로 단 한 번도 수사망에 오른 적이 없습니다.

 

 

홈즈는 수면 아래 감춰진 모리어티의 정체를 세상에 폭로하기로 마음먹습니다. 그가 이끄는 조직을 완전히 뿌리 뽑기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붓기로 결심하지요. 모리어티를 감옥에 보낸다면 탐정 생활도 무사히 마무리 지을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요.

 

 

홈즈와 모리어티의 쫓고 쫓기는 대결을 만날 수 있는 <마지막 사건>은 홈즈의 오랜 친구이자 동료인 왓슨의 시점에서 쓰여진 이야기입니다. 결론을 이미 알고 있기에 더 비장하고 절절하게 다가오는 작품이었어요.

 

 

 

<마지막 사건>은 홈즈의 이야기를 다룬 마지막 이야기입니다. 아니 진짜 마지막 이야기였습니다. 셜록 홈즈 시리즈로 성공 가도를 달렸던 작가 아서 코난 도일은 그 당시 주변 상황으로 인해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합니다. 셜록 홈즈가 승승장구할수록 다른 작품들이 묻혀져 갔지요. 아마 거기에서 오는 내적 갈등도 컸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쯤에서 홈즈 이야기를 끝맺어야겠다고 마음먹은 계기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후폭풍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전 세계 팬들은 물론 왕실에서조차 반발이 심했다고 합니다. 버티고 버티던 작가는 결국 9년 만에 셜록 홈즈 시리즈를 다시 이어갑니다. 이 비하인드 스토리를 모르고 15권을 만났을 때 저도 아이도 적잖이 충격을 받았답니다. 다만 시리즈를 제대로 알고 있는 남편이 홈즈가 되살아나니 걱정 말라고 하더라고요.

 

 

손에는 이미 16권이 있었기에 15권에서 죽음을 맞이한 홈즈의 이야기는 납득하기 어려웠어요. 남편의 말과 출판사의 친절한 설명을 듣고 나서야 15권에서 그럴 수밖에 없었음을 이해하게 되었답니다.

 

 

 

 

 

1887년에 처음 쓰여진 셜록 홈즈가 2023년에도 여전히 유효하고 흥미진진하게 읽힌다는 건 경이로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잘 쓰여진 작품을 잘 번역해 주셔서 한 이야기씩 몰입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추리 소설에 빠진 아이와 여전히 홈즈를 애정 하시는 부모 세대가 함께 공감하고 읽을 수 있는 책. 국일아이 명탐정 셜록 홈즈는 아이와 부모가 함께 읽으며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교감할 수 있는 책이랍니다.

 

 

자녀와 함께 부모님도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아이 책으로 다시 소환된 셜록 홈즈를 더 애정 하게 되실지 모르니까요.

 

 

 

* 국일아이 출판사 서포터즈로 활동하면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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