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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콘서트 1 - 복잡한 세상을 설명하는 가장 쉬운 경제학 ㅣ 경제학 콘서트 1
팀 하포드 지음, 김명철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12월
평점 :
경제학 콘서트 1
복잡한 세상을
설명하는 가장 쉬운 경제학
저자 _ 팀 하포드
출판 _ 웅진지식하우스
숨어있는 경제 원리를 파악해
경제 근력을 키워볼까요?
'경제학'과 '콘서트'라는 두 단어의 조합이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 『경제학 콘서트1』는 우리 일상에 스며든 경제학 원리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최대한 쉽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저자 팀 하포드는 경제학자가 바라보는 세상은 일반 사람이 바라보는 세상과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지적합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경제학자처럼 세상을 보게 함으로써 어떤 사람이 무엇을 어떻게 왜 갖게 되는지를 알 수 있게 하지요. 그 결과 이면의 진실을 볼 줄 아는 현명한 소비자로 거듭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책에는 차액지대론, 가격차별화, 완전시장, 외부효과, 정보의 비대칭성, 주가와 희소성, 게임 이론, 합리적 무시, 비교우위 등의 경제학 이론이 등장합니다. 용어만 보면 머리가 지끈 한데요, 이 원리들이 우리 일상에 얼마나 밀접하게 스며들어 있는지 알게 된다면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소설만큼 재미있고 쉬운 책은 아니지만 '경제학'이라는 낯설고 생소한 분야를 '콘서트'처럼 유연하고 리드미컬하게 풀어낸 것만은 확실합니다. 책장을 넘기기가 어렵지 않으니 관련 분야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국내 50만 부 판매를 기록하고 전 세계 3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될 만큼 세계적인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는 이유가 있겠지요 :)
책에 소개된 경제학 이론들은 우리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두 번째 챕터의 '가격차별화'가 가장 현실적으로 와닿았어요. 소 목차부터 충격적인데요, 잠깐 언급해 드릴게요.
단골, 속이거나 우대하거나 / 가격에 둔감한 고객들 / 저렴한 제품을 숨겨라 / 유기농 제품의 속임수 / 저렴한 슈퍼마켓은 없다 / 가격을 혼동시켜라 / 가격과 희소성 / 싼 게 비지떡인 이유 / 모든 고객의 지갑을 열게 하는 법 / 떠나는 고객을 붙잡아라
어떠신가요? 목차를 읽기만 해도 머릿속에 물음표가 떠다니지 않으신가요? 뭔가 단단히 속고 있다는 느낌도 들고요. 대체 '가격차별화' 현장에서 우리는 무엇을 간과하고 있었던 걸까요?
우리는 흔히 수백 가지 품목의 가격을 깎아주는 전 품목 세일 풍경에 너무나 익숙해진 나머지 상점에서 도대체 왜 그런 일을 하는지 미처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런데 이에 관해 곰곰이 생각해 보자면 꽤나 당혹스러운 가격 책정 방식과 마주하게 된다.
『경제학 콘서트1』 p.85
하루가 멀다 하고 동네 슈퍼마켓의 전단지를 만날 수 있습니다. 거의 비슷한 시기에 경쟁 업체들의 가격 파괴가 시작되는데요, 이런 파격적인 세일은 한두 번이 아닙니다. 거의 '상시'라고 해도 좋을 만큼 자주 세일을 하지요. 왜 이렇게 경쟁적으로 세일을 할까요?
저자는 그 이유를 소비자를 혼동시키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만약 가격이 변함없이 고정되어 있다면 가격에 둔감한 소비자들조차 어디에서 물건을 특히 싸게 살 수 있는지 알아차릴 것'이기 때문이지요. '상점들은 상품 가격을 일률적으로 높거나 낮게 고정하기보다는 물건에 따라 들쭉날쭉하게 책정'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가격이 변칙적이기 때문에 주의 깊은 소비자가 아니라면 대체 상품을 고르는 대신 설령 높은 가격이 책정된 때라도 해당 제품을 구매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슈퍼마켓의 이 현란한 가격 교란 작전 속에서 과연 현명한 소비를 해오고 있었는지 자문해 보게 됩니다.
나는 이렇게 조언하고자 한다. 만약 물건을 싸게 사고 싶다면 싼 가게를 찾으려 하지 말고 쇼핑을 싸게 하라. 비슷한 물건은 대개 가격도 비슷하다. 값비싼 쇼핑을 하게 되는 이유는 '나쁜 가격'을 제시하는 가게에서 쇼핑을 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높은 마진을 붙인 물건들을 무관심하게 고른 결과다.
『경제학 콘서트 1』 p.84
컴퓨터 업계의 사례도 아주 놀라웠어요. 고가의 모델과 저가의 모델이 똑같은 부품으로 만들어졌다면 믿으시겠습니까? 단, 싼 모델에는 속도를 늦춰주는 칩이 추가로 설치된다고 해요. 고사양의 모델이 더 비싸게 팔리지만, 생산 비용은 저가형이 더 높다는 사실. 회사 입장에서 보면 두 제품을 별도로 설계하고 생산하는 것보다 이익이라고 하니 앞으로도 이 전략은 유효할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통상적으로 전문가용 버전을 먼저 설계하고 이 중 일부 기능을 제한하여 일반인용 버전을 만든다는 사실을 모른다. 전문가용 버전이 높은 가격에 팔리기는 하지만 추가로 개발 비용이 소요되는 것은 일반 용이다.
『경제학 콘서트 1』 p.95
그리고 책. 책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커버도 중요하게 생각할 텐데요, 하드커버와 일반 페이퍼 백의 출판 목적이 확연히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책은 먼저 비싼 하드커버로 출판되고 나중에는 저렴한 페이퍼백으로 출판된다. 비싼 하드커버로 먼저 출판하는 목적은 나의 이야기를 빨리 듣고 싶어 하는 사람을 높은 가격으로 표적화하기 위해서다.
『경제학 콘서트 1』 p.105
개인적으로 같은 책을 세 번 까지 구매한 이력이 있어요. 이유는 표지 때문입니다. 리커버가 상술이라는 것은 알지만 애정하는 책의 리커버는 참을 수 없지요. 페이퍼백보다는 하드커버를 좋아하는 이유도 소장 가치가 더 높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어차피 거칠게 읽을 거면서 이왕이면 예쁜 게 좋더라고요.
우리나라의 경우 정확히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하드커버와 페이퍼 커버의 가격차가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읽고 싶은 책이라면 특별히 따지지 않고 구매하는 편이라 가격에 둔감한 편이기도 하고요. 저처럼 세세하게 비교하지 않는 독자라면 해당이 안 되겠지만 출판사의 이러한 전략에도 경제 원리가 숨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경제학 콘서트를 읽는 동안 경제를 움직이는 법칙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누구라도 이런 법칙에서 자유로울 수 없겠지요. 책을 통해 우리와 밀접하게 닿아있는 경제 원리를 파악해 보는 건 어떨까요? 지금보다는 조금은 더 현명한 소비 주체로 살아갈 경제 근력을 기르게 될지 모르니까요.
<웅답하라3기로 활동하면서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