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그림 수업 - 그림 선생과 제주 할망의 해방일지
최소연 지음 / 김영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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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그림 수업

 

그림 선생과 제주 할망의 해방일지

 

인생 에세이 추천!

 

_ 최소연

출판 _ 김영사

 

'그리니까 

좀 배우는 기분'이 든다는

평균 나이 87,

여덟 제주 할망의 인생 해방 일지

 

선흘 마을 공동체 이야기!

 

 

 


 

책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무언가를 얻고 싶어서 읽습니다. 그런데 가끔은 그냥 읽고 싶은 책이 있습니다. 마음이 가는 책, 자꾸만 뒤돌아 보게 되는 책, 읽지 않고는 안 될 것 같은 책, 마침내 읽게 되는 책. 저에게 할머니의 그림 수업은 그런 책입니다.

 

중학교 졸업 후 자취를 시작했습니다.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선택한 부모님과의 이별. 학생 때는 방학에 잠깐씩, 직장에 다니면서부터는 휴가 기간에만 잠시 엄마를 볼 수 있었어요. 그렇게 이어진 삶 때문인지 언제나 엄마가 그립습니다. 돌봄을 받으셔야 할 연세에 아버지를 돌보시느라 자신의 삶은 늘 뒷전으로 미뤄 두시는 엄마. 하루하루 엄마는 어떤 마음으로 살아내고 계실지 생각만 해도 짠하고 눈물이 맺힙니다. 그런 엄마가 보고 싶어서, 놓쳐버린 엄마의 삶을 알고 싶어서 읽기 시작한 할머니의 그림 수업.



 

이 책은 제주 조천읍 선흘 마을에 살고 계신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선한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라 하여 '선흘'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마을은 동백 동산으로 더 유명한 곳인데요, 이곳에 그림 선생님이 이사 오면서 할머니들이 그림 수업을 받기 시작합니다. 최연소 할망은 1940년생. 최고령 할망은 1930년생.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제주 4·3사건까지 온몸으로 겪어내신 할머니들의 삶을 감히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요?

 

견디고 이겨내고 희생했던 삶에서 이제서야 자신의 이야기를 수줍게 세상 밖으로 꺼내놓으시는 여덟 할머니들. 그림 한 점 한 점에 할머니들의 삶이 스며 있어 허투루 보아 넘길 수 없습니다. 할머니들의 그림은 담박합니다. 기교를 빼고 보이는 대로 정직하게 그려낸 그 모습에서 군더더기 없는 정갈함이 느껴집니다.

 



가끔은 화려하고 발랄하기까지 합니다. 누가 봐도 할머니 옷 특유의 기하학적 무늬와 총천연색의 컬러감을 그대로 담아낸 화폭을 좀 보세요. 침침한 눈으로 저 문양들을 얼마나 깊이 들여다보셨을지 가늠조차 할 수 없습니다. 그림 그리는 인류에 아직 편승하지 못한 저로서는 할머니들의 그림이 마냥 부럽기만 합니다. 솔직해서, 솔직할 수 있어서 삶도 그림도 빛이 납니다.

 


 

그림 옆에 삐뚤빼뚤 써 내려간 글귀들에 뭉클해집니다. 때때로 울컥하기도 하고요. 오이 하나에도 인생이 깃들어 있습니다. 상품으로 나가는 오이도 있고, 파치 오이도 있습니다. '늙어 둔틀락둔틀락하는' 오이도 있고요. 거칠게 지나간 붓 터치마다 할머니의 인생도 굽이굽이 너울쳐 오는 듯합니다.

 

 

책 속에 등장하는 할머니들의 삶에서 엄마를 떠올려 봅니다. 팔순의 오가자 할머니가 엄마를 그리워하며 비상하는 새를 그린 장면에서는 정말이지 맥없이 한참을 울어버렸습니다. 어느 나이 든 엄마는 그립고 애틋한 존재겠지요. 곁에 남은 사람보다 떠나간 사람이 더 많은 나이가 되고 보면 먼저 간 이들에 대한 그리움도 커져 갈 것입니다. 그런 울컥거림이 하루에도 여러 번 엄마의 삶을 멈춰세울 것만 같아 마음이 아파옵니다.

 


 

할머니들 곁에 그림 선생님이 계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특별할 것 없던 삶에 산들바람을 일으켜 주셔서 보는 내내 흐뭇했어요. 할머니들의 삶이 그림 덕분에 이토록 생기로워지다니요. 별일 없이 흘러가는 일상에 의미있는 별일을 만들어 주셔서 제가 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할머니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 밖으로 꺼내 놓기 시작하셨어요. 할 일이 생기고, 할 수 있는 일이 생긴 것이지요. 그림이 할머니들의 생을 이끌어가는 강력한 동기가 되어 준 듯합니다.

 

신기하게도, 달라진 건 할머니들의 삶뿐만이 아닙니다. 그림 선생님의 삶도 분명 이전과는 달라졌을 거라는 확신이 들어요. 할머니들과 마주하며 그분들의 삶에 녹아들어 갔던 시간은 선생님의 마음에도 적잖은 변화를 가져왔으리라 생각합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온전히 품는다는 건 우주를 품는 것과 같은 일이니까요. 그 이야기들이 모여 한 권의 책으로 탄생했습니다. 할머니들의 그림 수업이 어떤 분들에게 가닿을지 모르지만 분명 이전과는 다른 삶의 진폭을 경험하게 해 줄 것입니다. 그 인생은 또 얼마나 생기롭고 원대해질까요.

 

 


 

마음을 다해 읽게 되는 책

마음을 더해 살아내고 싶게 만드는 책

 

엄마가 보고 싶은

엄마를 그리워할

모든 이들에게 전하고픈

 

참으로 아꼬운 책입니다!

 

아꼽다

'귀엽고 사랑스럽고 예쁘다'

라는 뜻의 제주 방언

 



 

2021년 제주 선흘 마을에서 진행한 드로잉 프로젝트 <할머니의 예술 창고>를 계기로 마을 할머니에게 그림을 권하고 가르치게 된 저자가 그동안의 이야기를 담아 할머니들의 그림 수업을 펴냈습니다.

 

 

할머니들과의 우정, 삶의 희로애락이 담겨 있는 이 책은 마을 공동체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계기를 만들어 줄 것입니다. 무엇보다 이름 없는 아무개 할머니에서 그림 그리는 화가로 당당히 자리매김한 여덟 할머니들의 삶이 눈부시도록 아름답게 와닿습니다. 어떤 인생도 빛나지 않는 인생은 없다는 걸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책 속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

 

 

할머니가 그린 그날의 도토리 그림에는 동백동산의 무언가도 담겨 있습니다. 벌렁 드러누워 물끄러미 바라보았던 할머니의 모습과 도토리를 그리려는 손동작들. 여든여섯이 되어서야 도토리가 보인다는, 조그만 도토리 열매를 닮은 할머니의 눈. 도토리를 먹는 노루들. p.83

 

 

땅에서 나온 거로 삽니다

한 인생을 그거로 사는 거주

그런데 그림을 그려보니

팔십육 세까지

생각도 못 한 일이 생겼주

나 강희선이 무수 그림을 그려주

 

p.93

 

 

상처 난 거도 버리지 마라

참외는 어떤 것은 상처도 나고

어떤 것은 곱게 자란다

맛은 같다

 

조수용 2022. 6. 6

 

p.113

 

 

할머니는 눈에 보이는 건 뭐든 그리십니다. 부엌 찬장도 그리고, 알밤 오름도 그리고, 소나무도 여러 점 그리고 백일홍도 그렸어요. 그중에서 제 눈길을 가장 사로잡는 건 나무 패적 그림이에요. 제가 모르는 표현이었는데 나무의 잘린 흔적이 '패적'이라고 할머니가 알려주셨어요. 할머니는 나무에 상처 난 부위를 유독 자세히 그리셔요. 오래된 나무에는 패적이 더욱 많은데 금색 물감을 가져다드렸더니 패적에만 금칠을 하십니다. 훈장 같았어요. 이제 나무에서 가지가 떨어져 나간 흔적을 보면 고순자 할머니 생각이 나요. p.141

 

 

"엄마" 하고 고함지르는 팔십삼 세 할머니가 아이처럼 보였습니다. 새도 눈물 한 방울을 머금은 듯했고요. 새 그림은 노트만 한 크기의 작은 그림인데, 그게 뭐라고 거기에 의지해서 속마음을 내주고, 옆에서 누군가가 궁금해 물으면 "그냥 새야'하고 말수도 있는데 속마음을 꺼내 전해주셨어요. 그런 순간에는 '내가 오늘 여기 잘 왔군. 할머니 옆에서 가만히 기다리고 물어봐 주길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울림의 시간이에요. 공명하는 시간이고요. 그럴 때는 할머니의 방 안에서 더는 아무것도 그리지 않고 시간을 보냅니다. 그림을 앞에 두고 시간이 멈춘 듯 고요해집니다.p.147

 

 



 

! 이제 우리 차례다. 당신의 해방 여행을 떠나자. 선흘의 할망들처럼 아무거나 그려제껴 보는 거다. 빈 종이 한 장과 연필 한 자루면 충분하다. 그도 없다면 물 한 사발 떠놓고 땅바닥에 앉아 손가락으로 그려도 좋다. 그림이 당신을 끌고 갈 것이다. 턱밑까지 올라왔던 마음이 숨구멍을 틔우고 고요히 가라앉는 마음 해방구로 가는 길이다. 용기를 내보자. 글 길에서 웅크린 아이가 고개를 들어 눈을 맞춘다면 팔 벌려 안아주면 된다. 다 괜찮다.

 

할머니의 그림 수업p.232




 

 

 

_ 김영사 서포터즈로 활동하면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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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센 뤼팽 3 - 기암성 어린이 세계 추리 명작 시리즈
모리스 르블랑 지음, 이혜영 옮김 / 국일아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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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센 뤼팽 3 : 기암성

 

 

저자 _ 모리스 르블랑

 그림 _ 이혜영

 출판 _ 국일아이

 

 

기발한 변장술로

 감쪽같이 모두를 속이는

 변신의 귀재 아르센 뤼팽

 

 

모든 것을 버리면서까지

 뤼팽이 지키려고 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국일아이. 어린이 소설. 아르센 뤼팽 시리즈란?

 

 

뤼팽 시리즈 중 어린이에게 적합한 내용을 선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재미있게 재구성 

긴장감과 현장감을 높이는 생동감 넘치는 일러스트

 


영국에 셜록 홈즈가 있다면 프랑스엔 아르센 뤼팽이 있습니다. 셜록 홈즈 키즈로 자라온 저는 자연스레 아르센 뤼팽까지 좋아하게 되었는데요, 돌이켜 생각해 보니 이 두 소설 덕분에 책 읽는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던 것 같아요. 추리력과 상상력, 놀라운 반전까지 안겨주는 탐정 시리즈의 양대 산맥 셜록 홈즈와 아르센 뤼팽. 얼마 전 셜록 홈즈를 완결한 국일아이에서 아르센 뤼팽을 새롭게 펴내기 시작한 건 주목할 만한 일입니다. 이제 '탐정물'하면 '국일아이'가 자연스레 떠오를 것 같아요.

 

 

자녀가 탐정 시리즈를 좋아한다면 탐정물의 고전 아르센 뤼팽을 권해드립니다. 만약 책과 그리 친하지 않다고 해도 아르센 뤼팽을 어디든 슬쩍 올려놔 보세요. 한 번 펼치기 시작하면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 자꾸만 페이지를 넘기게 될 테니까요. 그렇게 책을 읽는 사이 아이의 상상력과 창의력, 사고력은 몰라보게 성장할지 모릅니다.

 




 

아르센 뤼팽의 탄생 배경

 

 

"셜록 홈즈 이야기에 뒤지지 않는 추리 소설을 써 보면 어때?"

 

친구의 이 한 마디에 모리스 르블랑은 탐정 소설을 쓰기 시작합니다. 1905, 독창적이고 매력적인 괴도 캐릭터 뤼팽은 이렇게 탄생합니다. 뤼팽은 범죄자임에도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캐릭터입니다. 그 이유는 부정한 방법으로 재산을 축적한 사람들의 돈을 훔쳐 가난한 사람을 도와주기 때문이지요. 정의로움을 장착한 도둑이라고 할까요. 도덕적인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소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서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뤼팽은 특히 기발하고 놀라운 변장술로 사람을 속이는데 특출한 인물입니다. 바로 눈앞에 있어도 모두가 감쪽같이 속아 넘어갑니다. 명민한 두뇌와 뛰어난 추리력은 기본이고, 언제나 몇 수를 앞서나갑니다.

 

 

아르센 뤼팽 시리즈를 새롭게 읽기 시작하면서 흥미로웠던 것은 셜록 홈즈가 등장한다는 점입니다. 아서 코난 도일이 명칭 사용을 허락하지 않아 '헐록 숌즈'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것도 재미있어요. 그렇다면 모리스 르블랑은 셜록 홈즈를 어떻게 그려내고 있을까요? 이것 역시 아르센 뤼팽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랍니다.

 

 

그럼 지금부터 20세기 초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괴도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아르센 뤼팽 3. 기암성 _ 줄거리

 


 

기암성은 자신을 총으로 쏜 레이몽드 양과 사랑에 빠진 뤼팽, 뤼팽의 뒤를 쫓는 젊은 탐정 보트를레의 숨 막히는 대결을 그린 장편 소설입니다. 천재 도둑 뤼팽의 사랑 이야기, 보트를레와의 팽팽한 대결, 보일 듯 보이지 않게 숨을 조여오는 헐록 숌즈까지. 뤼팽이 짜놓은 큰 틀안에서 펼쳐지는 이 놀라운 이야기는 실제 암호문을 해독해 나가는 장면까지 더해져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게 만듭니다.

 


 

제브르 백작의 저택에 숨어든 뤼팽. 분명 무언가를 훔친 것이 분명한데 사라진 물건이 없습니다. 한밤중에 펼쳐진 이 소동으로 제브르 백작의 조카딸 레이몽드는 뤼팽에게 총을 쏘게 되는데요, 이 사건으로 뤼팽은 목숨을 잃습니다. 복수를 위해 잠입한 뤼팽의 사람들에게 레이몽드 역시 죽임을 당하게 되지요. 여기까지가 수사관들이 조사한 내용입니다. 이때 반기를 든 인물이 등장합니다. 바로 보트를레라는 젊은 탐정!

 

17살밖에 되지 않는 고등학생 보트를레의 놀라운 추리에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 기관인 신문사에서는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촉각을 곤두세웁니다. 사람들 역시 신뢰를 넘어 열광하기 시작합니다. 보트를레가 내놓는 추리가 놀랍도록 딱딱 맞아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사건의 실체에 가까이 갈수록 죽은 줄 알았던 뤼팽의 반격이 시작됩니다. 시시때때로 숨통을 조여오는 뤼팽과 그에 맞서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는 보트를레. 두 사람의 이야기는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까요?

 

 

언제나 한발 앞서가는 뤼팽과 그를 바짝 추격하는 보트를레, 의외의 한 방을 준비하고 있는 헐록 숌즈까지. 아르센 뤼팽 3. 기암성은 끝까지 반전을 안겨줍니다. 마지막 대반전에 이은 또 하나의 반전은 그야말로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데요, 뤼팽을 제대로 흑화시킬 이 사건은 충격 그 자체입니다. 과연 헐록 숌즈와의 악연이 극에 달하게 될 대사건은 무엇일까요? 뤼팽과 보트를레는 어떤 인연으로 발전할까요?

 

 

 

책 속 하이라이트

 

 

오랜 옛날부터 프랑스는 다른 나라는 정복해 나가면서 번영을 누렸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왕가의 보물은 점점 늘어났습니다. 프랑스의 왕들은 전쟁터에서 쓸어 온 귀한 물건은 물론, 백성들에게 빼앗은 재산, 프랑스의 곳곳에서 가져온 황금까지 모아 이곳에 차곡차곡 쌓아 왔습니다.

 


속이 텅 빈 바위 안은 아무도 몰래 보물을 숨기기에 안성맞춤인 장소였습니다. 바다 한가운데에 솟아오른 신비로운 왕국이자 사람들의 마음에서 잊혀진 곳, 기이하게 생긴 바위의 성, 이곳은 바로 기암성이었습니다. 어느 누가 이곳을 발견할 수 있을까? 아무도 없었습니다. 아니, 딱 한 사람, 아르센 뤼팽이 있었습니다. (p.169-170)

 


 

그리고 또 한 사람, 보트를레. 암호문을 해독해나가는 과정에서 하나하나 퍼즐이 맞춰질 때마다 온몸에 전율이 전해져 옵니다. 왕가의 어마어마한 보물들이 숨겨진 장소를 기록해둔 국가 비밀 문서. 마지막 한 권까지 모두 불에 타 사라진 줄 알았던 그 문서를 손에 넣은 후 자신만의 세상을 창조해낸 뤼팽. 그에 질세라 턱 밑까지 바짝 추격하는 보트를레의 활약 역시 손에 땀을 쥐게 만듭니다. 두 천재적인 인물의 추리를 따라가는 동안 마침내 200년 이상 베일에 싸여있던 거대한 비밀이 서서히 드러납니다.

 

사랑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내려놓는 놀라운 행보를 보여주는 뤼팽의 이야기는 책을 통해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뤼팽과 보트를레의 숨막히는 두뇌 대결

뤼팽과 숌즈, 악연이 시작이 될 대사건 발생

암호를 해독하는 과정에서 경험하게 되는 짜릿한 희열

마침내 드러나는 프랑스 옛 왕가의 어마어마한 비밀


 

제대로 흑화의 길로 접어들게 될 뤼팽에게는 과연 어떤 사연이 있을까요? 모든 것을 버리고서라도 함께하려 했던 레이몽드와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언제나 한발 앞서나가는 뤼팽과 그 뒤를 바짝 추격하는 보트를레와의 맞대결에서 승자는 누가 될까요?

 

 

눈에 그려질 듯 생생한 상황 묘사로 끝까지 긴장감을 안겨주는 아르센 뤼팽.

 

강단있게 자신의 소신을 밀고 나가는 보트를레는 뤼팽과 대결 구도를 이루며 탐정물의 묘미를 선사해 줄 것입니다. 적지 않은 분량의 장편 소설임에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이유는 끝없는 추리와 반전이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어린이 소설이지만 어른이 읽어도 재미있는 아르센 뤼팽. 자녀와 함께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 국일아이 서포터즈로 활동하면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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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에게
최현우 지음, 이윤희 그림 / 창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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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에게

 

 

최현우 시인과 반려견 코코,

 서로에게 스며드는

 시간의 소중함을 담아낸 그림책

 

 

최현우 시인과

 이윤희 일러스트레이터의 첫 그림책

 

 

최현우 글

 이윤희 그림

 창비 출판

 

​​

 

 

 

"코코야!" 하고 부르면 코코는 언제나 달려옵니다. 어디에 있든지 이곳으로 옵니다. 혼자서는 할 수 없고 함께여서 가능했던 날들을 아주 많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코코에게, 코코를 부르며 두 팔 벌리는 모든 마음에게, 나보다 나를 아껴 주고, 그러므로 누군가를 아끼는 법을 가르쳐 준 영혼에게 코코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코코에게작가의 말 중에서

 

반려견을 키우진 않지만 SNS 알고리즘엔 동물들로 가득합니다. 날선 마음까지도 무장해제시키는 그 몽글몽글한 감성에 웬일인지 자꾸만 마음이 갑니다. 코코에게를 본 순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건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바삐 흘러가는 시간을

잠시 멈춰 세울 듯한

아날로그 감성을 품은 그림책

 

 

코코에게는 최현우 시인과 그의 반려견 코코가 함께 한 추억을 담아낸 그림책입니다. 시인의 시 코코, 하고 불렀습니다가 그림책으로 탄생한 것이라고 해요. 공교롭게도 그림 작가님의 첫 강아지 역시 코코였다고 합니다. 서로 다른 코코 혹은 누구나의 코코와의 추억을 담은 따스한 이 그림책을 만나보실까요?​​

 

 

 

 

 

 

 

추운 겨울, 차디찬 지하주차장 버려진 박스 속에서 강아지 한 마리를 발견합니다. 모른 척 돌아섰지만 자꾸만 마음이 갑니다. 그때 보란 듯이 뒤따라온 강아지. 두르고 있던 목도리를 얼른 벗어 감싸 안아봅니다. 따스한 체온을 나누는 순간, 버려졌던 그 강아지는 '나의 강아지'가 됩니다. 먼저 이름부터 지어주었어요.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이름 '코코'라고 말이지요.

 

 

같은 상처를 또 받을까 봐 노심초사하며 집으로 데려갑니다. 다행히 코코도 부모님도 나도 당황스러운 이 상황에 차츰 적응해 나갑니다. 어디를 가든 코코와 함께 합니다. 코코오락실, 코코 헤어, 코코슈퍼, 코코살롱. 보이는 모든 곳에 코코가 존재합니다. 흔해서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는 이름, 누구나 불러줄 수 있는 그 이름 코코!


 

 


방에만 콕 틀어박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에도 코코는 옆에 있어주었습니다.

 

기다려 주었고 

지켜봐 주었고

 

마침내

끌어내 주었습니다.

 

'코코, 너는 물고 질질 끌어당기며 가장 밝은 산책을 부탁했지. 어둡게 누워 있던 내게.' 코코가 이끄는 대로 밖으로 나갑니다. 코코가 보여주는 대로 세상을 함께 바라봅니다. 코코와 함께 한 모든 것이 추억입니다. 그 자체로 충만한 날들입니다.

 

 

코코,

부르면

견딜 수 없는 다정함으로

 

세상보다 따뜻한 것을

한입 가득 물고서

 

심장을 포개어 주려고 달려오는 

작은 기쁜 영혼이었지

 

 

 

 

 

​​


 

말할 수 없는 다정함으로

서로에게 충만한 날들을 만들어가는

코코와 시인의 이야기

 


 

코코에게는 비애견인인 독자가 읽어도 가슴 찡한 울림을 안겨줍니다. 사람에게 버려진 상처를 간직한 강아지와 한 번도 강아지를 키워본 적 없는 저자의 첫 만남은 어색하고 낯설기만 합니다. 그것도 잠시, 서로가 서로에게 스며드는 시간은 얼마나 소중한지 모릅니다. 일상의 다단한 감정들을 공유해 나가는 과정은 또 얼마나 신비로운지요.

 

 

반려견과 함께 하고 있거나 혹은 떠나보낸 애견인이라면 벅찬 감동을 선물받을지도 모릅니다. 함께한 추억들을 떠올려 보세요. 그 시간은 결코 사라진 것이 아닙니다. 서로에게 켜켜이 스며들어 서로의 삶을 든든하게 채워주고 있을 테니까요. 이 책을 읽는다면 더 애틋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노력하고 싶어질지도 모릅니다. 누구에게나 그렇듯 시간은 유한하며 추억은 함께하는 만큼 쌓여가는 것이니까요.

 

 

 

 

 

너는 나를 뭐라고 부르는지.

 

네가 골라 준 나의 진짜 이름은 무엇인지

 



서로가 서로에게

스며드는 과정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책.

 


함께하는

시간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드는 책.

 

 

코코에게를 읽으며 당신의 반려견을 한 번 더 바라봐 주세요. 서로를 향해있는 시선 속에 다정함이 방울방울 쌓여갈 것입니다. 서로가 있기에 함께하는 시간들은 더 충만해질 것입니다. 반려견과 살아가는 동안의 뭉클한 감정을 담고 있는 코코에게를 읽으며 저도 언젠가 운명처럼 다가올 코코를 기다려 보게 됩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선물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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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의 마음 수호대 1 - 악령에 맞서는 비밀 조직 라이츠 오은영의 마음 수호대 1
오은영 지음, 파키나미 그림, 박시연 스토리 / 주니어김영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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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의 마음 수호대

 

<1. 악령에 맞서는 비밀 조직 라이츠>

 

 

주니어김영사 마음 성장 학습만화

 오은영 박사의 첫 학습만화

 

 

기획 · 마음 글 _ 오은영

 스토리 _ 박시연

 그림 _ 파키나미

 출판 _ 주니어김영사

 

 

어린이를 위한 마음 챙김 솔루션

 부모를 위한 자녀 마음 교육 로드맵

 

​​

 

 

 

'마음 성장 학습만화'라고 들어보셨나요?

 

 

오은영의 마음 수호대는 오은영 박사님이 아이들의 마음을 돌보기 위해 기획한 학습만화랍니다. '마음''학습'한다는 개념이 신선합니다. 왜 지금까지 이 생각을 못했을까요? 세월을 더해갈수록 마음공부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아 갑니다. 어릴 때부터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돌볼 수 있다면 세상을 살아낼 수 있는 힘이 더 탄탄해지지 않을까요?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았던 마음을 공부할 수 있는 이 책을 더 주목하고 싶은 이유입니다.

 

 

이 책은 주 독자층인 어린이의 마음 성장을 돕는 솔루션을 제시합니다. 부모에게는 자녀 마음 교육 로드맵을 제시합니다. 한 권의 책을 통해 부모와 자녀 모두 마음 처방을 받을 수 있기도 하고요. 이야기에 등장하는 여러 사례들은 실제 일상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사건들을 다루고 있어요. 친구 혹은 형제자매간의 문제가 발생할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있는데요 이 책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지금부터 마음 샘 오은영 박사님의 특급 솔루션을 살펴봐 드릴게요.

 

​​

 

 



 

오은영의 마음 수호대

 

악령에 맞서는 비밀 조직 라이츠

 


줄거리 소개해 드릴게요.


서사가 있는 학습만화입니다!

 _ 인간의 마음에 도사리고 있는 악한 감정과 세상에 일어나고 있는 불미스러운 일들에 대한 근원적인 고찰

 

머나먼 옛날, 이 세상엔 절대 악과 절대 선이 존재했습니다. 이 둘은 최종 승자를 가리기 위해 치열한 전투에 돌입합니다. 세상을 혼란에 빠뜨리고 세계를 지배하려는 절대 악 앙그라와 그에 맞서는 절대 선 아후라. 백 년 동안 이어진 이 전투는 마침내 일곱 천사장을 거느린 아후라의 승리로 돌아갑니다. 봉인되어 지하 깊숙한 곳으로 사라지면서까지 절대악 앙그라는 외칩니다.

 

 

'우리를 봉인한다 해도 악의 기운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할 것이다. 언젠가 세상에 나쁜 마음을 퍼뜨려 지상에 악의 왕국을 건설하리라!'

 

악의 기운은 여전히 세상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절대 악 앙그라를 추종하는 앵그리 클럽이 악을 퍼뜨리기 위해 다각도로 음모를 꾸미고 있거든요. 이에 맞서 세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비밀 첩보 기관 라이츠가 은밀하게 작전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오은영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는 마음 샘 오은영은 라이츠의 정예 요원으로 이중생활을 하고 있어요. 낮에는 아이들을 돌보는 마음 샘으로, 위급 시에는 세상을 구하는 요원으로 말이지요.


 

예의 주시하고 있던 행복초등학교가 심상치 않습니다. 악의 기운이 스멀스멀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행복초등학교에 깃든 악의 원인을 파악하고 맞서기 위해 요원을 선발합니다. 평소 세상 모든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고다민이 그 주인공인데요, 과연 다민이는 이 요원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다민이와 함께 선발되었다는 다른 비밀 요원은 또 누굴까요?

 

​​

 


 

:: 책의 구성을 살펴봐요 ::

 

이 책은 이렇게 읽어요

 

우리가 흔히 겪는 고민들을 확인해요

우리 안의 마음을 살펴봐요

마음 샘과 고민을 풀어 가요

즐거운 놀이로 마음을 쉬어가요

 

오은영 박사의 첫 마음 성장 학습만화 오은영의 마음 수호대에는 다양한 코너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이 흔히 겪을 수 있는 고민을 짚어보고 해결 방법을 제시해 줍니다. 제대로 들여다본 적 없는 '마음'을 살펴볼 시간도 마련해 주지요. 숨은그림찾기, 미로 찾기, 다른 그림 찾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마음을 쉴 수 있도록 돕습니다.​​

 


 

등장인물을 만나볼까요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서사에 해당하는 절대 선과 절대 악의 전투신이 펼쳐지는데요, 여기에 등장하는 아후라와 일곱 천사장, 앙그라와 여섯 악마를 기억해 두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앞으로 펼쳐질 시리즈에서도 만날 것 같은 예감. 이야기의 주 무대인 행복초등학교의 선생님과 친구들, 라이츠의 요원들까지 모두 만나볼 수 있습니다.

 

 

목차를 살펴봐요


 

1장 생떼쟁이 노다빈

 

미르의 마음 산책 놀리는 마음 vs 놀림을 당하는 마음

어떻게 말해야 할까? 누군가 친구를 놀리는 것을 보았을 때

 


2장 오은영 아카데미

 

마음 샘의 팡팡! 고민 해결 나는 왜 이렇게 고민이 많을까?

행복초등학교 놀이터 마음 샘의 아지트를 찾아라!

 

3장 질투의 띠부실

 

마음 샘의 팡팡! 고민 해결 동생과 왜 자꾸 싸우게 될까요?

나의 속마음 나는 아직 어린이라고요

행복초등학교 놀이터 숨어 있는 악령을 찾아라

 

 

4장 비밀 조직 라이츠

 

미르의 마음 산책 나쁜 마음 vs 좋은 마음

행복초등학교 놀이터 엉뚱한 요원들만 있는 비밀 조직 라이츠

 

 

5장 요원 고다민

 

마음 샘의 팡팡! 고민 해결 내가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행복초등학교 놀이터 고다민 요원 추리 테스트

 

 

6장 반전남 샘과 SP

 

어떻게 말해야 할까? 친구가 나의 잘못을 선생님께 말해버렸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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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자세하게 살펴보기 ::

 

 

 

목차를 찬찬히 살펴봐 주세요. 마음 수호대에서 다루고 있는 마음공부 내용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의도치 않게 놀림을 당한다면, 누군가 친구를 놀리는 것을 보게 된다면, 자꾸 동생과 싸우게 된다면, 혼자서만 세상 고민 다 짊어지고 있는 것 같다면 해결책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친구 관계 혹은 형제자매 관계에서 자주 발생하는 크고 작은 문제들을 속 시원하게 해결해 줍니다. 학교에서 친구에게 놀림을 당하거나 어떤 친구가 놀림을 당하는 걸 목격했을 때 대처하는 방법도 알려줍니다.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해결해 나갈 방법이 있다는 걸 배울 수 있습니다. 적절한 대처는 마음의 고민과 상처를 덜어줄 묘책이기도 하지요.​​

 

다양한 내용 중 하나만 예로 들어 볼게요.

 




 

행복초등학교에 다니는 노다빈은 생떼쟁이입니다. 동생과 자주 싸우고 엄마에게도 곧잘 화를 내지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엄마는 다빈이를 데리고 오은영 아카데미를 찾습니다. 상담받는 것조차 용납할 수 없는 다빈이는 그곳에서도 화를 내고 말지요. 결국 오은영 샘이 직접 다빈이의 집을 찾아와 상황을 목격합니다. 마침내 화의 근원을 밝혀내는데 성공해요.

 

그동안 다빈이를 과격하게 만들고 화나게 만들었던 건 질투심을 증폭시키는 띠부씰이 다빈이를 지배했기 때문입니다. 다빈이를 참지 못하는 아이로, 과격한 아이로 만들었던 띠부씰을 제거하기 위한 오은영 샘의 활약은 책을 통해 확인해 보세요. TV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하거든요.

 

이 과정에서 중요한 건 특이 행동을 보이는 겉모습이 아닌 다빈이의 속마음을 들여다본다는 점입니다. 과연 무엇이 다빈이로 하여금 동생과 자주 싸우게 만들었는지 그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은 엄마의 입장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부분입니다.​​

 


 


아이를 양육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변수들과 마주합니다. 저도 아들 둘을 키우고 있는데요, 대체로 평화롭지만 가끔은 폭풍 전야처럼 전운이 감돌 때가 있어요. 하나의 상황, 서로 다른 입장. 두 아이의 전혀 다른 해석을 어떻게 조율해야 할지 난감할 때가 있습니다. 상황은 늘 변하니까 대처법도 달라야 하는데요, 앞으로 오은영의 마음 수호대를 통해 많이 배워보고 싶어요.

 

​​

 

 


 

뭔가 좀 허술해 보이는 비밀 조직 라이츠

 고민쟁이에서 요원으로 거듭난 고다민

 늘 사람 좋은 웃음으로 인기가 많지만 

미소 뒤의 싸늘함이 느껴지는 반전남 선생님까지 

 다채로운 캐릭터와

 흥미진진한 스토리에 빠져드는 동안

 마음을 들여다보고 마음을 공부할 수 있는 책

 

 어린이를 위한 마음 챙김 솔루션

 부모를 위한 자녀 마음 양육 가이드

 

 

오은영의 마음 수호대,

 앞으로의 이야기도 기대하고 있을게요 :)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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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문학동네 청소년 66
이꽃님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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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매미 소리 가득한

 지오와 유찬의 싱그러운 여름 이야기

 

 . 이꽃님

 출판. 문학동네

 

​​

 

저마다 상처를 간직한 인물들이

 서로에게 귀 기울여가는 과정의 이야기

 

 위로, 공감, 마음 성장

 그리고 풋풋한 설렘까지 

이 모든 키워드를 아우르는 것은

 단연코 작가님의 빼어난 필력

 

​​

 

 

 

"이 소설은 내가 쓴 이야기 중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이다."

 

이꽃님

 


작가의 이 한마디만으로도 이미 작품에 대한 기대치는 높아만 갑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이꽃님 작가의 신작 여름 한 입 베어 물었더니를 출간 전 티저북으로 미리 읽어보았습니다. 티저북은 북클럽 문학동네 6기 회원에게 주어지는 달콤한 특전 중 하나이지요.

 

 

역시는 역시! 작가님 스스로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라고 표현할 만큼 이 소설은 매력적입니다. 100페이지 가량의 티저북을 단숨에 읽어버린 이유는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등장인물들의 사연이 궁금해지고, 무엇보다 상황 묘사가 기가 막힙니다. 몇몇 대목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고요. 잘 만들어진 드라마를 보면 주연부터 조연까지 매끄럽게 조화를 이루잖아요. 이 소설이 딱 그런 느낌입니다. 기구한 사연의 주인공과 주인공을 둘러싼 다채로운 조연들의 향연. 분명 텍스트를 읽고 있는데 상황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합니다.

 

그럼, 등장인물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조금 더 들려드릴게요.

 

​​

 

 

인물 중심으로 스토리 살펴보기

 


유찬

 

사람의 속마음을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데 속마음이 들리는 건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필터링 없이 들리는 사람들의 속마음은 소음 공해를 넘어 공격입니다. 매일 어마 무시한 소리에 무방비로 노출된 채 살아가고 있는 유찬.

 

어느 날 우연히 만난 지오라는 아이 앞에서 5년 만에 처음으로 고요한 세상과 마주합니다. ~ 소리와 함께 밀려오는 예기치 못한 고요함에 어지럼증을 느낄 만큼 정신이 아득해집니다. 고요함 너머의 적막이 이런 걸까요? 5년 내내 유찬을 괴롭혔던 타인의 속마음이 한순간 들리지 않습니다.

 

그것도 잠시. 멀어져 가는 지오의 빈자리로 다시 타인의 속마음이 차오릅니다. 대체 유찬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요? 왜 지오 앞에 서면 속마음이 들리지 않는 걸까요?

 

 

하지오

 

미혼모인 엄마를 지키기 위해 유도를 시작한 속 깊은 지오. 어느 날 갑자기 엄마를 떠나 아빠와 살아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아픈 엄마를 대신해 세상에 없는 줄로만 알았던 아빠와 살아야 하는 지오. 모든 상황이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그런데 아빠가 사는 그곳이 심상치 않습니다. 사람을 앞에 두고 당당히 앞담화를 하질 않나, 동네 사람들끼리 눈만 마주치면 싸우질 않나, 심지어 외지인을 대놓고 차별하기까지 합니다.

 

이런 마을에서도 딱 하나 하이패스 같은 존재가 있습니다. 바로 번영중고등학교 유도부. 예전엔 금메달 좀 땄다는 유도부인데요, 세월이 흘러 그저 그런 처지가 되었음에도 여전히 마을 사람들에게 유도부는 예전의 영광을 재현해 줄 희망입니다.

 

이런 곳에서 유도를 이어가게 된 지오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까요? 그리고 자꾸만 다른 사람의 속마음이 들린다는 그 아이도 이상하기만 합니다.

 

​​

 


 

그 밖의 인물들

 

유도부의 희망 새별 선배. 부모 없이 두 동생을 돌보며 유도 선수의 꿈을 키워가고 있어요. 실은 훈련하느라 늦게 돌아오는 새별이를 대신해 온 동네가 동생들을 키워주고 있는 셈이랍니다(이것도 감동 포인트). 새별이가 유도부의 명성을 이어줄 희망이니 마을 사람들의 정성이 오죽할까 싶긴 합니다. 여기엔 또 다른 사연이 있는 것도 같고요.

 

유찬을 세상 밖으로 끌어내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하는 주유. 유찬에게 주유는 은근슬쩍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우렁 각시 같은 역할을 합니다. 어릴 때부터 변함없이 유찬의 곁에서 유찬과 세상을 이어주고 있답니다. 속이 꽤 깊어서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그 마음을 다 헤아릴 수 없는 다정한 캐릭터 같아요.

 

하물며 스쳐가는 주변 인물들조차 범상치 않습니다. 마을 사람들의 수다가 여기저기서 복합적으로 울려 퍼지는 것 같은 이 기시감은 뭘까요.

 

 

​​

티저 북으로 만나 본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엄마 그렇게 재미있어?

 

갑자기 터져 나온 웃음. 엄마의 멈출 줄 모르는 웃음에 아이가 의아한 듯 묻습니다. 가끔 아이에게 독서 의욕을 고취시키고자 일부러 과장된 행동을 할 때가 있는데요, 이번엔 다릅니다. 그냥 웃겨요. 아니 웃음이 소리와 함께 터져 나옵니다.

 

사연은 절박한데 상황은 웃겨요. 몇몇 장면이 저에겐 의외의 웃음 포인트가 되어주더라고요. 티저북 99페이지를 읽는 동안 자주 이런 상황을 만났고 현웃이 터진 건 두어 번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작가님의 필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는!

 

 

티저북으로 만나 본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여전히 매미 소리로 가득한 여름입니다. 예전 같으면 귀를 쨍하게 울리는 매미 소리에 덩달아 더위가 더해지는 것 같았는데요 이젠 다릅니다. 매미 소리 가득 지오와 유찬의 풋풋한 설렘이 베어 있는 것 같아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매년 여름 이 소설을 떠올리게 될 것 같아요.

 

일련의 사건을 계기로 저마다의 가슴에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아이들이 오해(?)를 풀고 서로를 보듬을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


 

책 속 기록하고 싶은 문장들

 

 

그런 날이 있다. 그냥 세상이 몽땅 망해 버렸으면 좋겠다 싶은 날. 마주치기만 하면 누구에게든 시비를 걸고, 뾰족하고 날카롭게 굴 수 있을 것 같은 날. 그런 날이 나한테 매일 같이 이어지고 있다. 53

 

어떤 날은 견딜 만하다가, 또 어떤 날은 와르르 무너졌다. 바로 오늘처럼53

 

입술을 삐죽거리는 그 애의 얼굴을 보자니 웃음이 새어 나오다. 다시 이 아이의 곁에 머물면서 다른 사람들과 똑같아진 순간이다. 다른 사람의 속마음이 더 이상 들리지 않고, 평범한 소리들만이 내 귀에 들려오는 이 순간이 계속되기를 나는 간절히 원하고 있다. 62

 

소리는 마치 파도처럼 몰려온다. 크고 작은 소리들이 웅성대다 뒤섞이고, 제 소리를 더 크게 외치기 위해 아등바등 애를 쓴다. 그러는 동안 내 귀는 끔찍한 소음에 시달리고 두통이 찾아온다. 내게 소음이 허락되지 않는 시간은 모두가 잠든 새벽뿐이다.다. 65

 

게다가 걔는 너무 나랑 안 어울리잖아. 나는 딱 봐도 관리 안 해도 쑥쑥 자라는 넝쿨 같은 스타일이라면, 그 애는…… 뭐랄까, 이파리 하나하나 닦아 가며 먼지 한 올 안 묻히고 물과 햇빛을 딱 정량만 주며 애지중지 키운, 그런 예쁜 꽃 같은 애랄까. 아니 뭐, 또 넝쿨이야말로 꽃이랑 잘 어울리는 식물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68

 

주유의 실없는 농담과 한가한 주말의 공기, 그리고 하지오. 저 아이가 기적처럼 나를 평범하게 만든다. 78

 

저 아이와 있으니 많은 게 새롭다. 속마음이 들리지 않으니 저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 어떤 생각을 하는 건지 알아 가는 데 시간이 꽤 걸릴 터다. 한때는 내게도 당연했던 일이 낯설고 새롭게 느껴진다80

 

"다른 사람은 다 알겠는데 넌 모르겠어."

"……?"

"몰라, 왜 그런지. 그냥 너는 특별해." p.83

 

바람이 불었던 것 같다. 예전에는 나뭇잎이 초록색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날은 아니었다. 어떤 잎은 아주 연한 연두색이었고 어떤 잎은 짙은 초록색이었다. 또 어떤 잎은 쨍한 초록색이었고 어떤 잎은 연두빛이 사라져 가고 있고 어떤 잎은 눈이 부시게 푸르렀다. 그 모든 잎들이 하나하나 생생하게 떠올랐다. 그때, 그 순간 유찬의 머리 위로 그토록 다양한 초록 잎들이 흔들리고 있었으니까87

 

 

 

_ 출판사 문학동네로부터 티저북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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