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어린이들
이영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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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 협찬] 


국내 최초 일제 강점기 어린이 수필



제국의 어린이들


이영은

을유문화사






"938년, 

조선총독부 어린이 글짓기 수상작" 을 

소개하는 <제국의 어린이들>


조선에서 살게 된 일본 아이들과

토박이 조선 아이들 앞에 펼쳐진

서로 다른 두 세계의 간극을 보여주는 책







크게 <비전쟁>과 <전쟁> 파트로 나눠지고요


비전쟁 파트에서는

 '자연, 가족, 동물, 놀이, 일상, 학교'로 

주제를 세분화해 작품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당시 어린이들의 작품만 

수록한 줄 알았던 이 책은 

각 주제별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당시 시대 상황을 기술하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 근대사와 당시 

서로 다른 입장의 양국 어린이들의 이야기가 오버랩되면서 

역사의 한 장면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것과 같은 

생생한 현장감을 부여합니다.







책을 읽기 전까지 어린이들의 순수한 시선에서 써내려간 전쟁과 전쟁 전후의 이야기들을 가감없이 만나볼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간과했던 것은 '조선총독상 글짓기 대회 수상작'이라는 것.

이야기라는 

이 경연대회는 일본 식민기구가 펼쳐 온 식민 정책이 어떠한 성과를 거두었는지 세상에 알리는 역할을 겸하고 있었다고 해요. '선별'된 뜻이겠지요.


이런 보이지 않는 한계와 검열 속에 써내려 간 당시 어린이들의 글과 저자의 뿌리 깊은 역사관을 토대로 들려주는 이야기는 우리의 아픈 역사를 가슴 깊이 새기게 해줍니다.




🏷



책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공통점은 

'학교'를 다니고 있다는 점입니다. 


충격적인 건 양국의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서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일본 어린이들은 주체성에 대해 배우고, 

조선 어린이들은 종속성에 대해 배웁니다. 



일본 어린이들이 

자발적 행위를 바탕으로 

스스로 주체적인 인간으로 

성장해 나가는 것을 도모하는 사이, 


조선의 어린이들은 위를 넘보지 말고 

분수에 맞게 근면 성실하게 살 것을 강요받습니다.



일본 어린이들은 대부분 유복합니다. 

조선 어린이들 역시 지배층 자제로 큰 어려움없이 살아갑니다. 

조선 어린이들 사이의 빈부 격차는 존재하고 있고요. 


무엇보다 잘못된 역사관을 자연스레 답습합니다. 신사 참배와 같은! 






처음엔 책에 수록된 

수상작들을 그 자체로만 읽었습니다. 



차츰 저자가 짚어주는 시대적 상황과 맞물려

 그 이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글을 선정한 주최는 일본이며, 

이 글을 출품할 수 있는 

어린이들은 학교에 다닐 수 있는 

적어도 관료급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모든 걸 차치하고라도 수상작들은 

당신 일본이 추구하는 교육 방향과 맞아떨어져야 했습니다. 



전쟁의 그늘 없는 해맑음은 

그로 인해 발현된 것이었겠으나, 


그 이면에 있는 조선 어린이들은 

떤 삶을 살았을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막막하고 먹먹합니다.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오늘'을 살아간 

양국 어린이들의 이야기는


모호한 듯 뚜렷한 '경계' 를 보입니다.



동물을 생계를 목적으로 한

 '가축'으로 기르는 조선 어린이들과 

'애완용'으로 기르는 일본 어린이들의 상황은 

확연히 다른 입장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책에 결코 실릴 수 없었을  

진짜 그 시절의 이야기는 어디에 있을까요? 


피눈물나는 처참한 삶의 기록은 

총독부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을 테지요. 


어떤 이유에서든 

영화로까지 만들어진 <수업료>라는 작품은 

그 당시 대다수 조선 어린이들의 삶이라 생각합니다. 



그 시절을 켜켜이 쌓아올렸기에 

지금의 우리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겨봅니다.










담담하게 읽어내려가는 동안 

역사의 소름돋는 현장을 마주하게 되는 책


가려진 경계와 한계 너머 

진짜 조선의 모습을 떠올려 보게 하는 책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힘은



저자의 올바른 역사관에서 기인한

깊이있는 연구와 관심 덕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무게감 있는 역사적 사료로 충분하리라 생각합니다!








일본어도 조선어도 쓸 줄 모르던 아이들은 어떤 시간을 보냈을까? 어떤 생활을 했을까? 무엇을 두려워하고 무엇을 고민했을까? 무엇에 기뻐하고 또 슬퍼했을까? 아이들 본인을 포함해 그 누구도 기록하지 못했던 이 아이들의 삶은 조선 총독상 글짓기 경연대회가 다루지 못했던, 혹은 의도적으로 회피해 왔던 현실이었다. 하지만 글짓기 대회에 참여한 어린이들, 특히 조선인 아이들의 표현과 주제 의식 속에 담긴 여러 부류의 고난 속에서 이 대회 너머를 장악한 어둠의 흔적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313~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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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런 벽지
샬럿 퍼킨스 길먼 지음 / 내로라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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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런 벽지


이와 같은... 누런 벽지로 가득 찬 공간에

갇혀 있어야 한다면... 누구라도!


파멸의 문턱에서 

극적으로 탈출한 작가의

현실 고발을 담은 책

이미 미쳤거나

미쳐가고 있는 중이거나

결국엔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단숨에 읽고 깊어지는

월간 내로라

누런 벽지

내로라 출판사에서

한 달에 한 편

영문 고전을 번역해

단편 소설 시리즈를 출간할 당시

거의 초창기에 출간된 작품입니다.


짧지만 강렬한 단편 소설

원서와 번역본 나란히 수록

번역자의 생각을 더한 

더 깊어지는 페이지까지

읽는 내내 흥미롭고

읽고 나면 여운 가득한

오래 머무를 수밖에 없는 

제가 가장 애정하는 시리즈입니다.




누구라도

이걸 읽는다면

미쳐 버릴 것이 분명하며,

그렇기에 이 소설은 

절대로 출간되어서는 안 될 것!


《누런 벽지》 출간 후 보스턴 주의 

어느 의사가 'The Transcript'에 기고한 글




《누런 벽지》는 집안에 갇힌 채 미쳐가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미 미쳐 있었거나 그 경계를 아슬하게 걷고 있는 중인 이 여성은 결국 미쳐 버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데요, 그 과정을 일기 형식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1인칭 독백만이 가질 수 있는 내밀하고 비밀스러운 감정들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는데요, 점점 파국으로 치닫는 주인공의 심리를 극적으로 묘사해 오소소 소름이 돋을 정도랍니다. 기필코 무슨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1891년 책 출간 당시에는 신경 쇠약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에게 '휴식 치료법'을 적용했다고 해요. 

환자의 완벽한 휴식을 목표로 6~8주간 침대를 벗어나지 못하게 합니다. 그 어떤 지적 활동이나 창의적 활동도 제한했고요. 영양 공급을 위해 고단백 위주로 식단을 구성했습니다. 15킬로그램 체중 증가가 치료의 성공 지표였다고 해요. 

누구라도... 미쳐... 버릴 수밖에 없는... 그런 미쳐 버릴 것 같은... 상황에서... 어느 누가 정상일 수 있을까요?





그들은 몸보신, 

여행, 신선한 공기, 운동, 

뭐 이런 것들을 함께 처방했고, 


완전히 건강해질 때까지 모든 '일'을 절대 금지했어.

내 생각에, 그 처방은 틀렸어.

《누런 벽지》 p.27



의사 남편과

유명한 의사 오빠마저도

같은 처방을 내립니다.

야외 활동 금지

글 쓰는 것 금지

사람들과 교류 금지

아기와의 만남조차 금지

오로지 침대에서만 생활하기


무척이나 아름다운 정원을 가진

유서 깊은 대저택의 맨 꼭대기 층

여름 한 철을 보내기 위해 선택한 곳


'지금까지 맡아본 냄새 중에서 가장 은은하고 또 오래가는' '정말 독특한 악취'를 풍기는 '누런 냄새'로 가득한 누런 벽지에 둘러싸인 공간.

'그 색깔은 혐오스럽고 역겹기까지' 합니다. '아주 오랫동안 햇볕을 받아 변색된 것 같은, 들끓는 불결한 누런색'. 

'전반적으로 칙칙한 색인데, 군데군데 폭력적일 만큼 선명한 오렌지색이 섞여 있고, 나머지 부분은 매캐한 유황'을 떠올리게 만드는 누런 벽지로 둘러싸인 대저택의 최상층에 위치한 옥탑방 같은 곳.


그곳에서 

침대에만 

누워 있어야 합니다. 

미치지 않고 견딜 수 있을까요?

 


분명 이 대저택의 아래층에는 

아름다운 공간이 많이 있어요.

왜, 하필, 

감옥 같은 

이 방에서 지내야 할까요?

신중하고 다정한데

말을 들어주지 않는 남편

이런 공간에서 

매일 더 미쳐가는 여주인공

몰래

글을 쓰는 것으로 

심정을 토로할 수밖에 없는 상황. 

열한 편의 

일기로 구성된 이 책은 

정말이지 읽는 내내 

미쳐 버릴 거 같은 심정이었습니다. 

왜? 왜? 왜?라는 의문이 가시질 않았습니다.

 



저는 사람들을 

광증으로 밀어 넣기 위해 

이 소설을 쓴 것이 아닙니다. 

광증으로 

떠밀려 가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썼습니다. 

이 책은 그들을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 The Forerunner 》에서 발췌




이 소설은 현실을 고발하는 책입니다.

작가 역시 심각한 신경 쇠약에 걸려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당시 의사는 책의 주인공에게 내린 처방과 같은 치료법을 작가에게 권했고 얼마간 충실히 따랐습니다.

상황은 호전되지 않았어요. 더 미쳐 버릴 것 같은 상황에서 작가는 홀로 방법을 모색합니다. 마침내 신경 쇠약에서 벗어난 작가는 소설을 집필하며 이 문제를 공론화합니다.

 



책이 출간된 이후 

신경 쇠약증에 관한 

다른 치료법이 도입되었다고 해요. 


이전까지는 대부분 마시지 요법과 전기 충격 요법을 병행했고요, 마약 성분을 함유한 신경 안정제 주사는 비용적인 측면 때문에 중산층 여성들에게만 적용했다고 해요.

특히, 주인공 여성에게 적용했던 무자극 무활동 처방은 신경쇠약증 환자뿐 아니라 과하게 활동적이고 사회적인 여성들을 '교정'하기 위해서도 적용했다고 해요.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이런 시대에 

출간된 《누런 벽지》는

그 자체로 하나의 값진 승리이자

여성을 향한 

편견에 반기를 드는

마중물 같은 책이었을 것입니다.

 



만약 제가 《누런 벽지》만 읽었다면 

책의 의미를 수습하느라 정신이 혼미했을지도 몰라요. 다행히 내로라 시리즈로 만난 책에는 작품을 쓴 경위와 그 당시 사회적 상황, 이 책이 일으킨 반향까지 함께 수록하고 있어 작품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내로라 시리즈를 애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작품을 슬쩍 읽고 흘려보내게 하지 않습니다. 곱씹는 동안 의미를 더하게 만들지요. 

작품을 알아가고 책을 읽고 싶게 만드는 내로라 시리즈!






《누런 벽지》는 

다소 기괴하고 찝찝할 수 있어요.

그럼에도 읽어요?라고 물으신다면

그렇기에 읽어 보세요!라고 권해드리고 싶어요.

사회 문제를 직시한 소설!


자기 파멸적 상황을 

뚫고 나온 작가가 쓴

이 소설 덕분에 

신경 쇠약증에 관한 

치료법까지 바뀌게 되었습니다.

소설이 한 사회의 

잘못된 부분을 

어떻게 바로잡아 나가는지

얼마나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

직접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

 

  

단숨에 읽고 깊어지자는 

내로라 시리즈의 캐치프레이즈처럼 

이 광적인 책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것을 권합니다.

 

_ 출판사 협찬도서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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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와 영감의 필사 노트 : 나도 마티스처럼
가비노 김 지음 / 미진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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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 협찬] 


필사책 이상의 가치를 지닌 

앙리 마티스 집약서



창조와 영감의 필사 노트 : 나도 마티스처럼 



저자_ 가비노 김  

   출판사_ 미진사      






필사책, 이지만

필사책, 으로만 규정하기엔 아쉬운 책


 '본질'을 탐구하는 앙리 마티스의 

드로잉과 어록을 만날 수 있는 필사어록집








20세기 모더니즘 미술의 거장 

앙리 마티스 (Henri Matisse)


그가 평생에 걸쳐 남긴 예술적 통찰 중 


77개의 핵심 어록을 엄선해

원작 드로잉과 함께 수록한 필사책



마티스에게 예비 스케치 이상의 의미를 지닌, 모든 예술 창작의 뿌리였던 <드로잉>과 예술적 사유를 담은 <어록>을 중심으로 기획된 이 책은 필사책 이상의 가치를 지닌 수작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 77개의 드로잉과 어록을 수록한 <필사> 페이지


✔️앙리 마티스 다시 읽기 

✔️앙리 마티스 작품 톺아보기


를 통해 거장의 세계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만드는 <부록>까지 


필사가 중심인 책이지만

마티스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오롯이 들여다 보게 해주는데요, 


프롤로그와 부록을 

빼놓지 않고 꼼꼼히 읽어 보셔야 해요.



사실 이 책을 만나기 전까지 

앙리 마티스는 저에게 

그저 위대한 예술가 중 한 명이었습니다. 

책을 읽어 나가는 동안


 예술에 대한 그의 진심과 태도 통찰로 인해 

저의 시선과 사고가 확장되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티스를 몰라도

마티스에게 빠져들 수밖에 없는 책!


예술을 향한 그의 태도와 마음 가짐은 

인생을 대하는 태도와 다름 없기 때문입니다.







집안의 반대도, 평론가의 비난도, 

전쟁으로 인한 공포도, 

질병이 가져다 준 절망까지도 극복해 나가며 

작품 활동을 이어간 앙리 마티스.




◾️◾️ 작품은 거울에 비친 내 모습과 같다. 나의 드로잉과 회화는 내 살과 피로 태어난 자식들과 같다. 이 모든 작품이 모여 앙리 마티스라는 예술가의 정체성을 완성한다. 작품들은 나를 드러내고, 나를 대신해 말하며, 내가 떠난 뒤에도 나를 영원히 살아 있게 한다. 그래서 예술가는 처음부터 자신의 본질을 온전히 담아내려 애써야 한다. 진실하고 인간적이며 건설적인 예술만이 다음 세대의 마음속에도 울림을 줄 수 있을 것이다. (30)







단순화한 색과 선을 통해 

'본질' 탐구에 집중한 화가



건강 악화로 더 이상 

서서 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되자 

침대에 누워서 할 수 있는 컷아웃 방식을 도입하며 

작품에 대한 지평을 넓혀 간 예술가




특히 <부록>편에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거쳐야 했던 

22개의 드로잉 과정을 수록하고 있는데요, 


그 과정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벅찬 마음이 들어요. 


그런데 이게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 부록이 부록이 아닙니다. 



마티스에 관심없던 사람이 

그의 전기 한 권을 다 읽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으나, 

이 책을 읽는 건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마티스에 관해 문외한이었던 저를 눈뜨게 해준 책. 

'본질의 본질'을 추구해나간 그의 작품에 관심을 갖게 해 준 책.


이 책은 단언컨대 필사책 이상의 가치가 있습니다. 








🟠 이런 분들께 추천드려요 :)


✔️ 앙리 마티스를 애정한다면 무조건

✔️ 앙리 마티스 입문서를 찾고 있다면 반드시

✔️'본질'에 집중하는 시간을 경험해보고 싶다면

✔️ 예술가의 어록을 필사해보고 싶다면


<창조와 영감의 필사 노트 : 나도 마티스처럼> 추천합니다.



역경의 순간 포기 대신 

새로운 영역을 창조해나간 앙리 마티스의 

집념과 열정을 쓰고 읽는 동안

내면의 변화를 경험해 보시기 바랍니다.






🌷


소중한 기회주신 

미진사 감사합니다


서평단에 선정되어 책과 에코백을 선물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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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만 착해지는 사람들
오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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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어쩌면 좋아요, 이 책~ 

자꾸 울컥하게 만들어요



밤에만 착해지는 사람들  


🌃 오은  

🌃 위즈덤하우스






밤은  

매일 밤  

조금씩 깊어진다.


그 깊이에 매료되어 밤이 되면  

자발적으로 푹푹 빠지는 사람도 있다. 


(53)





저예요. 그게 바로 접니다!


저 같은 사람이 밤에 시인님의 책을 읽으면  

헤어나올 수 없어요. 끝간데없이 푹푹 빠져 듭니다. 속수무책으로요.







2020년 겨울부터 2021년 여름까지  

KBS 클래식 FM <당신의 밤과 음악> 속  

시인들의 에세이 코너에 발표한 글들을 모은 책



오롯이 밤에 집중하며  

밤의 감성으로 써내려간 24편의 에세이와  

시인의 문장을 따라 써보는 필사 페이지까지



밤이라 더 깊고  

밤이라 더 선명해지는  

낯선 감정들과 마주하는 동안  

이상하리만치 위안을 얻게 되는 책


어쩜 좋아요, 이 책!!!







속삭이다 흐르다 그립다 쓰다 깊다 기울다  

서성이다 두근거리다 넘치다 흐느끼다 달뜨다 무르다 

스치다 잠잠하다 뿌리치다 또렷하다 빛나다 발음하다 

두드리다 빛있다 혼잣소리하다 비스듬하다 속앓이하다 만나다



밤의 정취 가득한  

밤에만 읽고 싶은  

밤이 되면 떠오를



다정한 위로에 속절없이 마음을 놓습니다.  

아릿한 슬픔에 한참을 서성입니다.



'걸음을 뗄 때마다 밤 속으로  

깃드는 느낌이 든다'는 시인의 말처럼


한 문장 한 문장 읽을 때마다  

제 안으로 무언가 깃드는 느낌이 들어요.



그게 무엇인지 정확하게 설명할 순 없지만, 

밤이라 더 또렷해지는 감정들은 낯설고 신비로워요.









사실 책을 읽는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멈춰 세우는 문장이 많아서  

오래 머물러야 했어요.


시인이 써준 문장을 따라 쓰며  

다단한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지기도 했고요.


자주, 울컥했습니다. 

그리 울컥할 일인가 싶은 순간까지도 

마음이 일렁여 쉬이 책장을 넘길 수 없었어요. 

그럴 때마다 드는 생각, 어쩌면 좋아 이 책!









시계를 보았는데  

새벽 2시가 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미련이 그만큼 길었던 것이리라. (25)



◾️◾️ 


시인의 시간과 제 시간 사이 

교집합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데, 

감정이 통하는 아스라한 느낌. 

미련이라는 단어 앞에서 한참을 머무릅니다. 


새벽 1시를 넘겨 2시에 이르는 시간을 자주 경험하거든요. 

어떤 미련이 남아 저는 그토록 홀로 서성였던 걸까요.








대화를 하다가 

영화를 보다가 책을 읽다가 

음악을 듣다가 바다를 보다가 

갑자기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면, 


당신은 기운 것이다. 

기울고 만 것이다.


 마음결을 비집고 

파도가 스며들면 

기울지 않을 도리가 없다. 


(66)




◾️◾️ 


속절없이 마음 기울어 버린 책. 

헤어나올 도리가 없어요. 벅찹니다.


문장들이 자꾸만 제 안으로 밀려들어 가끔 심호흡을 해야 해요. 


의도적으로 끊어 읽어야 해요. 


한 편씩 느리게 읽으며 

글 안에 오래 머물고 싶습니다. 

하루 한 편씩 24일 밤 동안 

이 책과 함께해도 좋을 것 같아요.



시인의 이야기를 읽고

 시인의 문장을 따라 쓰다 보면 

밤이 더욱 명료해집니다. 

밤의 감성에 더더욱 빠져들게 됩니다.









이 책 어떻게 이래요?



각 이야기의 제목 

디자인부터 말이 안 되잖아요. 


근거리게 하고 서성이게 합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디테일에 저는 녹아 내려요.



일러스트는 또 어떻고요. 

깊은 밤 꿈결 같은 여행을 

떠나게 할 것처럼 아늑하고 포근해요.



시인님의 문장은 시종일관 이렇게 좋을 일인가요. 



한 편의 이야기가 끝나고 

이어지는 필사 문장과 빈 페이지까지. 

소중하고 또 소중해서 그저 바라보고만 싶어요. 


저도 모르는 사이 밑줄 긋고 책에다 필사하게 된다는 게 함정 :)








마음이 속절없이 기우는 책  

자꾸 서성이게 되는 책


10년 후 나에게 편지를 쓰고 싶게 만드는 책  

10년 후 나에게 안부를 건네고 싶게 하는 책


나를 지켜나가게 하는 책






저와 

비슷한

감성이시라면

이 책 함께 읽어요. 


밤에만 아껴 읽고 써봐요 우리











🌿


위즈덤하우스 밤필사단에 선정되어 

책을 선물받았습니다. 깊이 감사드립니다. 







#밤에만착해지는사람들 #오은 #천천히와 #유희경 #필사 #필사노트 #필사단 #밤필사단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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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와
유희경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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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밤 필사 어떠세요? 

밤, 밤이니까요 :)




천천히 와



⏩️ 유희경

⏩️ 위즈덤하우스





그러니 꼭 와. 

천천히 와. 

우리의 이야기로.




🏷


위트 앤 시니컬


두 달 전 알게 된

시집만 판매하는 서점


모든 책을 총망라한 

서점도 어려운 상황에

시집만 판매하는 서점이라니


책방지기님의 

용기와 강단에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던 곳


그 책방지기님이 

이 책의 주인공 유희경 시인님이라니!!!







시인 오은과 유희경이 

같은 기획 아래 써내려간 밤을 위한 필사책 


<밤에만 착해지는 사람들><천천히 와> 


시인의 이야기와 

시인이 써내려간 손글씨에 

독자의 필사 페이지를 더한 따스한 필사책




💜


그 중 오늘 소개해드릴 <천천히 와>는 

시인의 글씨가 아닌 시인 어머니의 글씨를 수록해 

특별함을 더했습니다. 


그 사연 또한 따스한데요, 책으로 사연을 만나보셨음 좋겠어요.







하나의 이야기가 

공통이의 이야기가 될 때, 

더는 내 것만이 아니게 될 때, 

쓰는 기쁨은 온다.(13) 




말하는 유희경 시인. 


그러니 

꼭 와 달라고 천천히 와달라고. 

그래서 우리의 이야기를 쓰자고 제안하는데 

어찌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을까요?







마음과 시간을 내어 읽고 씁니다.


시인의 시간에

시인 어머니의 시간과

저의 시간이 더해져 비로소 완성되는


밤을 위한 필사책 <천천히 와>




시를 기다리고

시집을 기다리고

시를 알아볼 손님을 기다리는



오랜 기다림의 연장선에 선 

시인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책. 


시처럼 흐르는 에세이에 오래 머무르게 됩니다. 

따라쓰는 동안 심연의 평온에 이르게 됩니다.



손님 한 명 없는 서점에서 

계단을 오르는 소리에 귀기울이고, 

간혹 찾아오는 손님의 뒷모습에서 

또다른 이야기를 품어보는 시인을 

<천천히 와> 속에서 떠올려 봅니다. 








시인님이 홀로 간직하고 싶었을 

'황홀하면서도 지극히 슬프다' 말한 그 이야기는 

더 이상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닌 게 되었지만, 


수많은 사람들에게로 흘러들어간 

지금 그리고 앞으로 


수천 수만 갈래의 

이야기가 되어 번져 나가겠지요.


우리가 함께 쓰는 이 시간의 힘을 저는 믿어요. 








위트 앤 시니컬에 가게 된다면 


매일 달라져 있을 문앞의 시를 공들여 읽으리라. 

문을 열고 들어가 그 시집이 어디에 있냐고 물어봐야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 시집을 계산해야지. 

그렇게 시인의 추천 시와 시집을 품고 와야지. 




시인이 매일 추천해 놓고 기다렸을 

시집 주인이 내가 되어야지. 

한 번은 그래야지. 

시인이 그날만큼은 오래 기다리지 않도록. 




그리고 그러니까... 이건 좀 다른 이야기지만,,, 



이우성 시인님 

한 번 초청해 주세요. 

낭독회 열어 주세요.



친구는나의용기 덕분에 

이렇게 매력적인 서점을 알게 되었거든요. 

이우성 시인님이 마음에 품은 위트앤시니컬과 

유희경 시인님은 근사함 그 자체였다는 걸 기억해 주세요.







✔️시인의 감성에 오롯이 빠져들고 싶다면

✔️고즈넉한 밤 필사할 책이 필요하다면

✔️소란함을 뒤로 하고 고요함에 빠져들고 싶다면


글도 그림도 필사 페이지까지도 

충만함으로 가득한 <천천히 와>를 추천합니다!







🌿 


위즈덤하우스 밤필사단에 선정되어 

책을 선물받았습니다. 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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