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 로드에서 만나 텍스트T 4
이희영.심너울.전삼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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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 로드에서 만나

 

 

메타버스를 소재로 한

 읽어봐야 할 청소년 소설

 

 

로열 로드에서 만나 - 이희영

 이루어질 수 없는 - 심너울

 수수께끼 플레이 - 전삼혜

 

 특별 대담 : 메타버스 속

 청소년들의 아바타, 멀티 페르소나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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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 로드에서 만나는 메타버스를 소재로 한 세 편의 이야기를 담은 청소년 소설집입니다. 이희영, 심너울, 전삼혜 작가가 각기 다른 시선으로 그려낸 메타버스 속 세상은 다른 듯 교차하는 지점들이 있습니다. 한 편씩 이야기를 읽어가다 보면 우리가 받아들이고 공존해야 하는 메타버스 속 세계에 대해 고민해 보게 됩니다.

 

 

메타버스 가상현실은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앞으로 우리는 어떤 형태로든 그 속에서 살아가게 될 테지요. 각자의 페르소나를 만들어 새로운 관계를 형성해 나가겠지요. 실재와 가상세계를 아슬아슬 줄다리기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메타버스 속 세상에서 균형 있게 살아나가는 방법을 깨닫게 해줍니다. 처음 살아보는 세상이라 분명히 시행착오를 겪게 되겠지요. 서로에 대한 존중과 관심은 접속 하나로 끊어질 관계를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게 만들어 줄지 모릅니다.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는 각자의 몫입니다. 바라는 게 있다면 메타버스 세계에서도 현실처럼 윤리와 존엄이 가치 있기를 바라봅니다. 그럼, 세 편의 이야기를 간략하게 들려드릴게요. 세 편 모두 재미있습니다. 메타버스에 관심 있으시다면 일독해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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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 로드에서 만나 _ 이희영

 

 

강채이.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채이는 VR글라스를 이용해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수업의 형태는 메타버스 세계로 옮겨갔으나 살아가는 모습은 지금의 대한민국 모습과 같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문제는 5년 된 구형 VR글라스로는 수업을 듣는 것조차 의여치 않다는 것. 채이의 부모님은 생일 선물로 신형 VR글라스를 선물합니다.

 

 

구형 버전으로는 할 수 없던 일들이 신형 VR 글라스 속에서는 무한대로 펼쳐집니다. 좋아하는 아이돌의 콘서트를 관람하는 건 기본이고, 로열 로드에 입성할 수도 있습니다. 현실에서라면 발을 들여놀 엄두도 못 낼 명품숍들이 즐비한 로열 로드에서 마음껏 구경도 하고 쇼핑도 할 수 있지요.

 

 

그것은 아주 작은 변화였다. 방과 후 친구들과 사 먹는 아이스크림 같은 거였다. 휘핑크림을 잔뜩 올린 달콤 쌉싸래한 커피 한 잔일 뿐이었다. 약간의 기분 전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소비 정도라 생각했다. 시작은 언제나 그렇게 단순하고 가벼웠다. (28페이지)

 

로열 로드? 허공에 터치 한 번이면 없어지는 환상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던 그곳. 채이는 자신과는 상관없다고 생각한 로열 로드의 세계에 점점 빠져듭니다. 그곳에서라면 자신을 향한 높고 견고한 세상의 벽이 허물어지는 기분을 느끼게 되니까요. 메타버스 안에서는 일이천으로 아바타를 충분히 돋보이게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돈. 그리고 현실과 가상 세계의 부조화. 살아내느라 고군분투하는 부모님과 언니를 생각하면 당장 그만둬야 하는데 마음처럼 쉽지 않습니다. 채이는 과연 가상 현실과 진짜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을까요?

 

"야 솔직히 말해서. 그 잘난 로열 로드에는 네가 없어도 되지만." 눈앞에 빙긋이 웃는 아진이 있었다. "현실에서는 강채이, 네가 없으면 안 되잖아." 유일하게 위로를 주는 곳은 가상 세계뿐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그 생각은 어쩌면 틀렸는지도 몰랐다.(48페이지)

 

메타버스는 팍팍한 현실을 도피하기 위한 공간이 아님을, 현실에 단단히 뿌리박고 살아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음을 깨닫게 해줍니다. 채이도 혼란의 시기를 지나 무사히 이쪽으로 건너올 수 있겠지요. 그 과정에서의 부모의 역할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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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어질 수 없는 _ 심너울

 

 

이루어질 수 없는은 최진호와 윤희랑의 시점이 교차하면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가상 세계와 가상 세계를 설계하고 관리하는 두 부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로열 로드에서 만나처럼 접속과 로그아웃을 통해 메타버스 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뇌로 직접 접속하는 완전한 가상 세계'! 일단 발을 들여놓으면 자신이 가상 세계에 있다는 것 자체를 모르는 세계. 이런 메타버스에는 어떤 사람들이 올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최진호는 메타버스 회사의 고객이고, 윤희랑은 메타버스 회사의 직원입니다. 고객인 최진호는 회사가 설계한 프로그램 속의 세상에서만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최진호는 이 메타버스 세상에 없는 런던을 꿈꿉니다. 일명 버그.

 

 

이 버그를 잡기 위해 윤희랑이 투입됩니다. 회사의 방침을 깨고 최진호에게 진실을 알려주려는 윤희랑. 과연

 

최진호 앞에는 어떤 진실이 숨겨져 있을까요? 과연 그는 진실을 받아들이려 할까요? 꿈을 가질 수 없는 공간 메타버스에서 꿈을 가진 최진호가 맞닥뜨린 온통 오류투성이인 세계.

 

 

있을 수 없지만 있을 법한 이 세계에서 잠시 혼란을 느낍니다. 기억을 안고 살아야 할까요? 기억을 지우고 살아야 할까요? 이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책으로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수수께끼 플레이 _ 전삼혜

 

 

나래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모든 신입생들은 학교에서 만든 메타버스 게임에 참여해야 합니다. 퀘스트를 깨듯 미션을 수행하며 레벨 업을 해나가야 하지요. 플레이어 87 윤가람은 플레이어 004'일지'를 읽는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이 게임은 하루에 20자 이상의 일지를 남기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대부분 짧은 글을 남기지만 플레이어 004의 일지는 다릅니다. 시 같기도 한 그 일지에 자꾸만 신경이 쓰입니다.

 

 

우리 관계는 게임에서는 강하게 묶여 있지만, 게임을 끄는 순간 일지로만 남고 종료되었다. (131페이지)

 

마침내 서로가 서로를 알아보고 동맹 플레이어가 됩니다. 함께 문제를 풀고 서로 도우면서 다음 필드로 넘어가지요. 여러 단서(?)들로 플레이어 004가 어떤 사람일지 추측해 나가는 윤가람. 그러나 플레이어 004는 끝까지 익명인 채로 남기를 원합니다. 동맹이지만 익명인 채로 끝난 듯 이어지는 메타버스 속 관계. 과연 윤가람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

 

 

머지않아 우리는 메타버스 속에서 수많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야 할지도 모릅니다. 현실의 나와 가상 세계의 내가 다르듯 타인의 모습 또한 다를 수 있겠지요. 그 속에서 우리는 어떤 마음과 자세로 타인을 바라봐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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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대담

메타버스 속 청소년들의 아바타, 멀티 페르소나 문화

 

 

세 편의 소설이 끝나면 SF평론가 심완선, 국어교사 김영희, 사서 교사 김담희님의 특별대담이 이어집니다. 이 부분이 특히 신선했어요. 아마도 '메타버스'라는 아직은 낯선 세계에 대해 독자와 더 깊이 교감하기 위해 마련한 코너가 아닐까 싶어요.

 

 

마치 독서모임을 하듯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는 특별 대담은 책을 읽으며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사유의 폭을 확장하게 해 준답니다. 같은 책을 읽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과정은 책을 더 세밀하고 섬세하게 탐구하게 만들어 주지요.

 

 

어른보다 아이들이 먼저 접하고 더 많이 더 오래 활용하게 될 메타버스 가상 세계. 청소년 소설이지만 부모님도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메타버스를 미리 경험해 보는 이유도 있고요, 어떤 태도로 살아가야 할지 기준을 세워보는 데 도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메타버스가 어렵기만 한 어른들에게도 이 책을 권합니다. 재미있게 읽는 동안 자연스레 메타버스 가상현실에 대한 감을 잡으며 앞으로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가늠해 볼 수 있으니까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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