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고양이와 문제아 - 제6회 푸른문학상 동시집 시읽는 가족 7
김정신 외 지음, 성영란 외 그림 / 푸른책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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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그 나이였어...... 시가/ 나를 찾아왔어, 몰라 그게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어, 겨울에서인지 강에서인지.(중략)하여간 어떤 길거리에서 나를 부르더군.' ('노벨문학상'을 받은 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시' 에서) 

파블로 네루다의 시를 인용하시면서 이 동시집의 끝머리에 해설을 적어주신 '이준관' 님께서는 '우리 가까이에 있는 시'라는 제목의 작품 해설을 통해 '시란 결코 멀리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들과 주변의 사물들과 자연 속에 숨어 있다가 우리를 찾아온다'고 하셨다. 개인적으로 주변의 아름다운 것으로 부터 감동적인 시를 이끌어내시는 '이준관'시인 님의 작품을 좋아하는터라 깊이 공감이 가는 말씀이었다. 

푸른책들 시읽는 가족시리즈 일곱번 째로 출간된 이 책, '도둑고양이와 문제아'는 제6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시인상> 작품들과 이미 이 상을 받으신 시인들의 새로운 작품들을 한데 모은 아름다운 시집이다. 

사실 얼마 전에 제5회 푸른문학상 수상작인 '마트에 사는 귀신'을 읽었을 가 푸른문학상 수상 동시와의 첫 만남이었는데, 그 신선함과 재치있는 상상력에 놀랐고,  어쩌다 슈퍼에 가면 '마트에 사는 귀신'이란 동시가 생각나고,  콩을 보면 ' 까만 콩' 이란 동시가 생각나는 등... 어느 새 내 생활 속에 따라다니는 동시의 힘에 놀랐는데, 이 번에  '도둑고양이와 문제아'를 읽으니, '역시 푸른문학상 수상작품이야!' 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새로운 시인상> 부문의 심사를 맡으셨던 분 가운데 한 분이신 '이준관' 시인님의 해설과 함께 이 시집을 읽으니 마치  살아있는 시 공부를하게 된 듯하여 절로 고마움이 느껴진다.

이 한 권의 시집을 통해.....

이준관님의 말씀처럼 시란 우리가 늘 보는 것이라서 무심히 보아 넘기던 것들, 작고 하찮다고 눈길을 주지 않던 것들이 '아!'하고 가슴을 울릴 때 그 감동을 시로 옮기는 것이라는 것을 배웠다. 곽해룡 님이 쓰신 [나만 미워하는 엄마], [개이름], [다리미], [고속전철] 등을 읽으며,  '아~ 나도 이렇게 생각했었는데...' 하고 빙그레 미소가 나온다.  다만 시인과 내가 틀린 점은 나는 [다리미]를 보고 쪼글쪼글한 주름을 먹어치운다고는 생각했지만, 다리미 뱃속에 그 주름이 꼬불꼬불한 라면 면발처럼 꽉꽉 차 있을거라는 생각은 미처 못한 점이다. 또한 [고속전철]을 보면서 마치 뱀이 지나간다고 느끼기는 했으나, 그 뱀이 굴 속에서 다시 나올 때는 입에 커다란 들쥐 한마리를 물고 있을 것이라는 기발한 생각까지는 못했을 뿐더러....[개이름]도 영어로 짓는다고 안타까워는 했으나, 고운 우리말이 개한테 주기 아까워서 그랬을거라는 생각까진 못했다.  그러므로 이제 부터 나도 무심히 보아 넘기던 것을 좀 더 가슴으로 느껴는 시인의 마음이 되어봐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그런가 하면 남을 이해하고 배려할 줄 아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담은 것이 시라는 것도 배웠다. 김정신 님이 쓰신 [도둑고양이와 문제아]는 특히 가슴에 남는 시이다.  

'담장을 드나든다고 다 도둑고양이는 아니야.'
'담장을 뛰어넘는다고 다 문제아는 아니야.'  <도둑고양이와 문제아 중에서>

 
그러기에 이 시를 읽으면서 나도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아이들에게 쉽게 편견을 가지면 안되겠다는 반성을 해보았다.
김정신님은 [선인장]에서도  선인장이 물 먹는 소리를 따라 '호로록 꿀떡' 물을 마신다는 표현으로 작은 선인장에 조차 관심과 애정을 가지며,  산에서 아빠 등에 따라 붙어 온 작은 연두 애벌레도 [반가운 손님]으로 대접하고, 목련봉오리가 벌어진 자리조차 눈여겨보는 천장에 [야광별]을 붙이고 싶은  동심을 가진 아름다운 시인의 마음을 보여주셨다.



또한 3부에 나와있는 조향미님의 [흙이 된대요] 나 유은경님의 [상추키우는 할아버지] 등 이미 푸른문학상을 받으신 시인들의 초대작품을 통하여, 자연과 흙을 사랑하는 마음이 시인의 마음이며, [점수], [게임에게 따지기] 등의 시에서 보듯이 우리가 평소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담고 있는 것, 시란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있음을 배웠기에  비록 작고 보잘 것 없는 것일 지언정 나의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을 아름답게 보는 시인의 눈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해 준 작고 아름다운 시집에게 감사하고 싶다. 

어쨌든 이 아름다운 한 권의 동시집으로 인해 내게도 시가 점점 가깝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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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랑새 온 겨레 어린이가 함께 보는 옛이야기 2
서정오 글, 홍영우 그림 / 보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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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요즘 엄마들이 좋아하는 책은 따로있다. 
우선 책의 재질이 좋아야한다. 그리고 그림이 조잡하지 않고, 깔끔하며... 
유명 화가가 정성들여 그린 그림책일수록 더 좋아한다. 그기다 내용도 어둡지 않고 밝은 것....

보리에서 나온 '온 겨레 어린이가 함께 보는 옛이야기시리즈 두번째'인 [딸랑새]는 이런 요건들이 잘 갖추어져있다. 
특히 보리그림책은 세밀화로 된 그림책도 많고, 엄마들 사이에 삽화가 유명하기로 알아준다. 
딸랑새 역시 옛이야기의 한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한 옛이야기 그림이다. 
그기다 종이재질도 좋고, 글씨체도 마음에 든다. 
글자도 한 페이지에 너무 많은 양을 적지않아 유아들이 보기에 적당한 것 같다.


[딸랑새] 이야기의 시작은 우리나라 다른 옛이야기처럼 평범하다. 옛날에 한 소금장수가 당나귀에 소금을 싣고 소금을 팔러가다가 산속에서 그만 날이 저물어서 잘 곳을 찾다 보니 마침 저 멀리 불빛이 반짝이길래 갔더니 어느 초가집에 영감이 있었다. 그런데 이쯤되면 우리가 짐작하듯 그 영감은 수상한 점이 있었는데, 바로 바짓부리로 얼룩덜룩한 꼬리가 나온게 호랑이 굴에 들어왔음을 소금장수는 깨달았다는 거다. 소금장수는 잔뜩 겁이 났지만 당나귀 목에 걸린 방울을 떼어 품안에 넣고 방안으로 들어갔는데, 영감이 딸랑딸랑 소리가 나는게 뭔지 궁금하다고 묻더라는 거야. 소금장수는 올커니 하고는 호랑이꼬리를 먹고 사는 딸랑새라고 했다는 거지.  그 때부터 호랑이는 딸랑새가 나올까봐 잠은 못자고, 소금장수는 호랑이가 덤빌까봐 잠을 못자다가 호랑이가 먼저 깜빡 잠이 들었을 때, 소금장수가 방울을 꺼내 호랑이 꼬리에 묶고 호랑이를 깨우며, 딸랑새가 나왔다고 하자 호랑이가 기겁을 하고는 밖으로 도망을 갔더라는 거야. 그 꼴을 본 토끼가 호랑이를 어리석다고 하며 자기꼬리도 호랑이 꼬리에 묶고 달리다가 결국 호랑이가 너무 빨리 달리는 바람에 토끼꼬리가 잘려나가자 호랑이는 딸랑새가 토끼꼬리를 잘랐다고 무서워하며 도망가더라는 이야기....


토끼꼬리가 지금도 짧은데 아이들과 토끼꼬리가 과연 딸랑새때문에 짧아졌겠는지 이야기를 나누어 볼 수도 있다.
그리고 이 책에 나오는 세 동물(등장인물)의 성격에 대해서도 아이들과 이야기해볼 수 있다.


1) 소금장수는 호랑이를 만났을 때 어떻게 행동했는지?  소금장수의 지혜로운 점은?

2) 호랑이는 왜 딸랑새를 무서워했는지? 호랑이 성격가운데 어리석은 점은?

3) 토끼에 어떤 성격인가요? 왜 토끼의 꼬리가 잘렸나요? 


이렇게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아이들의 생각을 알 수있고, 어떤 문제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을 조리있게 말할 수 있는 지혜로운 아이로 자랄 수 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자신감도 줄 수있다.
1학년 막내 딸에게 이 책을 읽어주었더니 학교에 가서 친구들에게 "너희들 왜 토끼 꼬리가 짧은지 아니? " 하고 아는체를 했단다.
이렇게 아이에게 자신감을 주기도 하고, 지혜와 교훈이 담긴 옛이야기책....

보리에서 나온 '온 겨레 어린이가 함께 보는 옛이야기시리즈 '를 아이에게 다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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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치료의 첫걸음 아동청소년문학도서관 3
명창순 지음 / 푸른책들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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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치료에 관심이 많은 요즈음... 이 책이 생겨서 기쁘다. 
'독서치료'라는  용어는 미술치료, 음악치료 등과 함께 최근에 생기게 되었는데, 책을 통해 내면의 상처를 치유한다고 쉽게 생각할 수있다.  나역시 아이들과 학교에서 상담자원봉사를 하면서 소위 독서치료 용 책이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권해준 적이 있다. 친구관계에 힘들어 하는 아이에게 [친구에게 인기있는 아이가 되는 비결] 이런 책을 권하기도 하고,  왕따 당하는 아이에게 [양파의 왕따일기]나 [우리모두 골찌 기러기에게 박수를...]이런 책을 권한 적도 있으며, 결손가정의 아이들이나 가족관계로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는 [너도 하늘말나리야], [실험가족] 등을 권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이미 상처를 받고 힘들어 할 때 책으로도 치료가 안 될 심각한 상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나는 독서치료용 책을 꼭 상처받은 아이에게 만 주지말고, 모든 아이들에게  상처예방 용으로 주어야한다고 생각한다.
평소에 마음을 알아주는 다양한 책을 읽은 아이는 결코 엇나가거나 잘못된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기에... 또한 자신도 어쩌지못하는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혹 닥치더라도 평소에 마음의 상처를 안아줄 수 있는 책을 많이 읽은 아이라면 그런 경우 어떻게 처신하는 것이 지혜로운 것인지 잘 알아 스스로 심각한 상처에 빠지지 않으리라고 본다.

어쨌든 우리사회가 독서치료에 관심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상처받고 사는 아이들이 많다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명창순 작가님의 [독서치료의 첫걸음]은 그런 아이들을 이해하고, 받아주는데 밑거름이 될 수있는 책이라고 볼 수있다. 자, 그럼 독서치료 첫걸음을 펴보자.

이 책은 [독서치료란 무엇인가?]를 통해 독서치료의 어원과 발전과정, 독서치료는 누구에게 필요하고, 어떤 책이 좋은가? 책을 읽고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인가? 등을 실었고,  [어린이에게 말걸기] , [때로는 연습이 필요하다], [서로 다른 시작을 위하여], [긍정과 부정사이], [나는 지금 화가났습니다.], [사춘기, 사랑을 말하다] 등의 소제목으로 독서치료의 구체적인 사례를 실어놓았는데, 책 소개그림과 함께 구체적인 사례를 대화체로 적어놓은 것은 딱딱하지 않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어 좋았다.

감히 말하건데, 이 책에서 소개한 이금이 선생님의 청소년도서 [벼랑]을 비롯한 독서치료 용 책 41권만 읽어도 우리 어른들은 어린이를 이해하고, 독서치료를 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게 될 것이라고 본다.

작가가 책 끝머리에 어른들은 우리 아이들이 사랑이 가득한 삶을 살길 원한다면, 모든 아이들을 아낌없이 사랑해줘야한다는 말에 공감한다. 특히 그들이 착한 일을 해서, 공부를 잘해서, 심부름을 잘해서가 아니라 아이의 존재 그 자체로 사랑해줘야한다는 대목에서는 가슴에 찔림이 왔다. 얼마나 조건부로 아이들을 사랑해왔던가... 반성하기도 했다. 
그리고 어른들이 아이들 앞에서 서로서로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줘야한다는 말에는 공감백배이다.
정말 내가 먼저 그런 어른이 되어서 이 땅에 상처받는 아이들이 줄어들고, 치료가 필요없이.... 아이들이 모두 행복한 세상이 되었으면 하고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덮는다.

그리고 독서치료용 책은 어떤 특정한 대상만이 아니라 누구라도 꼭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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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도, 무동을 그리다 - 제1회 푸른문학상 수상집 작은도서관 6
박지숙 외 지음, 박지영 그림 / 푸른책들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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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김홍도에 대한 책을 읽은 것은 아이들에게 독서지도를 하면서 '그림그리는 아이 김홍도'를 읽은 것이다. 그 기에 나오는 김홍도는 아버지의 반대에도 무릎쓰고 어머니께서 외삼촌에게 보내 그림을 배우게 한다는 내용인데, 하늘을 도화지로 삼아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담벼락에 그림을 그리는 등 그림을 너무 좋아하는 김홍도의 어린시절이 나온다. 이번에 읽은 [김홍도, 무동을 그리다]는 김홍도가 그린 작품가운데 [무동]이란 작품이 있는데, 그 작품의 배경이 된 '광대아이 무동'과 김홍도 사이에 일어난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김홍도는 과히 천재화가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인지 만석지기 유부자의 부탁을 받은 '강세황'이란 당시 유명한 화가가 어린 제자인 '김홍도'에서 그 부자의 그림을 대신 그려줄 것을 부탁한 것만 봐도 알 수있다. 그러기에 만석꾼 유부자는 처음에는 강세황이 어린제자를 시켜 그림을 그리게 한 것이 못마땅했으나 막상 김홍도가 그려온 그림을 보고는 입이 쩍 벌어졌다고 하니 어릴 때부터 얼마나 그림을 잘 그렸는지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어릴 때 잘한다고 지나치게 칭찬받다 보면 자칫 자기 재주만 믿고 교만해 질 수있다. 그런 김홍도 앞에 나타난 광대아이 '무동' 과의 만남은 김홍도의 그림 인생을 뒤바뀌게 만드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었다.

처음 만난 무동이 김홍도에게 "겉만 번지르르한 껍데기! 그 따위를 그림이라고 으스대기는." 하고 무심코 던진 이 한 마디는 실로 김홍도에는 충격이었고, 그로 인해 자신의 그림에 대해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던 것이다. 만약 김홍도가 무동을 만나지 못했다면 오늘날에 길이 남을 멋진 풍속화들을 그려낼 수 있었을까?......아니 김홍도가 단지 무동의 말을 '일개 광대 녀석이 그림에 대해 무엇을 안다고 지껄인담.'하고 생각했던 처음의 마음으로 계속 무시했다면 자기성장은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천재라는 자부심, 그리고 자신은 놀고 먹으며 그림을 그린 것이 아니므로 어쩌면 사람들의 칭송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던 김홍도였다. 열심히 노력했기에 도화서의 화원이 되어 임금님의 어진(임금의 얼굴을 그린 그림이나 사진)을 그리겠다는 꿈을 가졌던 홍도...... 그러나 무동의 말을 들은 이후에는 자신의 그림에 없는 알맹이를 찾고자 애를 썼다. 무동의 누이 순님과의 만남을 통해,  또 무동인 '들뫼' 가 순님을 위해 추는 춤을 보면서 드디어 홍도는 들뫼의 가슴에는 자신에게 없는 사랑이 넘치는 표정을 보면서 들뫼가 자신을 껍데기라고 비아냥거린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또한 그림본에는 없는 꿈틀거리는 삶을 발견하게 되었다. 드디어 홍도는 화첩을 꺼내 <춤추는 소년>을 그리는데......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된 후, 들뵈와 순님이를 다시 보지는 못했지만 김홍도는 들뫼의 슬픔이 깃들은 웃음을 그려낸 '무동'을 완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제1회 푸른문학상 동화집 가운데, 박지숙 작가님이 쓰신 첫 번째 단편이 '김홍도, 무동을 그리다'를 읽으며, 푸른문학상 작품을 다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익히아는 화가인 김홍도 이지만 하나의 그림에 얽힌 이야기를 이렇게 단편으로 읽고 보니 너무나 신선하고 재미있으며, 진한 감동도 있는 작품이었다. 

김홍도의 그림인생을 바꾼 것은 광대아이 '무동'이다. 그 아이의 당돌한 한마디가 비록 처음엔 마음을 불편하게 했지만 쓴 약이 몸에 좋은 것 처럼,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었던 효과있던 쓴 약이었던 것이다. 나도 이런 쓴 소리를 해 줄 수는 누군가를 만난다면 '무엇을 안다고 나에게 이렇게 찌걸인담.....'하고 무시하지 말고, 귀를 기울일 수있는 지혜가 있었으면 좋겠다. 혹시 이미 그런 기회가 있었는데, 내가 무시하고 지나친 것은 아닌지.....

이 책에는 박지숙작가님의 [김홍도, 무동을 그리다] 외에 오시은 작가님의 [컴맹엄마], 김정 작가님의 [자꾸 뒤돌아보는 건 부엉이 때문이야]와 태미라 작가님의 [솔롱고스, 안녕!]까지 모두 네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있다.

[컴맹엄마]는 컴맹인 엄마와 아들 기웅이 사이에 컴퓨터를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게임을 좋아하는 기웅이 "너는 엄마 아빠보다 게임이 더 중요하니?"하고 잔소리하는 엄마, 컴퓨터 게임을 신나게 하고 픈 기웅이의 마음을 엄마가 몰라주는 듯하여 기웅이는 섭섭해하고, 친구인 건우엄마는 웹디자이너라서 가족신문을 컴퓨터로 멋지게 만들어줘서 건우의 기를 살려주는데, 그런 것도 친구엄마보다 못하는 중학교도 졸업못한 무식한 엄마에게 기웅이는 반항만 하고 싶은데....어느 날 '김옥분'이란 이름으로 보낸 엄마의 메일을 통해 기웅이는 엄마의 사랑을 확인하게 되는 지극히 평범하지만 가슴뭉클한 이야기이다.

[자꾸 뒤돌아보는 건 부엉이 때문이야]는 여름방학을 맞아 시골 할아버지 댁으로 내려간 윤수가 시골에서 건강하고 싱그러운 여자아이 선애를 만나면서 겪게 되는 사춘기 소년의 애틋한 사랑이야기이다. 할아버지 댁에서 돌아오던 날, 소녀와의 헤어짐이 못내 아쉬워 자꾸 뒤돌아보면서도 "윤수야, 똑바로 앉거래이. 인자 고마 뒤돌아보고." 하고 말씀하시는 할아버지께 "자꾸 뒤돌아보는 건 부엉이 때문"이라고 애써 변명하며 중얼거리는 윤수의 모습이 사춘기 시절의 애틋한 마음으로  돌아가게 끔 만들어주는 아름다운 이야기, 구수한 사투리도 일품이다.

[솔롱고스, 안녕!]은 몽골의 4학년 아이'따시카'가 우리나라 3학년 교실에서 청강을 하게 되면서 생기는 사건으로 학교 동상유령과 징기스칸의 후예라는 자긍심을 지닌 아이와의 교감이 주요 소재이며, 동상이 살아나서 몽골아이와 대화를 하고, 아이가 동상의 말을 타고 몽골의 고향동네인 솔롱고를 향해 달리는 것을 끝으로 판타지하게 처리한 작품인데, 몽골의 성인식과 불법체류자인 이주 노동자의 삶을 주인공 아이를 통해 엿볼 수 있는 새로운 소재의 작품이다.

제1회 푸른문학상 수상작품집인 이 책의 모든 작품이 다 훌륭하지만 역시 대상작품인 [김홍도, 무동을 그리다]의 감동은 오래도록 가슴에 남든다. 오늘날까지 이름을 떨치는 조선시대 천재 풍속화가 김홍도가 광대아이 들뫼 '무동'을 만난 그림인생이 변한 것처럼 나의 주변에서 비록 아프지만 충고해주고, 나를 성장시켜 줄 나의 '들뫼'는 없는 지 귀 기울여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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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이야기 - 작지만 놀라운 씨
지니 존슨 글, 시몬 멘데즈 그림, 이선오 옮김 / 국민서관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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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독서전 활동/ 과일 속 살펴보기

사과를 포함한 여러가지 과일과 도마, 칼을 준비한다.

먼저 사과를 잘 관찰하면서 생김새, 색깔등을 이야기해보고, 준비한 학습지에 기록해본다.
(학습지 내용: 종류란에 사과, 배, 귤, 감 등을 적고
특징란에 각 과일의 특징을 본대로 기록해본다.
이때, 교사의 일방적인 생각을 강요하지 말고 아이가 스스로 느낀대로 적게한다.)

과일을 종류별로 차례대로 속을 잘라서 살펴보고, 역시 학습지의 씨앗의 생김새를 적는 란에 씨앗의 생김새를 그려서 기록해본다.
(아이가 했던 학습지를 올리고 싶은데, 어디 두었는지 안보여서..ㅠㅠ
- 학습지에 들어갈 내용은 1)과일이름 2)과일 겉모습보고 그리기 3) 씨앗의 생김새 4) 과일의 특징 등을 표로 만든 것이다.)
다, 그린 후에는 각각 어떤 씨앗이 제일 크고, 어떤 씨앗이 작은지... 또는 씨앗모양도 비교해보고, 특징들도 비교해보는 이야기나눔의 시간을 가진다.

2. 동화책 제시하기

독서 전 활동이 끝났으면 동화책을 읽어준다.
맨 첫 장을 보면서 어떤 이야기일지 잠시 상상해보게 한다.

<소담스러운 사과나무>편...

"빨갛고 탐스러운 사과가 주렁주렁 열렸습니다." 로 시작하는 사과나무의 그림을 보여주면서 사과나무의 생김새를 자세히 관찰해보자고 한다.

안쪽을 살짝 열어서 보여준다.
보통 5미터 넘게 자란다는 사과나무의 생김새,
잎이 하는 일,
뿌리가 하는 일,
나무껍질, 줄기, 나이테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사과나무의 한살이 편>

봄이면 사과 꽃이 피는 이야기,
벌과 곤충이 왜 사과꽃으로 날아올까도 알아본다.

들춰보면 여름, 가을을 거쳐서 , 앙상한 가지만 남는 겨울의 사과나무가 보인다. 색깔이 점점 변해가는 사과나무를 호기심있게 살펴볼 수도 있고, 잎눈에 대해서, 또 사과나무 껍질이 갈라진 곳에서 몰래 살고 있는 벌레에 대해서도 알 수있다.

<사과 꽃의 수정 편>

꽃에서 사과가 열리려면 수정을 해야한다는 것... 사실 나도 이 책을 보기전에는 잘 몰랐다.
사과꽃의 수정을 도와주는 벌이 자신의 몸에 '수술'에 노란꽃가루를 묻혀서 '암술'위로 떨어져서 사과꽃이 수정해서 씨가 생기고 사과가 열리는 신비한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만들어진 고리에 끼어진 벌을 직접 손으로 움직여서 수정하는 것을 해보는 입체학습이 참 멋있고 이 책의 놀라운 장점이다.

<사과 속 들여다 보기 편>

우리가 독서 전 활동으로 직접 사과 속을 잘라보고 관찰한 것을 이제 책으로 확인해본다.
살짝 들쳐보면 무엇이 나올까? 궁금하게 만든 책이 너무 기발하고 멋지다.

살짝 사과를 들췄더니 정말 우리가 잘라 본 것과 같은 사과 속 모양이 나오고, 씨앗이 보인다.
이 활동을 할 때 아이들이 감탄하면서 "야,똑같다. 똑같다."하고 말해서 뿌듯했다.

<사과 씨의 여행>

사과나무는 씨를 퍼뜨리기 위해 열매를 맺는다. 우리는 사람이 씨를 심으면 사과가 자란다고 대부분 알고 있지만 이 책에서는 동물들이 사과를 먹고, 똥을 누면서 씨를 퍼뜨려, 싸과 씨는 새로운 곳에서 싹을 틔우고 자란다고 이야기한다. 사과 씨 퍼뜨리기에 동물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어른인 나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씨에서 나무로 편>

하나의 씨가 싹을 틔워 사과나무로 성장하기까지 10년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씨에서 사과나무가 되기까지 과정을 한 눈에 보여준다.
(씨 - 떡잎- 뿌리 -본잎 - 사과나무로 성장)

3. 독후활동

사과나무의 한살이로 병풍그림책만들기를 해본다.
1학년 막내가 친구들과 함께 활동을 한다.
사진은 열심히 사과나무를 그리고 있는 막내 딸의 모습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한 눈에 볼 수있는 사과나무 병풍을 만들고 있다. (봄에는 사과나무에 사과꽃이 피고, 여름에는 초록의 싱그러운 사과나무잎이 무성하며, 가을에는 풍성한 사과열매가 열리고 겨울에는 앙상한 사과나무만 남는다.)

장애인 친구도 함께 활동에 참여하여 사과나무를 그리고 있다.

완성된 사과나무 병풍 하나.

완성된 사과나무 병풍 둘.

완성된 사과나무 병풍 셋.

나머지 아이들은 완성하지 못해 사진을 못 찍었다.

4. 평가하기

다 만든 후에는 오늘의 그림책과 활동을 이야기하면서 맛있는 과일을 나누어 먹는다.
다른 간식도 함께 곁들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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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희망꿈 2008-10-24 1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즐거웠겠네요.
책도 읽고, 그림도 그리고, 맛난 간식도 먹구요. ^*^

꿈꾸는잎싹 2008-10-28 12:23   좋아요 0 | URL
네. 아이들이 무척 좋아했어요.
행복희망꿈님이 오실 때마다 향긋한 비누향기가 풍기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