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도 끝(?)난 듯한 분위기에 여름이라 다들 오랜만에 휴가 떠나느라 책 살 돈이 없는가 보다. 언제나 최대 불황인 출판계는 요즘 더 불황이라는데, 그 출판계를 먹여 살리느라 오늘도 고군분투 중인 잠자냥은 7월에도 책을 질렀네. 산 책은 얼마 되지 않는데 비싼 책이 많아서 책값은 또 10만 원을 훌쩍 넘었고.... 그나저나 월급루팡이 월요일이 아닌 일요일에 서재에 글을 쓰는 일은 드문데, 월요일에는 다락방님의 책탑이 여러분을 즐겁게 해줄 것이므로 이 루팡은 일요일에 책탑으로 기쁨을 드리고자..... 귀차니즘을 극복하고 노트북을 열었다는 갸륵한 사실-
조앤 스콧, <젠더와 역사의 정치>
이 책 정말 재미있을 거 같지 않습니까?! 페미니스트 역사가 조앤 스콧의 대표작! 1986년 처음 발표한 이후 지금까지 역사학계와 여성학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논문 중 하나인 <젠더: 역사 분석의 유용한 범주>를 비롯해 젠더 개념을 실제 역사 분석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연구의 결과물들 수록! 역자가 여러 명이라 좀 찜찜한 구석이 있기는 한데, 책이 워낙 흥미로워 보여서 일단 구매.
폴린 그로장, <가부장 자본주의>
남자가 100만원 받을 때 여자가 단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68만9000원 받는 대~한~민~국!! 성별임금격차 OECD 가입국 중 27년째 꼴지인 대한민국. 대단해요. 에라이....... <가부장 자본주의>는 경제학 데이터와 역사문화적 근거로 여성과 남성 사이에 존재해 온 경제적 불평등을 분석한다. 출간 소식 듣고 장바구니에 넣어뒀었는데 은오 님이 최근 구매했기에 땡투. 은오야 땡투 잘 받았니~!
줄리 필립스, <나의 사랑스러운 방해자>
이 책의 부제는 “앨리스 닐, 도리스 레싱, 어슐러 르 귄, 오드리 로드, 앨리스 워커, 앤절라 카터… 돌보는 사람들의 창조성에 관하여”이다. 아아, 이 책도 너무나 흥미로워 보이지 않습니까? 사실 나는 여기 등장한 작가들처럼 돌봐야 할 아이가 있었던 적도 없으며, 지금도 없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인데 그럼에도 이 책이 흥미로워 보이는 까닭은 내겐 육냥이가 있어....이것들 진짜 “나의 사랑스러운 방해자” 맞다. 집에서 뭐 좀 쓰려고 하면 노트북에 앉아버리는 3호, 집에서 일 하느라 교정지 좀 펼치면 거기 철퍼덕 누워버리는 2호, 3호, 집에서 책 좀 읽으려고 하면 빨리 쓰다듬으라고 책과 나 사이에 자기 얼굴 들이미는 3호.... 집중하려고 하면 우다다 냐옹냐옹 소리치며 뛰노는 5호 등등........ 아아, 나의 사랑스러운 방해자들- 근데 핑계 그만대고 쓰라고!!!! 저 위대한 분들은 무려 인간 아이를 키우면서 썼잖아. 그런데 너는 고작 여섯 냥이에 휘둘려서 오늘도 감자 캐고 털 줍고는 침대에 드러눕기 바쁘구나..........
자크 데리다. 안 뒤푸르망텔, <환대에 대하여>
‘데리다’가 소환될 때면 늘 따라오는 단어 “환대”- 이 개념을 더 명확하게 알아보고자 구매했다. ‘환대’를 주제로 한 데리다의 세미나에 연속으로 참여한 뒤푸르망텔이 그 세미나들 가운데 추려서 책을 내보자고 제안해서 나온 결과물이다. ‘이방인을 환대하기’, ‘타자에 대한 맞아들임’의 사유- 지금 이 구질구질한 나라에 가장 필요한 사유가 아닐지.
샬럿 E. 블래트너 외 <동물노동 - 종간 정의를 이야기하다>
<다락방의 미친 여자들> 문진 받으려고 샀다.......(응?)- 이런 책을 꾸준히 내는 ‘책공장더불어’ 출판사에서 발행한 책이라 믿고 구매. 막연하게 동물권/육식주의에 반대하는 그런 책이 아니라 “동물의 노동”에 포커스를 맞춘 점이 흥미롭다. 그러고 보면 인간은 동물의 노동력도 제멋대로 착취하다가(아, 성 착취도 하지......-_-;;) 끝내는 그들의 몸까지 먹어치우는 참으로 악한 존재가 아닌가........

그렇게 해서 받은 문진 ㅋㅋㅋㅋㅋㅋㅋㅋ
알렉시스 플레밍, <작은 생명은 없다>
냥이 박스 하나 더 얻으려고 구매 ㅋㅋㅋㅋㅋㅋㅋ 아, 미쳐 나란 집사 자나깨나 책 살 때도 냥이사랑! 이눔들아 내가 이렇게 사랑한다! 지난번에 받은 파란 냥이 박스 인기가 좋아서 지들끼리 쟁탈전. 그래서 분홍으로 하나 더 구매. (아니 책 이야기를 하라고요. 박스 이야기 그만!) 이 책은 반려동물 ‘매기’를 폐암으로 잃은 사건을 계기로, 저자가 스코틀랜드의 버려진 농장에 ‘세계 최초 동물 호스피스 병원’을 설립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이 책 읽다가 울면 안 돼! 울 것 같은데.......;

막내야 언능 들어가봐!

갑자기 나타난 3호...........

막내는 뒤에서 입맛만 다시고........

응??? 아닌가 메롱인가? ㅋㅋㅋ
리디아 데이비스, <불안의 변이>
내 책 구매 페이퍼에는 늘 소설/문학을 먼저 소개하고는 했는데 이번에는 아래로 내려왔다. 요즘에는 흥미를 느끼는 책 종류가 좀 바뀌었는지 20대 때처럼 <사회/인문>서적이 좀 더 손이 간다. 암튼 그런 중에 눈에 들어온 이 문학 책. 이 책을 무어라 정의해야 하는가! 2013년 부커상 수상 작가인 리디아 데이비스의 온갖(?) 작품집이라고 해야 할까? 산문시, 독백, 항의 편지, 에세이, 우화, 연구 보고서, 구술 기록, 팬픽션 등등 온갖 형식의 단편-
김보영, <종의 기원담>
한국 현대 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SF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이 책은 그 두 가지 조건에 다 부합한다. 한국 현대 SF 소설이야! 그런데 왜 사서 읽었을까. 한국 SF 최초로 전미도서상 후보에 올랐기 때문에 궁금했다. 게다가 작가의 23년 동안의 생각의 변화를 이 한 권에서 살펴볼 수 있다. 스물다섯 때 쓴 작품에 현재의 나이(마흔여덟)에 이르러 완성한 이야기까지 두루 살펴볼 수 있어서 구매. 로봇들이 생명을 지닌 존재-인간을 배양하고 키우다(?) 그 존재에 감탄하고 경배/숭배하는 장면이 그려지기도 하는데 인간이라는 존재를 싫어하는 나로서는 약간 공감이 어려웠다. 그렇지만 거기에 고양이를 대입하니까 너무 몰입이 잘 되더라! >_<
전자책
지바 마사야, <현대사상 입문>
데리다, 들뢰즈, 푸코 등 프랑스 현대사상에서 ‘차이의 철학’을 분명하게 보여 준 세 사람을 중심으로 현대사상의 진수를 설명하는 책. 90일 대여가 저렴하게 풀렸을 때 재빠르게 구매..... 다운로드 받으면 그때부터 날짜 카운트 되는지라 아직 다운은 안 받았다.
그리고 이렇게 사서 받은 굿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집에 우유가 없어서 프로틴음료에 넣었더니 색깔이 이 모양
이 모든 굿즈를 받으려니 포인트 만 원(고양이박스 5,500원+실리콘얼음틀 4,500원+유리문진 4,200원)이 훌쩍 넘었다는 웃픈 현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 한 권 값이네요?!

아무튼 뭐부터 읽지 아, 넘나 재밌어 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