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구독 서비스라는 것이 보편화되어서 사람들은 이것저것 다 “구독”한다. 심지어 커피도 구독..... 엥? 아무튼 이 구독 서비스라는 것을 탐탁지 않아하던 나조차도 결국 이런저런 구독서비스에 가입해서 유용(?)하게 즐겨 쓰고 있는데 내가 주로 쓰는 것들은 영화나 음악 뭐 그런 것들이다. 영화를 보기 위해서는 넷플릭스(가족 공유 계정)와 왓챠를 구독하고 있는데 엄밀히 말하자면 넷플릭스 계정은 동생이 결제 중이므로(하나의 아이디로 여러 집이 볼 수 있는), 내가 구독하는 서비스는 아니라고 볼 수 있다. 다달이 7천900원씩 결제하면서 보는 서비스가 왓챠인데, 왓챠는 넷플릭스에 비해 내 취향에 맞는 영화가 훨씬 많다. 주로 고전...영화인데(이 고전주의자!) 내겐 얼마나 보물 같은지 왓챠가 적자운영에 시달리다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소문을 들었을 땐 정말 슬펐...다만 어찌어찌 아직 운영 중인 것을 보니 그나마 다행. 최근에는 <녹색광선>으로 유명한 에릭 로메르 영화가 왕창 올라왔다. 이런 영화 서비스 없어지면 안 돼!!!
음악으로는 애플뮤직을 한 달에 8천900원인가 내면서 구독 중인데, 이건 사실 전에 듣다가 음, 이거면 실물 시디를 사는 게 낫지 않겠어? 하면서 끊었다가.... 도저희 허구한날 CD를 열어서 컴퓨터에 넣어서 음원을 추출해서 아이튠 보관함에 넣어서 핸드폰 또는 아이팟으로 전송해서 듣는 작업을 새 앨범 나올 때마다 하는 짓이.......(와 진짜 무슨 미개인 같다 ㅋㅋㅋㅋㅋㅋ) 도대체가 내가 봐도 어리석고 부질없는 짓 같아서 그냥 CD 사지 말고 애플뮤직 음원으로 듣자... 하고 재구독하기 시작. 무엇보다 앞으로 내가 살아갈 날이 살아온 나날보다는 길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들자 저 많은 시디를.... 관짝에(?) 지고 들어갈 것도 아닌데 이제 그만 사는 게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젠 무형의 음원을 구해서 듣기로 했다. 책에도 그런 생각이 가끔 들기는 하는데... 책은 종이책에 대한 애정을 영원히 못 버릴 것 같다. 아무튼 음악조차 나는 사대주의 취향(서양음악 애호가 -_-;)이라 멜롱이나 벅스 같은 국내 음원 서비스는 길게 이용해본 적이 없다(내가 찾는 음원은 거의 없더라고...). 아무튼 그래서 애플뮤직도 구독료가 아깝지 않을 만큼 잘 듣고 있는데..........
내가 난데없이 구독! 서비스를 이야기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 신세계 구독 서비스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바로 그것은 밀리의 서재! 앞서 말했듯이 나는 어마무지한 종이책 애호가라 전자책에 대한 저항감도 컸고 심지어 그걸 “구독”한다는 게 영 마뜩치 않아서 밀리의 서재나 리디북스 같은 거 나왔을 때도 콧방귀만 뀌고 있었다.... 그런데 나는 어느 날 “밀리의 서재 무료 이용 한 달만 해 보세요~” 소리에 홀랑 넘어가서(아니 사실은 회사 일 때문에 전자책 구독 서비스 탐방&연구 ㅋㅋㅋㅋ) 이용하다 보니 한 달에 9천900원 내고 정기 이용하는 독자가 되어 있더라. 일단 내가 놀란 점은 찾아보면 내 취향 책이 꽤 있다는 점(사실 내가 100% 읽지 않는 로맨스나 BL이나 GL이 대다수일 것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었다ㅋㅋㅋㅋㅋㅋㅋ), 출퇴근길에는 핸폰으로 가볍게 읽고(이럴 땐 주로 가볍게 읽을 만한 책을 읽는다), 회사에서는 틈틈이 PC버전으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집중해서 읽을 만한 책을 읽을 수 있다는(예: 조너선 하이트, <바른 마음>) 장점이 있는 게 아닌가! 여기서 잠깐, 아니 회사에서 틈틈이 책을 읽는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잠자냥은..... 일할 때는 회사 책 읽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쉴 때는 틈틈이 남의 책을 읽는 책환자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전자책의 장점은 밑줄 그은 문장 일일이 입력해서 아카이브에 따로 저장하는 귀찮은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그냥 복사해서 저장해두면 끝!! 오오오. 이런 편리함. 게다가 글자 포인트 맘대로 조절하는 기능도 눈이 침침해지는 나이 든 독자에게는 신세계- 아무튼 그래서 밀리의 서재 전자책 구독 서비스를 발견한 잠자냥은 요즘 또 다른 독서의 재미에 빠졌다.. 뭐 그런 이야기입니다. 최근에 100자평 남긴 책 중 <구매>로 나타나지 않은 책은 이렇게 거의 다 밀리의 서재에서 읽은 것입니다요.
최근 출간된 책 중 관심 도서를 담아두었다.(밀리의 서재)-담다 보면 읽은 듯한 착각이 드는 게 함정 ㅋㅋㅋ
매혹적이지 않습니까?? ㅋㅋㅋㅋ 아 나 밀리의 서재 영업 사원 아닌데....ㅋㅋㅋㅋㅋㅋㅋㅋ
<경제학 천재들의 자본주의 워크숍> 은 도서관 희망도서로 신청해서 읽었던 건데 연체를 오래 하는 바람에, 현재까지 대출 정지자가 된 상태, 밀리의 서재 때문에 도서관에 가고 싶은 욕구도 많이 줄어들긴 했다.... 근데 희소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제 트위터 보다가 빵 터졌는데, 한강 언니 때문에 도서관 연체자 대(大)사면해준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살다살다 내가 한강 언니 덕을 다 보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연체자이십니까? 사면해드리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피에르 부르디외, <상속자들- 학생과 문화>
최근 출간된 책 중 가장 눈에 띈다. 부르디외의 <상속자들>은 아니 에르노가 여러 차례 언급해서 사람들이 더 관심을 갖지 않았을까 싶은데 이 책이 번역되어 나왔다. “1964년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와 장클로드 파스롱이 함께 저술한 『상속자들』은 유럽사회학연구소에서 수행한 여러 연구와 공식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1960년대 프랑스의 교육체계와 학생들의 사회적 위치에 대해 분석한 책” 교육체계와 사회 계층 간의 관계를 비판적으로 분석함으로써, 68혁명에 큰 영향을 끼친 책으로도 유명하다.
록산 게이, <아무도 우리를 구해주지 않는다>
게이 언니의 새 책이 나왔다. 부제는 “주장과 비판, 불의에 참견해온 10년의 기록” 록산 게이의 글은 사실 나는 글 자체로서는 큰 매력을 느끼지는 못하는데(가슴을 울리는 미문은 아니라고 생각), 그렇지만 그의 주의 주장에는 어느 정도 공감하는 편이라 계속 읽게 되는 것 같다. 이 책에서도 “아이티계 흑인이라는 뿌리, 교수라는 지위, 성소수자라는 정체성, 몸집이 큰 여자이고 강간 피해자인 점 등 자신의 위치성에서 비롯한” 관점에서 쓰인 글들을 여럿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비비언 고닉, <미국 공산주의라는 로맨스- 사로잡힌 영혼들의 이야기>
비비언 고닉 신간인데 사지 않을 수가. <미국 공산주의라는 로맨스>라는 제목이 어찌 보면 재미없을 것 같기는 한데 그래서 더 재미있을 것 같은 모순. 고닉의 책 중에서는 <사나운 애착>을 마스터피스라고 생각하는데, 이 책도 아마 그런 느낌이지 않을까 싶어서 기대 중. “미국 공산주의자들에 대한 기록이자 저자 자신의 또 다른 자기서사”-
에마누엘 레비나스, <전체성과 무한- 외재성에 대한 에세이>
레비나스의 <시간과 타자>를 밀리의 서재를 통해 매우 인상 깊게 읽고 나서 드디어 레비나스 전작을 읽을 때가 되었다는 생각에 이 책을 구매. 레비나스 전집은 아마 다 살 것 같다. 이 책은 레비나스 철학의 중심 개념들, 이를테면 “타자, 전체성, 무한, 초월, 책임, 향유, 맞아들임, 얼굴, 근접성” 등을 총망라하고 있다고.
알랭 바디우, <투사를 위한 철학- 정치와 철학의 관계>
철학과 정치의 관계, 민주주의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바디우의 글들이 실린 책으로 갑자기 읽고 싶어서 구매. <정치와 철학의 수수께끼 같은 관계>, <병사의 형상>, <정치: 비표현적인 변증법>을 제목으로 한 세 강연이 수록되어 있다.
차학경, <딕테>
소문으로만 듣던 그 책, 북펀딩에 참여했다. 실물 책은 아마 다음 주에 도착할 듯.
이반 부닌, <샌프란시스코에서 온 신사>
으아앙 부닌 책이다! 제가 이반 부닌 마니아입니다...... 러시아 작가 중 이토록 아름다운 글을 쓰는 작가가 또 있을까요? 이반 부닌은 러시아문학 사랑하는 잠자냥이 가장 사랑하는 러시아 작가 중 하나로(엥?) 부닌의 아름다운 문학의 극치를 느껴보고 싶다면 일단 <아르세니예프의 인생>을 읽어보셔야 하는데... 엥 이거 장편이잖아! 너무 길어! 하는 사람은 단편 <추운 가을>로 한번 시작해보십시오... 이 단편도 아름다움의 극치. 아무튼, 이 단편은 러시아문학 단편 모음집인 <아름답고 광포한 이 세상에서>에 실려 있는데 이 책이 또 완전 5별 최고 책이라는 거 아닙니까? 아무튼 <샌프란시스코에서 온 신사>에는 부닌의 작품성이 뛰어난 중단편 일곱 편을 모았다고.
아니 에르노, <탐닉>
아니 에르노 책은 가끔 무지 읽고 싶어지는데 <탐닉>은 아직 안 읽었던 것이라 이번에 읽어보기로. <탐닉>은 아니 에르노가 1991년 발표한 소설 <단순한 열정>의 모티프가 된 일기를 모은 책으로 <단순한 열정>에서 이야기한 사랑과 기다림의 시간을 날것 상태로 생생히 기록하고 있다고.
한강, <소년이 온다>
드디어 읽을 때가 되었다. 읽으면 너무 고통스러워질 것 같아서 그간 미루기만 했는데 이번에는 읽자. 한강 언니 덕분에 사면도 되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자책
지만지 책은 전자책으로 사야 합니다.... 종이책은 너무 비싸고 되팔 때 별로 값도 쳐주지 않고 그렇다고 밀리의 서재에서 만날 수도 없기 때문이지요. -_-
레오니트 안드레예프, <붉은 웃음>
러시아 소설가 안드레예프의 대표작. “1904년 발발한 러일전쟁을 다루고 있는 이 작품은 리얼리즘과 상징주의를 혼합한 새로운 표현주의 기법으로 전쟁의 무의미함과 공포에 사로잡힌 인간의 심리를 적나라하게 그려낸 수작”이라고. 요즘 읽고 있는데 수작 맞는 듯.....
아르투어 슈니츨러, <사랑의 유희>
읽고 100자평 남김. 인간심리 묘사에 빼어난 재능이 있는 슈니츨러가 기록한 사랑의 모습.
11월의 산책......... 11월에는 더 안 사!!!!!!!!!
책환자들은 남의 보관함 보는 재미가 좀 있지 않습니까?
밀리의 서재 구독한 뒤로는 전자책 구매가 확 줄었다... 밀리의 서재에서 볼 수 없는 지만지만 사는 듯....
그냥 가면 아쉬우니까... 독서괭이 또 고냥 사진 내놓으라고 할 거니까 자진납세...
보기 드문 우리 첫째 사진을 오랜만에 방출....
요즘 녀석이 부쩍 늙은 것 같아 짠해요........
이 녀석도 오랜만이죠? 울집 둘째..... 첫째랑 둘째는 6개월 차이로 둘 다 올해 열한 살.
최근에 나온 이 책.... 건수하님 통해서 알고 나서는 보관함에 담아두기는 했는데 좀 슬프다.... 크흑
아홉살 3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 진짜 아홉살이니? 아홉살이면 사람 나이로 40대 이상인데....
그리고 사랑의 막냉이.... 막냉이는.. 네짤........
이런 아가들이 늙어가는 것을 보는 것은 뭔가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