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더워 책이 안 읽혀도(?) 책은 꾸준히 산다. 휴가를 다녀온 후에 모바일 알라딘에 접속해서 늘 하던 대로 기대 별점 이벤트로 주는 쿠폰 받고 있는데 어라 이상하다? 왜 적립금이 늘어나 있지? 이것은 무슨 조화? 휴가 간 사이에 알라딘이 휴가지원금을 주었는가? 순간 망상. 하지만 진짜 이상하다 5만원 넘게 적립금이 불어나 있는 게 아닌가. 뭐지? 하고 찾아보니 아아, <맡겨진 소녀> 리뷰대회 2등 당첨 적립금이란다. 엥? 나 이거 응모 안했는데? 그렇다. 이 리뷰 대회는 7월 6일부터 23일까지 진행. 나는 그전에 이미 이 책을 읽고 리뷰를 올렸었다(2023년 6월 1일 작성). 이 출판사에서는 이벤트 전에 리뷰를 올린 사람도 다시 응모 가능하다고 하기는 했었는데.... 나는 은오에게 이 리뷰 대회에 참가하라고 독려하고(아니 잔소리하고) 그렇게 잔소리 한 이상 내 리뷰를 재업로드 하기는 뭐해서(올리면 당첨될 테니까? 푸하핰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니까 은오에게 적립금 양보 차원에서 재업로드를 하지 않았다. 그러고 나서 마감일인 7월 23일 밤 12시에 확인해봤더니 눕서대 은오는 결국 책상에 앉아 리뷰를 쓰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에이, 이거 응모했으면 적립금 받았을 텐데 저런저런... 세상 게으른 종자를 보았나, 나라도 올릴 걸 하고 24일에 출국..... 아니 그런데! 여행 다녀오니 이렇게 다산책방에서 적립금을 투척해주신 게 아닌가. 제 살신성인을 높이 사셨군요??? 감사합니다. 그래서 책 사는 데 더 많이 보탰어요.
그나저나 2등상은 적립금 외에 배지를 준다고 해서 배지는 무슨 배지인가 했더니 이런 게 달랑 왔다. 다산책방 참 재미난 게 예전에도 리뷰 대회를 하면 적립금 말고도 오디즙, 석류젤리스틱 같은 것을 보내주곤 했다. ㅋㅋㅋㅋㅋ 아무튼 좀 귀여운 출판사. 오디즙하고 석류젤리스틱은 다 먹었는데요(내가 먹지는 않음 주변에 뿌림) 이 배지는.... 어떡하지? ㅋㅋㅋㅋㅋ

다산책방에서 보내준 배지.... 이걸 어디다 쓰는가.....?
안 세르, <가정교사들>
“울타리로 막힌 정원에 둘러싸여 세상과 단절된 저택에서 어린 남자아이들을 가르치는 세 명의 젊은 가정교사 엘레오노르, 로라, 이네스. 사실 이들의 주요 일과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 아니라 ‘날이 저물고 (…) 마치 거대한 죽은 나비들처럼 정원의 철문에 바짝 달라붙’어서 지나가는 낯선 남자를 기다렸다가 그를 유혹해 ‘잡아먹는’ 일이다.”라는 책 소개 구절에 혹해서 홀린 듯이 담음. ‘단편소설 부문 공쿠르상을 수상하고 페미나상과 아카데미프랑세즈 소설 대상 등 유수의 문학상 후보에 오르며 현대 프랑스 문단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진 작가 안 세르의 첫 장편소설’이라는데 총 페이지 수는 152쪽.
조르주 페렉, <어렴풋한 부티크- 124개의 꿈>
페렉을 좋아한다. 출간되어 나오는 책마다 어쩌면 이렇게 다 창의적으로 스타일이 다를 수가 있는지 약간 똘끼 있는 천재가 아닌가 싶다. 이 책은 자신의 꿈을 메모한 것을 엮었다. 꿈을 메모해보거나 아침에 일어나서 기억해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앞뒤 연결고리가 안 맞는 것 같으면서도 묘하게 이야기가 된다. 이 책도 그렇다. 그런 데다가 몇몇 꿈 메모를 읽다 보면 그에게 수용소와 얽힌 트라우마가 얼마나 컸는지 짐작이 가서 또 한 번 마음이 아파온다. 이쯤에서 살펴보는 조르주 페렉 코너- 그런데 인생사용법도 이 문학동네 버전으로 사고 싶다.... 이거 완전 깔맞춤인데.... 참아!!!!!!!!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0>
여행 다녀오고 나니 집 앞 현관에 고이 놓여 있는 알라딘 택배 상자. 집사2가 택배 상자를 보고는 여행 중에도 책을 샀니? 질렸다 하는 표정을 지었는데 그게 아니라, 생일이라고 선물 보내준 게 와 있던 거라고! 집사2는 약간 동공지진해서 알라딘에서는 선물로 책 주고받는 문화가 흔하냐고 물었다. 넌 누구한테 보내봤어? 하며 묻는 이 인간 눈빛이 약간 경계 태세라 거기서는 종종 그런다, 게다가 서로 주소랑 연락처를 아는 건 아니다. 기프티북 같은 것이다 했더니 그제야 긴장을 푸는 집사2. 근데 생각해 보니 다락방은 내 주소를 아네?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나 집사2가 다락방은 경계하지 않더라고요. 집으로 막 초대하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 돼, 그 사람 많이 먹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이 책은 건조한 알라디너께서 선물로 보내주셨는데 콕 찝어서 10권을 보내주신 것을 보니,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이제 읽으라고 덫을 놓으신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함께 보내주신 콜드브루도 휴가 막바지에 얼음 동동 띄우고 집사2랑 잘 마셨습니다! 저는 받고만 있지는 못하는 성격이라 축하받을 때쯤이면 꼭 알려주세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완성... 그리고 옆에 조르주 페렉 칸. 인생사용법 문동버전..... 눈에 아른아른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프닌>
나만 빼고 그새 다 샀어! 장바구니에 담으면 예약 장바구니로만 가고 출간예정 매일 미뤄지더니 드디어 내일 아침 배송! 이렇게 뜬다. 그럼 얼른 사야지. 미국 출간 65년여 만에 우리나라에서 초역 출간. 러시아 망명 지식인 프닌은 아무래도 나보코프의 분신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 더 흥미로워 보인다......만 언제 읽을지는 알 수 없음.
브라이언 딜런, <에세이즘>
에세이 별로 안 좋아한다면서 <에세이즘>을 샀습니다. 모순 덩어리 자냥?! “에세이라는 형식을 길고 다채롭게 탐구하는 책” 미리보기 몇 페이지 하다가 반해서 샀다. 미리보기 11페이지에서 15페이지까지 등장하는 작품 중에 몇 개나 읽었는지 체크해보려고 ㅋㅋㅋㅋ
피터 L. 버거, <사회학으로의 초대>
1963년 첫 출간 이후 줄곧 최고의 사회학 입문서로 꼽혀온 책. 개정판이라고 해서 샀다. 표지도 좀 산뜻해진 듯. <반드시 읽어야 할 사회학 베스트30>(다케우치 요우, 더디퍼런스, 2023) 이 책에서도 <사회학으로의 초대>를 추천하고 있기도 하다. 그나저나 <반드시 읽어야 할 사회학 베스트30> 이 책은 목차만 따로 적어둠. 여기서 소개한 책은 다 읽어야지.
참조용 목차
1장 사회학은 재미있다?
1 피터 버거 『사회학에의 초대』 — 인생이 희극의 한 장면이라 해도
2 랜달 콜린스 『상식을 넘어선 사회학』 — 사회학이라는 투시술
3 에밀 뒤르켐 『자살론』 — 사회의 발견 혹은 사회학의 발견
4 게오르그 짐멜 『사회학』 — 사회의 기하학
2장 근대로의 여정
5 칼 마르크스·프리드리히 엥겔스 『공산당 선언』 — 투쟁모델의 원형
6 막스 베버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근대 자본주의와 종교
7 노르베르트 엘리아스 『문명화과정』 — 타구가 사라지다
8 위르겐 하버마스 『공론장의 구조변동』 — 커피하우스에서 인터넷으로
9 미셸 푸코 『감시와 처벌』 — 얼굴 없는 감시
3장 대중사회·소비사회·미디어사회
10 호세 오르테가 이 가세트 『대중의 반역』 — 전문가야말로 대중이다
11 데이비드 리스먼 『고독한 군중』 — 나침반과 레이더
12 마셜 맥루한 『미디어의 이해』 — 미디어는 메시지다
13 장 보드리야르 『소비의 사회』— 어디까지나 투명한 네오리얼리티
4장 이데올로기·문화·사회의식
14 칼 만하임 『보수주의적사고』 — 보수주의는 신사상
15 베네딕트 앤더슨 『상상된 공동체』— 내셔널리즘의 탄생과 전파
16 피에르 부르디외 『구별짓기』 — 중간계급 문화의 슬픔
17 사쿠다 케이이치 『가치의 사회학』 — ‘수줍음’이라는 아름다운 문화
18 히메오카 츠토무 『가족사회학론집』 — 의리와 인정의 상극
5장 행위와 의미
19 어빙 고프먼 『자아 연출의 사회학』 — 인기를 노린다
20 해럴드 가핑클 『에스노메소돌로지』 — 일상의 지식을 향해
21 피터 버거·토머스 루크먼 『실재의 사회적 구성』 — 기능이 아니라 의미
22 폴 윌리스 『학교와 계급 재생산』 — 반항이 가담으로, 복종이 거부로
6장 현대사회와의 격투
23 이반 일리히 『학교 없는 사회』 — 상상력의 학교화
24 우에노 치즈코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 이중의 여성 지배
25 앤서니 기든스 『포스트 모더니티』 — 거대하고 복잡한 시스템의 질주
26 앨리 러셀 혹실드 『감정노동』 — 우리는 모두 감정노동자
27 로버트 퍼트넘 『나 홀로 볼링』 — 남에게 인정을 베풀면 반드시 자기에게 되돌아온다
28 울리히 벡 『위험사회』 — 글로벌 크라이시스
7장 학문의 사회학
29 나카야마 시게루 『역사로서의 학문』 — 학문·대학·문명
30 피에르 부르디외·로이크 와캉 『성찰적 사회학으로의 초대』 — 학문적 오류 추론을 공격하라
-다케우치 요우, <반드시 읽어야할 사회학 베스트30>, 더디퍼런스, 2023
한병철, <피로사회>
최근 한병철 <사물의 소멸> 읽고 다른 책도 관심이 생겨서 구매. 거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피로사회>만 읽어도 괜찮지 않을까 싶은데.

오랜만에 조촐하다..... 7월에 사둔 책부터 읽으려고 자제...?!는 아니고 더 사고 싶은 게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