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특목고 엄마들 - 고수 엄마들이 말하는 그들만의 특별한 성공기
이여신 지음 / 팜파스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신은 공평하다고 한다. 아이마다 사람마다 잘하는 특기를 한가지 이상 준 대신에, 못하는 것도 줬기 때문에 그런 말이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한가지 이상은 잘하는게 있는 셈이다.
초등학교 3학년인 주연군은 몸을 쓰는 일은 잘 못하는 반면에, 머리를 쓰는 일에 재능이 있는 것 같다. 자식자랑은 팔불출이라고 난 팔불출의 대열에 끼고 싶은 생각이 없어서 주연이 이야기를 잘 안한다. 아직은 초등학교 저학년이라 시험점수에 크게 동요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주위에 아이들과 비교를 하게 된다. 주연이 별명은 ’올백맨’ 이다. 학교에서 뿐 아니라 요즘은 동네에서도 소문이 나서 문방구, 수퍼마켓에 가면 아는척들을 하며 많이들 부러워 한다. 공부만 잘하는게 아니라 할머니와 자라서인지 예의바른 아이여서 주위 어른들의 칭찬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는 터라 ’특목고’ 이런 얘기가 나오면 주연이도 어쩌면 남들이 다들 가고 싶어하는 과학고나 외고에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게된다.
아이가 어렷을때는 "건강하게 밝게만 자라라!" 하며 공부는 관심없는 듯 하지만, 막상 학부형이 되고나면 슬며시 욕심이 나는 모양이다. 이 주제에 대해 우리 부부는 주연이 어렷을적에 심각하게, 진지하게 대화를 한 적이 있다.
"우리 주연이는 나중에 공부하는 걸 지켜보고 공부쪽으로는 아니다 싶으면 강요하지 맙시다!"
"공부머리가 없다면, 돈 들여 학원 뺑뺑이 돌리며 애 혹사시키지 맙시다!"
"공부외에 다른 재능이 있는 걸 발견하면 그게 어느 분야건 밀어줍시다!"
이 걸로 합의를 진작에 봤었더랬다. 헌데, 주연이가 아무래도 공부머리가 있는 듯 싶어서 고민이 생긴다. 어떻게 밀어줘야 하는지, 주연이 실력이 정말 어느 수준인건지 어떨땐 영재인가 싶다가도 어떨땐 너무 평범한것 같고 혼란스럽다. 영재를 판별하는 기계가 있다면 아이를 검사대에 올려 쭉~ 스캐닝해서 "어~ 너는 영재야!" 하는 깔끔한 결과를 듣고 싶다. 안타깝게도 그런건 없다.
이 책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특목고 엄마들을 만나고 인터뷰하며 그들의 아이를 특목고에 입학시키기까지의 노하우를 담은 알짜배기 내용들이 들어있다. 대부분이 전업주부라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만들어진 결과들이라 입이 쩍 벌어지는 경우도 있고, 아이가 워낙 똑똑해서 학원도 몇군데 안 보냈는데 생각보다 수월하게 입학한 경우도 있었다.
어떤 경우에건 고수 엄마들의 노하우를 엿 보는 건 많은 도움이 된다. 특목고를 목표로 하고 있고, 염두에 두고 있다면 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 이상이 되면 준비를 해야 한다. 학교까지 정해두면 더 좋다. 목표는 구체적이면 구체적일 수록 좋다. 준비해야할 것들이 더 명확해 진다.
주연이는 아직 결정을 못했다. 엄마, 아빠 의견보다는 본인의 의사를 제일 존중하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지금도 주연이 학원선택은 본인이 한다. 가고 싶다, 보내달라면 그때서야 우리는 움직여서 학원을 알아보는 정도이다. 강요를 한다고 따라오는 아이도 아니고, 강제로 하는 경우 효과도 없다.
주연이는 본인이 결정한 사항이라 그런지 학원을 보내면 결과가 상장으로 이어져 투자한 돈이 하나도 아깝지가 않다. 이렇게 얘기하면 많이 보내는 거 같은데 주연이는, 영어는 집에서 혼자 공부하고, ’수학’ 한군데만 다닌다. 방학때 미술학원을 보내달라고 해서 방학때만 수학과 미술 두군데 다닌다. 다른 아이들에 비하면 노는(!) 시간이 많은 편이다. 대신에 책 읽는 걸 좋아해서 남는 시간에는 책을 주로 읽는다.
요즘 사회적으로 바늘 구멍같은 특목고에 들어가려고, 들여보내려고 경쟁이 치열하다. 어린나이에서 부터 특목고에 들어가기 위해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해낸다. 하지만 특목고에 들어간다고 끝난게 아니다. 특목고에 입학한 엄마들은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라고들 말한다. 1등에서 100등까지가 근소한 차이로 순위가 매겨지는 환경에서 그 스트레스는 만만치 않을 것이다. 특목고에 들어가서 적응못한 이야기도 들리고, 특목고가 명문대로 가는 지름길이긴 하지만 아이의 행복이 최우선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 부부의 의견은 반반이다. 아이가 하고 싶다면 밀어주겠지만, 싫다고 하면 강요는 안할 생각이다.
너무 태연한건 아닌가 싶지만 초등학교 고학년, 중학교에 입학하면 어느정도 갈 길이 보이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