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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가 - 교육.사업.정치를 빛나게 하는 다채로움의 힘
스다 아루나 로라 지음, 김현영 옮김 / 시그마북스 / 2002년 10월
평점 :
절판
우선 이 책을 펼치기 전에 인도란 나라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잠시 생각해 보았다.
- 중국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나라. 11억인가? (현재기준으로 재산출하면, 중국을 제치고 1위에 올랐을 수도 있는 나라)
- 인도에는 카스트 제도가 있어서, 21세기인 지금도 계급이 존재하는 나라.
- 향이 강한 카레를 주식으로 먹는 나라. 손으로 밥을 먹는 나라. 고기를 안 먹는 나라.
- IT 분야에 점점 두각을 나타내고, 서서히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는 나라.
- 인적자원이 풍부해 앞으로 미래가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무서운 잠재력을 가진 나라.
- 영국의 식민지였었던 나라.
이 책을 읽기전에 인도에 대해 가지고 있던 상식적인 수준의 것들이다.
저자인 ’스다 아루나 로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사를 갖고 있는 사장이다. 역사학자나 사회학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어서 좀 의아했다. 저자는 인도인이면서 일본사람과 결혼을 하여 아들이 하나 있고, 현재는 일본에서 거주하는 듯 보인다.
머리말에서 저자는 이 책을 쓴 이유를 [일본인이 다채로움의 힘을 돌아보고 자기들만이 가진 ’차이점’을 중요하게 여기길 바란다] 라고 밝히고 있다. 자신이 태어난 나라 인도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자부심이 느껴진다. 또 지금 살고 있는 일본이란 나라에 대한 애정도 엿볼 수가 있다. 일본이란 나라에 대해 조언을, 개선했으면 하는 점을 계속 강조한다.
이 책을 한마디로 감히 요약을 한다면 아래와 같은 한문장이다.
’Unity in Diversity’ (다채로움 속에 일체감이 있다)
인도인은 많은 인구만큼이나 다양함이 곳곳에 숨어있다. 인도라는 나라에서 집계된 공식 언어만 해도 22개 언어이고, 종교도 80%가 힌두교이고 나머지 이슬람교, 불교, 기독교, 유대교 등 다양한 종교가 있다. 남쪽과 북쪽에 있는 인도인이 각각 만났다고 하면, 외국인을 만난 것 처럼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다는 이야기다. 그런 다양함을 서로 배척한다면,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매일매일이 싸움의 연속일 거다. 그들은 배척하는 대신 모두 수용하고 상대의 것을 인정하는 길을 택한다.
다양함과 다채로움 을 인정하면서 한방향, 한 목표를 향해 인도라는 나라의 배는 항해를 한다. 다채로움 속에서 일체감을 찾는 능력이 지금의 인도를 이끌어가는 강점이자 핵심일 것이다. 그 핵심에는 인도식 교육이 있다. 5살때부터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인도식 교육을 받게 하고 장차 사회를 이끌어나갈 인재를 육성하는 그들만의 교육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국인으로서 부러웠던 점이 두가지가 있었다.
첫째. 인도에서는 5살때부터 초등학교에 입학한다고 한다. 한국나이로 치면 6살이 될텐데, 얼마전에 우리나라도 취학연령을 한살 낮추는 것에 대해 이슈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국사회에 남다른 교육열로 인해 이른나이에 초등학교부터 대학에 들어가기까지의 기나긴 공부와의 전쟁을 어린 나이부터 경쟁시대에 내 모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소화할 능력이 있긴 하는 걸까? 하는 우려로 반대의 소리도 높았다.
또한 인도라는 나라에서는 1학년~12학년까지 전액 무상교육이고, 일부 몇개의 학교에서는 우리의 사립학교처럼 교육비를 내기도 하는데, 그 학교에서 장학금을 지원하는 제도가 있다고 한다. 해마다 몇 백명을 선발해서 교육비+생활비+교통비 까지 지급하는데, 그 양이 학교 교장선생님 월급보다도 많다고 하니 그야말로 파격적인 대우이다. 우리 였다면, 그 장학생이 되기 위한 대비학원이 존재할테고, 그 학원과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어린 나이부터 준비를 하려고 또다른 경쟁이 치열할게 눈에 뻔히 보였다. 이런 사교육과 조기교육의 열풍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러한 우리의 교육환경은 아직 개선점이 많아 보여 그들의 교육문화가 부럽게 느껴졌다.
두번째. 인도라는 나라가 다양함을 인정하고 모두 끌어안는 모습을 보면서 현재의 우리를 돌아보았다. 최근 농촌 총각들의 외국인 여성과 결혼하는 비율이 해마다 늘고 있는 상황이니 우리나라도 점점 다양함에 대해 고민하고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 신문지상에서 부인으로 맞아들인 외국인여성을 학대하고 괴롭히고 심지어 살인까지도 저지르는 범죄를 보면서 제발 저런 모습들이 0.000000000001% 정도로 희귀한, 소수의 모습이기를 간절히 바라고 싶다. 못 사는 나라의 외국인이라고, 나보다 약하다고 해서 홀대하거나 왕따를 시키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 봐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