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다니는 김C의 휴지통 비우기
김C 지음, 이외수 그림 / 해냄 / 2006년 2월
평점 :
품절


내가 쓴 글에서도 나의 모습이 들어있을까? 내가 쓴 글은 한마디로 표현하면 어떤 느낌일까?
친절한가? 시크한 편인가? 냉소적인가? 유머러스한가?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 볼 수 없어서 알 수가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누가 말해주지도 않고... 그래서 내 글에 대한 평가를 한번쯤 받아 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 어느 기관이든, 평론가가 됐든 누구에게든 간에...
 
처음 이 책을 접하고서, 글이 김C 이고 그림을 이외수가 그렸다고 해서 갸우뚱 했다.  오타가 났나?  이외수 글, 김C 그림이 아닐까? 했다가... 조금 더 생각해보니 김C가 그림을 그렸다는 것도 어색하고 갸우뚱 해지기는 마찬가지다. 
 
흠... 아무튼 정리하자면
김C가 글을 쓴게 맞고, 많지는 않지만 이외수 작가의 그림이 들어있다.
 
김C 가 쓴 글에서는 딱!  그가 느껴진다. 김C가 쓴 글임이 확실해서 저절로 고개 끄덕여지는 느낌이다.
독특한 그의 머리속 세상을 엿볼 수 있는 글이다. 
 
때론 조금 쌩뚱 맞기도 하고,
"어! 그러네" ,
"그렇구나!!" 하는 고개 끄덕여지는 내용도 있다.
아주 조금 억지 같기도 하지만 그만의 논리가 적절히 버무려져서 편하게,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내용들이다. 
 
이 책을 내기 위해서인지 어쩐지 모르겠지만, 하루에 한 토막씩 글을 썼다고 한다. 규칙적인 것과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은 김C가 꾸준하게 썼다고 하니 "그에게는 많은 노력이 필요한 일이었을까?" 싶은 생각에 큰(!) 박수를 쳐주고 싶다.  
 
예 or 아니오
"아니, 넌 이런 것도 모르냐?"
"모르면 좀 가만히 있어!"
이 말을 정말 하시겠습니까?
"예, 아니오를 눌러주세요" 라고 뇌속에서 한 번만 더 물어봐줬으면.   (p153)
 
 
운명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며느리가 있었는데, 시어머니께서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낮에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은 후 한숨 자겠다며 소파에 누우셨단다.
그런데 그날따라 낮잠을 좀 오래 주무신다 했는데, 그렇게 돌아가셨더란다.
너무나 평화롭고 고요하게.
나도 갈 땐 그렇게 가고 싶다. (p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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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정원
심윤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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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1977년 인왕산 허리 아래 위치한 "동구"네 집.  동구와 6살 터울의 여동생 '영주'가 태어나면서 소설은 시작된다.
 
동구네 할머니와 어머니 사이에는 큰 삐걱거림이 있다.  하루에도 여러번 큰 소리가 나고... 울고... 욕하고... 싸움이 끊이지 않는다. (일방적으로 할머니에게 어머니가 당하는 꼴이지만... )고부간의 관계는 더 이상 나빠 질 수 없을 정도로 험악하다. 그런 동구네 집에 동생 영주가 태어나면서 가끔이지만 웃음꽃이 피는 집으로 변해간다.  보통의 평범한 집처럼. 동구를 비롯해 어머니, 아버지는 두말할 필요없고, 까칠하고 정 없는 할머니까지도 영주라면 껌뻑 죽었다.  영주가 두 팔 벌려 달려가 안아달라고 하고, 뽀뽀세례를 퍼붓기라도 하면, 동구네 가족 누구라도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 된다. 동구는 한번도 업혀 본 적이 없지만, 영주는 매일같이 할머니 등에서 산다.
 
동구에게는 '난독증' 이라는 병(?)이 있다.  지능은 정상인과 똑같으나, 글을 읽고 쓰는데 문제가 있다.  난독증 때문에 지옥같은 수업시간을 견뎌야 하는 터라 학교생활이 즐겁지 않다. 그런 그에게 학교가고 싶게 만든 사람이 있었다.  천사가 방금 인간 세상에 내려온 것 같은 예쁘고 착한 "박영은" 선생님이다.  한심한 멍청이로 학교와 집에서 온갖 구박을 달고 살았는데, 오히려 난독증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 아이라는 사실을 알게 해준다.  동구에게 더디긴 하지만 글자를 읽고 쓸 수 있게 만들어준 고마운 선생님 이기도 하다. 그런 박선생님을 동구는 많이 따른다. 
 
여동생 영주와 예쁜 박영은 선생님의 존재로 동구는 살아갈 힘을 얻는다.  그 두 사람이 좋아하는 일이라면 온 몸을 희생해서 뭐든 할 준비가 되어있다. 그런 그에게 엄청난 시련이 닥쳐오는데... 
열 한살! 어린 나이에 겪게 되는 상실감은 동구가 견뎌 내기엔 너무 벅찬 일이다.  하지만 생각의 넓이와 깊이가 커지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실수투성이에 지지리 공부도 못하는 한심한 평가를 받고 있지만, 동구는 또래에 비해 속이 깊고 마음이 참 따뜻한 아이다.  어머니 입장도 아버지의 입장도 이해하고 있고, 괴팍한 할머니도 이해해 보려고 노력하는 현명한 아이다. 자기가 처한 상황과 맺고 있는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속에서 세상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한다. 아프고, 힘들고, 무기력하지만 세상을 향해 기꺼이 한걸음 내딛는 걸 주저하지 않는다.  어머니나 아버지가 조금 더 현명하고 지혜로운 어른이였다면 더 좋았을 테지만 그건 동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현실이다. 동구는 고독한 자아를 찾아 부딪치고 깨지고 찢어지면서, 어렵게 그러나 씩씩하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많이 안쓰럽고 또 그만큼 대견스럽다. 


p.s  이 책을 읽고서 타산지석으로 삼아야지 했던 점 두 가지.  ^*^
     ① 아이 앞에서는 부부싸움 하면 안되겠다.
     ② 책을 많이 읽어서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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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갈 내 사람을 남겨라 - 인생길 걸을 때 가장 필요한 선물
이주형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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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당신이 죽을 경우 당신 가족을 돌봐줄 친구가 몇 명이나 있는가?"
 
저자는 책 머리 부터 질문을 던진다.  내가 급작스런 사고로 이 세상에 없을 때, 나 대신 내 가족을 돌봐줄 친구가, 내 아이를 위해 대학등록금을 대신 내 줄 친구가 있는가?  있다면 몇 명이나 되는가?  하고 묻는다.  
 
핸드폰에 저장된 수많은 사람들의 전화번호, 내가 아는 모든 인간관계들을 점검해 본다. 누가 있을까?  얼마나 될까? 골똘히 생각해 보지만 확실하게 '이 사람이다!' 하는 확신이 들지 않는다. "아~ 인생을 잘못 살았나보다!" 하는 자책이 밀려온다.  거꾸로 내 친구 중 누군가에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면 나는 흔쾌히 대학등록금을 내 줄 수 있을까?  
 
저자는 친인척 관계 말고 친구와도, 사회에 나와 인연을 맺은 비즈니스 관계에서도 명품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얘기한다. 평생 갈 내 사람을 여럿 만들어 놓으라고 한다.  학교라는 울타리를 뛰어넘어 사회에 나오면서 다양한 인간군상 사이에서 사람과의 관계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인간관계가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회사를 옮겨 다니기도 하고, 한 사람의 인생을 좌지우지 하기도 한다. 극단적으로 말 몇 마디에 상처 받아 목숨을 버리기 까지 한다.
 
사람은 눈치가 참 빠르다.  내가 어떤 친절을 받았을때, 그 친절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금방 안다. 의도된 친절인지, 진심에서 우러난 건지 금방 구별해 낸다.  또 다른 얼굴을 가지고 있기도 하는데, 아주 미묘한 차이로 오해와 이해를 왔다갔다 하기도 한다.  나와의 친밀도에 따라, 평소에 진솔한 대화를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오해의 늪이 깊어지기도 하고, 대수롭지 않게 '허허' 웃고 넘어가기도 한다.
 
인간관계에서는 표준화되고 정형화된 특정한 패턴이 있지도 않고 매뉴얼이 존재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진심으로 상대방을 대하고, 꾸준한 애정과 관심으로 좋은 관계를 쌓아간다면 성공 가능성이 있다. 진심은 언제나 통하는 법이니까. 내가 '왕' 대접을 받고 싶으면 상대를 '왕'처럼 대접해 주면 된다. 
 
손익이 걸린 경우라면 때로 손해 보는 일을 택하고, 화를 내기전에 신중하게 한번 더 생각하고, 바로 화 내지 않고 조금 기다려 주는 너그러움도 필요하다. 상대방 관점이 아니라 내 관점에서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고, 내가 한번 더 움직이고 관심을 기울이고...
결국 내 말과 행동을 성실히 하라는 얘기다. 
 
 
교과서적인 틀에서 벗어난 신선한 내용이나 기발한 아이디어가 들어 있지는 않다. 예측할 수 있는 얘기들이고 충분히 고개 끄덕여지는 내용들이어서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가진 재주 믿고 까부는 자는 가까이 하지 마래이. 그런 부류라면 인생의 최하등급 아이겠나. 많이 배워 지식 있다꼬 교만한 자도 역시 하등급이대이. 그보다는 차라리 사람을 다룰 줄 아는 꾀를 가진 자가 낫대이. 그 위 등급은 세상 경험을 많이 쌓아 통달의 경지에 이르러 한 분야의 9단이라고 불리는 사람 아이겠나. 자, 이제 9단보다 더 웃질,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등급 인간이 뭔동 아나? 사람들한테 늘 양보하고 져주고 손해보면서 얼라아 맹키로 어리석어서 항용 솔직하게 마음 비우고 사는 그런 인간이 최상등급 아이겠나."  (p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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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형 2011-11-19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제 동생하고 이름이 같으시네요...^^ 저자드림

내사랑주연 2011-11-23 17:52   좋아요 0 | URL
앗! 제 리뷰를 읽어주셨네요. 이런 영광스러울때가 또 있을까요. 와~~ 너무 감사합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조금 더 신경써서 쓸걸 그랬어요. ㅠㅠ) 좋은 책 저도 잘 읽었습니다. ^^
 
바다와 커피
원재훈 지음 / 늘푸른소나무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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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요즘은 커피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료로 자리 잡았다.
난 하루에 커피만 두 잔 이상은 마시는 것 같다. 식사를 하고 나면 당연하게 커피 한잔을 타서 자리에 앉는다.
 
나의 커피 취향도 처음엔 달달하게 프림, 설탕 모두 들어간 커피믹스에서, 지금은 연하게 물을 많이 탄 블랙커피가 좋다.  깔끔하면서 텁텁한 맛도 남지 않는 뒷끝이 좋아서 커피알만 넣어 물처럼 마신다. 휴일엔 집에 있는 핸드드립 커피를 마시기도 하는데, 최연소 바리스타인 아들이 요즘은 게으름을 피운다. 기분에 따라 내려주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 더이상 흥미를 끌지 못하는 모양이다. 
 
이 책 <바다와 커피>에는 커피얘기가 한가득이다. 커피와 찐~한 에스프레소 같은 사랑이야기가 한데 어우러진 소설이다.  

작은 섬에서 이야기는 시작되는데, 그 섬에는 유난히 상처를 가진 사람이 많이 산다. 아이를 잃고 세상과, 사람과 단절하며 현관문 처럼 마음의 문도 꽁꽁 걸어놓고 사는 송곡아저씨. 의료사고 이후 정신적인 내상을 입고 도망치듯 섬에 들어와 사는 다빈이네 가족. 바다를 바라보며 하염없이 누군가를 기다리는 등대지기 아저씨. 그리고 해군장교로 발령 받아 섬에 근무중인 누리네 가족. 다빈이와 누리는 그렇게 섬에서 만났다.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에 만난 그들은 중학교에 입학하며 헤어진다. 섬에는 중학교가 없기 때문이다. 
 
10년후에 커피나 한잔 하자며 헤어진 그들! 그들은 편지로 조금씩 조금씩 사랑을 키워간다. 하지만 그들의 사랑은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가 아니어서 아쉬움과 안타깝다. 다빈과 누리의 사랑은 에스프레소를 닮았다. 에스프레소 처럼 강렬하지만 작은 잔에 적은 양을 홀짝 마셔 버리는 찐~한 커피 말이다.
 
누리와 다빈의 사랑이야기 면서, 주변 인물들이 상처를 치료해 가는 얘기가 들어있다. 미련스럽게 자신의 일생을 기다리는 삶을 선택한 사람도 있고, 질투와 분노, 그리움으로 자신을 학대하며 사는 사람도 있다. 다빈이와 누리도 서로를 깊이 사랑하지만 함께 있을 운명은 아닌지 계속 어긋난다. 


커피에는 단맛, 신맛, 쓴맛 등 여러가지 맛이 난다. 커피 한잔을 마시면 인생을 모두 맛 보는 것과 같다고 그러던데... 우리네 인생도 소설속 인물들의 일생도 여러 맛이 들어있다. 유난히 쓴맛 나는 인생이 있고, 처음은 신맛과 씁쓸함에서 시작했다가 인생후반부에 달콤한 인생도 있다. 단맛도 보고 쓴맛도 있고, 달콤 쌉싸름한 인생이다. 
 
커피 나무는 흰색의 꽃이 피고 빨간 열매가 열린다고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커피가 짙은 갈색이나 검정에 가까운 걸 보면 겉과 속이 다른 열매라 하겠다. 또 겉은 비슷하게 생겼더래도 향기나 맛은 모두 다르다. 원산지와 자라난 환경에 따라 무척 다양하다. 겉과 속이 다른게 어디 커피 뿐일까 마는, 소설속에 계속 등장하는 커피인 만큼 커피에 인생을 견주어 보게된다.  종류와 맛이 모두 다른 다양함을 가진 커피처럼 우리의 인생도, 사랑도 여러가지 색깔을 가지고 있다. 
 
맛있는 커피를 한잔 마시기 위해서는 여러과정이 필요하다. 
우선 생두를 구해오고, 타지않게 덜 익지도 않게 알맞게 볶는 과정을 거쳐, 92도의 온도와 정성으로 한잔을 내린다. 고유의 향을 먼저 후각으로 마시고, 맛을 음미하는 과정으로 우리 몸에 흡수된다. 
 
보통은 쉽게 커피 한잔을 말 한마디로 시켜 마시지만, 그런 복잡하고 더딘 과정을 통해 나에게 오는 게 커피다. 
인생도, 사랑도 그 커피 한잔이 만들어지기 까지의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그 사랑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성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 로스팅하고, 분쇄하고, 추출하고, 최적의 온도로 내리고... 공정중에 어느 것 하나라도 정성을 기울이고 진심을 다하지 않으면 원하는 커피가 만들어 지지 않는다. 
 
인스턴트 커피처럼 쉽고, 짧은 사랑을 할 수도 있겠다. 짧게 짧게. 쉽게 쉽게.
하지만 인스턴트 같은 사랑 말고, 좋은 향과 맛이 나는 하우스커피 같은 사랑을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향기가 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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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영 씨, 산티아고에는 왜 가셨어요? - 진짜 가수 박기영의 진짜 여행
박기영 지음 / 북노마드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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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노래 잘하는 가수 박기영.
어떤 노래였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TV에서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반했었다. 와~ 노래 잘한다!
그러다 아이돌과 댄스가수들에 밀려 한동안 안보이더니, 얼마전 '나가수'에 나와 조규찬과 함께 듀엣곡을 불렀다.  그러면서 다시 얼굴이 보이기 시작했다. 
 
열광적인 팬이 아닌 이상 그녀의 근황을 잘 몰랐었는데, 3년전에 산티아고에 다녀왔단다.
가녀리고 약해 보이는 그녀의 어디에서 그런 악다구니 같음이 있었는지, 마음 먹은 것도 의아했는데 정말로 다녀왔단다. 고행의 길로 유명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를 말이다.
 
파울로코엘료의 '연금술사' 가 처음 옆구리를 콕콕 찔렀고, 뒤늦게 만난 '하나님'이란 존재가 그녀를 움직이게 했다고 한다.
자신을 들여다 보고 싶어서, 나 자신을 만나고 신의 존재를 느끼고 싶어서 선택했다고 한다.
 
출발지에서 목적지를 설정해 놓고, 그 목적지까지 가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찌릉 찌릉 자전거가 있고, 부르릉 오토바이 그리고 아주 흔한 자동차, 또 엄청 빠른 비행기까지...아! 뚜벅 뚜벅 정직한 발걸음도 있다.
 
무려 800킬로미터나 되는 산티아고 가는 길에 그녀가 택한 방법은 정직한 두개의 발이다. 제일 저렴하면서 고통스러운 도구를 택한 셈이다.  걷는다는게 뭔가. 정말 솔직하고 정직하게, 걸어온 만큼만 갈 수 있는 게 걷기이다. 부자인 사람도 가난한 사람도, 나이도 성별도 불문한다. 모두가 똑같은 조건이다.  힘들다고 누가 도와줄 수도 없는 일이고, 오직 자신의 발로 한 걸음 두 걸음 걸어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구조다. 그 길을 33일을 꼬박 걸어서 목적지까지 다녀왔다.  그 길에서 그녀가 느낀 점을 일기 처럼, 여행록 처럼 남겨놓은 글이 이 책이다. 
 
책에서 좋은 글귀들을 모아봤다. 
 
- 길이란 자신을 밟고 지나가는 자에게만 삶의 의미를 가져다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삶은 우리가 얼마나 무엇을 이루었느냐의 합계가 아니라, 무엇을 얼마나 절실히 바랐느냐의 합계라고.
- 산티아고에서 33일을 걷는 동안, 나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많은 것들이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매우 놀랐다.
- 산티아고에서 나는 알았다. 내가 가진 것을 버리고, 그리하여 내 배낭이 가벼워지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다시 그에게 도움을 주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내가 가진 것을 나누었을 때, 배낭은 점점 가벼워졌지만 마음만은 부자가 된 듯했다. 
 
산티아고에 가기전의 그녀와 다녀온 후의 그녀는 분명 달라져 있을거다. 눈으로 검증할 순 없지만 많은 걸 몸으로 부딪쳐서 깨달은 점은 기억에도 오래 남지만, 세상을 살아가는 충분한 밑천이 될것이라고 의심하지 않기 때문이다. 
 
산티아고에 대해선 많이들 알고 있고 한번쯤 '가야겠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정말로 가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실천 하기에는 쉽지 않은 길이다.  용기내서 자신의 길을 씩씩하게 걷는 그녀! 박기영! 참 예쁘다.  아름다운 사람이다.  이 책을 읽고서 그녀의 노래들을 들어봤다.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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