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길어올리기 (1disc) - 아웃케이스 없음
임권택 감독, 강수연 외 출연 / 캔들미디어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얼마전에 이 영화 <달빛 길어 올리기> 를 봤다.

처음엔 남편이 먼저 봤는데, 어깨 너머로 띄엄 띄엄 봤지만 대충 줄거리는 감이 왔다.

우리나라 전통 "한지" 에 대해 다큐멘터리 처럼, 영화처럼 담백하면서도 리얼하게 그려진 내용이었다.  잔잔하니 참 좋았다. 조용하게 마음을 두드리고 움직이는 이런 것들... 참 좋다.  그다음엔 제대로 처음부터 다시 봤는데 역시 나쁘지 않았다. 

 

외국에서는 "Japanise paper" 라고 해서 동양의 종이는 일본의 종이가  많이 알려졌다고 한다.

하지만 일본의 '화지' 보다,  중국의 '선지'보다 질이 더 좋고 내구성이 훨씬 뛰어난게 우리의 "한지" 다. 

신라의 한지는 천년을 가기도 한단다. 이런 차별화된 장점이 외국에서는 큰 이목을 끌 텐데도, 외국에는 한지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다.

전통 한지를 만드는 방법이나, 그 우수한 차이를 체계적으로, 문서로 정리된 자료가 없어서...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아서... 그 존재조차 알리지 못하고 있다.  또 한지의 우수성이 눈에 띄었다 해도 동양의 종이는 대부분 'Japanise paper' 로 취급받고 있다고 하니 억울하고 분하고 통탄의 마음이다.

 

또 얼마전에 정말 오랜만에 본 1박2일에서는 유홍준 교수가 나왔었는데, 유홍준 교수의 가르침아래 경복궁에 대한 정보를 퀴즈로 푸는 장면이었다. 왕이 사는 '강녕전'과 왕비가 거처하는 '교태전'의 기가막힌 굴뚝이야기며, 벽에 새겨진 우아하고 현대적인 벽화, 몇 백년이 지난 지금도 그 빛을 발하는 역사적인 보물들을 보면서 우리 민족의 우수성과 지혜로움 그리고 아름다움을 느꼈다.  뿌듯하고 너무도 자랑스러웠다.

 

옛날 한 예능 프로에 고현정이 나와 TV가 끝날 때 울리는 애국가를 들으며 눈물을 글썽이며,

"우리나라가 잘 돼야 하는데..." 라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나도 그런 적이 있어서 이심전심으로 통했던 기억이 난다.  우리나라가 정말 잘 돼야 할텐데... 점점 더 소중한 것들이 하나씩 사라지는 것 같아서 너무 안타깝다.

 

국가 예산의 부족과, 아니 예산이 있어도 우리 문화재를 가꾸는 일에는 많이 할당이 안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기업들도 돈이 되지 않는 일에는 손을 대지 않는 통에 한지 산업도 몇 몇 장인의 솜씨로만 명맥이 유지되고 있는 실정이라 한다. 시간이 더 흐르면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뭐라도 해야할 것 같은데,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 발만 동동 구르며 마음이 조급해 진다.  몇 몇 장인들이 나이들어 죽고 없으면 그 자식들은, 손자들은 "돈" 안되는 한지 산업을 과연 이어가려 할까?

 

나 자신도 우리나라 옛 것을 관심 있어 하지 않고 시건방지게 생각했었던 점 반성한다.

시시하고, 유치하고, 고리타분하고... 때론 촌스럽다고 느꼈던 게 모두 무지와 무식의 소치였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한지라도 몇 장 사러 갈까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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