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가슴이 뜨거워져라 - 열정 용기 사랑을 채우고 돌아온 손미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
손미나 지음 / 삼성출판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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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없이 펼쳐 들었던 책이어서 그랬을까?
읽고 싶은 책 리스트에 있는 책은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총 동원하고, 
대여중인 경우라면 예약까지 걸어두며 잔뜩 기대에 부풀어 기다리곤 한다.
이 책은 독서wish 리스트에는 없는 책이었다. 
"손미나.  어! 이사람 아나운서인데, 책을 냈네?  여행 다녀왔나보다. 함 읽어볼까? " 하며 가볍게 선택한 책이다.

기대보다, 아니 기대이상으로 너무 좋다. (그래서 별 다섯개를 주저없이 준다. ^^)
아르헨티나 하면 떠오르는 거라곤 탱고와 몇년전에 국가가 부도가 나서 나라 경제가 엉망이라는 정도... 그게 다였다.
이 책을 다 읽고나면 아르헨티나의 역사, 기후, 그 나라 사람들의 특성에 대해 잘~ 알게된다.  
여행기 라기보다 그 이상의 것들이 담겨있는 책이다.

작가 손미나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며칠을 보내고 온 국민이 열광하는 축구장을 찾는다.
나에겐 생소하지만 무척이나 유명한 [보카 주니어스]의 경기를 보러간다.  
말로만 듣던 축구사랑은 눈으로 직접 보고서도 상상이상이라고 말한다.
나라가 어려웠을때 축구가 온 국민을 하나로 똘똘 뭉치게  해준 매개체로서의 축구는 정말로 상상을 초월하며, 광적이라고 까지 할 수 있겠다.
유명한 축구선수 '마라도나' 를 신처럼 숭배하는 교회도 있다고 하니...예수 대신 마라도나를 믿고 그의 사진을 걸어놓고 기도를 한단다.   헐~

또한 작가는 정열적인 탱고를 직접 배우기도 했다. 
"탱고는 어떤 기교를 부리며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지가 중요한 게 아냐. 탱고를 추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야 하지. 서로의 손을 맞대기만 해도 상대가 언제 어느쪽으로 움직일 지를 알 수 있다면, 그래서 그와 함께 걸을 수 있다면 탱고는 이미 시작된거야."  탱고를 가르쳐 줬던 '노라' 의 말이다. 
저자는, 탱고는 사랑과도 우리의 인생과도 닮아 있다고 말한다.

"하나의 가슴 네개의 다리" 탱고를 흔히 이렇게 표현한다고 한다. 
가슴은 최대한 가깝게, 다리는 자유롭게 움직이며 자신을 표현하는 춤. 
사랑도 정말 비슷한 것 같다. 영혼과 마음은 하나로 최대한 가깝게 붙이고, 함께 걸으며 같이 호흡하고, 
마음을열고  상대를 귀기울이지 않으면 발이 엉키거나 꼬일 수 밖에 없는... 사랑은 탱고와 정말 많이도 닮았다. 

빈민촌에 살면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끝내 꿈을 이룬 영화배우, 평등한 세상을 꿈꾸는 인디언 총각 인티, 
정말 우연하게 드라마처럼 만나게 된 도전골든벨의 주인공 수영이,  
그리고 가우초 청년들과의 첫 만남과 그들의 삶 깊은 곳 까지 들어가게 된 우여곡절들...

열정과 사랑의 도시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아름다움에 표현 할 말을 찾지 못하게 만드는 빙하지대 파타고니아까지...
사진만으로도 감격스럽고 충분히 감동적인데 직접 눈에 담아온 작가는 어떤 느낌이었을까?

아르헨티나 사람들에게는 좀 더 특이한 역사가 있다. 
나라를 정복했던 침략자들은 원래 있던 아르헨티나인들을 모두 죽이거나 내쫓고 그들이 정착해서 새로 나라를 출발시켰으며,  
이후에 다양한 여러나라의 이민자들을 계속 받아들이면서 지금의 아르헨티나에 이르게 된 아픈 역사가 있는 나라다.

실제로 그들 대부분은 자신이 과연 누구인가를 고민하면서 평생 해답을 찾지 못한 채 이방인처럼 살아간다고 한다.
다양한 나라의 피를 물려받은 그들의 정체성에 혼란이 오면서 수수께끼와 같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바로 아르헨티나인들이다.

여행기를 읽으면서 웃고, 울고, 가슴이 뜨거워졌다가 다시 뭉클해졌다가 안타까웠다가 했다.
여러 감정들을 고루 터치해준 작가의 솜씨도 감탄하게 한다.

가우초의 친구, 하비에르의 어머니 말씀이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
"주어진 운명 속에서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은 삶이라는 귀중한 선물을 받고 이 세상에 태어난 우리 모두의 몫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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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그네 오늘의 일본문학 2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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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  하면 대부분 [공중그네] 를 많이 떠올린다.
그런데 난 그의 작품들을 거꾸로 읽어나가는 기분이다. 
[공중그네] 를 네번째로 만났기 때문이다.   ^^

역시나 명성에 어긋나지 않게 참 재밌다.   가히 대표작이라 할 만하다. ^^
단편소설인 줄 알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이 신경과 의사 <이라부 이치로> 와 간호사 <마유미>
성격도 외모도 모든게 독특한 이들 커플이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1. 고슴도치
2. 공중그네
3. 장인의 가발
4. 3루수
5. 여류작가

정신과 의사인 이라부를 찾아오는 다섯명의 환자들의 이야기이며,  각기 다른 다섯가지의 재미난 사연들이 있다. 

- 뾰족한 물건을 보면 공포를 느끼는 일명 선단공포증을 앓고 있는 젊은 중간보스의 야쿠자.  
- 서커스단에서 공중그네를 타온지 7년, 최근 3년 동안은 최고 자리를 지켜왔던 베테랑 공중그네 플라이어.  
  그러던 그가 어느날 부터 공중그네에서 자꾸 추락하는데...
- 대학병원 병원장의 딸과 결혼을 하면서 탄탄대로를 걷고 있는 이케야마 다쓰로.
  헌데, 그도 어느날 부터인가 이상한 증상에 시달린다. 그 증상은 장인의 가발을 벗기고 싶은 충동이다.
  그 행동을 억제하려는 이성과, 가발에 손을 뻗어 벗기고 싶은 본능 사이에서 힘들어 하는데...
- 야구 3루수에서 최고라고 자부하는 반도 신이치.   그도 어느날부터인지 3루에서 1루로 공을 보내는데,
  계속 어이없는 악송구를 하게되고, 기어이 상대편 선수가 공에 맞는 사고까지 생겨난다.
- 8년차 작가로 연애소설 부문에선 유명한 미혼의 여류작가.    하지만 그녀에게도 요즘 계속 글이 안써지는 증상이 있다.

모두 강박증, 편집증, 나름대로의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자기 분야에서 베테랑인 그들이 계속 실수를 한다.
그것도 어이없고 황당한 실수들을...

그런 환자들을 재밌게 치료해 주는 이라부 이치로. 때론 이라부가 그 치료방법들을 환자보다 더 즐기는 것 같기도 하다. ㅎㅎ
하마같은 거구에 아이같은 얼굴을 한 장난꾸러기 의학박사 이라부 이치로.  외모에 어울리지 않는 애교도 부리고,
앙탈도 부린다. ㅋㅋ  귀엽다.

환자들에게 조언을 해줄때 보면 완전 엉터리 같기도 하고, 어쩔땐 정말 뛰어난 의사같기도 하다.
결과적으로는 환자들 증상이 완화되고, 공포나 강박증에서 점점 옅어지고 있으니  훌륭한 의사가 맞겠다.

책을 읽다보니 진짜 한번쯤 만나보고 싶기도 하다. 
이라부 아저씨 만나서 얘기하다보면 괜히 기분이 좋아질 거 같다. 덩달아 유쾌해지고...
단 비타민 주사는 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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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뱀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옥희 옮김 / 민음사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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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다른이의 리뷰들을 보면서 "요시모토 바나나"라는 작가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녀의 작품을 읽는건 처음이다.   "키친"으로 유명해진 작가라 알고 있다.

이 책은 6개의 단편으로 구성된 소설이다.

1.신혼부부
2.도마뱀
3.나선
4.김치 꿈
5.피와 물
6.오카와바타 기담

- 아스코와 결혼하고 한달쯤 지난 새 신랑인 주인공은 어느날 만취한 상태로 지하철을 탔는데,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아 내려야 할 역을 그냥 지나친다.

 [어째서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은 걸까!]   [돌아가고 싶지 않은 이유는 정말로 뭘까?]

 그의 속마음을 들여다 본듯이 훤히 꿰뚫고 있는, 미모의 여인으로 변신한 노숙자와의 진지한 대화.
 냄새나는 노숙자가 눈을 감고 뜬 그 짧은 사이에 미모의 여인으로 변해있는 꿈을 꾸는 것도 같고,
 술 취해 주정을 부리는 것도 같은 이야기.  집에 들어가기 싫은 이유가 뭐야? 하고 물으면 콕! 찝어 말할 수는 없어도
 어렴풋이 어떤 느낌인지는 알 것 같은 이야기이다. 

- 어렷을 때 엄마를 다치게 한 도둑을 자신의 저주로 죽게 했다는 죄책감에 살아온 여자 주인공.
  그는 그녀를 도마뱀이라고 부른다.  왜?  그녀의 허벅지에 도마뱀이 그려져 있어서...

- 불륜의 남녀 주인공들은 남자가 이혼을 하고 오면서 결혼으로 이어지지만,  한 가정을 파괴했다는 자책과 
  전처를, 한 여자를 고통에 빠지게 했다는 죄책감에 서로 맘껏 행복해 하지도 못하며 살아가는 주인공.   등등

여섯편의 소설에는 모두 상처를 가진 주인공들이 나온다.
사정은 각기 다르지만,과거의 아픈 상처를 지닌 채 살아가다가 그 상처를 치유해주는 사람을 만난다.

다행인 것은 그들 주인공의 주변에는 상처를 어루만지고 치료해 줄 사람이 있다는 점. 
그래서 치유를 해 나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책을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여섯개의 변주곡> 이라 칭하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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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비밀 - EBS 다큐프라임, 타인을 움직이는 최상의 커뮤니케이션 전략 설득의 비밀
EBS 제작팀.김종명 엮음 / 쿠폰북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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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이란 뭘까?  내가 의도한 어떤것을 상대로 하여금 행동하게 하고 따르게 하는 것.
그러기 위해선 좋은 언변과 속된 말로 잘 꼬셔야 하는데... 그런게 부족한 사람들에게 비법을 알려주는 책인가보다 했다.

설득할 일이, 설득할 대상이 하루에도 여러번 일어난다.  가까운 남편부터, 아이, 친구들, 형제들, 회사에서는 상사, 동료 등등
영업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 아닌 일반 사람들에게도 설득의 비법을 알고 있다는 건 참 유용할 것 같다.


이 책은 프로젝트에 참가한 16명과 함께 여러달 동안 함께 도전하고, 경험하면서 얻어낸 설득의 비법들이다.
EBS에서 방송으로 엮어진 건데, 역시나 방송은 보지 못했다.  

1. 설득 유형을 파악하라
2. 설득의 달인에게 배운다
3. 설득 레이더를 맞춰라
4. 협상으로 진입하라
5. 현장게임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해서 하는 여러 방법들로, 설득과 비슷한 단어들이 여럿 있다. 
아래에 나열한 단어들도 엄밀히 따지면 내 의견을 따르게 하기 위해 말을하는 수단이나 방법이니까.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자면 살짝 헷갈리기도 한다. 

협박, 사기, 거짓말, 애원, 강요, 요구, 요청...
하지만 위의 방법들은 모두 자신의 입장에서 일방적으로, 강제적으로 상대방을 행동하게 한다는 점이다.
상대방이 좋든, 싫든 억지로 하게 한다는 거다.


설득을 하려면 우선 말을 많이하고 말도 조리있게 잘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했는데, 이 책에선 7:3 의 법칙을 얘기한다.  
7만큼을 듣고 경청하며 3만큼만 말을 한다는 것이다. 쇼킹했다.


설득이란, 나에게도 좋은일이지만 상대에게도 이익이 되어야 한다. 
한사람이 희생하거나 불만을 억지로 누르며 행동하는게 아닌, 서로 win-win 할때에만 설득이 성공한거다.
설득은 결국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고, 진심을 전달하는 것이다. 


제목으로만 봐서는 딱딱하고 재미없을 거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
도전자들이 역할을 나눠 나눈 실제 대화가 많은 부분을 차지해서 지루하지도 않고, 
도전내용들도 일상생활과 먼 얘기가 아니어서 재밌게 볼 수 있다.   
또한 설득의 달인들과 전문가들에게 노하우도 배우고, 비법도 전수받고 유익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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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혜옹주 - 조선의 마지막 황녀
권비영 지음 / 다산책방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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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를 읽었다. 

일요일인 어제밤에 잠이 안와 이리뒤척 저리뒤척하다가 잠 안올바에야 책이나 읽자하고 집어들었는데,
제법 두툼하니 400페이지나 되는 책을 순식간에 다 읽어버렸다. 

참 재밌다.  재밌다기 보다 속에서 뜨거운 울분이 일고 속상하고 안타깝고 힘없던 대한민국이 원망스럽다.
나라도 빼앗기고 왕이 있긴하나 허수아비에 불과하고 조선인이면서 조선의 주권이란 없었던 시절...

영친왕에 이어 덕혜옹주도 볼모로 일본에 가게된다. 그 때 황녀의 나이 열세살.
아버지 고종을 하루아침에 잃고, 어머니 양귀인과도 기약없는 이별을 하고 낯선 원수의 나라 일본으로 가게된다. 

일본에서의 생활이 낯설고 일본학교에서도 왕따를 당하는 등 갖은 수모를 겪는다.
그러는 동안에 들리는 그리운 조국의 오라버니 순종의 죽음, 잇따른 어머니의 죽음까지...
왜 힘들고 상처가 되는 일은 연달아 일어나는걸까?  
이런 여러 사건들을 어린나이에 접하면서 서서히 깊은 슬픔과 우울에 빠져든다.
예전 고종이 살아계실때 업어달라며 총명한 눈으로 애교를 부리던 덕혜옹주는 더이상 찾아볼 수가 없다.

황녀 주위에 의지할 만한 사람들을 다 빼앗고도 그것으로도 덕혜옹주가 눈에 가시였는지
일본남자와 결혼까지 추진을 한다.   한국의  매국노들이 더 무섭고 잔인하다.

조선의 황녀로 일본인과 결혼을 시킨다는 건 무슨의미인가?
조선인의 뿌리를 철저히 뽑아 없애겠다는 의도가 아닌가 말이다.
힘없는 조선인으로서 선택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식민지배를 받는 조센징일 뿐이었다.
도망도 치지 못하고 황녀의 몸으로 맘대로 죽을 수도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뿐이다.

조국, 아버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나라를 꼭 되찾아야 하는데 아무런 행동을 할 수 없는 무기력함.
서서히 서서히 정신을 놓기 시작하며 나중엔 정신병원 신세를 지게 된다.
누군들 이런 상황에서 온전한 정신으로 살 수 있을까 싶다.

조선의 마지막 황녀이면서 황녀로서의 삶은 한번도 제대로 누려보지 못한 비련의 주인공 덕혜옹주.
덕혜옹주 자신이 서서히 시들어 갔듯이, 사람들의 기억속에서도 덕혜옹주는 잊혀져 갔다.

여러 고비를 넘기고 그렇게도 그리운 조선에 돌아오지만...
그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마지막 황녀인 덕혜옹주는 조선의 품에서 긴 잠에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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