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안에 두려움이 없고 온전한 사랑이 두려움을 내어 쫓나니 두려움에는 형벌이 있음이라 두려워하는 자는 사랑안에서 온전히 이루지 못하였느니라 우리가 사람함은 그가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음이라 "

 

                                                                                                       < 요한일서 5장 18 - 19절>

 

  누가 먼저 사랑하셨는지 생각한다.

  내가 먼저?

  아니

  주님이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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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ryticket 2005-09-17 20:51   좋아요 0 | URL
당연히 하나님이 먼저죠..우리가 태 속에 담기기전부터 우리를 아셨는걸요^^

아라 2005-09-18 01:42   좋아요 0 | URL
네. ^^
 



운동회 때 변한 것

김밥, 찐 밤, 삶은 계란, 포도, 사이다는

거의 안 보이고

그 자리에 피자, 치킨, 햄버거와 콜라가 자리를 지킨다.

(사실 보고 입이 딱 벌어졌다.)

 뽑기 할아버지, 솜사탕 아저씨도 어디에도 없고 풍선도 보이지 않았다.

 

변하지 않았던 것은?

항상 그런 건 아니지만 이어달리기의 막판 역전 극과 박 깨기.

이어달리기 역전은 정말 손에 땀이 날만큼 극적이었고

박깨기는 꼭 어느 한 개가 절대 안 깨지는데 올해도 그랬다. 

어른들까지 가세했는데도 어찌나 ...

그리고 아이스크림 아줌마는 올해에도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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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회가 끝났다.

다 같이 모여서 교가를 부르는 것을 마지막으로.

다행히 비도 안 오고 날씨도 그리 덥지 않았다.

이제 아침에 클론의 노래로 잠을 깨는 일은 없을 듯...

언제까지?

내년 운동회까지.^^

얘들아 그때까지 모두들 건강하렴.

그리고 그 내년도 또 그 다음 내년도...

그렇게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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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9-17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12000

2천힛 축하드려요^^


아라 2005-09-18 0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물만두님.^^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안에서 너히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 데살로니가전서 5장 16-18절 >

 

  가을이다.

  하나님의 내게 다시 가을을 허락하셨다.

  그것만으로도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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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반장과 정민이 차를 세운 곳은 아파트에서 그리 멀지 않은 도로 옆 편의점 앞이다. 두 사람이 차에서 내려 편의점 안으로 뛰어 들어 가자 계산대 앞에 있던 조형사가 두 사람에게 온다.

  “분명하답니다.”

  “황순경은?”

  “편의점에 설치 된 CCTV 확인중 입니다.”

  고반장이 계산대 위에 놓인 출력된 CCTV화면을 가리킨다.

  “자꾸 같은 걸 물어봐서 미안하네. 이 사람 분명한가?”

  “네, 단골이에요, 오는 시간도 거의 비슷하고. 요 며칠 안 오긴 했지만 맨 날 그 잠바에 그 모자 쓰고 다니는데 모를 리가 없죠.”

  “다른 날이랑 틀린 점 같은 건 없었고?”

  “보통 맥주나 라면, 과자 같은 걸 많이 사갔는데 그날은 이상하게 소주만 사갔어요. 안주거리도 하나도 안사고. 더 이상했던 건 올 때마다 영수증만은 칼같이 챙기던 사람인데 그날은 잔돈도 받지 않고 거스름돈 챙기는 사이에 그냥 나가버렸다니까요.”

  “반장님.”

  황순경이 창고에서 나와 고반장을 부른다. 창고 안에 설치된 TV화면에 소주 3명을 계산대 위에 내려놓는 남자의 모습이 보인다.

  “이사람 맞아?”

  조형사가 CCTV를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네, 맞아요.”

  실제로도 남자가 쓴 모자나 입은 차림새가 아파트에서 촬영된 모습과 동일하다.

  직원이 소주병을 봉지에 담아 내밀자 남자는 봉지를 받고 돈을 건넨다. 돈을 건넨 남자가 숨을 크게 들어 마시는 것처럼 고개를 들었는데 그런 남자의 얼굴이 CCTV에 정면으로 잡힌다. 남자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고는 목격자의 말처럼 잔돈을 세는 사이 밖으로 나가 버린다.

  “잠깐만, 황순경, 거 좀 돌려 봐봐, 얼굴 나오는 데로. 빨리.”

  옆에서 보고 있던 조형사가 테이프를 뒤로 돌려보라며 황순경을 재촉한다. 황순경이 몇 번 버튼을 누르더니 남자가 카메라에 정면으로 비친 부분에서 화면을 멈춘다.

  “제 게잖아. 아니 어떻게. 그게 말이 되나?”

  “뭐야? 아는 사람이야?”

  “네. 아니 근데 재가 왜?”

  

  “조형사, 그 병원에서 제일 가까운 파출소로 협조 요청해. 용의자 있는지 확인하고 없으면 그 쪽 사람들 좀 병원 주위에 먼저 배치해달라고 부탁도 좀 하고. 황순경은 목격자랑 CCTV 갖고 서로 먼저 가 있어. 참, 기획실이 어디 있다고 했지?”

  “잠깐만요, 반장님. 잠깐만요.”

  “네, 지금 한석민씨가 바리의 소식을 듣고는 촬영도 접고 하루 먼저 귀국했다고 하는데요, 벌써 공항을 나가 병원으로 가고 있는 중이랍니다. 바리가 주인을 보고 힘을 내서 꼭 빨리 일어났으면 좋겠군요. 누가 그랬는지 정말 그 사람 얼굴 한 번 꼭 좀 보고 싶네요. 뭐만도 못하다는 말은 그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럼 바리가 다시 건강해져서 우리 곁으로 빨리 돌아오길 바라면서 Carole King이 부릅니다. ‘You've got a friend'"

  “젠장, 그 새끼 어떻게 서로 바로 안가고 병원으로 간다는 거야? 누구 손자라는 게 무슨 벼슬이야?”

  처음부터 누구네 집 손자라는 게 마음에 걸렸던 조형사의 입에서 기어이 험한 소리가 나온다.

  “정민아.”

  고반장이 정민을 부르는데 이미 그는 차 있는 곳으로 뛰는 중이다.

  “조형사, 그쪽 갈 필요 없겠어. 우리랑 가자고.”

  “네, 병원 쪽으로 안가도 되요?”

  “아니, 병원은 맞는데, 어쨌든 빨리 타.”

  고반장이 조형사를 재촉해 차에 오른다.


  “리디아… 모자랑 옷은?”

  레지나 수녀가 채희가 쓴 분홍색 모자와 같은 색에 카디건을 본다.

  “아. 그게. 제가 선물한 거예요. 맛있는 걸 사주고 싶었는데 채희가 굳이 떡볶이를 먹겠다고해서……. 좋은 데 데려가고 싶었는데, 좀 미안하기도 하고 또 길가다가 채희에게 잘 어울릴 것 같기도 해서요. 애가 워낙 얼굴이 하얘서 분홍색이 참 잘 어울려요.”

  레지나 수녀와 정아 사이에 어색한 미소가 오고 간다.

  하지만 옆에서 오고가는 두 사람의 그런 대화소리가 한 나절 내내 같은 자세로 앞아 있는 채희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다. 채희는 이해할 수 없다. 남자는 밥도 주고 목욕도 시켜주고 놀아주고 가끔은 몰래 데리고 외출도 시켜줬다. 매일 갈 곳을 몰라 거리를 헤매다가 처음 남자의 품에 안겼을 때, 느낄 수 있었다. 이제 안전하다고, 그리고 따뜻하다고. 그 날도 남자는 울면서 따뜻한 품안으로 꼭 안아주었다. 불안했다. 왜 우는 걸까? 슬펐다. 어떻게 해줘야할까? 몇 번이나 입을 맞추고 이름을 부르고 쓰다듬어 주기를 수도 없이 반복 했던 남자. 허공을 잡은 손 뒤로 들려오는 울음소리가 아직까지 생생하게 들린다.

  타박타박, 뚜벅뚜벅.

  조용하던 복도 끝에서 한꺼번에 걸어오는 여러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바닥을 울린다. 남자 여섯 명이 채희 일행이 있는 쪽으로 걸어오는데 모두들 장정이고 보니 복도가 좁다. 일수 가방처럼 보이는 작은 백을 들고 있는 사람이 앞서 걷고 있고 그 뒤로는 선글라스를 쓰긴 했지만 정아도 익히 알고 있는 사람의 모습이 보인다.

  “그 의사 진짜 이상하네. 아니 왜 촬영을 못 하게 하는 거야? 돈을 줘도 싫다고 하니, 이거야 원 ……. 석민씨, 그냥 잠깐 보고만 나오자고. 뭐 볼 필요도 없지. 처음부터 안락사 애기했으니까 그냥 동의한다고만 하자고.”

  가방을 든 남자가 문을 열자 한석민이 젊은 남자 두 명과 함께 먼저 방으로 들어간다.

  “기범이는 그냥 여기 있어라.”

  남자가 맨 끝에서 따라오던 남자 한명과 다른 남자 한명을 밖에 남겨두고는 안으로 문을 닫아버린다.

  한석민을 알아 본 정아는 지금 들은 이야기가 믿기지가 않는다.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게 그런 애기를……. 채희, 혹시 채희도 …….’

  남자들을 따라서 문가에 멈춰 섰던 정아의 시선이 채희를 향한다.

  “채희야.”

  채희는 의자에 앉아 있지 않았다.

  아이는 문에서 멀찍이 떨어져서는 바닥만 내려다보고 있는 한 남자 앞에 서서 그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아휴, 냄새. 됐다. 그만 가자. 꿈에 나올까 무섭다. 기범이 넌 뭐하고 있냐? 어서 가서 차에 시동 걸지 않고.”

  남자들은 왔던 것처럼 다시 요란한 발자국 소리를 내며 복도를 걸어 나간다. 하지만 채희 앞에 서 있는 남자는 남자들이 밖으로 나온 뒤에야 고개를 들어 문을 쳐다본다.

  “기범아, 뭐하냐? 빨리 가자.”

  채희가 보는 것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문만 쳐다보던 남자가 일행의 재촉에 다시 고개를  떨어뜨린 채 몸을 돌린다.

  “안 돼. 못 가. 보고 가.”

  남자가 떠나려고 하자 아무 말 없이 보고만 있던 채희가 그의 앞을 가로 막는다. 그가 놀란 눈으로 채희를 본다.

  “보려고 온 거 아니었어?”

  채희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남자의 윗옷자락을 잡는다. 채희의 소리에 한석민과 경호원들이 가던 걸음을 멈추고는 채희와 남자를 의아한 눈빛으로 쳐다본다. 일수가방을 든 남자가 한석민의 눈치를 살피면서 급히 채희 쪽으로 다가 온다.

  “꼬마야, 왜 이러니? 아저씨가 많이 바쁘거든. 이 손 좀 놔 라.”

  남자가 옷자락을 잡은 채희의 손을 향해 손을 뻗자 제일 가까이에 있던 정아가 남자의 손을 밀친다.

  “아이에게 손 대지마세요.”

  정아가 남자를 째려본다.

  “당신들 같은 사람들이랑은 할애기 없어. 꿈에 나올까 무섭다고? 난 오히려 아저씨 같은 사람들이 꿈에 나올까 봐 무서워.”

  채희가 금세라도 터질 것 같은 울음을 참으며 이를 악물고 애기한다.

  “그런데 이 오빠는 달라. 아저씨들이랑은 다르다고.”

  채희가 고개를 들고 미동도 없이 서 있는 남자를 올려다본다.

  “왜 그랬어? 왜 그랬냐고?”

  채희가 소리쳐 묻는다.

  채희를 떼어 내려는 남자가 채희의 물음에 당황해서는 잠시 멈칫하더니 뒤에 있는 일행에게 손짓을 한다.

  “아니, 애가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남자가 채희의 손을 거칠게 떼어낸다. 잠시 떨어졌던 채희가 다시 옷자락을 잡으려고 하자 남자가 채희의 앞을 막는다.

  “안 돼, 가지마. 가면 안 된단 말이야.”

  채희가 남자를 비켜서 다시 달려들자 불려온 다른 남자 하나가 채희를 잡아 올리고 또 다른 남자는 채희에게 오려는 정아를 뒤로 밀어뜨린다. 균형을 잃은 정아가 뒤로 넘어지자 레지나 수녀는 정아에게 달려가고 마틴 신부가 채희를 붙잡은 남자에게 다가서려하자 정아를 넘어뜨린 남자가 다시 앞을 막는다.

  채희가 이리저리 몸을 흔들며 잡고 있는 남자에게서 빠져나가려고 발버둥치자 일수 가방을 들고 있는 남자까지 가세해서 채희의 팔을 잡는다.

  “무슨 일입니까?”

  방문이 열리며 의사가 나온다. 

  “왜 그랬어? 말해 봐. 왜 그랬냐고? 이름도 지어줬잖아. 좋아했잖아. 사랑했잖아. 근데 왜 던졌냔말이야? 왜? 아아악~~~”

  채희가 소리치며 오열한다.


  병원 앞은 밀려드는 취재진 때문에 아수라장이었다.

  고반장은 모든 취재를 거절하고 병원 본관 문 안으로는 카메라와 사진기를 들고 들어올 수 없다는 방침을 완강히 지키고 있는 의사가 다시 한 번 고마웠다.

  정민이 주차할 생각도 하지 않고 본관 바로 앞에 차를 세우려는데 순간 폐를 찌르는 듯 한 비명소리가 그의 귀에 들려온다.

  “채희.”

  정민이 차에서 뛰어 내려 뛰기 시작하고 다른 두 사람도 급히 차에서 내린다. 본관 안으로 들어온 정민이 접수대를 지나쳐 복도 모퉁이를 막 돌아 서는 순간 그의 눈에 믿기 어려운 광경이 펼쳐진다. 정아는 바닥에 앉아 레지나 수녀에게 반쯤 몸을 기대며 일어나려 하고 있고 마틴 신부는 어떤 남자의 다리를 물고 있는 은을 보호하려는 듯 몸으로 감싸고 있었다. 그리고 채희는 장정 셋에게 팔과 다리를 잡힌 채로 반쯤 허공에 들어 올려져서는 울면서 몸부림치고 있었다. 채희가 쓰고 있던 분홍 색 모자는 사람들의 발길질에 바닥을 굴러다니고 채희의 얼굴 전체가 눈물과 땀에 젖어서는 미친 듯이 버둥거리며 울고 있었다. 채희의 모습은 금방이라도 바닥에 떨어질 듯 위태로워 보인다. 그런 채희 앞에 정민 쪽에서는 등만 보이는 남자 한명이 서 있고 또 다른 남자 한 명은 복도 중앙에 서있었는데 정민이 그 사람이 누군지 알아보기 전에 채희와 눈이 마주쳤다.

  “아저씨.”

  처음엔 작게 부르던 채희가 정민임을 확실히 알아보고는 울부짖기 시작한다.

  “아저씨, 엉엉. 아저씨ㅡ”

  채희가 온 힘을 다해 정민을 부른다. 그런 채희의 목소리를 들은 정민의 주먹이 저절로 쥐어진다. 정민이 무섭게 달려가서는 순식간에 채희를 잡고 있는 오른쪽 남자의 얼굴을 가격가고 남자가 놓친 채희의 팔을 자신 쪽으로 잡아당긴다. 채희를 안은 다른 남자가 채희를 놓지 않자 정민이 그를 쏘아 본다.

  “놔, 그 손.”

  정민이 채희를 놓고 죽일 듯 한 기세로 남자에게 다가서자 조형사가 정민을 막고 채희를 안은 남자에게 형사 배지를 내보인다.

  “어, 어, 아이를 그렇게 거칠게 다루면 안 되지.”

  남자가 어쩔 수없이 채희를 내려놓자 채희가 정민의 품으로 뛰어든다. 정민이 채희를 힘껏 안아 든다.

  “괜찮아, 채희야. 괜찮아.”

  “엉, 엉~ 아저씨.”

  “미안. 내개 좀 늦었지? 미안해, 채희야. 미안하다.”

  정민이 채희의 헝클어진 머리를 쓸어내리며 미안하다고 말한다. 늦어서 미안하다고.

  “아저씨. 보고가라고 해. 흑, 흑 ……. 기다린단 말이야. 보고 싶어 한단 말이야.”

  채희가 울면서 알아들 수 없는 무언가를 정민에게 부탁한다. 정민이 그제야 채희 앞에서 문만을 쳐다보고 있던 남자를 돌아다본다.

  CCTV 화면에 찍혔던 바로 그 남자. 한석민의 로드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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