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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집
김기덕 감독, 이승연 외 출연 / 에스엠픽쳐스(비트윈) / 2004년 12월
평점 :
품절


새들이 도시에 터전을 빼앗기면...
나름대로 새 터전에 적응한다...
굴뚝을 집삼아..
낙수통을 집삼아...
도시의 시설물들은 자유자재로 드나들며...
그렇게 살아간다...

그들은 마치 새같다...
도시를 만든 인간들의 일부가 아니라...
그들은...꼭 도시의 새 같다...
빈집을 드나들며...
그렇게 살아간다...

실재는 있으나...그림자인 그와...
그림자로 살아가지만...실재하는 그는...
누가 더 행복할까?
너무도 바보같은 질문일까?
얼굴에 가득한 미소가 이미 말하고 있는데...
아무튼 그녀는 적응이 빠른
작고 영리한 새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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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블루스 - 소울 오브 맨
마틴 스콜세지 외 감독 / (주)다우리 엔터테인먼트 / 2005년 4월
평점 :
품절


사실 나는 블루스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에...
감정이 실린것을 견디지 못하는 메마른 사람이기에...
감독 이름하나만 보고 갔다...
빔 밴더스...그것은 내겐 거부할수 없는 이름이였기에...
그의 영화의 소소한 대화들은...그 몸짓들은...
마치 무게가 거의 없는 작은 돌맹이처럼...
마음속으로 천천히 침잠해 들어가는 것 같다...
그래서 그 밑바닥에 하나씩 쌓이고...쌓이고...또 쌓여서...
영화가 끝날즈음이면...그 무게는 마침내...
가슴한구석을 뻐근하게 만들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그런데...그 뻐근함은...참으로 잊기 어려워...
다시금 그의 영화를 찾게 하는 것 같다...
여하간...다큐멘타리식의 그의 이 영화는...
처음엔...아...내가 잘못찼았나 싶었지만...
블루스에 문외한인 내게도...음악이란 참 좋은 거구나...
그런 인상을 심어줬으니...빔밴더스는 성공했다고해야 하나?
무언가에 열중한 사람들....
접시닦이를 하던...생활고에 시달리던...
정신병원에서 세월을 하염없이 보내던...
그들은 그로인해...세상에 획을 그을 수 있었으니...
그걸 행복하다고 해야할까...아님 불행했다고 해야할까...
아님 세상이 어떻게 기억하든 ...
그의 삶과는 아무 상관없노라고 얘기해야할는지...
원래 삶이란 세상과 함께인듯하나...별개인거라고...말이다...
그는 그저 그 자신에게 충실했을 뿐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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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 DTS - [할인행사]
이창동 감독, 설경구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02년 11월
평점 :
품절


사실...이 영화가 개봉되었을당시...
몹시 보고 싶어하면서도...난 볼수가 없었다..
나의 일은 모두 끝없이 꼬여가고만 있었고...
아슬아슬하게...현실이란 궤도를 이탈하지 않고 있던 나에겐...
이 영화는 명멸하는 빨간 경고등처럼 보였으니까...
그러나...그건 나의 착각일뿐이었다...
이제와 접하게 된 이 영화는...
사실...그 어떤 영화보다도...차암...밝고 건강한 아름다운 영화였다...^^

다른 어떤 조건도 없이...오직 사랑이란 감정만으로...
상대를 바라볼 수 있는가...
솔직히 말하자면 난 자신없는 이야기다...
이전에도 그랬고... 씁쓸하지만 앞으로도 그럴것 같다...
그러나...그들은 그렇다...
한결같은 마음으로 서로를 바라보고...노력하며...
그런 노력이 헛되다던가...자신의 사랑을 의심하지않는다...
아니 자신이 노력하고 있다는 생각조차 갖지않는다...그만큼 자연스럽다...
가로수가지를 쳐내는 그나...
그런 그를 향해 라디오 볼륨을 높이던 그녀나...
(그런데...난 사실 여기서...예상되는 우울한 결말에...
심히 불안해하고 있었다...^^)

그러나...오아시스는...다른 영화처럼...
신파로 흐르지 않았다...눈물을 짜내는 억지스런 감동대신...
너무도 이쁜 결말을 택했고...그건 내게 신선한 감동을 주었다...
그의 편지와 햇살 가득한 마루와 즐거이 청소하는 그녀...
오해로 경찰에 잡혀가는 그나...
한마디 변명조차 못하던 답답한 그녀의 참담함이나...
이 영화에선 그런건 대단한 문제가 아닌듯 싶다...
서로를 향한 사랑은 항상 제자리로 돌아오는 그저 평범한 일상일뿐...
밥을 먹듯...숨을 쉬듯...^^
사회적으로 부족해 보이는 그들의 사랑은...
현실적으로 그럭저럭 갖추고 있는
어느정도는 속물이고 또 어느정도는 순수한...그런 사람간의 사랑보다
오히려 더 밝다는 점에서...아니 밝다못해 눈부시다는 점에서 조금은 더 특별해 보인다...

거울에 반사되어 마루 여기저기를 유영하던 그 눈부신 빛조각이...
아직도 내 생각 사이를 춤추고 다닐정도로...그렇게...
그래서 사람들이 이 영화를 좋아하게 되는가 싶다...
그리고... 어쩌면...그래서 이 영화 오아시스는
현실이라는 사막에 한낮 신기루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스쳐 지나간다..

열망이 빚어낸 아름다운 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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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 (2disc) - 할인행사
허진호 감독, 유지태 외 출연 / 스타맥스 / 2007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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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라는 타이틀...
가버린 봄날의 잔향이 가득 묻어나는 음악... 
정말 가버린 봄날을 그리는 마음처럼...
영화는 그렇게 아련한 피아노 선율과 함께 시작되었다...
사운드 엔지니어와 지방 방송국 라디오 PD로 만나게 되는 두 사람...
두 사람의 직업 덕분에...영화는 아름다운 소리와 경치로 가득 차 있었다...
덕분에...나는 대나무에 스치는 바람소리가 좋다는 걸 처음 알았고...
무성한 댓잎 사이로 산산조각나던 햇빛이 그렇게 어지럽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또 산사에 내리는 눈과 풍경소리...그리고 계곡에 흐르는 물... 파도...
사랑을 잃은 남자 주인공이 찾아낸 보리밭에 일던 바람소리...
모두가 아름다운 장면이며 소리였다...

하지만...내가 2시간동안 이 영화에 빠져 있을 수밖에 없었던 건...
그 아름다운 풍경이나 소리 때문이 아니었다...
영화를 풀어나가는 허진호... 그 특유의 시선 때문이었다...
말없이 피고 지는 수많은 꽃들처럼...
바람에 떠는 무성한 그 푸르른 잎들처럼
어느새 황금색으로 물들던 그 넓은 들처럼...
강요하지 않는... 그래서 어쩌면 놓치기 쉬운...그 계절의 변화와 같이...
그는 사람들의 복잡 미묘한 감정변화들을 자연스레 풀어가고 있었다...
또 그의 인물들이 현실과 얼마나 많이 닮아있던지...
술 먹다 길가에 바보처럼 쪼그리고 앉아서 전화하는 남자 주인공이나...
전화기를 만지작거리는 두 주인공들의 표정 때문에...
난 영화 내내 기억의 부딪침에 쓴웃음을 지어야만 했다...

사랑이 다른 모습으로 얼굴을 바꾸는 걸...
(자신 없어함도 그녀의 또 다른 사랑표현이었으리라...)
남자주인공은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그는 비 오는 날 유치한 지난날 사랑노래를 고래고래 불러대고...
갑자기 집 앞에 찾아가거나 그녀의 차를 긁어댄다...
그렇게 절망해 있는 그에게... 화창한 어느 날...
그의 할머니는 말씀하신다.... 버스와 여자는 잡지 않는 거라고...
할아버지의 젊었을 적 모습만을 기억하시는...
정신이 혼미하신 분이셨는데...
그 순간만은 정정하시던 모습에....난 그런 착각이 들었었다...
혹여... 할머니께선 죽음을 앞두시고
기억하고 싶은 추억들만 가져가고 싶으셨던 건 아닐까 하는 착각이...
그래서였나...대문을 나서는 할머니의 연분홍색 한복이 얼마나 눈부시던지...

영화에서 말하려고 하듯이...
봄이 머물 수 없듯 사랑도 그렇게 같은 모습으로 머물러 있을 순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봄의 찬란함이 세월의 일부이듯...사랑도 추억이란 이름으로...
삶의 일부로 남기는 한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어설픈 사랑이든... 자존심에 어긋나기만 하던 사랑이든 말이다...
다친 손을 흔드는 은수의 행동으로...
상우의 녹음 테입에 남은 은수의 콧노래로...
그렇게 그들의 사랑이 그들 속에 남듯이...
또 봄날은 간다라는 영화가 내 마음에 여운처럼 자리잡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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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노 2006-08-26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는 볼때는 그저 그랬는데. 보고나서 계속 머리에, 마음에 남는 묘한 매력을 가진 영화였어요. 사운드트랙을 엄청 많이 들었던 기억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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