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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태엽 오렌지 - 할인행사
스탠리 큐브릭 감독, 말콤 맥도웰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내가 그의 영화를 처음 접한 건 아이즈 와이드 셧이었다...
사실 그 영화를 봤을때 머라 애기 해야 할지 정말 난감했었다...
그런 일들에 대해 생각조차 해본적이 없어
아무런 가치판단의 기준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이야기의 전개는 환상적인 색채속에 모호하기까지 했다...
그러나...1년이 지나...그가 제작에 관여한 영화...A.I.를 만나게 되었고
스필버그 냄새를 폴폴 풍기며 등장한 비교적 가벼운 영화에...
다행이도 그의 생각을 조금은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어쩌면 느낀다고 착각하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그리고 시계태엽 오렌지라는 이영화...
난 이영화를 통해 그의 생각을 확신하게 되었다...
(이건 또 선입견이 편견으로 바뀌는 계기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그의 영화가 꾸준히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문명이 인간에게 미치는 해악들인 것 같다...
아이즈 와이드 셧에서는 현대문명이 만들어 놓은 왜곡된 인간관계를...
가장 가까운 사이인 부부사이까지 왜곡되어 있다...
A.I.에서도 역시...
권력과 문명의 결탁으로 만들어졌지만 책임은 미룬채 그렇게 방치되버린...
사생아...A.I.를 통해
복잡한 문명이 만들어 놓은 새로운 피조물과...인간...
그 새로운 관계와 책임의 문제를 이야기 하려 하는 것 같다...
물론 이 영화는 스필버그답게 색채나 화면구성은
스탠리 큐브릭의 그것과는 거리가 멀다...
이어...이번에 접하게 된 시계태엽 오렌지...
죄를 짓는데...아무런 죄책감도 못느끼며...
이유없는 우발적 살인을 일삼는...
어쩌면 현대란 광기어린 시대가 만들어낸 것일지도 모르는 주인공...
그는 또 단지 범죄율을 떨어뜨려
교도소운영을 효율적으로 해보자는 관료주의적 발상과
그에 부합하여 권력을 영위해보고자 하는 소위 리더라 부르는 사람들과
기술을 맹신하는 과학자들의 실험대상이 되고...
결국 모르모트로서 철저히 선택의 자유를 유린당한다...
그러나 그에 반응하는 반대 급부가 커지고...
또 권력은 그에 편승하여
그를 다시 예전의 광기어린 모습으로 되돌린다...
우린 이영화에서 모든 것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편리하고 편리하지 않음과 대중적임과 비대중적임의 문제가 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렇듯 그의 영화를 보면...
좀 더 옳고 나은 삶을 위해...권력과 문명이 존재 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과 문명이 자생력을 가진 커다란 생명체처럼 비대해져서...
자신의 생존을 위해 사람들의 생각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그는 그런 모순된 것들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건 아닌가 싶다...
어쨌거나...영화첫머리에 보여주던 충격적인 영상들...
그에 대한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내 생각의 깊이를 키워줬으니...내겐 좋은 영화임에 틀림이 없다...
그리고 또 그가 무엇을 말하려는지와 상관없이
이 영화는 그의 영화만이 가지는 매력이 있는데...
바로 영상미이다...
(난 개인적으로 영상미가 탁월한 영화를 몹시 좋아한다...
덕분에 내용이 시원치 않더라고 영상이 아름다우면 그런대로 만족하는편이다...)
그의 영상은 환상적이며 역동적이라...보는 내내 어지럽다...
또한 줄거리를 푸는 방식이...꼭 마구 낙서를 해대는 것 같다..
그런데...그런 어지러운 구성에도 불구하고...
더욱 신기한건 그의 한컷 한컷은 항상 잘 정돈되어 있다는 것이다...
줄맞춰 정돈되어 있는 전구들...
나란히 걸려 있는 사진들...
가구들 소품들...줄이 안맞는 것이 하나도 없다...
그래서 내용이 그렇게 어질러져 있어도 정돈된 느낌을 받나 보다...
색채도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노락색과 하얀색의 격자들...그 배열...
그 밑에 파란색...그림을 보는 것같다...
그 탁월한 색채감각과 한컷에 담긴 가구며...물건들이 이루는 선이...
정말 멋지다...
그래서...단지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눈요깃거리삼아
영화를 볼 수도 있을 것 같다...(나는 그랬다...^^)
궁금하신 분들은 보시라...그게 과연 70년대 영화 같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