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원
후루하타 야스오 감독, 히로스에 료코 외 출연 / 프리미어 엔터테인먼트 / 2002년 3월
평점 :
품절


철도원을 봤습니다.

맘 한 귀퉁이가 먹은 것이 체한 듯
답답한 것이....어쩐지 영화의 이야기 같지만은 않더군요.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하며
그의 자리를 그렇게 지켜 가는 주인공....
하얀 눈발이 나리던 역에 우뚝 서 있던 그 모습이 잊혀지지가 않네요.

그렇게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하기 위해
가족의 임종의 시간조차 함께 할 수 없었고
딸과 부인 모두를 잃고 남은 건 역과 기차뿐인데....
그렇게 한 평생을 바쳐오던 삶과 같은 것이었는데...
역이 철거되고 기차가 골동품으로 기억될 것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허무해지면서 인생사가 다 귀찮아 지는 것이
아무래도 전 ’空手來 空手去’라는 말을
처음부터 이해조차 하고 있지 못했나 봅니다.

사실 너무나 미화된 면이 없지 않아 거부감이 들긴 했지만
그래도 끝까지 그 감동을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아버지의 세대도 어쩌면 그런
가족보다는 일에 충실하라는
말도 안 되는 사고를 요구받았던 세대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영화 보는 내내 언친 듯 갑갑했고
과장된 장면들 때문에 산뜻한 기분이 들진 않았지만
아무튼 제게는 많은 걸 느끼게 했던 영화였기에
오래도록 기억 될 것 같네요.

어쨌든 제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만들어준
소중한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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