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좋은 사람입니다.

- 이해인

나는 좋은 사람입니다.
나는 나 자신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있기 떄문입니다.
육체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지적으로나 균형을 유지하면서 쉽게 타오르거나 지치지 않습니다.
나는 좋은 사람입니다.
나는 겸손해지고 싶기 때문입니다.
나는 언제나 낮은 자리와 낮은 목소리를 즐거워합니다.
나는 좋은 사람입니다.
나에게는 용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두려움 때문에 패배하는 것을 거부합니다.
나는 좋은 사람입니다.
나는 근본적으로 사람이 귀하고
사람들 사이의 사랑과 관심이 소중하다는 것을 마음에 새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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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 tea, 영어, 절, 책, 웃음, 장면이 아름다운 사랑 영화, 프쉬케, 젊은 느티나무, skyblue, 편지, 서재(알라딘에 있는 내 서재^^), "사랑스런" 이란 단어, 여름, 밝고 따뜻한 것, 진짜 나, 일기장, 나의 첫사랑, 조용한 것, 치마, 원피스, 도라지, 별, 명상.... 또 뭐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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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4-01-27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봉지>라는 단어가 예쁘게 들리더라구요. '비닐 봉지'는 좀 그렇지만, '과자 봉지'는 친근감 있지않나요? 왠지 그거 들고 소풍이라도 가야할 것만 같은 충동. 우습죠?

젊은느티나무 2004-01-27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네요..ㅋ 저희 강아지 단지가 새끼를 낳으면 봉지라고 이름을 지어주고 싶네요..^^*

stella.K 2004-01-27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영광이네요. ㅎㅎ! ^o^;;
 

떠나왔다는 느낌은 공간에 대한 것만이 아니었다. 그녀를 떠밀어온 모든 감정과 책무, 삶을 속박했던 육신의 욕망, 그리고 그 주기에서 조차 벗어난 기분이었다.

그녀에게는 딸의 생리가 섹스의 기별이 아니었다. 출산에 대한 고통스러운 증오와 그 출산으로 인해 평생 자신의 삶과 평행선을 그으며 이어져 나갈 또 하나의 삶을 맞이하게 되는 딸의 운명에 대한 역시 고통스러운 애정이었다.

한 때 그녀는 그런 우연을 끔찍하게 기다린 적이 있었지만 세상에 우연 따위는 없었다. 우연이란 아무 준비도 없을 때 정말로 뜻밖에 오는 것이거나 아니면 연출일 뿐이다.

너를 사랑해. 어둠 속에서 그가 속삭였다. 그녀 또한 그에게 수없이 사랑한다고 말했지만 자신이 그를 사랑한다고 생각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사랑한다는 말에는 어느 한 순간 '너를 다른 인생으로 데려다줄게'라거나 '너는 네 자신이 알던 것과는 다른 사람이야'라는 뜻이 들어 있었고, 그것으로 충분했다.

열흘쯤 지난 후에 상자를 뜯어보니 사과는 반나마 썩어 있었다. 썩은 것을 골라 내면서 그녀는 사과 역시 자기들끼리 닿을 수록 더욱 많은 욕망이 생기고 결국 속으로 썩어 문드러지는 모양이 사람의 집착과 비슷했다. 갈색으로 썩은 부분을 도려내 봤지만 살이 깊게 팬 사과들은 제 모양이 아니었다. 그녀는 사과 병동같은 그 상자를 그날로 내다버렸다.

재생 버튼을 누르가 갓 태어난 아기가 화면에 클로즈업되었다. 아기의 얼굴은 말할 수 없이 고통스러웠다. 난생처음 외기 속으로 나와 숨을 쉬기 위해서 사력을 다하는 아기의 채 펴지지 못 한 팔과 다리는 계속해서 바동거렸다. 살갛은 충혈되고 이마는 일그러지고 입술은 삐뚫어졌다. 세상이라는 미지 속에 내던져진 그 붉은 생명 덩어리는 너무나 미숙하고 나약한 존재였으므로 살겠다는 것부터가 고통을 의미했다. 우리는 모두 그렇게 인생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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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때면 사람과 사물의 윤곽이 예리함을 잃으면서 모든 것이 흐릿하게 보이고 소리마저도 점점 둔탁해졌다. 안경을 쓰지 않고 보면, 세상은 더이상 꺼슬꺼슬하지 않았고, 뺨을 대면 스르르 잠을 불러 오던 내 커다란 새털 베개만큼이나 포근하고 보들보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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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개목걸이를 걸고 개같이 하는 건 줄아니? 매트를 기며 헐떡거리기만 하면 평화로워질 수 있는거니? 이 망할 자식아! 단 한 번에 모든게 끝장날 수 있는거야. 단 한 번의 눈빛에도 손길에도 마음과 몸과 영혼이 죽음 하나로 꽂힐 수 있는거야. 망할 놈아! 관통당할 때의 공포와 아픔과 검은 불에 타오르는 그 온도를 아니? 네가? 캐러멜처럼 몸에 단게 가득가득한 여자한테나 가봐. 그녀들은 낱개로 사랑을 지혜롭게 까먹으며 즐기니까. 나는 통이야. 기껏 한 통밖에 없다구. 그래서 너같은 자식은 통채로 날 먹으려다간 목이 터져 죽어.

여자는 옷과 몸 사이에 보이지 않는 완벽한 갑옷을 하나 더 입고 있는 것이다. 마음을 입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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