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포리스트 카터 지음, 조경숙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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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읽어서 표지가 너덜너덜해진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릴 때는 내가 아다지도 감동을 받게 될지 몰랐다. 어릴 때 나를 울린 책이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였다면 어른이 된 내 마음을 울린 책은 바로 이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이다.

물 흐르듯 잔잔히 이어지는 체로키인 조부모님과 '작은 나무'의 이야기는 시종 유머를 잃지 않으면서도 잊고 지내던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고, 반성하게 한다. 이 책을 통해 백인 사회가 문명의 이름으로 인디언들에게 행한 일들이 역설적으로 얼마나 야만적인가를 알게 되었다. 특히 결코 낭만적일 수 없었던 '눈물의 여로'라 불리는 강제이주에 관한 부분과 작은 나무가 고아원에서 지내던 부분을 읽으면서는 너무 마음이 아팠다.

이 책을 통해 만난 작은 나무와 그 주변 인디언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이란 자연 속에 살 때 가장 인간답지 않나'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인간이 만들어낸 문명은 그 자체가 인간을 구속하는 수단이 됨에 비해 자연 속에서의 인간은 얼마나 자유로우며 또 얼마나 현명하고 지혜로운가? 우리가 우리 자신이 만들어낸 불안감 속에 얽매여 살고 있음에 비해 인디언들의 영혼은 자연 그 자체로서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얼마나 평온한가? 내 자신에게 '도대체 삶의 가치가 무엇이며, 우리가 왜 이렇게 살아가야 하는가?'하는 철학적인 질문까지 던져가며 나는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현명한 체로키인들의 삶의 방식을 존경하고, 부러워하게 되었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로서 자연으로부터 도움을 받으며 그들과 '친구처럼' 어울려 살아야 한다는 것, 사랑은 이해의 다른 이름이라는 것, 마음의 영혼을 잘 가꾸어야 한다는 것, 법이란 단순히 가진 자들의 권력의 도구일 뿐이라는 것(?!)등 많은 깨달음을 준 인디언 소년의 이야기를 통해 인디언식 삶의 방식이 상당히 흥미롭다고 생각 했다. 그들이 아이들에게 이름 붙이는 방식, 삶과 죽음을 대하는 방식, 자연을 바라보는 방식, 상대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방식...... 나무와 별과 바람과 소통하는 그들의 모습은 신비롭기까지 했다.

비록 빌려서 본 책이지만 한 권쯤 소장해 두고 내 영혼이 병들고 지쳤다고 느껴질 때, 마음이 답답할때 꺼내서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더불어 내가 아는 많은 사람들에게 꼭 소개해주고 싶은 책이다.

아! 나도 '작은 나무'라는 예쁜 이름으로 불리며 사슴 가죽 조끼를 입고, 자연 속을 마구 뛰어다니는 행복한 야만인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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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musso 2004-03-25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해전에 이 책을 지인한테서 선물 받았습니다. 후다닥 읽어서 사실 지금은 기억이 잘 안나네요^^ 허나 이 책이 줬던 따뜻함은 아직 제 서재에 가득합니다. 세상은 '인간과 자연이면 충분하다'라는 글귀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인간과 자연사이에 너무 많은 것이 생겨났지요.. 전 지금 '카네기 처세술'을 읽고 있답니다. 다 읽으면 리뷰 올려 놓을께요..오늘 처음 알라딘 서재 방문한거라 제 서잰 썰렁하답니다.^^
 
여자가 모르는 99가지 이야기
이재현 지음 / 당그래 / 199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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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책이 말하는 '여자가 모른다'는 99가지 이야기를 목차를 통해 훑어보자.

[여권운동이 여자를 망친다?, 쓸만한 직장,어떻게 고르나, 말 없는 여자가 아름답다, 신문은 어떻게 볼 것인가, 시간 도둑을 아십니까?, 일기는 뭐 하러 쓰나, 말버릇을 고쳐라, 친구냐.그저 아는 사람이냐, 똑똑한 여자 대 현명한 여자, 프로가 되려면 혼자 살아라, 남자가 친구로 남을 수 없는 이유, 라면이나 확실하게 끓이라, 남자는 왜 바람을 피나, 연애, 오래하면 깨진다, 티비 드라마를 죽여라, 맞벌이, 누구를 위하여, 사랑은 환상이다, 성희롱 즉효약, 한자는 왜 배워?, 남자가 여자를 패는 이유, 누구를 위하여 순결을 지키나, 자살하는 방법, 최악의 결혼 상대자, 유부남은 중금속이다, 진정한 베스트셀러 읽기, 이상적인 남편감 고르는 법, 고스톱 잘 치기, 귀신은 있다, 성실이 학벌을 이긴다, 남동생도 남자다, 미로 게임, 거짓말 잘 하는 법, 작가가 되려면, 술, 얼마나 마실까]...... (아직 34가지 밖에 안 썼다.. 나머지는 힘들어서 생략!)

무척 흥미롭게 들리는 이 목차의 제목들만 봐도 왜 저자가 이 많은 것들을 '여자가 모른다'고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다. 솔직히 읽어보면 거의 대부분이 여자인 나도 아는 내용이었다.(고스톱 치는 방법에 관한 내용은 모르던 내용이라서 좀 새롭긴 했다.^^;; ) 아니, 아는 내용이었다고 하기에도 좀 뭣한 것이 저자의 글이 대부분 저자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이나 의견을 적어 놓은 것이기 때문에 그냥 한 사람의 삶의 방식이나 가치관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느낌이다. 만약 비슷한 주제으로 글을 쓰라면 100이면 100사람 다 다른 내용의 글이 나올 것이다.

솔직히 저자의 생각 중에 상당히 내 생각과 다른 부분도 많았다. 뭐 남자가 남자 입장에서 쓴 글이니 그러려니 한다. '여자가 모르는 99가지 이야기'라는 제목을 다시 생각해 본다면, 아마도 여자들이 모르는, 남자가 남자 입장에서 말하는 남자들의 응큼한 사고방식에 대해(그것도 전체 남성의 대표가 아닌 '단지 한 개인의'-그렇게 믿고 싶다. ) 쓴 책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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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읽어주는 여자 명진 읽어주는 시리즈 1
한젬마 지음 / 명진출판사 / 199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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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갈 때마다 제목을 보고 그림을 설명해주는 책일 것이라 지레 짐작하고 좀 따분하리라 생각했던 이 책은 실제로 읽어보니 '둘 만의 공간에 걸고 싶은 그림' '위안이 되어 준 그림' '사랑에 빠졌을 때 눈에 들어온 그림' 하는 식으로 그림을 보고 받은 느낌들을 편하게 나열해 놓은 책이었다.

사실 그림을 보는 시선은 주관적일 수 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림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말할 때 남의 눈치를 보게 된다. 그림에 문외한인 내가 잘못 말했다가 무식하다는 핀잔이라도 들을 까봐 늘 주눅이 들었기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림을 느낀대로 편하게 받아들이도록 해주는 참으로 친근하고 편안한 책이었다. (그림과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들만 잔뜩 써 놓은 부분도 있고, 어떻게 보면 먼저 써 둔 글에 어울리는 그림을 가져다가 나란히 배치해 놓은 것 같은 부분도 있다. )

대학때 미술 강의를 들으며 한 학기에 의무적으로 몇 번의 전시회에 가고, 그 느낌을 레포트로 제출해야 했던 적이 있다. 그때 강의를 맡으신 교수님께서 자신을 '마지막 천재'라고 자칭(^^;;)하시던 기억이 난다. 어떻게 들으면 자기 자랑을 하는 것 같지만 나는 그 교수님이 참 좋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에 대한 열정도 대단했지만 작품을 감상하는데 '작가나 그림의 명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기가 느낀 그대로, 체험한 그대로가 중요하다'는 말씀을 통해 우리들에게 미술을 친근한 것으로 느끼게 해주셨기때문이다.

'좋은 작품을 보면 마음이 넓어지고 예뻐집니다'라는 문장을 우리들에게 주입(?!)시키시던 교수님. 나는 그때 비록 레포트를 쓰기 위해 미술관 문턱을 드나들긴 했지만 참 즐거운 마음으로 미술관을 다녔다. 겓가 레포트가 어쩜 그렇게 술술 잘도 써지던지. 그 기억은 지금도 아주 좋게 남아 있다.

피카소의 청색시대라는 작품이 있다. 온통 청색으로 그려진 그 그림은 작가의 특별한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그 그림을 그리던 당시 피카소가 돈이 없어서 값싼 청색 물감 밖에 살 수가 없어서 그린 그림이라고 한다. (나중에 그가 유명해진 후에야 '청색시대'라고 명명했다고 함.) 어떻게 보면 정말 아무 의미없이 '작품'이 된 '작품'들도 있지 않을까? 그러니 작가의 의도를 우리가 모른다고 해서 부끄러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요새처럼 동적인 시각 자극이 충만한 시대에 정적인 한 폭의 그림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무엇이든 정신없이 들이 닥치는 이 시대에 그림은 시와 비슷한 역할을 하지 않나 싶다. 읽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게 느끼고 또, 읽을 때마다 조금씩 느낌이 달라지는 시. 그림 역시 보는 이의 마음 상태에 따라 느낌이 조금씩 틀려질 수 있다는 점과 한 폭의 그림을 통해 무한한 상상력을 펼칠 수도 있다는 것이 그림의 강점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이 '마음이 넓어지고 예뻐지게 하는' 그림을 다시 접하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으며 좋은 작가들의 멋진 그리들을 많이 알게 해준 것 같아 참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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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리틀 아인슈타인을 이렇게 키웠다
진경혜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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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리틀 아인슈타인을 이렇게 키웠다' 라는 좀 거만한 듯한 제목의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는 단순한 자식자랑 하는 책 즈음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니 내용이 흥미롭고 쇼 엄마의 교육열에 무척 감동받게 되었다. 교육열이란 주변에 소문난 좋은 학원을 골라 아이들을 교육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쇼의 엄마는 자신이 아이의 선생님이 되기를 자청했다. 아이의 상태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엄마라고 한다. 아이의 상태를 잘 알기에 아이가 필요로 하는 도움을 가장 쉽게 제공할 수 있는 사람도 엄마가 아닐까. 그런 점에서 쇼를 주의 깊게 관찰하면서 쇼가 필요로 한 공부를 제공해준 엄마의 노력이 정말 놀라웠다.

무엇보다 쇼의 능력을 제대로 보고, 엄마가 먼저 아이에 대해 부단한 애정과 관심을 갖고 아이가 가진 배움에 대한 열정과 호기심이 계속 지속될 수 있도록 공부할 것을 지속적으로 제공해주는 것은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에 아마도 천재는 타고나는 것보다는 만들어지는 것에 가깝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상당히 놀란 것 중의 하나가 '남편과 나는 쇼가 태어날 때부터 적어도 각자 하루에 책 10권씩 총 20권은 꼭 읽어주기로 약속하고, 쇼가 앉을 수 있는 6개월 무렵부터 읽어주기 시작했다.'는 부분이다. 그것을 실행한 부모의 노력이 생각만 해도 얼마나 대단한가!

어릴 때부터 철저한 원칙하에 아이들에게 허용되는 것과 되지 않는 것을 가르쳐주는 일관된 부모의 태도와 아이를 하나의 인격체로서 존중하는 것, 끊임없이 사랑해주고 관심을 기울여 주는 것, 될 수 있는 대로 많은 것을 보여주고 느끼게 해주는 것, 먹는 것, 보는 것까지 엄마의 세심한 배려와 주의를 기울이는 것, 남을 존중하고 남과 더불어 사는 것을 가르치는 것, 안 좋은 상황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법을 가르치는 것, 자연을 사랑하도록 하는 것, 음악과 미술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알게 하는 것.. 정말 모든 것이 마음에 와닿는 교육법이었다.

책 가장 뒷 부분을 보면 홈스쿨링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 예전부터 홈스쿨링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느낀(내가 비록 학교 선생이지만!) 나인지라 관심있게 읽었는데 홈스쿨링이라는 제도롤 인정해주고 잘 뒷받침해주는 미국의 교육제도에 상당한 부러움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홈스쿨링을 하자면 무엇보다 부모님으 노력이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엄마와 함께 연구하며 즐겁게 공부하는 아이의 모습은 상상만 해도 좋지만 아무래도 엄마 자신부터 홈스쿨링에 대한 또 자기의 아이의 대한 믿음을 가져야 하며 또한 엄마 자신부터 부단히 연구하고 공부하는 부지런한 성격이 아니면 힘들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쇼의 엄마는 자신의 가정이 천재를 낳을 만큼 뭐 특이하거나 특출난 가정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지만 난 이 가정이 천재를 낳고 그 '특별한 선물'인 천재를 천재답게 키울만한(?) 특별한 가정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단지 쇼를 키우는 과정을 적어놓은 것 만으로도 많은 부모님들께 도움이 될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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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원성 글.그림 / 이레 / 199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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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누구에게 선물을 하기도 했던 이 책은 단지 내가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순하게(?) 해준다. 볼이 통통하고 맑은 눈을 가진 동자승과 자신이 그린 동자승보다 더 해맑게 생긴 원성스님. 그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미소짓게 되는 것이다.

나는 가끔 머릿 속이 복잡하고 마음이 어지러울 때 내 마음 속 상상의 암자 속으로 마구 달려가곤 한다. 머리와 가슴을 시원하게 해주는 바람과, 자유로운 물소리, 자연이 즐거워 노래하는 새소리. 두 눈을 감고,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그 아름다운 암자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는 듯한 느낌이다.

아마 나는 현실의 도피처로 그 곳을 만들어낸 모양인데 어린 나이에 출가한 스님의 글을 읽으며 절에 들어 간다고 해서 세상의 번뇌를 모두 털어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바쁘고 정신없이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것. 어렵지만 생활 속의 수행도 의미가 있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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