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메이의 일기
에스메이 코델 지음, 공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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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금방이라도 툭 튀어나올 것 같은 에스메이 선생님의 일기를 읽으며 나는 두가지 생각을 했다. '교육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는 것과 '교사는 관객(학생)들의 요구를 알고, 자신만의 철학(교육철학, 인생관, 가치관 등... 물론 그것을 강요해서는 안 되겠지만!)을 가진 '진정한' 배우여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교감 선생님께서는 늘 교사는 '수업의 전문가'여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신다. 물론 맞는 말이다. 생각해보면 대학 공부도 교육이론을 많이 배우긴 했지만 '가르치는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교사란 가르치는 일을 하는 사람이기때문이겠지. 하지만 열정과 아이에 대한 사랑이 없다면 가르치면서 느끼는 보람이나 감동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 같다.(나는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갖게 되는 그런 보람이 없다면 절대로 선생님을 안 할 것이다.)

지난 교대 생활 중에서 내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꼽으라면 교대 울타리 내에서 배우지 못했던 실질적인것들을 많이 배울 수 있었던 수업실습을 꼽을 것이다. 이론과 실제의 괴리감을 느낄 수 있었으며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던 여러가지 감정적 경험을 몸소 실천하고, 부대끼며 느낄 수 있었던! 역시나 아이들과의 문제는 즉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문제에는 이론만으로는 해결하기 힘든 많은 것들이 도사리고 있었다.

교생이었던 나를 지지리도 괴롭히는 것을 재미로 삼던 한 남자아이를 대했을 때 나는 모든 아이들이 나를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가슴 아픈 사실을 깨달아야했고, 내 사회 수업을 애들이 재미없다고 했을 때 내 교육방식을 모든 아이들이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교사가 된다는 것에 대한 환상에만 빠져있던 내게는 그 실제적인 경험이 상당히 충격적인 일이라 실습 중에 참 많이도 울었는데 에스메이도 역시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한 것을 보며 묘한 위로감을 갖게 되었다. 게다가 에스메이의 일기 구석구석에서 느낄 수 있는 이 동질감!(아이들과 사이에서 발생하는 고민이나 교육 외적인 것으로부터 받는 여러 고민들뿐 아니라 가르치는 일에서 얻는 즐거움까지를 포함한 그녀의 일상 몽땅다!) 그래서인지 에스메이가 자꾸자꾸 더 좋아진다.

나는 지금도 수업을 하면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깨닫고 얻는 것도 많지만 아이들과 실제로 부닥치면서 느끼고 얻는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어야 그들에게 더 적절한 '교육'을 할 수 있을 테니까!

아이들에 대한 열정으로 노력하는 '준비된 교사'인 마담 에스메이.. 그녀가 정말로 존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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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5-10-01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에서 배운 것이 학교에서 얼마나 쓰이던가요? 대학 교육이 정말 엉터리임을 알 수 있다지요. 저는 교대 출신이 아닌 사대 출신이지만, 엉터리인 건 같을 듯...^^
 
동화로 열어가는 상담이야기
박성희 지음 / 학지사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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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생활지도와 상담'이라는 수업을 받을 때 교수님께서 이 책을 소개해주셨다. 우선 제목에서부터 선듯 읽어볼 마음이 생기게 했던 이 책은 무척 재미있었다. 상담에서 사용되는 여러가지 기법들을 제목에서처럼 동화를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기법들을 위해 동화가 등장하진 않는다. 그렇게 하려면 억지 끼워맞추기 식의 동화들도 책 속에 엄청나게 들어갔을테지!

'상담'이라 하면 병원의 정신과를 떠올리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상담이 '일상생활의 언제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열려있는 활동'이라고 말하고 있다. 생활 속에서 남의 기분을 이해해주고, 배려해주는 모든 일들이 우리가 일상에서 알게 모르게 행하는 상담이라고 했을 때 아무래도 상담에 관한 책은 무미건조하게 개념이나 기법만 늘어놓는 것보다 이 책에서처럼 재밌고 쉬운 접근 방법을 사용한 것이 꽤 괜찮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전문 상담가와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상담의 차이가 '본질'이 아닌 '수준과 경지'에 있다고 한다. 상담에 사용되는 기법이나 개념들은 솔직히 그다지 어렵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실전이 개념만큼 명확한 양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기에 아무래도 전문화되고 훈련된 상담가의 도움이 필요한 것이겠지! 하지만 주변에서 벌어진 일에 애정과 관심을 갖고 진정으로 타인을 이해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나도 훌륭한 상담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좀더 부드럽고 수용적으로 바꾸어 보고 싶어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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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사랑하고 싶다
띨드 바르보니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199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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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스물다섯된 내가 제목에 혹해서 읽게 된 이 책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좀 실망스런 소설이었다.

서른 다섯살의 이혼녀가 유부남과의 불륜관계를 청산하고 여섯살 아래의 청년과 사랑하게 된다는 이야기. 소설의 내용대로라면 아리안이 프레데릭의 관계는 열정일 뿐이었다는 것을 아르뚜아 덕분에 깨닫게 되어 불륜을 청산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에 아리안 자신이 프레데릭과 가진 관계가 단지 열정일 뿐이었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았더라도 '아르뚜아'라는 '사랑'의 대상이 없었다면 아리안은 소설에서와 같이 쉽게 프레데릭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을까?

로렌느와 아르뚜아가 사는 성에 대한 이야기는 지루했고, 알고보니 아르뚜아와 아리안이 처음부터 서로에게 끌리고 있었다는 식의 갑작스런 내용은 황당했다. 그것이 사랑이었다는 식의 내용은 더더욱 이해하기 어려웠다.

다만 사랑과 열정에 관한 아르뚜아의 설명은 나름대로 읽어둘만 했다고 생각한다. 그나마 열정에 대해서는 좀 이해가 되지만 사랑에 관해서는 여전히 모호하다. 그리고 사랑과 열정을 구분하는 일 역시 여전히 어렵게 느껴진다.

분명한 것은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갖지 못한 것에 대한 동경을 갖고 있으며, 가끔씩 자신의 환상이 만들어낸 그 대상과 사랑에 빠진다는 것이다. 아~! '부재의 존재'만이 가질 수 있는 알 수 없는 그 마력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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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리스닝 대 스피킹
시사실용 연구팀 엮음 / 종합출판(EnG)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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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딸린 CD를 들었을 때의 그 당혹감! 결코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영어 교재에 딸려 나오는 테잎 속의 친절하고 또박또박한 발음을 그리워하게 만드는 이 불친절하고도 외계어같은 낯선 영어.... 아직 어린 우리 반 아이들은 내가 아주 영어를 잘한다고 생각하는데 본의 아니게 아이들을 속인 것 같은 미안함만 생길뿐...

하여간 내가 받은 충격은 각설하고 이 책에 대해 말해본다면...... 나름대로 괜찮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CNN관련 교재를 아직 안 봐서 비교는 못 하겠지만..)

유명인들에 대한 인터뷰가 실려 있어서 흥미롭고 무엇보다 테잎만이 아니라 CD 3장이 함께 주어진다는 것이 좋다. 알아듣기 어려운 솰라솰라 영어를 쓰는 인터뷰를 계속 반복해서 들으며 익숙해지기에 편리하다. 아나운서가 또박또박 하는 말이 아니고 인터뷰다보니 여러 사람들이 자신만의 억양과 언어 사용 습관으로 하는 말이 실려있다는 점도 좋다.(이런 걸 '생생하다'라고 표현해야 하나?) 다만 인터뷰 후에 나오는 중요구문에 대한 예문과 대화문을 뒤에 친절하게 덧붙여 놓은부분이 인터뷰할 때 사용되는 '생생한' 언어와 비교되는 국어책(영어책?!) 읽는 듯한 친절한 발음이라 갑자기 당혹스럽다. 인터뷰 내용은 알아듣기 어렵다가 중요구문에 대한 부분만 귀에 들어오는 기분은 별로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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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 아저씨 - 문예교양선서 38
진 웹스터 지음, 한영환 옮김 / 문예출판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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꺽다리 아저씨에게

아저씨 저는 지금 막 '키다리 아저씨'라는 책을 다 읽었답니다. 제르샤 애벗이라는 소녀가 자기를 돌보아 주던 키가 크고, 돈이 많고, 여자 애를 싫어하던 분이랑 결혼을 하게 된다는 믿기 어려운 이야기죠. 왜 믿기 어렵냐고요? 너무나 드라마틱하고, 소녀적인 이야기거든요. 전 아마 오늘 밤 가슴이 너무 많이 두근거려서 잠 들 수 없을지도 몰라요. 어쩌면 소설 속에서 주디가 그랬듯이 저 역시 오늘 잠들기 전에 내가 소설 속의 주디가 된 듯한 상상 속에 빠져버릴지도 모르지요.

꿈많은 젊은 여자애가 환상 속에서나 나놀 법한 키도 크고, 내가 갖고 싶은 것을 다 사줄 만큼 돈도 많고, 게다가 나를 올바로 알고 좋아해주는 멋진 남자를 만나서 사랑한다는 이야기. 알고 보니 그 남자는 내가 어려울 때 나 몰래 나를 도와주던 그야말로 꿈에 그리던 백마탄 왕자님이라는 사실! 어때요?확실히 매력적인 이야기라고 생각지 않으세요? 물론 아저씨는 나이도 많고 저보다 현명하실테니까 너무 터무니없는 이야기라고 말씀하실지도 몰라요. 시집도 안 간 평범한 처녀가 그런 터무니없는 공상 속에 빠져서 주어진 현실을 직시하지 못할까봐 아저씨가 걱정하신다는 것도 너무 잘 알고요.

하지만 아저씨 그런 걱정 마세요. 저는 이 책을 통해 올바른(?!) 교훈도 얻었거든요. 저는 사랑을 잘 모르지만요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람을 사랑한다는 건 정말로 그 사람의 겉모습이나 환경을 좋아하는 것 만으로는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비록 어디에서 왔는지도 모르고, 이름조차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그 사람을 믿고 이해하게 되는 것. 바로 그게 진짜 사랑이 아닐까요? 진심으로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 말이에요. 제가 아직 너무 소녀적이고 생각이 짧아서 아저씨께 제대로 말씀드릴 교훈이 이것밖에 없어서 너무 죄송해요. 그래도 줄곧 책을 읽고, 많은 생각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염려하지 마세요. 내일은 또 어떤 책을 읽게 될지 기대가 되네요. 아저씨 그럼 안녕히 계세요.

주디를 부러워하며 나의 꺽다리 아저씨에게 사랑을 담아 당신의 젊은 느티나무.

추신. 개학이 다가와요. 그때는 다시 저희 반 아이들의 신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가득 담아 보낼게요.
추신 둘. 써놓고 보니 편지란 역시 낭만적인 매체라는 생각이 드네요.
추신 셋. 아저씨. 저도 아저씨의 답장을 꼭 받고 싶어요. 멀리 계시더라도 저를 잊지 말아주세요. 늘 저는 아저씨를 잊지 않고 있을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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