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사랑하고 싶다
띨드 바르보니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199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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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스물다섯된 내가 제목에 혹해서 읽게 된 이 책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좀 실망스런 소설이었다.

서른 다섯살의 이혼녀가 유부남과의 불륜관계를 청산하고 여섯살 아래의 청년과 사랑하게 된다는 이야기. 소설의 내용대로라면 아리안이 프레데릭의 관계는 열정일 뿐이었다는 것을 아르뚜아 덕분에 깨닫게 되어 불륜을 청산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에 아리안 자신이 프레데릭과 가진 관계가 단지 열정일 뿐이었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았더라도 '아르뚜아'라는 '사랑'의 대상이 없었다면 아리안은 소설에서와 같이 쉽게 프레데릭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을까?

로렌느와 아르뚜아가 사는 성에 대한 이야기는 지루했고, 알고보니 아르뚜아와 아리안이 처음부터 서로에게 끌리고 있었다는 식의 갑작스런 내용은 황당했다. 그것이 사랑이었다는 식의 내용은 더더욱 이해하기 어려웠다.

다만 사랑과 열정에 관한 아르뚜아의 설명은 나름대로 읽어둘만 했다고 생각한다. 그나마 열정에 대해서는 좀 이해가 되지만 사랑에 관해서는 여전히 모호하다. 그리고 사랑과 열정을 구분하는 일 역시 여전히 어렵게 느껴진다.

분명한 것은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갖지 못한 것에 대한 동경을 갖고 있으며, 가끔씩 자신의 환상이 만들어낸 그 대상과 사랑에 빠진다는 것이다. 아~! '부재의 존재'만이 가질 수 있는 알 수 없는 그 마력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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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리스닝 대 스피킹
시사실용 연구팀 엮음 / 종합출판(EnG)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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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딸린 CD를 들었을 때의 그 당혹감! 결코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영어 교재에 딸려 나오는 테잎 속의 친절하고 또박또박한 발음을 그리워하게 만드는 이 불친절하고도 외계어같은 낯선 영어.... 아직 어린 우리 반 아이들은 내가 아주 영어를 잘한다고 생각하는데 본의 아니게 아이들을 속인 것 같은 미안함만 생길뿐...

하여간 내가 받은 충격은 각설하고 이 책에 대해 말해본다면...... 나름대로 괜찮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CNN관련 교재를 아직 안 봐서 비교는 못 하겠지만..)

유명인들에 대한 인터뷰가 실려 있어서 흥미롭고 무엇보다 테잎만이 아니라 CD 3장이 함께 주어진다는 것이 좋다. 알아듣기 어려운 솰라솰라 영어를 쓰는 인터뷰를 계속 반복해서 들으며 익숙해지기에 편리하다. 아나운서가 또박또박 하는 말이 아니고 인터뷰다보니 여러 사람들이 자신만의 억양과 언어 사용 습관으로 하는 말이 실려있다는 점도 좋다.(이런 걸 '생생하다'라고 표현해야 하나?) 다만 인터뷰 후에 나오는 중요구문에 대한 예문과 대화문을 뒤에 친절하게 덧붙여 놓은부분이 인터뷰할 때 사용되는 '생생한' 언어와 비교되는 국어책(영어책?!) 읽는 듯한 친절한 발음이라 갑자기 당혹스럽다. 인터뷰 내용은 알아듣기 어렵다가 중요구문에 대한 부분만 귀에 들어오는 기분은 별로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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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 아저씨 - 문예교양선서 38
진 웹스터 지음, 한영환 옮김 / 문예출판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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꺽다리 아저씨에게

아저씨 저는 지금 막 '키다리 아저씨'라는 책을 다 읽었답니다. 제르샤 애벗이라는 소녀가 자기를 돌보아 주던 키가 크고, 돈이 많고, 여자 애를 싫어하던 분이랑 결혼을 하게 된다는 믿기 어려운 이야기죠. 왜 믿기 어렵냐고요? 너무나 드라마틱하고, 소녀적인 이야기거든요. 전 아마 오늘 밤 가슴이 너무 많이 두근거려서 잠 들 수 없을지도 몰라요. 어쩌면 소설 속에서 주디가 그랬듯이 저 역시 오늘 잠들기 전에 내가 소설 속의 주디가 된 듯한 상상 속에 빠져버릴지도 모르지요.

꿈많은 젊은 여자애가 환상 속에서나 나놀 법한 키도 크고, 내가 갖고 싶은 것을 다 사줄 만큼 돈도 많고, 게다가 나를 올바로 알고 좋아해주는 멋진 남자를 만나서 사랑한다는 이야기. 알고 보니 그 남자는 내가 어려울 때 나 몰래 나를 도와주던 그야말로 꿈에 그리던 백마탄 왕자님이라는 사실! 어때요?확실히 매력적인 이야기라고 생각지 않으세요? 물론 아저씨는 나이도 많고 저보다 현명하실테니까 너무 터무니없는 이야기라고 말씀하실지도 몰라요. 시집도 안 간 평범한 처녀가 그런 터무니없는 공상 속에 빠져서 주어진 현실을 직시하지 못할까봐 아저씨가 걱정하신다는 것도 너무 잘 알고요.

하지만 아저씨 그런 걱정 마세요. 저는 이 책을 통해 올바른(?!) 교훈도 얻었거든요. 저는 사랑을 잘 모르지만요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람을 사랑한다는 건 정말로 그 사람의 겉모습이나 환경을 좋아하는 것 만으로는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비록 어디에서 왔는지도 모르고, 이름조차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그 사람을 믿고 이해하게 되는 것. 바로 그게 진짜 사랑이 아닐까요? 진심으로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 말이에요. 제가 아직 너무 소녀적이고 생각이 짧아서 아저씨께 제대로 말씀드릴 교훈이 이것밖에 없어서 너무 죄송해요. 그래도 줄곧 책을 읽고, 많은 생각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염려하지 마세요. 내일은 또 어떤 책을 읽게 될지 기대가 되네요. 아저씨 그럼 안녕히 계세요.

주디를 부러워하며 나의 꺽다리 아저씨에게 사랑을 담아 당신의 젊은 느티나무.

추신. 개학이 다가와요. 그때는 다시 저희 반 아이들의 신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가득 담아 보낼게요.
추신 둘. 써놓고 보니 편지란 역시 낭만적인 매체라는 생각이 드네요.
추신 셋. 아저씨. 저도 아저씨의 답장을 꼭 받고 싶어요. 멀리 계시더라도 저를 잊지 말아주세요. 늘 저는 아저씨를 잊지 않고 있을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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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포리스트 카터 지음, 조경숙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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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읽어서 표지가 너덜너덜해진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릴 때는 내가 아다지도 감동을 받게 될지 몰랐다. 어릴 때 나를 울린 책이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였다면 어른이 된 내 마음을 울린 책은 바로 이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이다.

물 흐르듯 잔잔히 이어지는 체로키인 조부모님과 '작은 나무'의 이야기는 시종 유머를 잃지 않으면서도 잊고 지내던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고, 반성하게 한다. 이 책을 통해 백인 사회가 문명의 이름으로 인디언들에게 행한 일들이 역설적으로 얼마나 야만적인가를 알게 되었다. 특히 결코 낭만적일 수 없었던 '눈물의 여로'라 불리는 강제이주에 관한 부분과 작은 나무가 고아원에서 지내던 부분을 읽으면서는 너무 마음이 아팠다.

이 책을 통해 만난 작은 나무와 그 주변 인디언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이란 자연 속에 살 때 가장 인간답지 않나'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인간이 만들어낸 문명은 그 자체가 인간을 구속하는 수단이 됨에 비해 자연 속에서의 인간은 얼마나 자유로우며 또 얼마나 현명하고 지혜로운가? 우리가 우리 자신이 만들어낸 불안감 속에 얽매여 살고 있음에 비해 인디언들의 영혼은 자연 그 자체로서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얼마나 평온한가? 내 자신에게 '도대체 삶의 가치가 무엇이며, 우리가 왜 이렇게 살아가야 하는가?'하는 철학적인 질문까지 던져가며 나는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현명한 체로키인들의 삶의 방식을 존경하고, 부러워하게 되었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로서 자연으로부터 도움을 받으며 그들과 '친구처럼' 어울려 살아야 한다는 것, 사랑은 이해의 다른 이름이라는 것, 마음의 영혼을 잘 가꾸어야 한다는 것, 법이란 단순히 가진 자들의 권력의 도구일 뿐이라는 것(?!)등 많은 깨달음을 준 인디언 소년의 이야기를 통해 인디언식 삶의 방식이 상당히 흥미롭다고 생각 했다. 그들이 아이들에게 이름 붙이는 방식, 삶과 죽음을 대하는 방식, 자연을 바라보는 방식, 상대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방식...... 나무와 별과 바람과 소통하는 그들의 모습은 신비롭기까지 했다.

비록 빌려서 본 책이지만 한 권쯤 소장해 두고 내 영혼이 병들고 지쳤다고 느껴질 때, 마음이 답답할때 꺼내서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더불어 내가 아는 많은 사람들에게 꼭 소개해주고 싶은 책이다.

아! 나도 '작은 나무'라는 예쁜 이름으로 불리며 사슴 가죽 조끼를 입고, 자연 속을 마구 뛰어다니는 행복한 야만인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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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musso 2004-03-25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해전에 이 책을 지인한테서 선물 받았습니다. 후다닥 읽어서 사실 지금은 기억이 잘 안나네요^^ 허나 이 책이 줬던 따뜻함은 아직 제 서재에 가득합니다. 세상은 '인간과 자연이면 충분하다'라는 글귀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인간과 자연사이에 너무 많은 것이 생겨났지요.. 전 지금 '카네기 처세술'을 읽고 있답니다. 다 읽으면 리뷰 올려 놓을께요..오늘 처음 알라딘 서재 방문한거라 제 서잰 썰렁하답니다.^^
 
여자가 모르는 99가지 이야기
이재현 지음 / 당그래 / 199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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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책이 말하는 '여자가 모른다'는 99가지 이야기를 목차를 통해 훑어보자.

[여권운동이 여자를 망친다?, 쓸만한 직장,어떻게 고르나, 말 없는 여자가 아름답다, 신문은 어떻게 볼 것인가, 시간 도둑을 아십니까?, 일기는 뭐 하러 쓰나, 말버릇을 고쳐라, 친구냐.그저 아는 사람이냐, 똑똑한 여자 대 현명한 여자, 프로가 되려면 혼자 살아라, 남자가 친구로 남을 수 없는 이유, 라면이나 확실하게 끓이라, 남자는 왜 바람을 피나, 연애, 오래하면 깨진다, 티비 드라마를 죽여라, 맞벌이, 누구를 위하여, 사랑은 환상이다, 성희롱 즉효약, 한자는 왜 배워?, 남자가 여자를 패는 이유, 누구를 위하여 순결을 지키나, 자살하는 방법, 최악의 결혼 상대자, 유부남은 중금속이다, 진정한 베스트셀러 읽기, 이상적인 남편감 고르는 법, 고스톱 잘 치기, 귀신은 있다, 성실이 학벌을 이긴다, 남동생도 남자다, 미로 게임, 거짓말 잘 하는 법, 작가가 되려면, 술, 얼마나 마실까]...... (아직 34가지 밖에 안 썼다.. 나머지는 힘들어서 생략!)

무척 흥미롭게 들리는 이 목차의 제목들만 봐도 왜 저자가 이 많은 것들을 '여자가 모른다'고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다. 솔직히 읽어보면 거의 대부분이 여자인 나도 아는 내용이었다.(고스톱 치는 방법에 관한 내용은 모르던 내용이라서 좀 새롭긴 했다.^^;; ) 아니, 아는 내용이었다고 하기에도 좀 뭣한 것이 저자의 글이 대부분 저자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이나 의견을 적어 놓은 것이기 때문에 그냥 한 사람의 삶의 방식이나 가치관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느낌이다. 만약 비슷한 주제으로 글을 쓰라면 100이면 100사람 다 다른 내용의 글이 나올 것이다.

솔직히 저자의 생각 중에 상당히 내 생각과 다른 부분도 많았다. 뭐 남자가 남자 입장에서 쓴 글이니 그러려니 한다. '여자가 모르는 99가지 이야기'라는 제목을 다시 생각해 본다면, 아마도 여자들이 모르는, 남자가 남자 입장에서 말하는 남자들의 응큼한 사고방식에 대해(그것도 전체 남성의 대표가 아닌 '단지 한 개인의'-그렇게 믿고 싶다. ) 쓴 책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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