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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vvy (Paperback) - 『밉스 가족의 특별한 비밀』 원서, 2009 Newbery ㅣ Savvy 1
인그리드 로 지음 / Puffin / 2010년 3월
평점 :
오랜만에 읽은 뉴베리 작품. 13살이면 초능력(사비)를 갖게 되는 독특한 집안의 이야기.
주인공 밉스의 13살 생일 전날, 어떤 사비를 갖게 될까 기대하며 기다리는데 뜻하지 않게 아빠가 교통사고를 당하여 혼수 상태에 빠지고, 엄마와 큰오빠는 병원으로 나머지 가족은 집에 남게 된다. 그리고 맞은 생일날. 우연한 몇가지 일 덕분에 자신의 사비가 "잠자는 이를 깨우는" 것이라고 믿게 된 밉스는 어떻게 해서라도 아빠를 찾아가 깨워야 한다며 실천에 옮긴다.
비밀리에 혼자 일을 해결하려던 밉스 곁에는 어느새 (마음 평정 상실 시 태풍 동반) 오빠와 (캄다운에 탁월한 재주가 있는) 동생이, 생일 파티를 엄마 대신 열어 주신 목사님 댁 아이들 (비밀을 간직한 밉스에게 추파를 던지는) 윌-주니어와 (삐딱선을 탄 실제로는 매우 외로움 타는) 바비가 목사님에게 성경 배달 온 (우유부단 심약한) 레스터씨의 업무용 차량에 모두 함께 숨어들어 여행길에 오르게 된다. 모두가 크고 작은 비밀과 문제들을 가진 이들. 이 좌충우돌 버스에서 그들은 조금씩 변화하고 조금씩 깨닫고 커간다.
나는 여러 인물들 중에서 성경 배달원 레스터가 눈에 가장 많이 들어왔다. 밉스의 실제 능력은 신체에 그려진 그림을 통하여 상대방의 마음 속 생각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인데, 밉스를 통해 알려진 레스터의 마음은 쑥대밭이었다. 레스터 팔뚝에 그려진 문신이 끊임 없이 레스터를 비하하고, 공격했기 때문이다. 너는 할 수 없어. 너는 안돼. 끊임 없이 타인의 말이 레스터를 지배한다. 자신의 생각은 수면 위로 올라오지도 못한체. 그리고 어느 순간 옆자리에 앉게 된 릴이란 전직 웨이트리스 덕에 팔뚝의 공격은 사그라든다. 밉스는 생각한다. 왜지? 그리고 알게 된다. 나 역시도 타인의 목소리(밉상 친구들)가 내 속에 늘 머물지 않았던가. 그들의 목소리와 내 자신의 목소리를 구분해 내기는 어려운 일이며, 타인의 목소리를 뚫고 나올 내 목소리를 찾지 않은 한, 주의를 다른 곳에 집중하지 않는한 타인의 공격에 내 마음을 내주는 꼴이 된다는 것을. 레스터가 더이상 카렌을 비롯한 공격자들의 말에 귀기울이지 않고 마음을 빼앗게 한 릴의 소리에 마음을 두자 그들의 소리가 잠잠해진 것처럼, 자기비하는 습관일 수 있으며 의지의 문제일 수 있다는 것이다. 자력이 아닌 릴 덕분에 문신의 공격에서 해방 국면을 맞았다는 것이 살짝 아쉽지만, 그만큼 살아가는데 있어서 관계라는 것, 누구를 만나는가 하는 것은 중요하다는 것이니.
사랑과 감동과 교훈의 뉴베리답게. 부부간의 사랑, 부모를 향한 사랑, 친구를 향한 귀여운 사랑과 그 과정에서 느껴지는 소소한 감동이 있는 뉴베리 책이었다. 그리고 빠지지 않는 교훈을 뽑으라면, 밉스 가족의 사비 만큼은 아니지만 누구나 능력을 가지고 태어나고 그 능력은 갈고 닦아 내가 조절하고, 내 자신의 목소리를 찾을 수 있을 때만이 나와 너가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것. 한가지 더 뽑자면 릴이 한 말 "Good and bad were always there and always mixed up in a tan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