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치지 않는. 따뜻하면서도 분단 현실을 돌아보게 하는 책. 나라와 조국의 의미를 한번쯤은 생각해 보게 하는 책. 나이가 들면서 무언가 뚜렷한 결말과 의미 찾는 것에 집착하게 된다. 그런 것 없는 어른들의 개입이 없으면서도 뭔가 마음에 울림이 있는 이런 책이 반갑다. 예측이 되긴 하지만. 새로 이사한 방 책상에 새겨진 한글 문자를 보고 글쓴이를 추적하는 추리 형식을 빌려 쓴 것도 재미있고, 새로 이사한 도시, 그 곳에서 발견하는 한국인의 흔적. 그것이 유발하는 호기심과 기대감에 나 역시도 어릴 적 설레임을 안고 읽을 수 있었다. 보름달문고의 사실적이지 않은 삽화가 때로는 글 읽기를 방해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 책의 삽화는 아주 마음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