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실점
김희재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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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김희재의 소실점을 읽었다.


처음 대하는 작가라 이력을 봤더니 실미도와 공공의 적같은 선굵은 영화를 집필했다고 해서 어느 정도 때려부수고 ㅋㅋㅋ등등의 기대도 있었지만 표지에 나오는 여자의 모습에서부터 자극적이긴 하겠다는 이미지를 갖고 읽기 시작했다.


첫장면부터 사건을 그대로 보여주는 방식이라서 궁금증을 유발하며 속도감 있게 읽게 했지만 모든 면들이 설정된게 보이는건 어쩔 수가 없었다. 그동안의 많은 책들과 다양한 범죄수사물의 잔인함에 대한 기억때문이겠지만 반전의 반전 극에 치닿는 전개가 조금 김빠지는 감을 지울 수가 없었다.


완벽한 여자 김선우가 죽어가는 장면부터 그녀의 죽음 이후를 처리하는 대학후배 서인하, 자작극을 쫓아가는 검사 강주희의 사건 추적과정이 읽어가는 내내 딱딱 떨어지긴 했지만 죽어야만 그게 사랑이지가 정해져 있는거라면 그들의 사랑은 오롯이 하나의 소실점으로 완성됐다 할 수 있지만 정말 그런 사랑이 사랑인가... 되묻고 싶고 그렇게 끝으로만 가는 사랑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될지 좀 의문이 남는 책이긴 하다.


이 책 포함 최근 읽은 책이 쎈(?) 여주인공이 나오는 소설인데 끝이 모두 좋지가 않다. 이런거도 경향인가. ?

어떤 이름으로해야 안 거슬렸을지 잘 모르겠긴 한데 응팔보는데 김선우 나오고 서인하는 국화꽃향기 박해일인데

이런거 안 예민한데 자꾸 거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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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 (일반판)
반디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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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반디의 고발을 읽었다.


짧은 글 묶음인데 울림이 컸고, 무거웠고, 계속 읽게 했지만 빠르게 읽어 낼 수가 없었다. 너무 힘들었다.


일단 한단어 건너 나오는 북한식 단어들의 이질감에 적응을 못 해서이기도 했지만, 책을 읽다보면 책읽기마저 구속 받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네모 상자 안에 가둬져서 책을 읽는 기분, 잠시도 곁을 봐서는 안될꺼 같은 기분이 자꾸 들었다. 나는 우리집 거실에서 평안하게 티비를 켰다 껐다 하며 책 읽고 밥 먹고 아이들을 기다리고 등등의 당연하고 자연스런 하루하루가


북한에서라면 과연 가능한 일인가에 대한 진지한 의문이 들게 된 책이었다. (물론 요즘은 북한도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북한에서의 생활이란게 구호단체의 광고용으로 지나치는 아프리카의 생활과 맞먹는다는 이야기들이 수시로 언론을 통해 흘러나오긴 했지만, 이런 언론 조차 곁에서 직접 그들의 생활 면면을 보여주는 글을 써 주지는 못했다. 그저 북한 사람들 나름대로 살아가겠지 하는 막연히 먼 생각을 하다가 또 탈북인사나 탈북민들의 생활상을 이야기하는 몇몇 프로에서 그들의 곤궁함을 잠시 들을뿐이었다.


반디의 소설은 89년부터 95년에 걸친 7개의 단편을 묶은 작품이다. 20년이 지난 작품이지만 지금의 그것과 다를바 없게 느껴지는 현실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이 책을 탈북민에게 몰래 보내는 과정 자체도 너무나 비현실적임에도 불구하고 책으로 나와진 것에 감사할 일이다.


연좌제에 걸린 남편의 처지때문에 아이를 임신하지 않으려는 아내가 남편으로부터 받는 의심에 대한 글이 첫번째 단편이었는데 첫 글을 읽었을 때부터 나는 정말 충격이었다. 우리나라였다면 막장으로 귀결될 드라마 한편이 내 권리가 국가에 의해 좌절되는 생생한 현장으로 비춰지니 앞으로 계속될 읽기에 답답함이 몰려왔던 것이다.


마르크스와 김일성 초상에 경기를 일으키는 아기때문에 창에 쳐둔 커튼이 빌미가 되어 가정혁명화의 대상이 된 가족부터 여행증이 없다는 것만으로 죽어가는 모친을 들여다 보지 못한채 코앞에서 끌려가던 장면이라던지 김일성이 죽었다고 술한잔도 눈치봐야하는 상황 등등 그런 현실을 모르고 있었다는것 보다 이런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는것 자체가 정말 충격적이었다. 아 북한사람들 정말 저렇게 힘들게 지내는구나.


익숙치 않은 거친 표현들과 날것 그대로의 잔인함이 묻어 있어서 그런 표현에 익숙해지는 것이 어렵긴 했지만 오히려 그런 거친 표현들이 북한의 한 모습이 아닌가 생각도 되고 요즘 읽고 있던 토지의 1900년대의 초의 생활상과 크게 다를바 없는 모습도 여러곳이라 그것도 너무나 이상한 괴리감이었다.


그렇지만 그 힘든 생활을 겪어내고 있는 한사람 한사람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생각조차 해보지 못한 것을 인식하는 것이 정말 힘든 일이라는 것과 동시에 몰랐다는 것에 대한 괴로움, 알아간다는 것에 대한 미안함 이런 것들을 함께 겪어야 했던 독서였기에 다른 어떤 책들보다 읽는것이 고통스러웠음에도 반디의 책을 계속 읽고 싶다. 자꾸 그 목소리들을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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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 걸 - 나무, 과학 그리고 사랑 사이언스 걸스
호프 자렌 지음, 김희정 옮김 / 알마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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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호프자런의 랩걸을 읽었다.


책이 아담하니 예쁘고 접혀있는 책덮개를 펼치면 참나무겨우살이 한 그루의 물관체관을 다 구경할 수 있는 포스터를 구경할 수 있다. 하물며 그 책 속의 활자체도 본듯하면서도 처음 보는 듯한 그런 느낌으로 다가와서 무슨 글자체지 ? 궁금증을 유발했다. 탁탁떨어지는 듯 하면서도 끝이 불안한 느낌으로 오 자꾸 보고 싶어지는 활자(?)야 .. 그러면서 읽기를 시작했다.


첫인상이 좋았던 책인 반면 책의 내용은 휘황찬란했다. 길가의 잡초로 단순히 표현되던 식물을 한 인간의 역사와 빗대어 오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우주의 깊이를 파고드는 작품이었기 때문이었다. 읽기도 만만치 않았고 또 그에 따르는 방대한 지식들이 머리곁을 스치고 지나갔다. 나는 읽으나 도통 무슨 말이냐의 반복의 여정.. ㅋ 봉숭아 물관 체관에 잉크가 올라가던 실험을 해봤던 기억이 어렴풋이나마 있는건 같은데 그게 언제적인지 해보긴 한건지 그런정도의 식물에 대한 지식뿐인 나로 하여금 식물학을 매개로


물리, 지질학, 광학, 화학, 동물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학문들을 차용해가며 아이디어를 하나의 이론으로 발전시켜가는 과정을 읽게한다. 교수가 되기전의 작가와 교수가 된 후의 작가의 삶에 대해서 시시콜콜하게 다 들을 수 있는데;;

아 나는 좀 연구실에서 일하는 과학자들에 대한 환상이 다 깨질려고 했던 책이기도 하다. ㅋㅋㅋ


작가의 평생 동료이자 친구인 빌이 자신의 연구비가 없어 최저 월급으로 생활하는 바람에 집도 없이 밴에서 먹고 자고를 하다 결국 경찰에 들키는 사태가 일어나고 거의 냉동식품의 노예와 밤낮구분 없는 일의 연속인것 등등.. 대부분의 연구자들의 생활이 그렇게 더 나을 것 없겠다 싶으니 참 학자의 삶도 쉬운일이 아니구나 싶었다.


그럼에도 이 책의 중요한 포인트는 생각해 보지도 듣지도 쳐다볼 마음도 없던 길가의 나무와 풀과 꽃에 직접적으로 마음을 주는 일이 장이 바뀔때마다 이뤄진다는 것이다. 나는 나무다 나는 꽃이다 이런 일인칭이 정말 가능해지고 나를 꺾거나 자르거나 병들게하는 적들을 대항해 적극적으로 방어하는 방법과 기술전수를 보게도 되는 것이다. 신기하고 오묘한 책읽기고 경험이었다.


또 여성과학자로써 인기없는 학문을 평생 해 나가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고 또 그 광활한 문학적 재능을 학문과 잘 연결시켜 이렇게 멋진 전문적(?)인 문학작품을 펴낸 결정또한 한 독자로써 소중하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또한 조금씩 전문적 글쓰기로써의 문학들이 늘어나는것 같긴 하지만 더 많은 훌륭한 작품을 쓸 수 있는 환경과 토대가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아마도 미국이라 가능했지 않을까 하는 서글픈 생각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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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수 클리볼드 지음, 홍한별 옮김 / 반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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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수 클리볼드의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를 읽었다.

1999년도 4월 20일 미국 콜럼바인고교에서 일어났던 총기사고의 가해자중 한명인 딜런의 엄마가 사건을 겪어내는 과정과 사건 이후 고통의 시간을 견뎌내는 일을 일기글과 함께 적은 글이다.

읽기전에 너무 무거울꺼같고 엄청난 슬픔같은게 이미 제목에서부터 느껴져서 일부러 멀리 하던 책인데 어쩐지 자꾸 눈에 띄고 한문장캡쳐들에 자꾸 읽어라읽어라 하는 기분때문에 읽어보기로 했다.

사건전의 엄마는 정말 평범하기 그지없는 중산층 가정의 주부로 일을 하긴 했지만 집안팍을 돌보는 부지런한 엄마였고 두 아들이 잘크는지에 여느 부모들과 마찬가지로 관심을 두고 사랑해주는 사람이었다. 사건이 나기 얼마전까지 한해한해가 정말 행복하다고 친구에게 말을 할 정도로 편안하게 지나던 사월에

엄청난 사건의 중심에 들어서게되고 그 사건으로 남은 평생을 지옥의 하루하루로 살아가게된다.

영화 엘리펀트를 봤을때 다큐멘터리 같은 실화 그대로 옮겨놓은듯해서 엄청난 충격 그자체였는데 가해자의 엄마로서 살아있다는게 신기할정도의 일상을 그대로 적어서 앞부분의 내용을 읽는동안 좀 힘들긴 했다.

중반부에서 장례식을 지내고 사건의 전말을 알아내가는 과정에서 딜런의 극심한 우울증으로 학교폭력수준의 분위기를 자살에 이용한 지점이 드러난다. 그런 설명들을 읽으니

영재수준이던 아이가 크는 동안 하루하루 일상을 같이 하는 가족 누구도 못 알아챌정도의 우울증이 정말 무섭게 느껴지기도하고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나를 또 한번 다 잡게도 했다.

대부분의 엄마와 부모들이 지나칠 수 있는 부분들을 흘리지 않고 챙겼더라면 열두명의 희생자와 24명의 부상자가 생기지 않았을까? 더 이상은 더 많은 희생이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딜런의 엄마는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고 비난을 받을지라도 그 과정을 세세히 얘기하면서 증상들을 보이는 아이라면 다시한번 돌아보기를 강조했다.

예민하고 머리가 좋고 사회성 있는 아이라도 우울증의 증상들이 다양해서 부모들이 전혀 알아챌 수 없을 수도 있다고 한다. 보수적 접근으로 아이를 바라보고 다양한 해결점을 찾아야된다고 적었다.

엄마로써 자식의 살인과 범죄를 보는게 얼마나 힘들고 사무쳤을까 ..금쪽같던 내 아이가 모든 티비와 신문의 주인공이 되고 모든 비난의 대상일때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

지금도 여전히 지옥의 시간을 살고 있겠지만 그녀의 일기같은 글들이 비난만 할 대상이던 가해자와 그부모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하게 해주었다.

이전과 같은 행복은 다시 찾아지지 않겠지만 살아가는 나날이 그저 너무 힘들지만은 않기를 바래본다. 이 부모 또한 피해자들에 상관없이 자식을 잃고 범죄자의 오명까지 뒤집어쓴 어쩔수 없는 제일의 피해자이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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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아의서재 2017-03-09 23: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혹시 이동진의 빨책에서 그 책 다룬거 들어보셨는지요?

singri 2017-03-09 23:10   좋아요 0 | URL
안들어봤는데 재밌나요? 한번 들어봐야겠네요.

singri 2017-03-09 23:23   좋아요 0 | URL
흠흠 재밌네요. 빨책 좀 어려운거같고해서 안들었는데 찬찬히 한번씩 들어야겠어요 ㅅㅅ 추천감사합니다 ㅡ

새아의서재 2017-03-10 0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로 바라보거나 인상적인 부분들이 달라서 각자 어떻게 느끼는지 들어볼수 있어서 좋은듯해요. 동진씨 목소리도 좋구요. ^^

singri 2017-03-10 05:10   좋아요 0 | URL
그렇네요 전 요거 적는데도 한참걸렸는데 막 두시간씩 애기해도 다 못한거같이 ㅅㅅ
 

북플의 마니아 제도라는게 뭔지 몰랐는데 어떻게 선정되는지는 몰라도 저게 한번씩 뜰때마다 아 이거좀 부끄러운데 .. 하는면이 생긴다. 정말 대단한 마니아들 사이에 마니아라고 할만큼 책을 많이 읽는것도 아니라 재밌기는하지만 달랑 몇권에 마니아인건 좀 부끄럽고 그런면인것이다. 얼마만큼 읽어야 마니아가 되고 정하는것도 우습지만 ㅋㅋ 이거좀 재밌네 하다가도 내 참 내가 무슨.을 반복하는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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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3-09 13: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북플 마니아 제도의 문제점은 작가의 책 한 권에 대한 소개 내용이 없는 글이 ‘좋아요‘ 수를 많이 받으면, 마니아 포인트도 많이 받아 상위권에 오르기 쉬워요.

정성 들여 쓴 리뷰인데도, ‘좋아요‘ 수를 적게 받아서 그 책과 관련된 마니아를 못 받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저도 마니아 받는 것에 자랑하고 싶지 않아요.

singri 2017-03-09 13:09   좋아요 0 | URL
아 그런식이군요ㅡ 딱히 또 재밌으라고 그러나보다 그러려니 하고 지나가다가 한번씩 걸릴때가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