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뿔소를 보여주마
조완선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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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조완선의 코뿔소를 보여주마를 읽었다.

이 책을 읽는동안 외국 스릴러를 읽을때와는 전혀 다른 으스스함을 느꼈다. 등이 오싹한 기분이 떠나가질 않아서 더위가 올때 읽었다면 제대로 피서가 될뻔했다.

결과적으로 악 대 악의 대결인가 싶다가도
살인을 저지르는 쪽의 사연과 힘들었던 과거의 기억을 떠올려보면 너무 치우치는거 아닌가? 과연 처단되지 않은 악은 누가 심판하는가에 대한 물음이었고 통쾌하게
끝을 보여주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현실에선 과연?

그렇지만 잘못된 방법일지라도 어쨌든 악의 처벌을 보는 과정은 속이 시원했다.

86년도 시국사건 샛별회 모임에 관련된 변호사와 시사평론가 고문기술자가 실종되는 사건이 차례로 일어나고 그들의 사체가 보란듯 놓이는 살인이 일어난다.

범인을 쫓는 경찰도 사건을 도와주는 범죄심리전문가도 국가의 폭력으로 자신의 아버지와 사랑하는 연인을 잃은 고통스런 경험이 있다.

아무 이유없이 오래전 사건에 연루된 평범한 시민들은 권력기관과 언론 그들을 따르는 하인같은 공무원들에 의해 무참히 짓밟혀 수많은 고문을 당하고 난뒤 자살과 단식으로 억울한 죽음에 이르게된다.

메멘토모리라는 글자를 새기며 한사람한사람 목숨을 옥죄어오는데

이러한 억울하고 원통하고 한없는 사건들이 얼마나 많을까를 생각해보게 된다. 역사적 사건들에 중첩되는 소설속 오래전 죽음은 정말 실재할 3명의 죽음이었을테고 그들을 조작하고 재판하고 고문하는 일 또한 엄현한 현실이었으니

소설속 3명의 살인 역시 정말 우리 모르게 덮여진건 아닐까 하는 통쾌하지만 씁쓸한 의문점이 있긴하다.

의문사 진상 규명이 제대로 진행되고 억울한 원혼들이 더이상 맺혀 있지 않을 날이 오길 빈다.

또한 법이 억울한 사정을 제대로 듣고 그에 준하는 엄한 법심판을 내릴 수 있는 공정한 기관으로 거듭나길 바라고

아무도 들어주지 않아 억울한 그 울분을 어찌 다 알 수 있을까만 복수의 대상에 대한 살인을 억울하다는 이유로 정당화 하는 느낌이 있긴해서 그 부분이 좀 아쉬운 점이다.

좀처럼 책 읽고 무서웠던 적이 없던터라 작가의 책을 착착 읽어봐야겠다. 엄청나다. 무섭게 끝까지 파헤치는 힘이나 나를 잡아봐라는 자신감이 코뿔소만큼 커 보였다 그 자신감이 책 표지 전체를 펼치며 그려낸 코뿔소만큼 압도적이고 매력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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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적 정치 - 좌·우파를 넘어 서민파를 위한 발칙한 통찰
서민 지음 / 생각정원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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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서민의 서민적정치를 읽었다.

쉽게쓰인 정치도서이지만 만만찮은 많은 문제들을 짚어주어서 나도 모르고 지나치거나 흘렸던 생각들을 차근차근 되새겨 볼 수 있었다.

특히 정치인의 정년문제와 청년세대의 폭넓은 정치참여활동 촉구는 그동안 삼포세대라며 스펙에만 열중하고 취업에 목매던 청년들에게 방향성까지는 아니지만 그들의 어려움을 대변할 창구를 만들고 기성정치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이라는 점에서 작으나마 돌파구를 향하게 하는 몇몇의 방법이 좋았다.

또 풍자식으로 써낸 경향신문의 칼럼들은 웃기게 읽히지만 읽고나면 꽤 진지한 생각도 하게되는 그런 사설들이었다.

지난해 뜨거운 논란으로 교육부 공무원의 파면까지 당하게 한 개돼지발언은 정치에 무관심한 개인들이 부끄러워 해야할 대목이기도 한 일이지만 언론의 각종 프레임에 지배당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인걸 말하며 보수정권일때는 진보언론을, 진보정권일때는 보수언론의 종이신문를 보며 비판 할 수 있는 눈을 만들라는 말을 한다.

또 칭칭욕욕 이라며 내가 지지않는다고 해도 칭찬할때는 칭찬하고 비판할때는 비판하는 민주시민이 되자는 말이 웃기면서도 정말 요즘 새대통령을 향한 언론을 보면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하고

호남지역에 대한 분노와 조롱을 담은 말들을 인터넷으로 sns로 퍼나르며 노리개로 여기는 것에 대한 자성과 비판을 가한다

각종 혜택은 다 받으며 법안 및 의정활동은 평균이하인 국회의원들의 행태를 보면 의원 수를 반으로 줄이는게 맞다 할 수 있지만 국민을 대신해 국민의 목소리를 법으로 표현해 줄 수 있는 사람의 수는 지금보다 5~60석이 늘어나야 한다는게 적정 수준이라고 한다. 혜택이나 보좌관 수를 조정하는 방식이라면 충분히 가능할 일이고 일을 열심히 하는 국회의원이 아니라면 뽑지 않겠다 하는 국민들의 새로운 기준도 마련할 수 있는 문제로 풀어 낼 수 있다.

특히 슈퍼맨과 배트맨을 빗대며 노조 없는 경영인을 이야기할때는 정말 우리나라의 현실인거 같아 무서움과 공포를 느꼈다 . 혼자의 말은 소리 날 수 없지만 연대의 말은 함성이 될 수 있는데 노조 무용론은 이미 국민들에게 각인되고 있는건 아닐까 싶다.
각종 노조파괴방법과 소송비용으로 노조원들에게 엄청난 빚을 떠안기는 구조를 이미 이명박시절에도 박근혜도 당연하게 벌이고 있다. 오바마가 했던 노조에 가입하라는 말을 뒤로하고라도 노조가 있는 회사의 고용안정과 임금인상율은 수치에서도 차이가 나는데 노조가 없는 직종들은 imf 시절과 지금의 임금이 큰 차이가 없는것도 현실이다.

언제든 또 내 살길앞에 정치는 또 뒷전이 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끈질긴 박근혜도 탄핵하고 새로운 시절을 열어낸 위대한 국민들의 큰 힘. 그 위대함의 실천을 시시때때로 기억해서 다시는 저질의 정치에 농락당하지 않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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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스캔들 -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예술가들의 삶과 사랑
박은몽 지음 / 책이있는풍경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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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박은몽의 인문학스캔들을 읽었다. 
 
스캔들을 말할때 보통의 불륜관계를 떠올리게 마련인데 인문학 스캔들이란 제목은 좀 생뚱맞기도 해 가만 들여다 보니 역사적 인물들에 대한 스캔들 내지는 사랑이야기로 이루어진 책이었다. 
 
1800년대 말에서부터 1900년대 중반에 걸친 유럽과 미국 우리나라의 유명했던 스캔들을 인문학적으로까지 짚어 낸 책이라고 해서 조금 지루할까 지레짐작 하면서도 어쩐지 고루함보다는 뭔가 뒷담화느낌의 사랑이야기일꺼같아 기대하며 읽기 시작했다. 
 
문학사적으로 미술사적으로 유명한 관계들에서부터 전혀낯선 관계들 조차 생생한 대화와 현장감 있는 사건들을 재현해낸 글로 19말 20세기 초의 역사 속을 다녀간 기분도 들었다. 
 
니체와 루살로메 관계에서는 정신적사랑이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집필하게 했고 릴케와의 사랑은 그에게 있어서 보다 수준 높은 시들의 창작하는 자양분이 돼주었다. 특이한 점은 정신적 교제를 함에 있어서 경제적으로 지배받거나 도움 받지 않았던것이고 한세기전에 이런 사랑과 삶을 살아냈단게 대단해보였다. 
 
사르트르와 보부아르의 계약결혼,  조지아오키프와 스티글리츠, 하이데거 한나아렌트, 쇼팽과 조르주상드, 클라라와 브람스,이사도라덩컨과 세르게이에세닌, 에디트피아프의 마지막 사랑, 로댕과 카미유클로델, 실비아플라스와 테드휴즈, 랭보와 베를렌,프리다칼로와 디에고리베라,윤심덕과 김우진, 모딜리아니와 쟌에뷔테른, 유치환과 이영도,존레논과 오노요코 까지  
 
많은 문학작품 미술작품 또는 노래와 춤에 대한 오래전 이야기가 전해지고 생겨나게 된 과정은 이 모든 사람들의 사랑과 이별의 결과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특히 프랑스 예술가들의 자유롭고 깨어있는 정신같은것들은 여성들에게 어떤 이미지로 남겨져 후대사람들의 지금 생활에도 자유로운 사랑방식과 생활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듯하다. 
 
모든 관계들이 시작되는 두근거림에서의 기쁨과 즐거움을 읽을 수 있었지만 천재적인 감각에 반해 술 마약 쉽게 취약해지는 예미한 성격으로 불우한 결말을 맞는 공통점도 읽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그런 고통과 불우한 삶을 겪어내고 이겨낸 예술활동과 작품활동을 보면 역시 훌륭한 작품과 고통은 어쩔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가 아닌가도 생각해본다. 
 
특히 조지아오키프, 프리다칼로, 에디트피아프등 사랑이 끝나감에도 끊임없이 열정을 쏟아낸 단단한 자기애를 볼 수 있어 스캔들의 취약한 구조속(?) 에도 더 생각이 났다. 
 
사랑이 있어 살아가지만 사랑이 없어짐을 두려워한 모딜리아니의 부인 쟌에뷔테른과 윤심덕과 김우진 유치환과 이영도 또한 이뤄지지 못한 사랑을 지켜보는것이 가슴아팠다.  
 
하긴 생각해 보면 사랑이 이뤄진다라는게 꼭 결혼인건 아니니 가슴아파 할일이 아니기도 하다. 결혼을 한다는게 모든 사랑의 완결점이 아니다란게 이 책 전체를 관통해서 하고 싶은 말이 아닌가한다ㅡ 
 
수많은 사람이 오늘도 내일도 궁금하고 끌리는 사랑이 대체 뭣이기에 이렇게 사람들을 애끓게 하는지...;;; 
 
재밌게 읽은 책의 사이 사이 그 사랑 가득한 눈빛의 젊거나 나이든 예술가들의 오래된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 이 책의 본분을 다한 것 같기도 하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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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사람들은 왜 그렇게 꽃을 크게 그리느냐고 물었는데 그럴때면 그녀는 이렇게 반문하곤 했다. " 산을 그리는 화가에게 실제보다 왜 그렇게 작게 그리는지 물어본 적 있나요?"

5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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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울 것
임경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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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임경선의 자유로울 것을 읽었다.

저자가 나름 라디오상담이나 강연등으로 이름이 꽤 있었던 모양인데 최근 라디오는 도통 제대로 들은 기억이 없고 에세이는 잘 읽지를 않아서 작가를 처음 알았다.

그렇지만 자유로울 것 이라는 너무 확 와닿아버리는 이런 제목을 짓는 작가가 대체 누군인가가 정말 궁금했고 프로필에 사진까지 있어 한번에 기억 할 수 있었다.

또 표지에 산뜻한 초록이 가득해서 읽기전 부터 나는 일단 별넷이야 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전체적으로도 솔직하고 담백하고 과하지 않은 내용들로 차근차근 쓰는 이야기가 다 겪어보고 생각하고 써낸거라 재밌고 잘 읽어지고 진심이 느껴졌다.

행복의 필요성 같은것, 책을 써 낼때의 편집자와의 관계에서의 팁 같은것, 영사관을 부모로 둔 덕분에 다양한 언어를 모국어정도로 쓸 수 있게 됨으로 미묘한 영단어가 뜻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

슬프고 아름다운 소설만 써내는 줌파라히리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고, 무라카미하루키가 노벨상을 받으면 꼭 자신이 하루키에 대한 소개를 할 수 있었으면 한다는 바램을 밥딜런의 노벨상 발표날을 기억하며 말하는 것 등등

편하고 자상하지만 덜 끌리는 남자와 차가운데 능력있고 부유한 남자가 끌리는 문제 같은것에 한가지로 난 결론에 대해 이어 벌어질 수 있는 상황들을 이야기 해준다든지

그런 비슷한 상황이 일의 문제로 연결됐을때 취할 수 있는 태도 같은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방법들에 대해서 일러놓았다.

여성으로서 혹은 작가로서 혹은 엄마로서의 이야기들이 정말 사방팔방으로 뻗어나갔는데 그게 또 다 이야기를 듣다보면 이렇게 시시콜콜한것까지 조밀조밀 생각해서 요렇게 글까지 남길 수 있는 작가가 너무 영리해보였는데 또 그게 얄밉지 않아서 좋았다.

처음 접할땐 바자나 인스타일 이런 곳에서 글을 잘 쓰던 기자였나 하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왜그런지 모르지만 프로필 사진이 있어서 그런거 같기도 하고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13년 넘게 글로 먹고 살고 있는 전업작가였다고 한다. 흠 그러고 다시 보니 그녀가 돌고돌다 찾아낸 커피발전소 커피도 마시고 싶다.

내가 하루키 에세이라면 껌뻑하는걸 어떻게 알고 그 미묘한 점만 콕콕 집어내듯 중간중간 비슷한 느낌이 있어 그 또한 좋았고 줌파라히리를 이렇게 매력있게 소개해주는데 어떻게 재미없게 읽을 수 있을까? ㅋ

암튼 비슷비슷한 에세이가 많은 요즘인것도 같지만 제목으로라도 오랜만에 푹 쉬는 느낌의 에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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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17-05-18 06: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하루키 덕분에 알게된 작가인데 읽어보고 싶은 책이네요. 감사합니다ㅎ

singri 2017-05-18 07:32   좋아요 0 | URL
아 하루키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구요. ㅅㅅ그냥저냥 재밌게 죽 읽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