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 조완선의 코뿔소를 보여주마를 읽었다.이 책을 읽는동안 외국 스릴러를 읽을때와는 전혀 다른 으스스함을 느꼈다. 등이 오싹한 기분이 떠나가질 않아서 더위가 올때 읽었다면 제대로 피서가 될뻔했다. 결과적으로 악 대 악의 대결인가 싶다가도 살인을 저지르는 쪽의 사연과 힘들었던 과거의 기억을 떠올려보면 너무 치우치는거 아닌가? 과연 처단되지 않은 악은 누가 심판하는가에 대한 물음이었고 통쾌하게끝을 보여주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현실에선 과연? 그렇지만 잘못된 방법일지라도 어쨌든 악의 처벌을 보는 과정은 속이 시원했다.86년도 시국사건 샛별회 모임에 관련된 변호사와 시사평론가 고문기술자가 실종되는 사건이 차례로 일어나고 그들의 사체가 보란듯 놓이는 살인이 일어난다.범인을 쫓는 경찰도 사건을 도와주는 범죄심리전문가도 국가의 폭력으로 자신의 아버지와 사랑하는 연인을 잃은 고통스런 경험이 있다.아무 이유없이 오래전 사건에 연루된 평범한 시민들은 권력기관과 언론 그들을 따르는 하인같은 공무원들에 의해 무참히 짓밟혀 수많은 고문을 당하고 난뒤 자살과 단식으로 억울한 죽음에 이르게된다.메멘토모리라는 글자를 새기며 한사람한사람 목숨을 옥죄어오는데 이러한 억울하고 원통하고 한없는 사건들이 얼마나 많을까를 생각해보게 된다. 역사적 사건들에 중첩되는 소설속 오래전 죽음은 정말 실재할 3명의 죽음이었을테고 그들을 조작하고 재판하고 고문하는 일 또한 엄현한 현실이었으니 소설속 3명의 살인 역시 정말 우리 모르게 덮여진건 아닐까 하는 통쾌하지만 씁쓸한 의문점이 있긴하다.의문사 진상 규명이 제대로 진행되고 억울한 원혼들이 더이상 맺혀 있지 않을 날이 오길 빈다. 또한 법이 억울한 사정을 제대로 듣고 그에 준하는 엄한 법심판을 내릴 수 있는 공정한 기관으로 거듭나길 바라고아무도 들어주지 않아 억울한 그 울분을 어찌 다 알 수 있을까만 복수의 대상에 대한 살인을 억울하다는 이유로 정당화 하는 느낌이 있긴해서 그 부분이 좀 아쉬운 점이다.좀처럼 책 읽고 무서웠던 적이 없던터라 작가의 책을 착착 읽어봐야겠다. 엄청나다. 무섭게 끝까지 파헤치는 힘이나 나를 잡아봐라는 자신감이 코뿔소만큼 커 보였다 그 자신감이 책 표지 전체를 펼치며 그려낸 코뿔소만큼 압도적이고 매력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