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조선인 > 서림님, 고맙습니다.

"서영이가 마로처럼 이뻐져야 한다"는 말씀, 빈 말이라도 무지하게 행복했습니다.

저야말로 좋은 책을 받아 보답을 해야 하는데, 선물을 2배로 받은 느낌이네요.

앞으로 꽃 이름을 열심히 익혀보겠습니다. 부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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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30 2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7-03 14: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7-03 19: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처음으로 강의를 맡아 한 학기동안 헤매면서 가르쳤다. 어젯밤 성적입력마감을 몇 시간 남기고 성적을 입력했다.

나름대로 성적을 잘 주려고 노력했다. 요즘 대학에선 예전과 다르게 상대평가제도 때문에 성적 인플레이션 현상이 적다. 이를테면, B이상이 30%가 넘으면 입력 저장 자체가 안되는 시스템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상대평가로 학생을 분류할 수 밖에 없다.

상대평가도 참 야박하다. 어쩌면 습자지 한장 차이일 수 있는 학생들의 실력을 정확히 숫자로 갈라야 하고, 그에 따라 B를 받기도 하고 C를 받을 수도 있다. 때문에 시험의 난이도는 올라가고, 평가 결과에 대한 항의에 대비하기 위해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시험문제를 출제하게 된다. 평가자의 주관이 개입되는 시험문제는 그래서 위험하다.

내가 담당한 교직과목은 다행히도 이런 상대평가에서 제외된다. 그래도 여전히 문제는 남는다. 학생들의 교직과목 성적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는 것이 문제. 전공과목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 학생들은 그것을 교직과목에서 만회하려 한다. 수업시간 중에도 은근히 '점수 잘 주세요'라는 말을 하기도 하고, '교직과목은 모두 A이상 준다던데'라는 말도 한다. 심지어 이 수업을 위해 개설한 인터넷 카페의 게시판에는 '교원임용고시에서 우리 학교가 지방대에 비해 내신성적이 낮기 때문에 훨씬 불리하다'며 '학생들의 시험 합격을 돕는 차원에서라도 열심히 한 학생들에 대해서 좋은 점수를 주어야한다'고 은근히 압력을 주는 글도 올라와 있다. 댓글로 학생들이 동조한 것은 당연지사.

그래서인지 채점을 하는데 있어 상당히 압박을 받았나 보다. 물론, 과제물 꼬박꼬박 내고 시험에서 제대로 쓴 학생들에 대해서는 점수를 잘 줄 생각은 있었다. 특히나 지루하기 짝이 없는 강의를 들으며 그래도 꾸벅꾸벅 졸지 않고 강사의 말을 잘 들어주는 가끔 눈마주치는 학생들에 대해서는 더 좋은 점수를 주고 싶었다.

시험문제를 어렵게 낸다는 생각은 안했지만, 이렇게 다들 잘 쓸지는 몰랐다. 비슷한 답변들 중에 옥석을 가려내기가 쉽지 않았다는 것을 느끼고 좌절했다. 특히나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답안을 작성하라는 문제 하나를 냈기 때문에 더했을 수도 있다. 성적을 매기면서도 내가 정말 객관적으로 잘 하고 있는건지 끊임없는 의문이 들었다. 교생실습을 다녀온 기간을 뺀 10주 동안 50명 남짓한 학생들의 이름과 얼굴을 모두 외우기는 쉽지 않았다. 다행히 학생 얼굴이 들어간 출석부가 이후에 배포되긴 했지만, 여전히 70-80%의 학생들만 정확히 기억이 났고, 그런 얼굴들과 이름들은 내 평가의 객관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기도 했을 것이다.

시험을 망치지 않았거나 과제물을 잘 제출한 학생들에 대해서는 대부분 A를 주었다. 뭔가 과제물을 빠뜨렸거나 시험을 망친 학생들에 대해서도 B이상 주려고 했다.

드디어 성적을 조회할 수 있는 오늘 아침 9시. 출근하자마자 어느 여학생의 전화가 왔다. 뜨끔. 혹시 성의없게 글 썼다고 B를 준 학생일까? 그런데, 그 학생은 A를 맞은 학생이었다. '교수님, 점수를 잘 주셔서 감사한데요, 죄송한데 저 열심히 잘 해서 A+이 나올거라 생각했는데, 어떤 부분이 모자랐는지 설명 좀 해주시면 안될까요?'  당황스럽다. 아침 9시부터 이런 전화라니. '내가 지금 정확한 채점표를 안가지고 있어서 정확히 설명은 못하지만, 학생의 시험이나 과제물이 다른 학생에 비해 특출나지 않았다고 기억합니다'라는 말로 대략 설명했더니, 착한 학생이라 그런지 끈기없는 학생이라 그런지 수긍을 하고 전화를 끊는다.

내가 학교 다닐 때만 해도 성적에 이의를 제기할 생각은 못했다. 이쁜 여학생들에게는 A를, 남학생들에겐 C를 주기로 소문난 한 교수에 대해서는 집단적인 항의가 있을 법도 했지만, 그 시절엔 그러지도 못했다. 과제 하나 안냈다고 D+를 준 국문과 그 교수 이름만 들어도 15년이 지난 지금까지 분통이 터지지만, 그 당시엔 찾아뵐 생각조차 안했다. 그에 비하면 A를 받고도 뭔가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교수에게 전화를 한 그 학생이 참 당당해 보이기도 하고, 예전에 비해 훨씬 심해진 취업난으로 학교 성적도 무시할 수 없게 되어버린 상대평가 시대 학생들의 어려움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다.

물론 나도 내 기준에 맞춰서 점수를 매기려 했지만, 누가 봐도 객관적으로 학생들의 성적을 나누었다고 말할 수는 없지 않는가? 내가 매긴 성적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학생들의 모습을 상상하자니 괴롭다. 그렇다고 학생들이 원하는 단답식이나 괄호채우기식의 시험문제를 출제하는 것은 여러모로 편하겠지만, 내 수업이 학원의 임용고시 수업과 다른 뭔가가 되기 위해서는 문제 또한 이렇게 출제하면 안되는 것이다.

아무튼 9시부터 이런 전화를 받고 나니 두렵다. 당당하지 않아도 좋다, 그냥 수긍하고 고개를 끄덕끄덕만 해다오. 이게 내 솔직한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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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라겐 2005-06-27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적 매기는거 정말 어렵겠어요.. 전 학교 다닐때 제일 황당했던 교수님이 바로 지도교수님이셨어요.. 과 단체 사진이 있어서 그냥 기념이라 생각하고 확대 인화해서 드렸는데 실습시간에 갑자기 저를 부르더니만 다들 보는 앞에서 자네 학번이 뭔가 그러면서 그자리에서 리포트 점수를 수정하시는거 였어요.. 어찌나 황당하고 창피하고 그렇던지..

서림님 ㅎㅎ 하루쯤 전화기를 꺼두셔도 좋습니다..

LAYLA 2005-06-27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번에 처음으로 성적표를 받아보았는데 솔직히 제가 왜 이 성적을 받았나 궁금했어요. 생각보다 잘나온 과목도 있고 못나온 과목도 있었거든요...^^
고등학교땐 표에 평가 항목과 점수가 정리되어 한번에 나왔었는데 (출석. 과제물a.과제물b. 중간고사. 기말고사등) 대학에선 그냥 학점만 나와서요..
저는 교수님께 점수문의를 하는게 이상할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고등학교땐 당연히 점수에 이상이 없더라도 선생님께 개인적으로 확인하는게 일상적이었어요) 다른 학생들이 교수님께 문의하는걸 많이 어려워하더라구요...^^;
교수님께 성적 올려달라고 어거지 쓰는건 참 난감한 시츄에이션이지만....지금도 왜 교수님께 성적관련 질문을 드리는게 어려워야 하는지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있습니다.(정말 열심히 했는데 생각보다 안나온 경우에 말예요 ^^)

엔리꼬 2005-06-27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라겐님.... 그렇다고 리포트 점수를 수정하는 경우는 퐝당한 시츄에이션이죠..
레이라님.... 성적에 대해서 질문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은 합니다. 워낙에 베일에 싸여 있다고 생각은 하지요.. 그 과정이. 그런데, 제가 전화가 두려운 것은 억지를 쓰는 경우죠. 쩝. 이번에 93점 맞았는데, 95점으로 올려주면 안되겠느냐? 이거 A를 맞으면 장학금이 끊긴다... 학비 내가 벌어서 학교 다니는 사람이라 이거 못받으면 학교 못다닐지도 모른다...이렇게 나오는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라서요....

날개 2005-06-27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전 교수님께 성적에 대해 물어본다는건 상상도 못했습니다.. 하늘같은 존재라 생각했거든요..ㅎㅎ

마태우스 2005-06-27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찌보면 민주화가 된 거겠죠. 그래도...선생은 성적 매긴 것에 대한 근거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건 씁쓸한 일이죠..올려주심 안되죠 당근

oldhand 2005-06-27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새는 학생들이 참 성적에 민감한 모양입니다. 예전엔 미처 그러지 못한것이 분위기 탓도 있겠지만, "에헤라디야 학점 쯤이야"라는 사고 방식이 지배했기 때문 아닐까요? 아.. 나만 그랬을까? -_-;;

클리오 2005-06-27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애들은 집요하게 시간강사에게 성적을 올려달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더라구요. 특히 교직과목 애들은 어찌나 다 시험을 잘 보죠? (^^) 저도 엑셀로 채점을 하는데 1,2점 차이로 학점을 가르고나서, 성적 이의 신청이 들어오면 뭐라하지 하고, 불안에 떱니다. ㅎㅎ

엔리꼬 2005-06-27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요즘 세대와는 많이 달랐죠... 그렇다고 성적 물어보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마태우스님... 네.. 저도 안올려주려고 생각중입니다. 그러나 처음으로 맡다보니 여러 원칙들이 없습니다.
oldhand님.. 그렇죠.. 저희 때는 팽팽 놀았죠... 맨날 수업 빠지고 놀았는데, A 학점 주신 교수님은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클리오님.. 아, 님도 강의를 하시는군요.. 교직과목이라, 그렇다면.... 그 과목인가?

클리오 2005-06-28 0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과목'이란 뭔가요? 서림님. 저는 오히려 님의 과목이 어느 쪽일까, 교육학 쪽일까 궁금해하고 있는걸요? ㅋㅋ~

2005-06-28 1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출처 : 인터라겐 > 오 서림님...이름이 너무 예쁘시군요..책이 도착했답니다..

 

서림님 감사합니다...

어제 받았는데 오늘에사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네요..

서림님..이름이 너무 예쁘시네요.. (으 연락처 안남겨 주셨군요....아쉬워라..)



푸히히... 이거 어제 새벽 2시까지 술을 마셨는데 그런 와중에 찍었더니만 이렇게 흔들렸네요...

이상하다...찍을땐 말짱했는데...

ㅎㅎ 밤새 다 읽었다는거 아니겠어요.. 이 책 안봤으면 후회할뻔 했다는 기분이예요..

이우일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참 많은데 전 알라디너로 편입되면서 알았다는거 아니겠어요... 워낙 책 보는데 편식이 심했는데 이렇게 몰랐던 작가를 알게 되고 기쁨을 받는다는거 참 행복한거 있지요..

서림님 서영이 무럭 무럭 건강하게 잘 자라길 바라구요...

 

ㅎㅎㅎ 보너스로 울 3.6, 4.5, 4.4 로 태어난 우량아 조카를 소개합니다.. (지난 2월 셋째 돌잔치날 찍은 사진이네요..)



(왼쪽이 둘째 4.5,   가운데는 셋째 4.4   오른쪽이 첫째 3.6... 다들 평균치보단 크지만 너무 이쁘게 자라고 있어 기특한 조카들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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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라겐 2005-06-27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서림님 죄송해요.. 전 예쁘다는 말이 입에 밴것 같아요.. 왜 자꾸만 서림님을 여자로 착각하고 있는것인지.. 서림님 페이퍼를 볼때면 우짠지 아줌마의 수다같다는 생각을 해서 그런지도 모르겠어요...^^ 이해해 주실꺼죠.. 서림님 이름이 멋스러우세요..

귀염둥이 2008-10-13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인터라겐님 안녕하세요 저는 귀염둥이 입니다. 재가 매일 컴퓨터에서나 티비에서 동방신기를 듣습니다. 인터라겐님도 들으시군요 저는 지금 들었어요
 
 전출처 : stella.K > 서림님의 선물 받다.

얼마 전 서림님의 딸 서영이 돌을 맞아 처음으로 하는 이벤트라고 올리신 미션이 '차서영'이란 이름을 가지고 3행시를 짓는 것이었다. 다작상이 걸려 있었는데 거기서 17개를 써서 내가 받았다. 나도 17개를 쓰게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그런데 쓰면 또 쓰겠더라.

사실 극악(?)스럽게 다작 많이하는 것보다 우아하게 한편을 쓰더라고 재대로 써서 으뜸상 받는 것이 좋은데 그런 글 재주는 타고나지 못했나 보다. 날개님 쓰신 글은 정말 우아하고 기품까지 느껴지던데...

암튼 그래서 받은 책이,

 이 책이다. 오래 전 보관함에 넣었던 책인데, 마침 검은비님  엊그제 올리신 글에 탄력 받아 서림님께 부탁했다.

받아 놓고보니 내용은 어떨지 모르겠는데, 장정은 그다지 마음에는 들지 않는다. 무슨 학교 교지처럼 만들어져 있다.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

그래도 책 소개에 재대로된 질문을 던져야 재대로된 답을 얻을 수 있다고 했던가? 정말 무엇이 재대로된 질문인가 보고 싶었다.

어제 오늘 선물 복이 터졌다. 문득 서재질이고 일상이고 모두 다 접고 어디 산속으로라도 들어가 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으면 저 많은 책들을 다 읽을 수 없을 것만 같다. 조금만 있으면 책에 압사당할 건 아닌지 모르겠다.

그래도 책을 선물 받은 아침은 정말 좋다.

서림님, 고맙습니다. 잘 읽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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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날개 > 서림님, 고맙습니다..^^*



스텔라님이 책 받으셨다는 소식을 듣고, 제껀 아직 안왔다는 댓글을 쓰자마자 책이 도착을 해버렸어요..^^

점심 먹으러 나갔다 온 새에 택배가 왔었나봐요.. 경비실 아저씨가 상자를 건네주시더군요..

네에.. 도착한 책입니다..!!

로알드 달의 <맛>이 과연 소문만큼 재밌는지 한번 봅시다.. 

글구, <루비레드>는 올리브님이 추천하신 로맨스소설인데요, 이 작가것이 저랑 코드가 맞는지 확인해봐야겠습니다..ㅎㅎ

 

 

 

 

감사합니다, 서림님..^^*  잘 읽겠습니다..m(__)m

아래는 서영이에게 어울리는 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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