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메레르 5 - 독수리의 승리
나오미 노빅 지음, 공보경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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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는 말 그대로 판타지일뿐 현실이 아니기에 재미나게 읽으면서도 사실감은 잘 느끼지 못한다. 그런데 잘 느끼지 못했던 사실성을 느끼게 해준 책이 바로 테메레르 시리즈다.

19세기 나폴레옹전쟁을 배경으로 용이 인간의 가축처럼 길들여지고 전쟁까지 나가게 된다는 이야기의 이 시리즈는 실제 역사를 배경으로 해서인지 장면 장면이 그럴싸한 느낌이 들게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주인공인 용 테메레르가 참 가깝게 느껴지고 한번 만나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건 지은이가 그만큼 캐릭터 묘사나 구축을 잘 했기 때문일것이다.
테메레르가 주인이라고 하면 주인일 로렌스에게 쏟는 애정은 인간보다도 더 짠한 느낌이 들게 하고 절대 배신하지 않을듯한 모습에 누구나 기분이 좋아지게 된다. 테메레르 특유의 귀엽고 정감가는 행동에 미소가 지어짐은 물론이다.

로렌스와 만나게 되는 1권이 나온지 얼마 안되는듯한데 벌써 5권이 나왔다. 그동안 부분적인 전투에 참여했던 테메레르가 드디어 전쟁에서 중요한 포인트가될수 있는 전투에 임하게 되는데 그 과정이 세밀하면서도 박진감있게 잘 묘사되었다.

반역죄로 헤어지게 된 테메레르와 로렌스. 자신이 순순히 있어야만 로렌스가 살수있다는 것에 무기력하게 지내던 테메레르는 프랑스군이 영국을 침략했다는 소식에 다른 용들을 설득해서 민병대를 조직하여 프랑스군을 공격한다. 그리고 죽은줄 알았던 로렌스를 극적으로 만나게 되는 테메레르. 다시 만난 로렌스와 테메레르는 이윽고 전쟁의 국면을 바꾸게 되는 큰 전투에 참전하게 된다. 그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이번 시리즈에서는 한층 성숙해진 테메레르를 만나게 된다.
어쩌면 '이성'을 가진 존재로써 테메레르의 각성은 시간이 갈수록 예정되어있었다고 할수도 있겠다. 그것이 로렌스라는 사려깊은 사람의 만남으로 좀더 빨라졌고 로렌스와의 이별로 인해 더 빨리 깨닫고 성숙해졌다고 볼수 있을것이다.

그 성숙을 바탕으로 테메레르는 두개의 전쟁을 치루게 된다.
하나는 이 책의 배경인 나폴레옹전쟁이다. 그런데 그전에 명령을 받아서 움직이던 거와는 달리 여기에선 직접 용들을 이끄는 지휘관의 역할로 더 많은 활약을 하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전쟁은 바로 용권신장을 위한 정부와의 전쟁이다. 전쟁이란 특수한 상황에서, 그리고 마침 용들이 필요한 그때에 테메레르는 가장 기본적인 용권에 대한 약속을 정부로부터 얻어내는 지혜를 발휘하게 된다. 단순히 말 잘 듣는 용에 머물러있는 다른 용들의 의식도 서서히 깨우게 되면서 앞으로의 용권 신장의 초석을 닦게 된다. 만일 전쟁이 끝난다면 테메레르의 전쟁은 어떤 방식으로 흘러가게 될지 자못 기대가 된다.

전쟁은 잠시 소강상태가 되고 로렌스와 테메레르의 처지고 애매해지지만 그들이 다시 만났다는 사실만으로 안도가 되고 마음이 흐뭇해졌다. 어디에 있던 둘이 있다면 어디서든 잘 살겠지라고 생각도 들었는데 이게 어째 두 남녀의 사랑이야기 같아서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뭐 이들의 사랑도 결코 보통 남녀의 사람 못지 않는것도 사실이긴 사실이니깐.

긴 분량의 시리즈가 이제 끝을 향해서 나아가고 있다. 다음권쯤이면 이 시리즈도 결말이 나지 않을까. 책을 덮자말자 테메레르와 로렌스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용들은 어떻게 될까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이 애탐을 억누르고 몇달을 또 기다려야 하나...

이 책의 가장 매력은 존재하지도 않는 용들을 참으로 잘 살려낸다는 점이다. 귀엽기도 하고 애교스러운 테메레르는 물론이고 다른 용들의 캐릭터도 하나하나 개성있고 생생하게 잘 묘사되어 있어서 이런용 나도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다른 비슷한 판타지소설에선 생각치도 않았던 일이다. 그만큼 사실적이고 신선하게 잘 표현한 덕분이다. 이번 시리즈에도 새롭게 등장한
'페르사이티아'라는 용의 묘사가 재미나게 잘 되어서 앞으로 테메레르와의 관계에 어떤 변수가 될지 즐거운 상상이 든다.

다만 전 시리즈에서 거의 보이지 않았던 오자나 탈자가 이번 책에선 좀 보였고 단락구분이 잘못된 부분도 나와서 좀 아쉬웠다. 빨리 내는건 좋겠지만 기존의 받았던 완성도 높은 소설이라는 좋은평에 누가 되지는 않길 바랄뿐이다.

'이성있는 고귀한 존재'로써의 용들의 활약상이 잘 묘사된 테메레르 시리즈. 그 대미가 어떻게 진행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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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유희 뫼비우스 서재
막심 샤탕 지음, 이세진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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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 시리즈로 유명한 막심 샤탕이 돌아왔다!
책 읽으면서도 상상하기를 꺼렸던 막심 샤탕의 악 시리즈. 미치도록 자세한 사실적인 묘사와 악에 대한 성찰을 바탕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던 막심 샤탕이 새로운 스타일로 돌아왔다. 그전에는 하드코어적인 내용이었다면 이번엔 첩보 스릴러 액션물이라고나할까.
영화로도 많이 보아왔던 쫓고 쫓기는 스타일의 내용인데 사실 전작인 악 시리즈도 재미나게 읽었긴 했지만 솔직히 이런 내용이 나한테는 더 딱이다!

미국을 배경으로 했던 전작과는 달리 이 책은 프랑스를 배경으로 했다. 유럽을 배경으로 나오는 영화를 상상하면 되겠다.
한 여자가 있다. 야엘 말랑. 파리 시내의 박제 가게에서 일하는 27살 먹은 그냥 평범한 아가씨이다. 그런 그녀에게 이상한 일들이 벌어진다. 꺼져있던 컴퓨터가 켜있질 않나 누군가가 자꾸 그녀곁에서 맴도는듯한 일도 생긴다. 거기다 컴퓨터에는 알수없는 상징들의 문구가 자꾸 뜬다. 이 이상한 일에 뛰어든 야엘. 도중에 우연히 만난 프리렌서 기자 토마스의 도움으로 점점점 일의 실체에 접근해간다.
하지만 계속해서 이들의 목숨을 노리는 정체모를 괴한들이 나타난다. 그리고 이어지는 사실들...그들은 진실을 밝힐수 있을까?

처음에는 전개가 살짝 느린면이 있어서 책을 언제 다 읽나했다.
책도 두툼한게 거의 600여쪽에 가깝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더 읽어내려가면 진짜 시간 가는줄 모르고 읽게된다. 우리에게 익숙한 장르스타일의 내용이어서 그런면도 있지만 다른 스릴러물과는 좀 다른 것이 각종 음모론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간간히 나오는 여러가지 음모론에 관한 사실들은 솔직히 소설 내용보다도 더 흥미있었다. 알고 있는 내용들도 있었고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도 있었는데 알카에다와 부시가의 관계에 대한 내용같은것은 정말 이게 사실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눈이 번쩍 띄였다.

소설 내용 자체는 픽션이 분명하지만 그 중간의 내용들은 이미 역사적으로 밝혀진 사실이라고 하니 괜히 내 주위를 다시 살피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다. 이 세상은 보이지 않는 거대한 세력에 의해서 일일이 조종되고 지배당하고 있다는게 어찌보면 기분 나쁘지만 어찌보면 참 서늘한 일이다. 원래 음모론이란게 오랫동안 사람들의 이야기꺼리였지만 최소한 합법적이지 않은 불순한 어떤 세력이 있는건 확실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을 바탕으로 한 픽션 소설이라서 그런지 좀더 사실감있고 현장감있게 다가왔다. 막심 샤탕 특유의 사실적 묘사와 휘몰아치는듯한 빠른 전개가 책의 두께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잘 읽혔다.
그전의 책들과는 좀 다른 스타일이라서 전에 책들에서 보였던 포스가 보여질까했지만 그 실력이 어디가랴. 흡입력있고 속도감있게 잼미나게 잘 쓰여진거 같다.
물론 전작들에 비해서 독창성면에선 좀 아쉬운게 사실이다. 음모론이나 스릴러적인 면은 그쪽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소재니깐. 하지만 그런 익숙한 소재를 적절한 사실과 광범위한 배경으로 긴 호흡으로 이끌어낸건 역시 막심 샤탕이다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아쉬운건 우연이 좀 자주 나타난다는것이다. 좀더 개연성있게 이어졌다면 더 현실성있게 느껴졌을것이다.

다만 전작과 전혀 성향이 다른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전작인 악 시리즈와 비슷한 제목을 쓴것에 대해선 심히 유감이다. 원작 자체가 그런것인지 출판을 위해서 바꾼것인진 모르겠지만 내용에 약한 제목이었다.

오랫만에 맛본 프랑스식 스릴러. 이 추운 겨울날 추위를 가뿐히 넘게 해주는 막심 샤탕의 세계로 오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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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안 일본 - 일본 귀족문화의 원류
모로 미야 지음, 노만수 옮김 / 일빛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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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한류라는 이름의 한국문화가 일본에서 큰 선풍을 일으켰는데 요즘엔 일류란 이름으로 일본문화가 소리소문없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사실 일본문화가 우리속에 들어온것은 하루이틀이 아니다. 신문지상이나 방송을 통해서 떠들석하게 들어온건 아니지만 은근하게 편하게 들어와서 어느새 친숙해진것들이 많다.

그런데 지금 보이고 있는 일본문화의 모습이 과연 어디서 온것일까에 대한 생각을 해본적이 있는가?
하룻만에 만들어져 건너온것은 절대 아닐것이다. 그 방대한 콘텐츠는 쌓이고 쌓인 다음에야 확대 재생산될수 있을터. 이 문화의 원류는 무엇인가를 알기 위해선 일본의 역사에 직접 뛰어드는수밖에 없을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이번에 나온 이 책은 현대 일본문화 콘텐츠의 많은 부분들이 어디서 축적되었는것인가를 알수있는 좋은 기회가 될꺼 같다.

제목인 헤이안은 일본의 특정한 시대를 구분짓는 용어다.
시기적으로는 794년부터 1184년까지 약 400년동안 이어진 시대를 일컫는데 이때의 많은 요소들이 일본 문화를 풍요롭게 하고 현대 일본의 문화를 강하게 한 원동력이 된 시대다.
일본의 유명한 애니메이션작가인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중에 '모노노케 히메'라는 작품이 있는데 그 모노노케가 나오는 시대가 바로 이 헤이안 시대이다. 그때의 이야기가 현대에 응용되는것이다.

이 책은 총 5부분으로 나뉘는데 우선 첫째장에서 어떻게 헤이안시대로 넘어가게 되었는가를 알려주는 정치사와 인물이 나온다.
그뒤로 이 시대의 음식, 남자와 여자, 이시대에 성행했던 불교와 신도, 문자와 문학이 차례로 설명된다.
마지막으로는 겐지 모노카타리라는 유명한 문학작품을 지은이의 관점에서 다시 쓰면서 헤이안 시대를 조명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일본의 문화는 비빕밥 문화라도 할수있다.
외래의 좋은 문화를 잘 받아들여서 자기에 맞는 새로운 문화로 재창조하는 것이 탁월하다.
그런 저력이 헤이안 시대에도 나타나고 있는것이다.
불교 같은 경우도 일본에서는 색다르게 발전된다.
바로 신도와 결합하는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질적인거 같은 두 종교가 묘하게 결합하는것을 보면 일본문화의 저류를 짐작할수가 있을것이다.

마지막장에 나오는 '겐지 모노카타리'는 11세기 일본의 궁정을 무대로 펼쳐지는 장편소설인데 이 시대의 시대상과 사람들의 행동들을 알수가 있다. 지은의의 평설이 곁들여져서 색다르게 읽을수 있는 부분이었다.

현대는 과거의 생성물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대를 알기 위해선 바로 과거를 알아야하는것이다. 지금 많은 일본 문화의 내용물이 결국 이런 엣 일본 시대의 바탕위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기왕 일본의 문화를 즐긴다면 그 원류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를 이해하면서 알아가면 더 깊이있고 가치있게 느낄수 있을꺼 같다.

지은이인 모로 미야는 중국계와 타이완계인 부모에서 태어나서 좀더 객관적이면서 색다른 관점에서 일본을 바라보고 있다. 방대한 자료를 맛깔나게 잘 버무려서 읽기쉽게 잘 쓰고 있는것같다. 지은이의 다른 책들과 함께 읽으면 더 쉽게 일본이란 나라를 알수 있을꺼 같다.

일본의 사람이름이나 지명등이 익숙치 않아서 헷갈리는 부분도 많았지만 우리의 가까이에 있는 일본의 문화가 어떤 것인지 알아가기 위한 기회로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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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진의 만화 미국사 다른만화 시리즈 1
마이크 코노패키 외 지음, 송민경 옮김 / 다른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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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의 앞뒤를 보면 확연히 다르다. 맨들맨들한 손안쪽과 달리 밖의 압력을 견뎌내야하는 손등은 울퉁불퉁하다.
같은 부위라도 다른면을 보이는 것이다.

미국이라는 나라. 현재 이 지구상의 유일한 초강대국.
우리나라에서는 한자로 아름다울 미자를 써서 아름답고 멋진 나라라는 의미로 이 나라를 부른다.
그런데 과연 그 한자에 담긴 뜻처럼 이 나라가 아름다운 나라인가?
답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어느나라보다도 추악하고 욕심많고 부정한 나라이다라는 것이다. 물론 일반 미국 시민들이 그렇다는것이 아니라 미국 역사를 이끈 정치가들의 이야기다. 하지만 그들이 펼친 정책에 수많은 사람들의 꿈이 무너졌기에 미국이라는 나라 자체를 욕할수밖에 없다고도 할수있다.

지구상에는 수많은 나라가 있고 그 나라들의 대외정책은 기본적으로 국익이 우선이다. 어느 나라라고 해도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되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마련이고 이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할수 있다.
그런데 미국은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해서 너무 많은 피를 흘린다는것이 문제였다. 게다가 겉으로는 정의의 편인양 진실을 은폐하고 조작해왔다.
그런 조작된 광고에 의해서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미국이란 나라는 참 좋은 나라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국초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팽창주의적인 정책을 펴왔고 이익을 위해서는 전쟁도 마다하지 않았고 거기에는 어김없이 진실을 은폐하고 조작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진실이 언제까지나 드러나지 않을수는 없는 법. 세상이 밝아지고 특히 인터넷을 비롯한 매체들의 발달로 사실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이 책은 그런 현실을 반영한 책이라고도 할수 있는데 보통 사람들이 그냥 좋은 나라라고 여겼던 미국의 실체를 알게 해주는 책이다. 만화라는 형식을 통해서 미국이 역사속에서 행했던 제국주의적인 행태를 알기쉽게 폭로하고 있다. 만화긴 하지만 많은 내용을 담고 있어서 결코 내용이 가볍지 않고 무거운 내용을 쉽게 잘 읽을수 있게 한것이 읽기가 좋았다.

책은 미국 개척시대때의 인디언 학살을 보여주면서 필리핀침공, 그리고 아메리카대륙에서의 이익을 위한 추악한 행동들과 함께 최근의 이라크 사태에까지 미국이 행한 정책이 어떠한 의미가 있고 어떠한 결과를 불러일으켰는지 상세히 보여주고 있다.
사실 이책에서는 나오지 않지만 우리 나라도 바로 미제국주의의 희생양이 된적이 있다. 바로 대한제국 시절에 미국에게 배신을 당했던 것이다. 책에도 나오는 미국의 필리핀점령이후에 우리나라를 집어삼킬려는 일본과의 밀약을 하고 고종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외면했던 것이다.
우리는 그때 미국의 이익에는 별로 가치가 없던 나라였으니 당연한 결과였고. 만일 일본이 없었다면 미국이 일본의 역할을 했을까 일본처럼 미국도 악랄한 식민 통치를 했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제목이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은 미 제국주의 역사라고 되어있다. 맞는 말이다. 학교에선 미국을 좋은 나라라고 가르치는게 사실이니깐.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진실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될것이다.

미국이 보여줬던 제국주의 행태를 비판하는 지은이 하워드 진은 그러나 희망의 끈을 놓지는 않는다.어려울 때에 희망을 갖는 것은 어리석은 낭만주의가 아니라면서 끝까지 좌절하지 말고 더나은 미래를 위해 노력하자는 말로 끝을 맺는다.

사실 미국이 제국주의적이고 팽창주의적인 행태로 많은 피와 눈물을 흘리게 했지만 좋은일을 많이 한것도 사실이다. 가난한 나라에 대한 무상원조나 때에따라 바뀌긴 했지만 민주주의를 보급한것등 적지 않은 좋은일을 했던것이다.

우리가 알아야할것은 미국이 좋은일을 했던 나쁜일을 했던 그것은 철저히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미국이 한국전쟁때 우릴 도와줬고 그 뒤로 우리에게 원조도 해주고 군사적인 지원을 했다고 해서 우리가 맹목적으로 믿고 따를수는 없다는것을 명심해야한다.
북한처럼 우리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적은 아니지만 언제라도 우리가 숨쉬기 어렵게 행동할수도 있는 나라라는것을 냉정히 알아야 한다.
그런 냉철한 이성위에서 미국과의 건전한 동맹도 이루어질수 있으리라고 본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진실이란 것에 대해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음 좋겠다. 당장은 진실을 받아들이는것이 힘들지 몰라도 결국 진실을 아는것이 더 나은 발전을 위한 희망이라는것을 알아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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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페리움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4-4 로마사 트릴로지 1
로버트 해리스 지음, 조영학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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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꾼이긴 이야기꾼이다.
바로 이 책의 지은이인 로버트 해리스 말이다. 대체 어떤 필력을 갖고있기에 이렇게 글을 쓰는지 모르겠다. 사실 아주 명작가라고 할 정도로 명문을 줄줄 쓰는건 아니다. 하지만 뭔가 완전치는 않다는 느낌을 들게 하면서도 한번 책을 잡으면 손을 놓게 하질 않는다.
그것도 작은 분량도 아니고 매번 두툼한 분량의 책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렇게 되는 이유는 다름아닌 '이야기의 힘'이다.
철저한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사실과 허구를 절묘하게 배치시켜서 그만의 '펙션'을 만들어내기에 그의 이야기는 살아 있다.
마치 요즘에 일어난 일을 그린 르포다큐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로마로 갔다.
2000년전 기원전의 로마로 가서 제정이 되기전 그 시대를 그린 책이 바로 이책이다. 사실은 로마 3부작의 첫번째에 해당하는 책인데 이 책을 다 읽자말자 2부 3부는 언제 나오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흡입력이 있는 책이었다.

배경은 로마의 공화정 말기. 이민족의 침입과 노예들의 반란등으로 변방이 어수선해지고 공화정의 그늘이 심각해지면서 새로운 인물에 대한 갈망이 심해지고 있던 시기에 한 남자가 등장한다.
바로 키케로. 로마사를 조금 아는 사람이라면 이 사람의 이름을 잘 알것이다. 웅변술의 시조이며 철학가 정치가 문인이면서 현대 변론의 시초라고 불리우는 인물이다. 여기서는 젊은 변호사로써 귀족이 아닌 민중의 편에서 그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더 나아가서 정치에 반영하고자 했던 인물로 그려진다.
전체적으로 2부로 나누어지는데 1부에서는 승산없는 싸움에 뛰어들어서 갖은 고생끝에 결국 진실을 밝혀내어 로마 최고의 인기 변호사가 되는 과정을 그렸고 2부에서는 그런 인기와 실력을 바탕으로 정치에 뛰어들어서 최고 관직인 집정관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사실 키케로가 살았던 시기는 격동의 시기였다. 이미 공화정의 모순과 위기는 벌써부터 잉태되어 있었다고 볼수 있다. 나라가 커지면서 거기에 맞추어서 공화정도 개혁이 되었어야 했으나 공고한 귀족 세력에 의해서 실패했던 것이다. 그 결과 나라의 위기를 구실로 절대 권력을 탐하는 인물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바로 훗날 제정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시기였던 것이다.
그런 시기였기에 키케로를 비롯하여 로마사에 빛나는 이름을 올리는 인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폼베이우스와 크라수스는 물론이요 그 유명한 카이사르도 나오는데 그 인물들에 대한 묘사력이 참 탁월하다.
영웅이라고 일컬었던 카이사르의 경우 한편으론 능글능글하면서도 한편으론 활발하고 대범함과 교활함을 함께 갖춘 인물로 묘사하고 있고 비슷한 권력을 누렸던 폼베이우스 경우는 좀 무뚝뚝하고 지략이 부족한 인물로 느끼게 그려진다. 워낙 카이사르의 능수능란함이 두드러져서 그렇게 보일수도 있을 것이다.

많은 부분이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쓰여졌기에 사건이 어떻게 풀리고 줄거리가 어떻게 될지는 책을 안봐도 잘 알지 모른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 원래 알았던 사실은 잊고 그냥 책에 빠지게 될것이다. 그냥 그런 사실과 무관하게 픽션을 썼는것처럼 이야기에 따라가게 되기 때문이다. 그만큼 주요 인물에 대한 캐릭터 구축이 잘 되었다고 볼수도 있겠다.
2천년전의 인물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적은 책이 없기에 어설프게 그린다면 이야기 자체가 흥미를 잃을수가 있는데 여기서는 그런 생각은 전혀 안 들정도로 진짜 그랬을꺼란 생각마져 들게 한다.

그밖에 그 당시 로마의 풍습이나 생활상, 관습, 제도 등을 바로 전시대에 있었던 사실처럼 아주 세밀하게 그리고 있다.
2천년전에 지금같은 변호사도 있었고 법정에서 변론을 하고 배심원이 판결을 내린다는 사실이 참 흥미로왔다. 몇십년전도 아니고 무려 2천년전에!
그런것이 인물들의 사실성을 더 커보이게 하고 이야기의 구조를 탄탄하게 한것이 아닌가 한다.

500여쪽에 이르는 긴 분량이지만 한번의 호흡으로 다 읽어버릴만큼 흡입력이 있는 책이었다. 그러기에 이야기꾼이라는 말을 하게 된것이다. 이 책에 이어서 2부, 3부에서는 어떻게 키케로가 성장하고 위기를 맞고 최후를 맞게 될지 다른 인물들은 어떻게 그려질지 참 기대가 된다. 딱딱한 역사책에서나 보는 지루한 로마사가 아니라 눈에 보이듯 다채롭고 흥미롭게 그려진 재미난 로마사 이야기라고 할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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