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헤이안 일본 - 일본 귀족문화의 원류
모로 미야 지음, 노만수 옮김 / 일빛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한때 한류라는 이름의 한국문화가 일본에서 큰 선풍을 일으켰는데 요즘엔 일류란 이름으로 일본문화가 소리소문없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사실 일본문화가 우리속에 들어온것은 하루이틀이 아니다. 신문지상이나 방송을 통해서 떠들석하게 들어온건 아니지만 은근하게 편하게 들어와서 어느새 친숙해진것들이 많다.
그런데 지금 보이고 있는 일본문화의 모습이 과연 어디서 온것일까에 대한 생각을 해본적이 있는가?
하룻만에 만들어져 건너온것은 절대 아닐것이다. 그 방대한 콘텐츠는 쌓이고 쌓인 다음에야 확대 재생산될수 있을터. 이 문화의 원류는 무엇인가를 알기 위해선 일본의 역사에 직접 뛰어드는수밖에 없을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이번에 나온 이 책은 현대 일본문화 콘텐츠의 많은 부분들이 어디서 축적되었는것인가를 알수있는 좋은 기회가 될꺼 같다.
제목인 헤이안은 일본의 특정한 시대를 구분짓는 용어다.
시기적으로는 794년부터 1184년까지 약 400년동안 이어진 시대를 일컫는데 이때의 많은 요소들이 일본 문화를 풍요롭게 하고 현대 일본의 문화를 강하게 한 원동력이 된 시대다.
일본의 유명한 애니메이션작가인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중에 '모노노케 히메'라는 작품이 있는데 그 모노노케가 나오는 시대가 바로 이 헤이안 시대이다. 그때의 이야기가 현대에 응용되는것이다.
이 책은 총 5부분으로 나뉘는데 우선 첫째장에서 어떻게 헤이안시대로 넘어가게 되었는가를 알려주는 정치사와 인물이 나온다.
그뒤로 이 시대의 음식, 남자와 여자, 이시대에 성행했던 불교와 신도, 문자와 문학이 차례로 설명된다.
마지막으로는 겐지 모노카타리라는 유명한 문학작품을 지은이의 관점에서 다시 쓰면서 헤이안 시대를 조명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일본의 문화는 비빕밥 문화라도 할수있다.
외래의 좋은 문화를 잘 받아들여서 자기에 맞는 새로운 문화로 재창조하는 것이 탁월하다.
그런 저력이 헤이안 시대에도 나타나고 있는것이다.
불교 같은 경우도 일본에서는 색다르게 발전된다.
바로 신도와 결합하는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질적인거 같은 두 종교가 묘하게 결합하는것을 보면 일본문화의 저류를 짐작할수가 있을것이다.
마지막장에 나오는 '겐지 모노카타리'는 11세기 일본의 궁정을 무대로 펼쳐지는 장편소설인데 이 시대의 시대상과 사람들의 행동들을 알수가 있다. 지은의의 평설이 곁들여져서 색다르게 읽을수 있는 부분이었다.
현대는 과거의 생성물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대를 알기 위해선 바로 과거를 알아야하는것이다. 지금 많은 일본 문화의 내용물이 결국 이런 엣 일본 시대의 바탕위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기왕 일본의 문화를 즐긴다면 그 원류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를 이해하면서 알아가면 더 깊이있고 가치있게 느낄수 있을꺼 같다.
지은이인 모로 미야는 중국계와 타이완계인 부모에서 태어나서 좀더 객관적이면서 색다른 관점에서 일본을 바라보고 있다. 방대한 자료를 맛깔나게 잘 버무려서 읽기쉽게 잘 쓰고 있는것같다. 지은이의 다른 책들과 함께 읽으면 더 쉽게 일본이란 나라를 알수 있을꺼 같다.
일본의 사람이름이나 지명등이 익숙치 않아서 헷갈리는 부분도 많았지만 우리의 가까이에 있는 일본의 문화가 어떤 것인지 알아가기 위한 기회로 좋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