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영혼 1 뫼비우스 서재
막심 샤탕 지음, 이세진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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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람의 본성에 대해서 여러가지 주장이 있지만 크게 봐서 성선설과 성악설이라고 할수있다.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착하다는 성선설에 비해서 성악설은 태어나면서부터 악한 본성을 가지고 태어나므로 일생을 거쳐서 끊임없이 스스로를 연마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성선설을 지지하긴 하지만 상상도 못할 흉악한 범죄들이 끊임없이 일어나는걸 보면 성악설이 맞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여기 그 인간의 근원적인 '악'에 대해서 무서우면서도 스릴넘치게 잘 쓰여진 책이 나왔으니 바로 '악의 영혼'이다.
스릴러 형사물이라고 할수있는데 대부분의 작품이 미국의 작가들에의해 쓰여지는것에 반해서 이 책은 프랑스 작가가 쓴 작품이다. 하지만 작가도 밝혔듯이 배경이나 인물은 완전 미국이다. 딱히 프랑스와 연관지을꺼도 없다.
작가가 프랑스 출신이라는거 빼곤 전형적인 미국식 스틸러물인셈이다. 그런만큼 소재나 내용도 최신의 경향을 잘 담아내어서 쓴 작품이었다.

배경은 미국의 포틀랜드. 주인공인 조슈아는 전직 FBI요원이면서 경찰에 들어온 활기 넘치는 젊은 형사이다. 그런 그에게 참혹하게 살해된 여성들의 시체가 발견된다. 그것도 연이어서. 그 사건들을 분석한 결과 연쇄살인사건으로 밝혀진다. 그리고 또다른 피해자인 줄리에트가 살해되기 직전에 그 연쇄살인범은 조슈아의 총탄에 제거된다.
그것으로 끝나는듯했던 이 사건은 그 1년뒤 똑같은 사건이 또 일어나고 범인이 남긴 흔적이 1년전에 죽었던 그 살인범으로 밝혀지면서 일대 혼란이 온다. 과연 죽었던 사람이 다시 살아나서 살인을 저지르는것인가? 다른 누군가가 그렇게 믿도록 증거를 조작했을까?

주인공인 조슈아는 경찰이지만 FBI에서 여러가지 훈련, 그중에서도 프로파일링을 전문으로 배운 경찰청내 유일한 존재였다. 프로파일링이란 범인의 흔적과 심리를 연구하여 범행을 분석하고 예측하여 결국 범인을 잡는데 도움을 주는 기법을 말한다. 이를테면 심리적인 면을 연구하는 셈이다. 눈에 보이는 증거들을 분석하여 범인을 추적하는것이 법의학이라고 한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범인의 심리를 분석하여 범인을 잡는것이 프로파일링이라고 할수있다. 둘다 현대 범죄 수사에서
큰 역할을 한다고 한다. 조슈아는 그런 의미에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는 셈이었다.
그래서 소설 내내 그는 범인이 남긴 흔적과 범행행태를 보고 그 범인의 마음을 알려고 한다. 자신이 그 범인이라면 과연 어떻게 했을까. 어떻게 사람을 죽이고 어떻게 달아났을까. 그렇게 범인의 마음이 되어서 범행을 예측하는 것이다.
물론 법의학적인 면도 동원되지만 조슈아는 우선 범인의 마음이 되어보려고 한다. 그래서 누구보다 악한 사람의 마음을 가지게 되는것이다.

어떻게 보면 참 형사도 할짓이 못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끔찍한 광경을 봐야하고 또 그 끔찍한 범인의 마음을 가져야 하니 말이다. 이게 소설이긴 하지만 실제를 바탕으로 했기에 실제 형사들의 몸과 마음은 얼마나 힘들까하는 연민이 생기기도 했다.
한편 이 소설의 범인은 연쇄살인을 저지르는데 그냥 단순한 살인이 아니라 사람의 신체를 아주 끔찍하고 참혹하게 훼손하는 악랄한 놈이다. 신체의 특정부위를 잔인하게 훼손하는데 그런 행위 자체에서 쾌락을 느끼는거 같았다. 그런 범인이 과연 정상적인 사람이라고 할수있을까? 단순히 미친놈이라고 할수있을까? 아니면 원래 악한 존재이기 때문에 미쳤다고 볼수는 없는게 아닐까. 이런 악한 존재라고 해도 죽이지 않고 감옥에 살게 하는것이 과연 옳은일일까?

인간의 성악설과 관련해서 참 여러가지로 생각을 하게 만든 작품이었다.
소설에서만 그런 끔찍한 일이 벌어지는게 아니라 사실 현실에서도 소설에서 묘사되는 잔인한 사건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돈을 얻기 위해서든 어떤 특정 목적을 위한것이 아니라 살인 자체를 위해서 그런 짓을 하는 인간이 있는 것이다.
그 사람들의 심리는 과연 무엇일까. 인간의 악한 본성은 어떻게 누를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작가가 프랑스인이라는것을 약력을 통해서 알았지 글로 봐선 전형적인 미국 작가 스타일의 작품이었다. 최근 CIS같은 미국 드라마가 인기있는것과 때를 맞춰서 스릴러 추리 범죄 소설이 인기 있는데 이 작품은 그 중에서도 나름 매력이 있는 책이었다.
사건이 조금 잔인하긴 하지만 빠르게 전개되고 박진감있게 진행이 된다. 사건이 미궁에 빠질듯하면서도 새로운 단서가 나타나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속도감이 있다. 인물의 캐릭터 묘사도 잘된거 같다. 주인공인 조슈아가 매력적인 인물로 그려진것은 좀 뻔한 면이 있으나 다른 형사들과 분석요원들의 성격은 잘 표현되었다. 특히 경찰들에게 귀찮은 존재로 등장하는 검사보같은 경우는 미우면서도 한편으론 감초같은 느낌을 주는 인물이었는데 다음 작품에도 나올지 궁금하다.

다만, 결말에서 범인이 밝혀지는 과정은 그리 큰 인상을 주지 못했고 조금 맥빠지는 면이 있었다. 이 책이 범인을 잡는 그 과정을 중심으로 그린것이라고 해도 반전성은 좀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30대 초반인 지은이의 이 작품은 총 3부작이라고 한다. 악시리즈라고 할수있는데 2부와 3부에서는 어떤 악의 본성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인간의 악한 모습이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하다. 그 강도와 더불어서 인간의 본성에 대한 고찰도 깊어지게 되는 계기가 될수도 있을것이다.

책은 참 깔끔하게 잘 만들어졌다. 책의 재질도 좋고 번역도 나쁘지 않으며 오탈자도 거의 없다. 책 앞에 주요 등장인물을 간략히 설명해놓은것은 독자를 배려하는 면에서 좋게 보였다. 제일 인상적인것은 겉표지 디자인인데 1권과 2권의 색깔을 다르게 한것이
깔끔하고 소장욕구를 불러일으키게 했다. 내용은 끔찍했지만 포장은 이쁘다는게 좀 아이러니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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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8-14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결말 부분이 조금 아쉬웠다는 느낌이에요. 그렇지만 읽는 내내 대단한 긴장감을 느꼈습니다. 2부와 3부가 기다려 지는군요.^^
 
스타더스트 판타 빌리지
닐 게이먼 지음, 나중길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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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글을 잘 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여러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아 하는 감탄사를 연발하게 하는것은 평범한 소재를 가공하여 맛깔나는 이야기로 창조하는 것을 보고 글을 잘 쓴다고 할수있지 않을까.
이 책 스타더스트는 바로 그런유의 글쓰기를 보여주는 책이라고 할수있다.
판타지 소설이라고는 해도 사실 내용상으로 눈을 번쩍 띄이게 하는 특이한 것은 아니다. 진정한 사랑을 찾아 떠나는 모험극을 그린 것이 주제라고 할수있는데 그런 주제는 수없이 많이 그려진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맛깔스럽고 환상적으로 표현해 낸 것을 보니 지은이의 글솜씨를 짐작할수 있다.

이야기는 그리 복잡하지 않다. 주인공인 트리스트란 쑨은 어릴때부터 봐왔던 빅토리아가 세상에서 제일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그녀의 키스를 얻기 위해선 무엇이던 할수있다고 하는 트리스트란. 그런 그에게 빅토리아는 떨어진 별을 찾아오면 무슨 소원이던 들어주겠다고 약속한다. 그말을 들은 트리스트란은 별을 찾아 떠나게 되는데 그것은 인간세상과는 다른 기이하고 낯선 환상의 세계였다.

드디어 별을 찾은 트리스트란. 그 별을 어떻게 빅토리아에게 갖다줄까. 게다가 별을 노리는 또다른 존재들이 있었으니 그들을 또 어떻게 물리칠수 있을까. 결국 이런저런 어려움끝에 빅토리아 앞에 가게 되는 트리스트란. 과연 그는 빅토리아의 마음을 얻을수있을까. 그가 진정으로 원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별을 찾아 떠다는 모험극이라고 하겠지만 어떻게 보면 이것은 꿈을 찾아떠나는 긴 여정이라고 할수도 있다.
누구나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수 있는데 그 사람이 꼭 내 마음을 받아준다고 볼수는 없을것이다. 그럴때 그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 정성을 쏟게 되는데 이 책 또한 그것의 연장선상이라고 생각할수도 있겠다. 트리스트란이 빅토리아의 마음을 얻기 위해 별을 찾아 떠나는것도 결국 사랑을 위한 노력을 하는 현실을 투영한다고 할수도 있을것이다.

그런면에서 판타지적인 면이 있긴 하지만 어른을 위한 동화라고 하는게 어쩌면 더 정확한지도 모르겠다. 진정한 사랑을 얻기 위한 모험이기 때문에 아이들의 눈높이와는 조금 다르게 읽어야할것이다. 중간중간에 생각지도 못한 야한 장면도 나오고 유니콘의 죽음장면등도 나오기 때문이다. 

지은이인 닐 게이먼은 아주 다재다능한 사람인거 같다. 약력을 보니 전문 만화가로 인기가 있는 사람인데 그밖에 시나 산문 소설 시나리오 등에서도 재능을 인정받고 있다고 한다. 만화 작가라서 그런지 참 상상력도 뛰어나고 이야기 가공능력이 보통이 아닌거 같다. 인기있는 만화라는것이 그림도 물론 좋아야겠지만 그것보다도 더 중요한것은 그 그림을 살아있게 만드는 이야기 자체이기 때문이다. 만화작가로서의 축적된 능력이 소설에서도 잘 발휘된 작품이 이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 모험을 겪은 트리스트라는 결국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얻게 된다.
해피앤딩으로 끝날껄 예상하고 있긴 했어도 실제로 그렇게 끝나는것을 보니 흐뭇한 느낌이 들었다. 비록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라고 해도 힘든 여정끝에 행복한 결말을 맺게되는것을 보는것은 기분이 좋은 일이다.
나한테 별을 따오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을 위해서 그 오랜 시간동안 고생을 하면서 노력할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진정한 사랑을 얻기란 참 쉽지 않은 일이라는 생각도 함께 하면서.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잘 만들어진 책이었다. 번역도 나쁘지 않았고 오자탈자도 별로 없었다. 제본도 꼼꼼하게 잘 되었고 가격 또한 적정한거 같다.
책 디자인은 귀엽게 보이긴 했지만 환상적이고 기이한 모험을 그리고 있는 책의 내용에 비해선 좀 약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며칠 후면 이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도 개봉한다는데 과연 책의 내용을 어떻게 영상으로 표현했을지도 궁금해진다. 아무튼 간만에 재미나게 읽었던 사랑 판타지 모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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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브 스토리 1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해용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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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미야베 마유키라는 생각이 들었다. 추리소설로만 접했었는데 그때도 글을 참 야무지게 잘 쓴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전혀 색다른 스타일의 이야기를 가지고 왔는데 다름아닌 판타지 즉 환상소설이다.
추리소설과 환상소설이라..둘다 상상력을 기반으로 하긴 해도 사실성을 담보로 하는 추리소설과는 차원이 다른게 환상소설이다. 그래서 두 분야 모두에서 글을 잘 쓰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우리의 미야베 여사는 그 글솜씨를 여기서도 유감없이 보이고 있다.

이야기는 한 초등학생으로부터 시작된다. 주인공인 와타루는 이제 초등학교 5학년생인 아이다. 보통 아이들처럼 게임도 하고 티비도 보고 친구들과 어울려서 놀기 좋아하는 어느모로 봐도 전형적인 초등학생이다.
그에게 새로운 호기심꺼리가 생겼는데 그것은 공사가 중단된 어떤 빌딩이었다. 이런저런 이유로 오랫동안 방치되다시피한 건물인데 거기에 유령이 나타난다는것이다. 그 실체를 확인해보러 가는 와타루. 유령을 찾을순 없었지만 이상한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아무튼 뭔가 묘한 분위기를 느끼게 된다.

한편, 단란하다고 여겼던 집안이 아버지와 어머니의 이혼이라는 사태를 맞아서 허물어지고 만다. 그때 친구인 미쓰루가 온다. 그 또한 가정의 붕괴로 인해 세상으로부터 스스로를 격리시키는 아이였는데 그가 와타루를 '비전'의 세계로 이끈다. 거기에 가서 운명의 탑에 이르면 자신의 운명을 바꿀수 있다는 것이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헤어지지 않고 다시 화목한 가정을 꿈꾸던 와타루는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보기로 한다.이 세상과는 또 다른 세상인 '비전'속으로 뛰어들어서 파란 만장한 모험을 시작하는 것이다.
운명의 탑을 찾아 나선 와타루는 여러가지 사건들을 겪기도 하고 여러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면서 점차 운명의 탑에 다가간다. 과연 그가 자신의 운명을 바꿀수 있을까? 그의 바램대로 다시 아버지가 돌아오게 될까?

전체 4권으로 된 이 책은 주인공이 초등학생이다. 같은 판타지라고 해도 어른들이 주된 주인공인 반지의 제왕 같은 스타일과는 또 다른것이다. 그런만큼 이 책은 환상소설이자 성장소설이라고 할수도 있을것이다.첫째권에서 부모의 이혼이라는 마음이 상처를 안은 와타루가 비전의 세계로 들어가면서 자신의 운명을 바꾸려고 노력하는것은 물정모르는 어린아이의 헛된 망상이 아니다. 한가지 두가지의 경험들이 결국 그 아이가 성장하게 만드는 장치들인것이다.
처음에 부모님 말씀 잘 듣고 힘도 없던 어린 아이였던 와타루는 모험을 해나가면서 조금씩 조금씩 힘과 용기가 축적이 되고 삶에 대해서 세상에 대해서 깨달아가게 된다. 그러면서 커나가는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단순한 판타지가 아니라 성장소설로도 볼수가 있는것이다.

추리소설에서 보여주었던 미야베 마유키의 글솜씨는 환상소설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았다. 본격적인 환상세계로의 모험에 앞서 현실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거기에 대처하는 사람들의 마음들을 참으로 섬세하게 잘 표현하고 있었다. 전작인 추리소설에서 보여지는 심리묘사라던가 사건의 전개 방식등이 여기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초등학생의 입장은 물론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도 다른 가족들 다른 친구들등 여러 등장인물들의 내면이나 상황묘사등에서 그만의 독특한 면모가 잘 보여진다.
방대한 양의 글쓰기를 하는 미야베 마유키이지만 결코 그 많은 양이 많다고 느껴지지 않는것은 그만큼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이야기가 넘어가게 하는 그녀의 글쓰기 덕분이다.
이 책도 어떻게 보면 크게 복잡한 구조는 아니지만 4권의 제법 묵직한 양인데 한번 잡으면 쉽게 쉽게 잘 읽혀지고 속도감있게 넘어간다.

환상이란것은 결국 현실의 반영이다. 현실에서 하고 싶은 욕망이 투영된 것이라고 할수있다. 하늘을 나는 환상을 품었던 인간들이 결국 비행기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낸것처럼 환상이라는것이 헛된것만은 아니다. 현실에는 없지만 꿈을 가지고 매진하는 모습이야말로 다른 동물에 앞서서 인간만이 가진 특권이라고 할수 있을 것이다.
꿈을 가지고 현실과 비전을 오가며 운명을 개척해나가는 와타루의 모험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른한테도 소중한 경험이 될것이다.

4권이라는 많은 분량의 이야기였지만 읽기 지루하지 않게 재미나게 잘 쓰여졌고 번역도 매끄러운 편이었다. 제본이나 장정도 튼튼했지만 표지 디자인은 그리 인상적인 못한게 흠인거 같다.

나한테도 비전으로 통하는 문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재미난 이 미야베식 판타지세계에 어서 빠져보시라. 매력적이고 풍부한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것이다. 그리고 와타루와 함께 운명에 도전하는 모험을 떠나게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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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신곡 살인
아르노 들랄랑드 지음, 권수연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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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신곡이라는 문학 작품이 있다. 중세에 쓰여진 장편 대서사시인데 당대의 기독교적인 가치관이 집성된 명작이라고 하는 책이다. 지옥과 연옥 그리고 천국의 모습을 그린 책인데 그 발상과 내용의 뛰어남으로 인해 후세의 사람들에게 여러가지로 영감을 주는 책이다.
특히 지옥과 연옥이라는 개념은 뒤에 나오는 많은 추리소설들에게 큰 모티브로 작용한다. 특히 범죄와 관련된 소설에는 '악'이 필수적으로 등장하기에 단테의 신곡이라는 소재는 그것을 강화시키기에 알맞은 재료일것이다.

이 책도 그 단테의 신곡이 중요한 모티브로 작용하는 이야기중의 하나이다.
때는 18세기 이탈리아의 베네치아. 전대의 화려했던 해상왕국으로써의 위치가 빛이 바래긴 했어도 그래도 굳건한 국력을 구가하고 있는 나라. 그 나라에 원인모를 살인이 일어난다. 그것도 십자가에 못이 박히는 참혹한 살인.
곧 있을 카니발축제에 지장이 있을까 노심초사하던 총독은 당대의 뛰어난 스파이요원이었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감옥에 갖혀있는 피에트로 비라볼타를 석방시키며 그 조건으로 이 사건의 해결을 명한다.

피에트로 비라볼타. 일명 흑란으로 불렸던 이 사나이는 적당한 지식과 영리하고 재치있는 언행으로 한때 베네치아 정부에서는 빼놓을수 없는 인사였다. 비록 죄를 짓고 감옥에 있었긴 했지만 사건의 중대성으로 인해서 그에게 사건이 맡겨진 것이었다.
자신만만하게 나서는 흑란. 하지만 그는 곧 이것이 단순한 살인사건이 아니라 거대한 음모의 전주곡임을 알아챈다. 그리고 연달아 일어나는 살인들. 일련의 살인들에게서 흑란은 하나의 연결고리를 발견한다.
그것은 다름아닌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9개 지옥의 형벌의 순서에 따라서 살인이 저질러지는것이었다.
하지만 살인은 계속해서 일어나고 단서를 하나 잡았다고 생각했을때 또다른 벽에 부딪치는 흑란. 드디어 악의 심장부에 접근하지만 예상치못한 사태에 직면하게 되는데...

이 책은 추리소설이긴 하지만 세태소설이기도 하고 풍물소설이기도 한 책이다. 18세기 베네치아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단순히 사건의 전개과정만을 묘사하고 있는것은 아니다. 당시의 베네치아의 모습을 자세히 그리고 있는것이다. 서양 중세사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은 그 당시 베네치아가 어떤식의 정치체계를 갖고 있었고 어떤 축제가 있었는가를 알게되면 또다른 흥미를 느낄것이다.
민주주의가 있는가하면 독재와 전제주의도 묘하게 섞인듯한 모습이 당시의 베네치아였다. 요즘의 정치 체계와 비교해서 그런식의 정치도 있을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흥미를 느꼈다.
그리고 당시에 베네치아의 유럽내 위상은 높았던 모양이다. 군사정치뿐만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카니발이라는 축제를 통해서 여러나라에 영향을 미치고 꼭 구경가고 싶은 곳으로 인식되었던 것이다.
베네치아라는 나라 자체가 어떻게 보면 이 소설의 가장 큰 모티브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이 이야기는 정치와 문화를 배경으로 전개되는 책이니 말이다.

500여쪽에 이르는 긴 이야기이긴 했지만 정교한 짜임새와 수준높은 묘사등으로 인해서 잘 읽혔는 책이었다.베네치아의 정치 상황을 단테의 신곡에 비추어 풀어나가는 작가의 솜씨가 예사롭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괜찮은 추리 소설이란 느낌이 들었다.
다만, 범인을 추적해 나가는 과정이 조금 지루하게 느껴질수도 있는것이 베네치아의 정치,문화 등을 너무 상세하게 그려서 그것에 싫증을 느낄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쪽에 관심이 없다면 사족이 될만한 것이리라.
책 자체는 잘 쓰여졌다고 해도 결말에 이르는 속도는 그리 빠른 편이 아니라서 좀더 빠른 전개와 스피디한 속도를 원하는 독자들에게는 좀 미흡하다고 할만하다. 긴 호흡으로 읽어야 하는 책이라서 속도면에서는 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최근 인상적인 책을 여러 출간한 출판사답게 책도 잘 만들어졌다. 번역도 깔끔하고 장정도 좋다. 제본도 나쁘지 않은편이긴 하나 조금 더 튼튼하게 박음질이 되었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책의 겉면에 있는 광고 문구가 이 책을 함축적으로 잘 표현하는 것일 것이다.
'단테의 신곡을 둘러싼 덫처럼 은밀한 은유와, 인본주의적 살인의 정치'.
베네치아에서 벌어지는 악의 이야기, 고급스런 추리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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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창의력을 깨우는 일곱가지 법칙
켄 로빈슨 지음, 유소영 옮김, 백령 감수 / 한길아트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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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이란것이 중요하다는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이 얼만큼 실생활에서 중요한 위치에 속하고 있는가 하는 것은 거의 실감하지 못할것이다.그리고 자기 자신이 창의력이 있는가에 대한 생각도 그리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이 세상은 인간이 가진 그 창의력에 의해서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것이고 창의력이 어떤 특별한 사람에게만 있는것은 아니다. 누구에게나 가지고 있으나 그것을 발현할 방법을 모르는것일뿐.

이 책은 그런 창의력에 관한 기본적인 개념과 상식 그리고 창의력을 어떻게 키울까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고 있는 책이다.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인터넷이나 컴퓨터 같은 경우를 예를 들어보자. 군사적인 목적으로 만들어졌던 인터넷을 민간용으로 사용하는 창의력을 발휘한 결과 인간의 삶은 그야말로 혁명적으로 바뀌었다. 빌 게이츠가 대학에서 공부만 했던들 오늘날의 이런 편리한 컴퓨터사용을 상상할수 있었을까?
아랍에미레이트는 중동의 사막 국가인데 그 쓸모없는 사막에 스키장을 건설하고 인공섬을 건설했다. 이런 발상의 전환의 밑바닥에는 바로 창의력이 있는것이다.

그런데 이 창의력이란것이 특별한 사람에게만 있는것은 아니다. 발명을 잘하고 기발한 생각을 하는 사람을 보면서 우리는 감탄을 하면서 우리와는 다른 사람이라고 지레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들에게 있는 창의력이란것이 우리에게도 없는것은 아니란것을 이 책을 주장하고 있다. 보통 사람들에게 누구나에게 있는건데 그것이 막혀 있는 이유로 교육과 제도를 들고 있다.
현재의 교육 시스템이 창의력을 키우기는 커녕 오히려 죽이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그것은 우리나라만 봐도 100% 수긍할 주장이다. 뭔가 창의적이고 사고력을 키우는것보다는 암기만을 중요시하는 우리나라의 교육말이다.

전체가 7장으로 이루어져 있는 이 책은 점점더 복잡하고 역동적인 사회가 됨에 따라서 기존의 교육시스템만으로는 감당할수없다는 문제제기부터 시작한다.
그래서 교육제도의 불합리성에 대한 합리적인 비판과 함께 창의성이란 무엇인지 창의성을 발현시키기 위한 여러가지 조건들을 말해주고 있다.
그리고 사회문화적 맥락속에서의 창의력이란 무엇인가와 함께 사회와 조직에서의 창의력을 개발하는 방법등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잘 만들어진 책 같다. 번역도 괜찮고 종이나 책 제본등도 좋다. 주와 찾아보기 등을 끝에 실어서 책을 활용하기에 쉽게 만들었다.
하지만 제목은 책 내용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창의력을 키우는 방법이라도 알려줄줄 알고 읽은 사람들은 실망할것이다. 이책은 창의력을 키우는 방법을 알려주는것이 아니라 창의력이란것에 대한 설명을 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문서임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책값이 좀 비싼 편임은 아쉬운 면이다.

일반인을 상대로 쉽게 쓴 책은 아니라서 조금 어려울수도 있고 솔직히 지루한 면도 좀 있다.
하지만 교육쪽에 있는 사람이나 회사의 인력개발쪽에 있는 사람들이 읽으면 유용하게 읽힐만한 책이고 창의력이란것이 특별한 사람이 아닌 보통 사람에게도 개발할수있다는 것을 알게 해 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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