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스 영어 Sense English - 영어울렁증 완전극복처방전
조영민 지음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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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한국인에 있어서 영어란 그야말로 전쟁이다. 영어를 잘하냐 못하냐에 따라서 봉급은 물론이요 권력이 왔다갔다할 정도다.
그런판이니 영어에 관한 수많은 책과 수많은 이론이 난무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그런데 사실 영어를 모국어로 쓰지 않는 이상 한국인이 영어를 쉽게 할수 있는 절대적인 방법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람마다 학습방법과 받아들이는 정도가 다르므로 어느것이 옳다고 할수가 없는것이다.
하지만 원칙하나는 있다. 그건 영어에 대해서 공포를 느끼지 말라는 것이다. 편한 마음으로 자신감을 가지고 놀이하듯이 재미있게 영어를 대한다면 영어를 좀더 빨리 쉽게 익힐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영어를 좀더 쉽고 자신감있게 접하는 '생각'을 할수 있게 해주는 책이라고 할만하다.
무조건 단어 외우고 문법 외우고 하는 식의 영어방법은 그것이 들어맞는 소수의 사람에게나 할 방법이지 누구에게나 권할만한 방법은 아니다. 물론 암기라는 수단이 공부의 중요한 방법중에 하나이긴 하지만 그것이 주가 된다면 쉽게 지치고 공부에 대한 흥미 자체를 잃게 하는것이다.
이 책에서는 몇가지 예를 들면서 영어를 접하게 해준다. 요지는 '즐기라'는 것이다. 암기의 늪에 빠진 사람들이 영어를 즐기지 못하고 억지로 공부하는데 그러지 말라는 것이다.
'이해'를 바탕으로 차근차근 천천히 그 단어와 낱말의 근본에 대해서 알아나간다면 처음에 시간은 더 걸릴지 몰라도 결국 영어를 익히는데 큰 도움이 될수있을꺼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무슨무슨 기본 영어같은 문법서같은 책을 기대한 사람들은 실망했을지도 모르겠다. 지은이가 어떤 '이론'을 가지고 기승전결식으로 논리를 설파한 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서른개 남짓의 여러 단어들을 실례로 들어서 우리가 문법서에서 배웠던 딱 고정되어 있는 영어가 아니라 살아숨쉬는, 여기서는 이렇게 저기서는 저렇게 여러모로 달리 쓰이는 영어의 모습을 쉽고 자세하게 이야기 해주고 있다. 이 책 자체로 영어의 어떤것을 기대하지는 마시라. 다만 영어를 어떻게 접해야할지, 어떤식으로 이해하고 공부를 해야할지에 대한 개략적인 길잡이라고 생각하면 될것이다. 여기에서 제시한 일부의 예들을 나름대로 잘 소화해서 공부 방향을 정한다면 좀더 즐겁고 재미나게 영어를 할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맨마지막에 자신의 영어 발음을 녹음해서 들어보라는 것은 이 책에서 가장 추천하고 싶은 방법이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듣기 공부를 많이 하긴 해도 스스로의 발음이 어떤지에 관해 연구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실제로 들어보면 스스로의 발음에 대해서 어색하기도 할꺼지만 부끄럽기도 할것이다. 어차피 영어 공부를 하는 목적이 대화가 가능할 수준까지 하는것이니만큼 평소때 자신의 발음 관리를 한다면 그것도 좋을꺼 같다. 그리고 공부 방법을 다양화 한다는 면에서도 좋을것이다.

책을 깔끔하게 잘 만들어졌다. 각 소제목의 내용마다 다른 색깔으로 편집해서 구분짓기 쉽게 했을뿐만 아니라 작은 삽화들을 적절히 이용해서 지루하지 않게 만들었다. 오탈자도 거의 없는 편이고 제본도 괜찮다. 다만, 여는 영어책들과같이 구태의연한 과대광고를 굳이 할 필요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이 책의 방법이 영어의 왕도도 아니고 이 책을 본다고 해서 주장하는 바를 다 습득할수도 없는데 완전극복이니 전설이니 하는 문구는 오히려 책의 신뢰감을 떨어뜨리게 한다. 그 광고문구를 곧이 곧대로 믿는 사람이 없다고 할지라도 불필요한 문구를 싣는건 지면 낭비일것이다. 그것을 제외한다면 영어를 접하는 사람들이 한번쯤 읽어보면 도움이 될만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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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과 불꽃과 나의 사체
오츠이치 지음, 김수현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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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되면 더위를 잊기 위해 액션이나 스릴러, 공포 장르의 영화나 소설들이 많이 나온다. 특히 공포물은 인간의 심연에 있는 무서움을 일깨움으로써 더위를 잊게 하는 건데 어설픈 공포는 오히려 짜증을 불러일으키지만 제대로 된 공포는 짜릿함과 함께 청량감까지 느끼게 해준다.
이런 여름에 독특하고 기발한 발상으로 글쓰기의 새로운 면을 불러온 오츠이치의 신작이 나왔으니 바로 이 책 여름과 불꽃과 나의 사체라는 책이다.

전작인 ZOO를 통해서 공포라는 감정을 특이하게 창조해낸 작가인데 그 작가의 처녀작이라고 한다. 비록 단편이지만 공포물을 만들어내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았던 터에 과연 그의 첫 작품은 어떤 스타일이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일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 작품을 쓴 나이가 17살!. 남들은 대학 들어갈 공부를 열심히 할 나인데 이런 작품을 쓰다니. 대단하다는 말밖에 할수없을듯했다.
장르소설의 특성이라면 물흐르듯 잘 이어지는 줄거리라인이 생명이라면 생명인데 그런면에서 이 작가의 글쓰기는 탁월한 면이 있다고 할수있었다.

책 제목인 '여름과 불꽃과 나의 사체'와 함께 '유코'라는 중편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비록 끔찍하고 적나라한 공포이야기는 아니지만 은근한 무서움과 함께 책읽기의 재미를 느끼게 해준 작품들이었다.

우선 처녀작인 여름과 불꽃과 나의 사체는 화자가 죽은 사람인, 독특한 발상의 이야기다. 9살짜리 여자아이인 사쓰키는 야요이랑은 아주 절친한 사이다. 그런데 야요이에게는 참 좋은 오빠인 켄이 있는데 어느날 사쓰키가 야요이에게 오빠를 좋아한다고 고백한다. 그러자 자신도 모르게
같이 있던 나무위에서 밀어버린 야요이. 그것을 알게된 오빠 켄은 사실을 숨기기 위해서 여러가지를 시행한다. 시체가 발견될듯 발견될듯하면서도 아슬아슬하게 위기를 모면하는 남매. 결국 성공하는듯하지만 새로운 반전을 맞이하게 되는데...
이야기 전개가 죽은 사쓰키의 말로 이루어지는 만큼 어디를 엿보는듯한 느낌도 들고 켄 남매의 행동에 객관적으로 볼수 있는 면도 있어서 흥미로왔다. 드러나게 무서운건 아니지만 아이들이 천연덕스럽게 살인을 하고 그 살인을 은폐한다는 점에서 은근히 무서운 느낌도 들긴 했다.
결말에 이르면서 그리 강하진 않지만 사실이 밝혀지는 반전이 있는것도 재미있는 느낌을 들게 했다. 다만 아무리 침착하고 의젓하다고 해도 초등학생에 불과한 켄이 그 모든 상황을 주도한다는게 그리 사실적이진 않은거 같았다. 오히려 동생인 야요이의 반응이 더 현실적이라고 할까.
그래도 이야기 구조가 짜임새있고 이야기 전개가 매끄럽게 잘 이루어지는게 참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두번째 이야기인 요코는 묘한 분위기의 소설이다. 주인공인 키요네는 주인인 마사요시의 집에서 일하는 하녀이다. 마땅히 갈곳도 없는 키요네를 마사요시가 거둔것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그집에는 주인말고도 마님이 있는데 한번도 본적이 없다. 늘 마사요시의 방안에만 있고 밥도 거기서 먹고 나오지를 않는다. 마님의 존재를 의심하는 키요네. 결국 그 방을 엿보기로 한 그녀는 주인이 외출한 틈을 타서 방안에 들어가보게 되지만 거기서 놀라운 발견을 하게 되고...과연 마샤요시가 이상한것일까 키요네가 이상한 것일까. 끝부분에서 묘한 헷갈림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이 책은
호기심과 엿보기라는 인간 특유의 심리를 잘 이용해서 만든 작품이었다. 키요네가 가진 궁금증은 누구나 갖을수 있는거지만 그 자체로 덮어두고 간섭하지 않아야 하지 않느냐는 생각도 들게 했다. 앞의 작품보다 분량은 작지만 좀더 촘촘하고 꽉 짜인듯한 느낌이 드는 작품이었다.

호러장르가 활성화된 일본의 전통을 이어서인지 오츠이치라는 작가의 내공이 심상치않다. 우리와는 좀 다른 문화라서 이해하기가 애매한 면도 없잖아 있지만 인간의 심리를 잘 이용해서 공포를 불러일으키게 하는 실력이 탄탄한거 같았다. 이때까지 중편과 단편만 맛봤는데 앞으로 나올 장편은 또 어떤 긴장감을 불러일으킬지 자못 기대가 된다.

책은 아담한게 잘 만들어졌다. 제본이나 인쇄도 좋고 오자도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표지 디자인은 무난하긴 하나 제목이나 내용에 비해선 이미지가 좀 약한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제목에서 '사체'라는 표현보다는 좀더 알아듣기 쉬운 '시체'라는 단어를 쓰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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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영혼 1 뫼비우스 서재
막심 샤탕 지음, 이세진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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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본성에 대해서 여러가지 주장이 있지만 크게 봐서 성선설과 성악설이라고 할수있다.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착하다는 성선설에 비해서 성악설은 태어나면서부터 악한 본성을 가지고 태어나므로 일생을 거쳐서 끊임없이 스스로를 연마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성선설을 지지하긴 하지만 상상도 못할 흉악한 범죄들이 끊임없이 일어나는걸 보면 성악설이 맞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여기 그 인간의 근원적인 '악'에 대해서 무서우면서도 스릴넘치게 잘 쓰여진 책이 나왔으니 바로 '악의 영혼'이다.
스릴러 형사물이라고 할수있는데 대부분의 작품이 미국의 작가들에의해 쓰여지는것에 반해서 이 책은 프랑스 작가가 쓴 작품이다. 하지만 작가도 밝혔듯이 배경이나 인물은 완전 미국이다. 딱히 프랑스와 연관지을꺼도 없다.
작가가 프랑스 출신이라는거 빼곤 전형적인 미국식 스틸러물인셈이다. 그런만큼 소재나 내용도 최신의 경향을 잘 담아내어서 쓴 작품이었다.

배경은 미국의 포틀랜드. 주인공인 조슈아는 전직 FBI요원이면서 경찰에 들어온 활기 넘치는 젊은 형사이다. 그런 그에게 참혹하게 살해된 여성들의 시체가 발견된다. 그것도 연이어서. 그 사건들을 분석한 결과 연쇄살인사건으로 밝혀진다. 그리고 또다른 피해자인 줄리에트가 살해되기 직전에 그 연쇄살인범은 조슈아의 총탄에 제거된다.
그것으로 끝나는듯했던 이 사건은 그 1년뒤 똑같은 사건이 또 일어나고 범인이 남긴 흔적이 1년전에 죽었던 그 살인범으로 밝혀지면서 일대 혼란이 온다. 과연 죽었던 사람이 다시 살아나서 살인을 저지르는것인가? 다른 누군가가 그렇게 믿도록 증거를 조작했을까?

주인공인 조슈아는 경찰이지만 FBI에서 여러가지 훈련, 그중에서도 프로파일링을 전문으로 배운 경찰청내 유일한 존재였다. 프로파일링이란 범인의 흔적과 심리를 연구하여 범행을 분석하고 예측하여 결국 범인을 잡는데 도움을 주는 기법을 말한다. 이를테면 심리적인 면을 연구하는 셈이다. 눈에 보이는 증거들을 분석하여 범인을 추적하는것이 법의학이라고 한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범인의 심리를 분석하여 범인을 잡는것이 프로파일링이라고 할수있다. 둘다 현대 범죄 수사에서
큰 역할을 한다고 한다. 조슈아는 그런 의미에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는 셈이었다.
그래서 소설 내내 그는 범인이 남긴 흔적과 범행행태를 보고 그 범인의 마음을 알려고 한다. 자신이 그 범인이라면 과연 어떻게 했을까. 어떻게 사람을 죽이고 어떻게 달아났을까. 그렇게 범인의 마음이 되어서 범행을 예측하는 것이다.
물론 법의학적인 면도 동원되지만 조슈아는 우선 범인의 마음이 되어보려고 한다. 그래서 누구보다 악한 사람의 마음을 가지게 되는것이다.

어떻게 보면 참 형사도 할짓이 못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끔찍한 광경을 봐야하고 또 그 끔찍한 범인의 마음을 가져야 하니 말이다. 이게 소설이긴 하지만 실제를 바탕으로 했기에 실제 형사들의 몸과 마음은 얼마나 힘들까하는 연민이 생기기도 했다.
한편 이 소설의 범인은 연쇄살인을 저지르는데 그냥 단순한 살인이 아니라 사람의 신체를 아주 끔찍하고 참혹하게 훼손하는 악랄한 놈이다. 신체의 특정부위를 잔인하게 훼손하는데 그런 행위 자체에서 쾌락을 느끼는거 같았다. 그런 범인이 과연 정상적인 사람이라고 할수있을까? 단순히 미친놈이라고 할수있을까? 아니면 원래 악한 존재이기 때문에 미쳤다고 볼수는 없는게 아닐까. 이런 악한 존재라고 해도 죽이지 않고 감옥에 살게 하는것이 과연 옳은일일까?

인간의 성악설과 관련해서 참 여러가지로 생각을 하게 만든 작품이었다.
소설에서만 그런 끔찍한 일이 벌어지는게 아니라 사실 현실에서도 소설에서 묘사되는 잔인한 사건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돈을 얻기 위해서든 어떤 특정 목적을 위한것이 아니라 살인 자체를 위해서 그런 짓을 하는 인간이 있는 것이다.
그 사람들의 심리는 과연 무엇일까. 인간의 악한 본성은 어떻게 누를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작가가 프랑스인이라는것을 약력을 통해서 알았지 글로 봐선 전형적인 미국 작가 스타일의 작품이었다. 최근 CIS같은 미국 드라마가 인기있는것과 때를 맞춰서 스릴러 추리 범죄 소설이 인기 있는데 이 작품은 그 중에서도 나름 매력이 있는 책이었다.
사건이 조금 잔인하긴 하지만 빠르게 전개되고 박진감있게 진행이 된다. 사건이 미궁에 빠질듯하면서도 새로운 단서가 나타나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속도감이 있다. 인물의 캐릭터 묘사도 잘된거 같다. 주인공인 조슈아가 매력적인 인물로 그려진것은 좀 뻔한 면이 있으나 다른 형사들과 분석요원들의 성격은 잘 표현되었다. 특히 경찰들에게 귀찮은 존재로 등장하는 검사보같은 경우는 미우면서도 한편으론 감초같은 느낌을 주는 인물이었는데 다음 작품에도 나올지 궁금하다.

다만, 결말에서 범인이 밝혀지는 과정은 그리 큰 인상을 주지 못했고 조금 맥빠지는 면이 있었다. 이 책이 범인을 잡는 그 과정을 중심으로 그린것이라고 해도 반전성은 좀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30대 초반인 지은이의 이 작품은 총 3부작이라고 한다. 악시리즈라고 할수있는데 2부와 3부에서는 어떤 악의 본성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인간의 악한 모습이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하다. 그 강도와 더불어서 인간의 본성에 대한 고찰도 깊어지게 되는 계기가 될수도 있을것이다.

책은 참 깔끔하게 잘 만들어졌다. 책의 재질도 좋고 번역도 나쁘지 않으며 오탈자도 거의 없다. 책 앞에 주요 등장인물을 간략히 설명해놓은것은 독자를 배려하는 면에서 좋게 보였다. 제일 인상적인것은 겉표지 디자인인데 1권과 2권의 색깔을 다르게 한것이
깔끔하고 소장욕구를 불러일으키게 했다. 내용은 끔찍했지만 포장은 이쁘다는게 좀 아이러니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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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8-14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결말 부분이 조금 아쉬웠다는 느낌이에요. 그렇지만 읽는 내내 대단한 긴장감을 느꼈습니다. 2부와 3부가 기다려 지는군요.^^
 
스타더스트 판타 빌리지
닐 게이먼 지음, 나중길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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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글을 잘 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여러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아 하는 감탄사를 연발하게 하는것은 평범한 소재를 가공하여 맛깔나는 이야기로 창조하는 것을 보고 글을 잘 쓴다고 할수있지 않을까.
이 책 스타더스트는 바로 그런유의 글쓰기를 보여주는 책이라고 할수있다.
판타지 소설이라고는 해도 사실 내용상으로 눈을 번쩍 띄이게 하는 특이한 것은 아니다. 진정한 사랑을 찾아 떠나는 모험극을 그린 것이 주제라고 할수있는데 그런 주제는 수없이 많이 그려진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맛깔스럽고 환상적으로 표현해 낸 것을 보니 지은이의 글솜씨를 짐작할수 있다.

이야기는 그리 복잡하지 않다. 주인공인 트리스트란 쑨은 어릴때부터 봐왔던 빅토리아가 세상에서 제일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그녀의 키스를 얻기 위해선 무엇이던 할수있다고 하는 트리스트란. 그런 그에게 빅토리아는 떨어진 별을 찾아오면 무슨 소원이던 들어주겠다고 약속한다. 그말을 들은 트리스트란은 별을 찾아 떠나게 되는데 그것은 인간세상과는 다른 기이하고 낯선 환상의 세계였다.

드디어 별을 찾은 트리스트란. 그 별을 어떻게 빅토리아에게 갖다줄까. 게다가 별을 노리는 또다른 존재들이 있었으니 그들을 또 어떻게 물리칠수 있을까. 결국 이런저런 어려움끝에 빅토리아 앞에 가게 되는 트리스트란. 과연 그는 빅토리아의 마음을 얻을수있을까. 그가 진정으로 원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별을 찾아 떠다는 모험극이라고 하겠지만 어떻게 보면 이것은 꿈을 찾아떠나는 긴 여정이라고 할수도 있다.
누구나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수 있는데 그 사람이 꼭 내 마음을 받아준다고 볼수는 없을것이다. 그럴때 그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 정성을 쏟게 되는데 이 책 또한 그것의 연장선상이라고 생각할수도 있겠다. 트리스트란이 빅토리아의 마음을 얻기 위해 별을 찾아 떠나는것도 결국 사랑을 위한 노력을 하는 현실을 투영한다고 할수도 있을것이다.

그런면에서 판타지적인 면이 있긴 하지만 어른을 위한 동화라고 하는게 어쩌면 더 정확한지도 모르겠다. 진정한 사랑을 얻기 위한 모험이기 때문에 아이들의 눈높이와는 조금 다르게 읽어야할것이다. 중간중간에 생각지도 못한 야한 장면도 나오고 유니콘의 죽음장면등도 나오기 때문이다. 

지은이인 닐 게이먼은 아주 다재다능한 사람인거 같다. 약력을 보니 전문 만화가로 인기가 있는 사람인데 그밖에 시나 산문 소설 시나리오 등에서도 재능을 인정받고 있다고 한다. 만화 작가라서 그런지 참 상상력도 뛰어나고 이야기 가공능력이 보통이 아닌거 같다. 인기있는 만화라는것이 그림도 물론 좋아야겠지만 그것보다도 더 중요한것은 그 그림을 살아있게 만드는 이야기 자체이기 때문이다. 만화작가로서의 축적된 능력이 소설에서도 잘 발휘된 작품이 이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 모험을 겪은 트리스트라는 결국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얻게 된다.
해피앤딩으로 끝날껄 예상하고 있긴 했어도 실제로 그렇게 끝나는것을 보니 흐뭇한 느낌이 들었다. 비록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라고 해도 힘든 여정끝에 행복한 결말을 맺게되는것을 보는것은 기분이 좋은 일이다.
나한테 별을 따오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을 위해서 그 오랜 시간동안 고생을 하면서 노력할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진정한 사랑을 얻기란 참 쉽지 않은 일이라는 생각도 함께 하면서.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잘 만들어진 책이었다. 번역도 나쁘지 않았고 오자탈자도 별로 없었다. 제본도 꼼꼼하게 잘 되었고 가격 또한 적정한거 같다.
책 디자인은 귀엽게 보이긴 했지만 환상적이고 기이한 모험을 그리고 있는 책의 내용에 비해선 좀 약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며칠 후면 이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도 개봉한다는데 과연 책의 내용을 어떻게 영상으로 표현했을지도 궁금해진다. 아무튼 간만에 재미나게 읽었던 사랑 판타지 모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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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브 스토리 1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해용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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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미야베 마유키라는 생각이 들었다. 추리소설로만 접했었는데 그때도 글을 참 야무지게 잘 쓴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전혀 색다른 스타일의 이야기를 가지고 왔는데 다름아닌 판타지 즉 환상소설이다.
추리소설과 환상소설이라..둘다 상상력을 기반으로 하긴 해도 사실성을 담보로 하는 추리소설과는 차원이 다른게 환상소설이다. 그래서 두 분야 모두에서 글을 잘 쓰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우리의 미야베 여사는 그 글솜씨를 여기서도 유감없이 보이고 있다.

이야기는 한 초등학생으로부터 시작된다. 주인공인 와타루는 이제 초등학교 5학년생인 아이다. 보통 아이들처럼 게임도 하고 티비도 보고 친구들과 어울려서 놀기 좋아하는 어느모로 봐도 전형적인 초등학생이다.
그에게 새로운 호기심꺼리가 생겼는데 그것은 공사가 중단된 어떤 빌딩이었다. 이런저런 이유로 오랫동안 방치되다시피한 건물인데 거기에 유령이 나타난다는것이다. 그 실체를 확인해보러 가는 와타루. 유령을 찾을순 없었지만 이상한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아무튼 뭔가 묘한 분위기를 느끼게 된다.

한편, 단란하다고 여겼던 집안이 아버지와 어머니의 이혼이라는 사태를 맞아서 허물어지고 만다. 그때 친구인 미쓰루가 온다. 그 또한 가정의 붕괴로 인해 세상으로부터 스스로를 격리시키는 아이였는데 그가 와타루를 '비전'의 세계로 이끈다. 거기에 가서 운명의 탑에 이르면 자신의 운명을 바꿀수 있다는 것이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헤어지지 않고 다시 화목한 가정을 꿈꾸던 와타루는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보기로 한다.이 세상과는 또 다른 세상인 '비전'속으로 뛰어들어서 파란 만장한 모험을 시작하는 것이다.
운명의 탑을 찾아 나선 와타루는 여러가지 사건들을 겪기도 하고 여러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면서 점차 운명의 탑에 다가간다. 과연 그가 자신의 운명을 바꿀수 있을까? 그의 바램대로 다시 아버지가 돌아오게 될까?

전체 4권으로 된 이 책은 주인공이 초등학생이다. 같은 판타지라고 해도 어른들이 주된 주인공인 반지의 제왕 같은 스타일과는 또 다른것이다. 그런만큼 이 책은 환상소설이자 성장소설이라고 할수도 있을것이다.첫째권에서 부모의 이혼이라는 마음이 상처를 안은 와타루가 비전의 세계로 들어가면서 자신의 운명을 바꾸려고 노력하는것은 물정모르는 어린아이의 헛된 망상이 아니다. 한가지 두가지의 경험들이 결국 그 아이가 성장하게 만드는 장치들인것이다.
처음에 부모님 말씀 잘 듣고 힘도 없던 어린 아이였던 와타루는 모험을 해나가면서 조금씩 조금씩 힘과 용기가 축적이 되고 삶에 대해서 세상에 대해서 깨달아가게 된다. 그러면서 커나가는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단순한 판타지가 아니라 성장소설로도 볼수가 있는것이다.

추리소설에서 보여주었던 미야베 마유키의 글솜씨는 환상소설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았다. 본격적인 환상세계로의 모험에 앞서 현실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거기에 대처하는 사람들의 마음들을 참으로 섬세하게 잘 표현하고 있었다. 전작인 추리소설에서 보여지는 심리묘사라던가 사건의 전개 방식등이 여기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초등학생의 입장은 물론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도 다른 가족들 다른 친구들등 여러 등장인물들의 내면이나 상황묘사등에서 그만의 독특한 면모가 잘 보여진다.
방대한 양의 글쓰기를 하는 미야베 마유키이지만 결코 그 많은 양이 많다고 느껴지지 않는것은 그만큼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이야기가 넘어가게 하는 그녀의 글쓰기 덕분이다.
이 책도 어떻게 보면 크게 복잡한 구조는 아니지만 4권의 제법 묵직한 양인데 한번 잡으면 쉽게 쉽게 잘 읽혀지고 속도감있게 넘어간다.

환상이란것은 결국 현실의 반영이다. 현실에서 하고 싶은 욕망이 투영된 것이라고 할수있다. 하늘을 나는 환상을 품었던 인간들이 결국 비행기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낸것처럼 환상이라는것이 헛된것만은 아니다. 현실에는 없지만 꿈을 가지고 매진하는 모습이야말로 다른 동물에 앞서서 인간만이 가진 특권이라고 할수 있을 것이다.
꿈을 가지고 현실과 비전을 오가며 운명을 개척해나가는 와타루의 모험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른한테도 소중한 경험이 될것이다.

4권이라는 많은 분량의 이야기였지만 읽기 지루하지 않게 재미나게 잘 쓰여졌고 번역도 매끄러운 편이었다. 제본이나 장정도 튼튼했지만 표지 디자인은 그리 인상적인 못한게 흠인거 같다.

나한테도 비전으로 통하는 문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재미난 이 미야베식 판타지세계에 어서 빠져보시라. 매력적이고 풍부한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것이다. 그리고 와타루와 함께 운명에 도전하는 모험을 떠나게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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