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년모일에, 대통령이 쫓겨났다. 시민을 대표하는 국회가, 시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을 쪼까냈다. 명분은 언제는 시민이였다. 물론 그들을 뽑은 사람이 시민이기에 그들의 논리는 일견 합당해보인다.


대통령은 탄핵을 받고서는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그는 지난 시절을 조용히 돌아보며 책을 한 권 집었다. 너무도 바쁘게 살아온, 또한 열심히 산다고 했는데 왜 이런 일들이 벌어졌는가에 대한 중압감은 그를 힘들게 하였고 그는 지인이 추천하는 책을 집었다.

지인은 수 만권의 책을 읽었다. 그는 어떤 책이 좋을지 고민고민을 했다. 지금은 자리에 물러나있지만 그가 '반드시' 돌아오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또한 그를 불러 들이기 위한 전략도 필요했다. 그는 이 책 저 책을 고르고 골랐다. 나이가 지천명을 넘어서고, 외롭게 적들과 싸움을 벌어는 그가 모시는 분에 대한 이미지와 자연스레 연결될 그런 책....


옳거니!!


그는 두껍지도 않고, 이 부분은 중요하다. 왜? 책이 너무 두꺼우면 너무나 책을 좋아하는 시민들이 집에 고이 모셔놓고 읽지 않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읽지 않게 되면 대통령과 함께 책을 읽었다는 공감도 얻지 못하고, 책 속의 주인공에 대한 이미지를 대통령으로 전이시킬 수가 없기 때문이다.
두껍지 않아야 한다. 어렵지 않아야 한다.


밤샜네 밤샜네, 고르고 고른 책. 이건 아냐, 이건 아냐. 그래,


불의 노래!!!!!!!!





『불의 노래』는 반 천 년 앞서, 와나라는 나라가 대도무문이라는 명분을 내걸고 앞뒤 가리지 않고 처들어왔기 때문이다. 전쟁이 일어나기 앞서 몇해 앞서 두 사람의 신하를 와나라에 보내, 염탐을 보냈지만 일상의 편안함에 물든 비대해진 권신들은 그들은 그들이 믿으려하는 것만 옳다고 손을 들었다. 두 사람의 다른 이야기였지만 조정에 올려진 보고서는 "
전쟁무(無)"였다. 놀다 지쳐 잠이 들곤하는 평온하는 일상을 이백년이나 가꿔온 조정으로서는, 이 편안함이 백만년 갈 것이라 생각을 하였나 보다.


한편 백두산 밑에서 나라를 지키다, 이제는 남쪽바다에 선 이가 있었다. 그는 칼 찬 무장이면서 글을 쓸 줄을 알았다. 남쪽으로 와서는 우선 배를 만들고 수리를 하며, 무장으로서의 책임을 수행했다. 무장의 칼이 녹슨다는 것은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지는 것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조정이 편안함에 취해 잠드는 반면에
남쪽은 거침없는 훈련 소리가 바다를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그러고 세월을 흘려보내고 있는데, 와나라가 대도무문(大道無門)이라 침략을 해왔다. 와나라는 암(暗)나라를 치러가니깐 비키라켔다. 하지만 조정은 암나라의 우의(友意)를 내세워 안된단켔다. 솔직히 안된다카기전에 다 나라가 쑥대밭이 되뿟따. 한번 휘두른 칼이 집에 들어갈 줄을 모르고 춤을 추니, 가을바람에 나뭇잎이 떨어지듯이 사람 목심이 달나났뿟따.


한편 와나라는 우리나라가 70%의 산과 백두대간이 있기에 함부로 식량을 나르기에는 곤란한 것을 진작부터 알고는... 걸어서 부산에서 서울갈라카몬, 백두대간 문경새재를 지나가야 하는데, 이 길이 장난이 아니다.
한 두사람도 아니고, 수 많은 병졸과 무기, 식량을 지고나르고 칼라 케바라. 얼마나 와나라가 똑똑한지 알끼다. 아무튼 손자의 말처럼, "승병(勝兵)은 먼저 이긴 후에 싸움을 시작하고 패병(敗兵)은 먼저 싸운 후에 승리를 원한다"카더니 딱 그 꼴이아이가.


와나라가 두 패로 나나가주고, 한핀은 땅으로 한핀은 바다로 갔는데... 마, 그들도 몰랐는기라. 거기에 이순신이라는 이가 있다카는걸... 바다에 길을 터야 그들도 먹고 전쟁을 할 수 있을낀데, 이순신이 탁 버텨가주고 내 쥑이고 갈테면 가바라카이~ 와놈이 미치고 환장하겠는기라, 저게 비켜줘야가는데... 그들도 이순신이라는 복병은 몰랐는기라, 암튼 만사불여튼튼이라고. 이래서는 안되겠다시픈 와나라는 손자책을 또 디비가주고 "
싸우지 않고 적을 굴복시키는 것이 최고의 전략이다"라는 것을 찾아가주고 계교를 부려가주고 이순신을 혼쭐 내 뿐다 아이가. 고구려가 망한 이유가 왜 망했노. 나쁜 놈들이 형제간을 이간질하이 그렇지. 암튼 배가 부르면 귀가 얄바지는가보다.


조정에서 이순신을 불러가주고, 궁디를 때리면서 와 니 내 말안듣노, 앞으로 내말 들어라카고는 그를 남쪽으로 내려 보낸다 아이가. 솔직히 이순신이 없으면 안되는 것을 조정도 알고, 이순신 지도 아는기라. 둘 다 자존심 싸움핸기제.


뒤돌안 돌아보고 남쪽으로 오이, 백성들이 와는교카며 안 반기는기라. 그는 조정보다 백성이 더 가여워 보이는기라. 암튼 여기서 이바구는 시작된다 안카나.


와나라놈은 처들어오제, 백성들은 배고파서 죽어나가제 우야겠노. 지 위에 있는 권율도 와 가주고 우야꼬카고, 조정에서도 우야꼬카는 기라. 하지만 이순신은 깨가 있다면 잠잠코 있으라 안 카나. 우얄끼고 믿을게 가 밖에 없는데... 암튼 이순신은 남쪽으로 내려와가주고
홀로 와나라와 싸우는기라. 그는 이때아는기라. 조정도 사리사욕에 눈이 벌개가 있고, 지 위에 있는 아는 지 보다 못하고, 지방의 아전들은 없는 이 등쳐먹고, 지하고 같이 칼 찬 아들은 죽어가 있는 이웃의 머리를 잘라가주고 와놈이다 카고, 차마 불쌍한거는 백성인기라. 이를 우야겠노. 백성들이 불쌍한기라. 이에 칼 차고 달밤에 노래를 읊는데, 얼마나 구슬픈지...


그라몬, 지인은 와 이 책을 골라줬나카몬... 내 가만~생각해보이~, 아마 이런게 아닐까 십따.


잘해 볼라꼬 대통령이 됐는데, 국회가 빙신이라가주고 지를 쪼까 냈는기라. 기가 얼마나 차겠노. 하지만 이건 숨기야한다. 나는 게안타 나는 게안타 가민서,
백성이 불상타 백성이 불상타 안카나. 이를 대나놓고는 못칸다 아이가, 와, 쫓겨났는데 가만히 있어야지. 하지만 가만히 있어가 누가 알아주나, 얼라도 울어야 젖 물리지 가만 있어바라 엄마가 젖 주나?


그래가주꼬, 『불의 노래』를 읽고 있심더 안 카나? 나하고 다른 높은 자리에 게시는 분이 읽는 책인데, 어떤 책인가 싶어가주꼬 시민들아 너도나도 다 사 보게 될 게 아니가? 그라몬 반은 성공핸기라. 와? 책을 읽으면서 나도 니 편이다라는
동정이 깔린기라, 아무리 지가 잘 나 바라. 내 이런 책을 읽고 있다칸다고 읽나? 불쌍하고 에처로워 보이니깐 따라 읽는기지. 암튼 책을 읽으니깐 겹쳐지는 인물이 있는기라. 알겠나?


와, 이렇게 약았노. 대나놓고 내가 이순신이 카지는 못하고... 암튼 말 못하는 대통령도 쏙이 만이 타겠제. 암튼 이래가주꼬 소설 속의 주인공은 대통령으로 자연스레 겹쳐지는기라. 물론소설 속 주인공을 대통령하고 겹치는 건, 읽는 사람 목이제. 겹치고 안겹치고는 우얄수가 없는기라. 조용히 그렇게 되길 바래야지. 이 책을 읽으면서 참 안뎄다는 생각이 드노.


그가 하는 모든 몸짓, 말짓이 세인의 관심이 될끼고 자라는 아이는 보고 배울낀데... 두껍지도 않은 책 하나 일고는 내 일었따고 떠더는게 불쌍코, 수백건의 책 속에 고작 골란게 그건지 참 불쌍타.


얼마전에 대학 시험 치고 노는 아 한테, 『전략』이라는 책을 던져졌다. 그 아가 그걸 읽고 다 이해했다카몬 순 거짓말이겠지만...
무조건 왜우라켔따. 와, 나중에 알게된다.


『전략』은 우에 보면 고사성어 모음인데, 우에보면
모든 변수들의 집합인기라. 이를 다 알고 있으몬 극적상황에 벌어질 때 요령꺼 대처할 수 있는기라. 갑자기 불이 나가주고 불이야케바라, 우왕자왕하제, 이게 예행연습이나 준비가 없는기라. 불이 안날때에 미리미리 준비를 해야안된나. 20대에 『전략』을 읽고 왜운 담에 커가면서 실생활에 응용하는기라. 아마 지천명에 되기전에 그는 모든 변수들을 다 알게 되고, 어떠한 싸움에도 안밀릴끼다. 그리고 지천명에 되가주고 느긋하게 말하는기라. 『전략』을 읽고 있심더카몬. 다 이 책을 읽을꺼 아이가. 그라몬 생각은 수만갈래로 퍼진다. 나이 어린아들은 뭔내용인지 모를끼고 조금 살았다카는 어른들은 알듯말듯할끼고, 전략을 구사하는 이들은 해심의 미소를 질 끼다. 이렇게 다양한 생각을 던져주야하는데, 내가 이순신인데 카몬 그게 대통령이가. 참, 한심스럽다.


내가 [제5공화국]이라는 드라마를 함밨는데, 전씨가 노씨를 나두고 지 마누라한테,
'노 정말 저거는 알다가도 모르겠다'카이 마누라라 ''카이, 전씨가 '이래도 웃고 저래도 웃는기 병신갓기도 하민서 속을 도저히 모르겠다'카든데, 울나라 대통령은 너무 말을 만이 해 가주꼬 미치겠다. 차라리 실실 웃거나 가만히 입을 다 물고 있으면 속을 알 수가 없을낀데, 너무 말을 많이 하면서 '함 뜨자'카이 '그래 함 뜨자'카며 맞장구친다 아이가. 나라에서 할 일이 '함 뜨는 일 밖에 없나' 내참 알다가도 모르겠다.


암튼 『불의 노래』는 대통령 땜에 많이 팔리긴 팔렸는데, 참 읽을 책이 그렇게 없는지... 불쌍타, 대통령이나 시민이나.
책이 옷도 아니고, 아이고 모르겠다.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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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2006-01-19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 속을 드러내지 말라는게 권력과 관련된 중요한 충고라고 합니다. 한비자에서 비슷한 맥의 글들이 많습니다.
또 알아도 모르는 척, 몰라도 아는 척 가만히 자신의 말을 줄이면 주변의 목소리가 들린다고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