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눈높이에서, 아이를 바라보기"]
아이들의 엉뚱한 질문……. 아직 총각인 내게, 아이들의 질문이 가지는 의미를 알지 못합니다. 한때 친구의 아기와 잠시 생활을 한 적이 있지만 아직 호기심이 발동하지 않아서인지-그냥 재미나게 지내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광고 방송에서처럼 “엄마, 이건 모에요?”라고 묻어온다면, “넌 그런거 몰라도 돼“라고 대답하기에는 곤란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이 무엇을 물어올 때면 ”넌 그런거 몰라도 돼“라고 말할 때 마다 아이들은 다른 방향을 찾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아기는 엄마한테 물어도 대답을 얻을 수가 없으며, ‘난 이런 것을 몰라도 되는구나’라는 자기 억압적인 사고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세상에 눈 뜬 아이가 처음 하는 것은 무엇이든 입으로 가져가는 것이며, 두 번째로는 무엇이든 물어보는 것이라 생각을 합니다. 내가, 우리가, 우리 선조들이 그리고 우리 엄마아빠가 이런 시기를 걷쳤지만 난 아직도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나름대로의 가치관이 설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권 한권 책을 읽으가면서 총각, 아빠 예비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
지은이는 3~8세 까지의 아이를 둔 부모님의 실생활에서 얻은 경험-질문을 100가지 애기합니다. 아이들은 묻습니다. “학교를 가야 해요?”, “하면 안 되는 일이 왜 이렇게 많아요”, “착한 아이란 어떤 아이죠”, “난 왜 예쁘지 않아요”. “이름은 왜 있나요”, “위인들은 다 어디로 갔나요” …….
아이들의 호기심이 하나 두 가지가 아니라는 것은 어깨 너머로 보아왔습니다. 난 그럴 때면 어떠한 대답을, 어느 눈높이에 서 있어야할까, 나에게 묻어보곤 합니다. 책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물음에 대해, 상세하게 그리고 도덕적인 대답을 해 주고 있습니다.
“엄마, 위인들은 다 어디로 갔나요 지금 살아 있는 위인은 없어요?” “왜 없겠니? 지금도 세상 곳곳에는 훌륭한 일을 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단다.” “그런데 왜 위인전 책에 나와 있지 않아요”? “훌륭한 일을 하는 사람들은 남들이 알아주건 알아주지 않건 신경을 쓰지 않는단다. 오히려 알려지는 것을 귀찮아할지도 모르지. 세상에 널리 알려지려고 일부러 그런 일을 한다면 훌륭하다고 할 수 없지.” “엄마, 나도 위인이 될 수 있을까요?” “.......”(38쪽 지은이의 대답 부분 생략)
내가 아빠라면 난 무엇이라 말하지, 님께서 엄마라면 아빠라면 무엇이라 대답을 하겠습니까?
난 지은이이의 대답을 보면서, 지은이의 세계관을 짐작해버리고 몇 번 더 읽어 내려가면서 이 책의 깊이를 다 보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행동이 일반화의 오류를 범할 수 있는 한계를 가지고 있지만, 지은이의 사고가 다양한 현상을 담고 있다면 충분히 탐구해 볼 만 하지만, 이 책 내용은 한 줄의 사고금(線)이 그어져 있어, 어느 부분을 펼쳐도 똑같은 사고이기 때문에…….
아이들은 어른들을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면 못써.” “그건 해선 안돼.” 온통 해서는 안 되는 말뿐입니다. 이 세상에 해선 안 되는 일이 그렇게 많은 건가요.
“엄마, 해선 안 되는 일이 왜 이렇게 많죠?” “세상에 해야 할 일도 많고 해선 안 될 일도 많단다. 넌 아직 어리기 때문에 그걸 배우는 거야. 이렇게 한번 생각해보면 어떨까? 해선 안 될 일이보다는 꼭 해야 할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22쪽)
아이의 물음에 정확한 대답을 해 주지 못하며, “넌 아직 어리기 때문에” 배워야 한다는 논리는, ‘넌 어리기 때문에 몰라’라는 의미와 크게 다름이 없다는 생각입니다. 아이들이 왜 이런 물음을 묻는가에 대한 눈높이가 없으며, 지은이의 대답이 일목요연하게 도덕성을 띠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은이는 어떠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해 짐작하기가 힘들게 다가옵니다. 내 대답이 아이의 호기심과 눈높이, 가치관 형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나름대로의 고민이 부족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덧붙임 : 서점에서 잠시 서서, 책을 펼쳐 보고 난 다음에 선택을 하심도 늦지 않다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그리고 시간이 된다면 지은이는 어떠한 세계관으로 아이의 시선에 다가갖는지 물어보고 싶습니다. 지은이의 노고에는 고마움을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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