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다리 걷어차기
장하준 지음, 형성백 옮김 / 부키 / 200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사다리 걷어차기라는 내용을 온라인 뉴스인 오마이뉴스를 통해 처음 접한 순간… 얼마나 오랫동안 기다려왔는지, 그 기다림을 접해 보지 않은 사람을 희열을 모를 것입니다. 공포 영화를 보듯, 전율이 온몸에 쫙~~ 그때는 아직 책으로 출판되지 않은 상태였어, 논문을 구해서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그렇게 바쁜 일상 속으로 내자신을 밀어 넣은 다음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전날의 전율은 희석되어 갔습니다. 첫사랑의 설레임도 이와같다면 큰일이겠죠^^; 하지만 꼭 읽어보아야지 하는 마음이 가슴 한 구석에 있어서인지, 드디어 읽고 말았습니다.


 

이 책을 다 읽은 다음에는, 신비감이 사라졌어인지 아니면 그렇고 그런 나라라는 것은 심증적으로 굳힌 상태였어인지, 희석되어가는 전율을 다시 잡지는 못했습니다. 아마도 처음 본 그 느낌은 찰나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차츰 감정이 쏟은 자리를 이성이 매꾸어 나가니, 현실을 좀 더 냉철하게 보게되며 난 무엇을 꿈꾸어야 하는가라는 실존적인 의문에 사로잡힙니다.


9,11테러가 발생한 다음에,

이라크의 무단 침략전쟁에,

이라크의 침략전쟁에 전투병을 파병하는 국가에 사는 나,

신자유주의가 우리나라와 라다르크를 파괴하는데에도….

…난 아무런 의사표시도 하지 않은체 방한 구석에서 한숨만 쉽니다.


사다리 걷어차기를 읽었습니다. 예전같으면 이 책 몇 쪽 줄에 무슨 말을 듣어라 이것이 너희들이 말하는 신자유주의의 본모습이다. 몇 쪽 줄에, 이렇게 가슴 아파하는 나라가 있다라고.. 하지만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습니다.


책을 냉정하게 비판한다하여, 논리적인 싸움을 한다하여 상대방이 내 말을 듣고 옳다고 할까요? 이미 보았습니다. 세계, UN이라는 기구가 미제국주의의 만행에 두 눈 감는 것을…

나에게 더 이상, 도덕이니 논리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세상과 맞서 싸울려면 "힘"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 상대방을 설득할 것입니다. 아무런 힘도 없는 상태에서는 "도덕"과 "논리"는 나를 지켜주지 못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나라들의 만행을 볼 수가 있을 것입니다. 흔한 말로 아흔아홉개를 가진 놈 한 개를 가진 사람것을 빼앗아 백개를 채운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정말 우스개 소리인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일이 지구촌이라는

곳에서 공공연하게 벌어지는 비밀입니다.


책을 덮을 때, 내 머리를 지배하는 것은 악순환의 고리는 최대한 빨리 끊는 것이 낳다. 그렇다면 그 대안은 무엇인가? 난 대안을 찾을 것이며, 내가 꿈꾸는 세상을 이루기 위해 발품을 팔 것입니다.


아래는 책을 읽으면서, 처음과 끝에 이 부분을 넣어야지 하면서 메모한 부분인데…여기에 옮겨봅니다.


 

 

 

 

 

 

"가능성이 희박하다 해서 '새로운 규칙들'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 자체마저 가치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런 질서가
변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비록 그 변화의 가능성이 아무리
작다 하더라도 과연 어떻게 그 변화를 이룩해 낼 것인지에 대해
논의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그런 면에서 현 선진국들이 발전을
위해 사용한 '규칙들'을 파악함으로써 앞으로의 변화에 대한
논의에 기여하려는 것이 바로 이 책의 목적이라 할 수 있다.(
248쪽)"

 
04/01/11 (동아일보 기사 부분수정...저자권은 동아일보에있음...ㅜ.ㅜ)

[세계적 賞을 받은 한국인들]<2>유럽경제학회 뮈르달賞 장하준   

 학을 해본 사람이라면 해외 명문대에서 살아남아 교수직을 맡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안다. 국제학술지에 한 편의 논문을 게재하기는 또 얼마나 힘이 드는지도.

장하준(張夏準)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그런 어려움을 딛고 선 것은 물론 여러 걸음 더 나아가기까지 했다. 주류(主流) 경제학에 도전해 대안(代案)의 논리를 설파했고, 그 공로로 2003년 11월 ‘유럽 진화적 정치경제학회(EAEPE)’가 주는 뮈르달상(賞)을 받았다.

1986년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유학을 떠난 23세의 ‘토종’ 젊은이가 4년 만에 케임브리지대 교수로 변신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또 만 40세에 뮈르달상을 수상한 ‘힘’은 무엇일까.

지난해 2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와 대담하는 장하준 교수. 스티글리츠 교수는 장 교수가 주도하는 '세계화와 개발 포럼'(가칭)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비판적 도전의식 장 교수는 2002년 말 영국에서 출간한 저서 ‘사다리 걷어차기(Kicking Away the Ladder)’로 뮈르달상을 받았다. 이 책에서 그는 ‘과연 부자 나라는 어떻게 부유하게 됐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미국 영국 등의 경제성장의 역사적 경험을 살펴보고 나서 장 교수가 내린 결론은 ‘선진국은 지금 그들이 개발도상국에 하지 말라고 권하는 정책과 제도를 통해 경제성장을 이룩했다’는 것이다.

그의 문제 제기에 대해 지난해 타계한 저명한 경제사학자 찰스 킨들버거 교수는 “주류 경제학자들이 개발도상국에 행하는 ‘설교’에 대한 도발적 비판”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세계적 경제사회학자 피터 에번스 미국 캘리포니아대(버클리) 교수도 “성장전략 논쟁에 대한 독창적이고 소중한 기여”라고 극찬했다.

‘주류’에 대한 장 교수의 도전은 기존 질서, 기존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회의하며 탐구하는 태도에서 비롯됐다. 그는 “생물학의 방법론은 다양하다. 동물을 해부할 수도, 유전자를 연구할 수도, 동물의 행동을 관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신고전파 경제학은 자신만이 옳다며 다른 접근방식을 배척한다. 연구방법도 계량(計量)적 방식만 고집한다”고 말한다.

주류 경제학으로 불리는 신고전파(新古典派) 경제학은 완전고용과 완전경쟁, 자원의 무한한 이동성을 전제로 한다. 이에 비해 장 교수는 역사 및 제도와 경제성장간의 관계를 규명하는 데에 연구의 초점을 맞췄다.

주류경제학에 대한 장 교수의 도전이 주목을 받은 것은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7년 말. 정실자본주의, 재벌체제, 정부 개입으로 상징되는 한국형 모델이 외환위기를 초래했다고 신고전파 학자들은 주장했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장 교수는 LA타임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 파이낸셜타임스 등 세계 주요언론에 ‘과소 규제의 위기’ ‘도덕적 해이(解弛) 주장의 해이함’ 등을 기고했다. 외환위기는 한국형 모델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급격히 진행된 외환 및 금융자유화로 한국형 모델이 흔들렸기 때문이라는 것.

또 ‘재벌이 거대하기 때문에 비효율성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았다’는 서방학자들의 믿음과 달리 역사적으로 한국재벌의 상당수는 몰락했다는 점, 실적에 따라 가차 없이 경영진이 바뀌었다는 점을 밝혔다. 그의 분석으로 한국경제에 대한 무차별적 비판의 문제점이 드러났고 국제통화기금(IMF)도 한국의 구체적 현실에 관심을 쏟지 않을 수 없었다.

1980년대 초반 대학생활 때 느꼈던 ‘정의감’도 종종 그의 도전의식을 강화했다.

“선진국 지식인들이 의도적으로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그들이 말하는 논리와 역사는 많은 경우 실제와 동떨어졌음을 발견했다. 식민지 경험을 가진 제3세계 출신이라서 그런 걸까. 그럴 때 분노하고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가 외국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도 도전의식과 무관치 않다. “외국에서는 겸손하게 나가면 짓밟는다. 일부러라도 공격적이 되려고 노력했다. 분위기를 너무 경색시키지 않기 위해 내가 가진 재주라고 생각하는 유머 감각을 배합했다. ‘동양인답지 않게 공격적이고 웃기는 소리도 잘 한다’는 말을 듣는다.”

#한 길을 꾸준히 성공하려면 ‘한눈팔지 말고 한길을 가라’는 말을 흔히 하지만, 장 교수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그 길’은 결코 탄탄대로가 아니었다. 하지만 장 교수는 언젠가는 목표에 이르리라는 확신을 갖고 험로를 헤치며 ‘그 길’만을 걸어 왔다.

“학자로서 현실을 비판하지만 직접 참여하는 것은 다른 분들의 몫이다. 공부와 연구를 통해서만 현실에 참여한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생각하는 것에 희열을 느낀다. 그 이상 하지 못하는 것은 한계일 수도 있지만 내가 잘하는 분야를 통해서 세상에 기여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믿는다.”

느릴지 모르지만 한길을 고집했던 이유를 장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재무장관을 지낸 사공일(司空壹) 박사 등이 저술한 ‘경제발전에 있어 정부, 기업, 기업가 정신-한국의 경우’(1980년)를 보면 한국의 성장은 신고전파가 주장하는 자유시장, 자유무역의 결과가 아닌 것이 분명하다. 이것이 받아들여지기까지 최소 10∼15년이 걸렸지만, 진실은 결국 드러나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는 여느 ‘외길인생’들과 달리 독선적이거나 고집불통은 아니다. 결코 자신을 과대평가하지도 않는다. “남들이 못 본 것을 발견했으니 남들이 항복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치적 분위기에 따라 경제적 논리가 받아들여지는 폭이 결정된다고 느낀다. 또 사회과학적 진실은 한 가지 이상일 수 있다. 문제를 보는 눈이 다르니까.”

#호기심과 노력, 그리고 운(運) 공부를 잘 할 수 있었던 개인적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어렸을 때부터 호기심이 많아 여러 분야를 뒤적였다. 뭐가 나오면 그냥 받아들이지 않고, 뒷얘기도 살펴보는 그런 스타일이다. 그 덕분에 고등학생 시절인 1980년에는 장학퀴즈 주(週)장원에 입상한 적도 있다.

그 스스로는 머리가 뛰어나기 때문에 공부를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어렸을 때는 많이 아팠다. 본래 성격이 걱정이 많은 편이다. 머리가 그렇게 좋지도 않고. 미리 안하면 불안하고 노심초사했다”고 말한다.

고등학교 때 이런 ‘정서불안형’ 성격을 좋은 쪽으로 유도해야겠다고 의식적으로 생각했다. 한계를 잘 알아서 쉴 때 쉬고, 무리를 하지 않기 위해 미리미리 공부를 했다. 결국은 단점을 장점으로 전화시킨 셈이다.“장점과 단점은 결국 같은 뿌리에서 나오는 것 아니냐”는 것이 장 교수의 생각이다. ‘쉴 때 쉰다’고 하지만, 장 교수는 ‘할 때’가 훨씬 많다. 그것도 대단히 열심히 한다. 지난해 말 우연히 마주친 장 교수는 입 주위가 여러 군데 헐어 있었다. 그는 지난해 2월부터 고려대 BK21 교수로 한국에 머물면서 3권의 저서와 2권의 편저서를 출간했다. 같은 기간 국제학술지와 연구서에 게재된 논문은 12편. 그것이 여간한 노력으로 이뤄졌겠는가.

준비하고 노력하는 자에게는 운도 따른다고 하던가. 그는 “마침 영국에서 학위를 마칠 때 쯤 자리가 났다. 할머니가 자주 ‘어느 구름에서 비가 올지 모른다’는 말씀을 하셨다. 살다보면 뜻하지 않은 일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웃었다.

김용기기자·국제정치경제학박사 ykim@donga.com

▼뮈르달賞 수상 배경 ▼

뮈르달상 수상의 계기가 된 장하준 교수의 저서 '사다리 걷어차기'.

‘뮈르달상’은 ‘유럽 진화적 정치경제학회(EAEPE)’가 스웨덴 출신 군나르 뮈르달 교수(1974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를 기리기 위해 제정한 상이다.

신고전파 경제학 접근방식에 대안이 되는 출중한 연구 성과를 낸 경제학자에게 주어진다.

EAEPE는 유럽 경제학자 700명 이상이 소속된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학회.

수상작 ‘사다리 걷어차기’는 터키 브라질 프랑스 스페인 한국 등 10여개국에서 번역서가 출간되었거나 출간될 예정이다.

장 교수의 연구는 학문의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는 현재 포드재단이 후원하는 ‘세계화와 개발 포럼(가칭)’의 공동운영위원장으로서 기업, 관료, 시민단체, 노조, 학자 등이 두루 참여하는 세계화에 관한 공론의 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 포럼에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와 메리 로빈슨 전 아일랜드 대통령도 참여한다.

장 교수는 또 3년째 ‘개발경제학을 다시 생각하는 케임브리지 고등프로그램’을 조직해 개발도상국 젊은 경제학자 25∼30명이 참여하는 경제발전에 대한 워크숍을 주도하고 있기도 하다.

▼장하준 교수는 ▼

△1990년∼현재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 교수

△유엔, 세계은행, 국제노동기구, 영국정부 자문관 역임

△‘산업정책의 정치경제학’(1994) ‘내부의 반역자: 조지프 스티글리츠와 세계은행’(2001) ‘사다리 걷어차기’(2002) ‘주식회사 한국의 구조조정’(2003) 등 저서 및 편저 15권

△‘규제의 정치학과 경제학’ ‘도적적 해이의 해이함’ 등 주요 학술지, 연구서 게재 논문 80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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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2005-01-06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저보다 훨씬 두텁게 읽으셨군요. 장하준 시리즈는 저도 꾸준하게 읽고 있습니다. 토론 해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