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묘 7, 무진 8

東郡太守 翟義가 군대를 일으켜 서쪽으로 가서 ‘攝政해서는 안 되는 자를주벌한다.‘ 하고는 郡國에 격문을 돌리니, 병력이 10여만 명이었다. 王莽은 이 말을 듣고 두려워서 밥을 먹지 못하고는 이에 왕읍 등으로 하여금 翟義를공격하게 하였다. 王莽이〈周書〉를 따라 <大告>를 지어서 天子의 지위를 儒子에게 돌려주겠다는 뜻을 천하에 하니, 이에 관리와 군사들이 공격하여 격파하였다. - ≪漢書 王莽傳≫ - P179

王莽은 스스로 위엄과 德이 날로 성대하여 하늘과 사람의 도움을 크게 얻었다고 생각하여 마침내 진짜 황제에 즉위하는 일을 도모하였다. 11월에 居攝 元年이라 하고 진짜 天子의 지위에 즉위하여 천하를 소유한칭호(國號)를 정하여 新이라 하였다. - 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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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왜 하필 공포를 통해 대상 관계라는 문제에접근하려는 것인가? 왜 공포와 대상인가?
그것은 어린아이가 우리에게 들려 주기는 하지만 우리를 이해시킬 수 없기 때문에, 우리들의 마음속에 불러일으키는 비탄에 대해우리 어른들의 ‘공포‘ 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 P66

공포란 한 마디로 균형을 이루던 생물학적 충동의 단절이라고 단정지을 수 있다. 이런 경우 대상 관계의 형성이란, 때에 따라서는 가장 적절하지만 일시적인 균형 상태가 번갈아 가며 공포의 반복을 이루는 상태일 것이다. 공포와 대상은 하나가 다른 하나를 억압할 때까지 함께 전진할 것이다. - P67

모든 것에 이름 붙이려고 하다가 이름 붙일 수 없는 것에……… 부딪힌다. 거리의 소음들, 집 앞을 오가는 마차의 끊임없는 움직임, 정신분석에 귀의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버지, 자신의 신체나 자기 또래의 소녀에 대한 관심, 소년에게 있어뭔가 잡히지 않는 가냘픈 어머니라는 존재, 아버지가 억지로 성적인 특성을 부여한 환상이나 이야기들에 그가 보이는 관심들. 이미한스가 그것들 나름의 의미작용(signification)을 발견하지 못한 채자기 나름대로 많은 의미(sens)를 부여한 그것들 모두는, 프로이트가 지적한 대로 나르키소스적 자기 보존의 충동과 성적인 충동사이에 존재하는 어떤 것으로 설명 가능한 것이다. 스스로, 그리고모든 것을 알고 싶어하는 한스의 인식철학적 경험 속에서 그 모두가 굳어진다. - P68

우리는 공포증의 전개 과정에서 고유의 물신 숭배자의 일화를 알고 있다. 대상 관계에 단초하는 결핍 대신에 주체가 자리를 차지하고 대상 관계의 작위성에 직면하면 아마도 물신 숭배는 불가피할 것이다. 이때 물신은 덧없는, 그러나 필수불가결한 구원의 장이 된다. 그렇다면 정확히 언어야말로 우리에게 있어서 가장 궁극적인, 뗄래야 뗄 수 없는 물신이 아닐까? 물신 숭배적인 부인에 근거한 그것이 ‘잘 알고는 있지만 그래도’ ‘기호는 사물이 아니지만 그래도‘ ‘어머니는 명명할 수 없는 것이지만 그래도 나는 말한다‘ 등등)말하는 존재라는 틀 속에서 우리를 정의한다. 그것에 근거함에도 불구하고 ‘언어‘에 대한물신 숭배는 아마도 분석할 수 없는 유일한 것이 될 터이다. - P72

우리가 결핍과 공격성의 관계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은, 그들이 서로 균형을 맞추고 있다는 사실뿐이다. 따라서 결핍만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강박적 공격성을 배제하는 것이 되고, 결핍을 배제한 채 공격성만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전이를 편집증화하는 것이 된다. - P74

우리의 언어는 수동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누군가 한 아이를 때린다‘ 라는 언표는 수동태로 전환 가능하다. 그렇다면 우리가다루고 있는 공포증의 대상에 대한 논리에 주목해 볼 때, 그것 역시 문법상의 수동화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의미 작용 기능의 형성 단계와 마찬가지로 공포증 또한 검열이나 억압의충격으로 은유화되기 전에 전환의 기호(능동태가 수동태로 된다)로대체된다. - P75

공포증의 대상은 정확히 말해서 선택을 회피하는 것이고, 주체로 하여금 가능한 한 오랫동안 결정내리기를 미루게 하려는 것이다. 그 과정은 또한 반상징을 통하거나, 상징화 과정에 대한 초자아적 차단막을 통하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공포증의 환각 자체인 이질적인 덩어리에까지이르려는 강렬한 상징활동의 압축을 통해서이다. - P77

나르시시즘은 적어도 두 가지의 문제점을 제기한다.
대상을 향한 충동으로 넘쳐나는 이 힘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라는 것과, 이 넘쳐나는 나르시시즘의 힘이 어떻게 자폐증에까지이르지 않는 것인가가 그것이다.
나르시시즘의 넘쳐나는 힘이란 모종의 상상적이고 생물학적인구성물이다. 그것이 첫번째 질문에 대한 부분적인 해답이다. 그러나 이 부분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정신분석 삼각형, 즉 대상의 존재를 제기할 수 있는 정신분석 삼각형적인 관계의 실패로 인한 나르시시즘이 그것이다. 두번째 질문에 대한 해답은 다음과 같다. 이른바 나르키소스적인 충동이란, 자기의 충동에 하나의 대상을 부여하면서 오이디푸스 삼각형 속에 자리잡으려는 주체와 대항하여부성적인 은유가 불안정할 때만 우세해진다. - P80

부성적인 기능의 대표자는 결핍된 어머니라는 좋은 대상의 자리를 차지한다. 언어가 좋은 가슴에 대체되고, 어머니의 정성의 자리는 담론이 차지한다. 바로 초자아보다 더 이상적인 부성이 말이다.
우리는 ‘타자‘가 그 속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여러 형태들을 환각적 은유의 소산인 나르시시즘으로 교체하면서 대상을 변화시켜볼 수 있다. 그 과정에서 공포와 매혹(자아)의 육체와 성적인) 대상이 지나친다. - P82

환각의 대상은 피하고 도망치고 주체로 하여금 길을 잃게 하면서 기호로만 포착된다. 또한 환각은 시선이나 재현의 중개를 통해서 유지된다. 나머지 절차 동안 시각적 환각은 다른 것들, 이를테면타 환각(청각적 촉각적인 환각들………)을 집결시키고, 고요하고 중성적인 일상의 상징성 속에 침입하여 주체의 욕망을 재현한다. - P83

분리는 양끝, 즉 주체와 대상 사이에서 가능한 이동 없는 심연이자순수하고 단순한 균열이다. 주체도 대상도 아니다. 다만 한 면은 석화 작용이고, 다른 한 면은 위선인 것이다.
이같은 ‘견고한 성’에 통로를 내고 이동을 가능케 함으로써 욕망이 생겨난다. - P84

환자가 극도로자신을 보호하려는 기표의 딱딱한 껍질은 비의미에 이르기까지, 그래서 더 이상 새로이 의미를 형성하거나 자를 수 없는 ‘순수한 기표‘로서의 음악이나 음조 같은 것조차 울리지 않을 때까지 끊임없이 세분된다. 이와 같은 분할은 자기를 형성하기도 전에 환상을 흐트러뜨리고 자유 연상을 실패로 이끈다. - P87

프로이트식 기호는 말의 재현과 대상의 재현(1915년 이래로 사물의 재현이 되는) 사이의 관계 매김이다. 대상의 재현이 열려진 그것임에 반해 (청각 이미지 ·촉각 이미지 · 시각 이미지), 말의 재현은 이미 닫혀진 이질적인 총체(음성의 이미지, 읽는 이미지, 글 쓰는 이미지, 말의 기동력이되는 이미지)이다. - P90

아브젝시옹은 ‘타자‘를 대신하여 들어서고, 주체에게 희열을 제공하기에까지 이른다. 한 여성이 위험을무릅쓰고 이 경계에 들어가는 경우, 그 까닭은 상징성의 권위를 받아들이는 인간의 삶(말하자면 성적인 삶을)을 보장하는 아브젝트한욕망을 근본적으로, 그리고 모성적으로 충족시키기 위해서이다. 논리적으로 본다면 그녀는 아브젝시옹이 결핍되어 있는 것이다. 그녀는 그것에 대해 생각지도 않고, 마치 자신의 어머니에게 갚아야 할빚(틀림없이 배변기에 대한)이 있는 것처럼 안절부절 못한다. 여성은 드물게 아브젝시옹에 대한 자신의 욕망이나 성적인 삶을 엮어낸다. 내부적으로는 ‘타자‘ 속에 정박하고 있을, 그렇지만 타자로부터 온 것이 틀림없는 아브젝시옹에 대한 욕망이나 삶을 말이다.
‘타자‘ 속에 정착하고 있는 그녀에게 타자가, 즉 아브젝시옹이 찾아올 때 그녀는 오이디푸스의 모자이크 속에서 글쓰기를 통해 남근의 보유자, 즉 남성과 동일시하여야 할 여정을 계속해 나가는 것이다. - P93

다시 태어나려는 열망, 끝없는재도전의 상징인 언제나 실패하는 자기 해산이나 낙태의 현기증나는 연출은, 그러나 항상 그 자체의 분열로 인해 중도에 잘리고 만다. 왜냐하면 희열이 동일성이 결핍된 아브젝시옹을 요구할 때, 고유한 동일성의 출현은 결단의 법칙을 구하기 때문이다. -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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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1-12 08: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 진도 팍팍 나가시네요! 저도 다음주 월요일에는 늦어도 시작하자! 벼르고 있습니다!!

거리의화가 2024-01-12 08:31   좋아요 0 | URL
실상 장 수는 많지 않은데 어려워서 반복해서 읽어도 전체적인 이해는 힘드네요. 부분적으로 문장들을 이해하고 추렴하며 읽고 있습니다. 다락방님도 화이팅!

그레이스 2024-01-12 18: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맞다!
이거 읽어야하는데,,, ㅋㅋ

거리의화가 2024-01-13 13:01   좋아요 1 | URL
그레이스 님도 동참하십니까?^^ 화이팅!
 

2장

공포증을 일으키는 대상은 결핍 자체이고 그것을 메우기 위해 은유적 환각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결국 대상 자체는 잡을 수 없고 대상의 그림자만 쫓아서 자아는 끊임없는 은유적 환각과 기호를 만들어낸다. 아브젝시옹의 혐오는 나르키소스적 환각에 머물러 신경증이 될 수도 있지만, 새로운 기호로 대체되는 상징성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이때 아브젝시옹은 타자와 세상을 향한 최초의 통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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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1-12 0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것도 어렵네요...

거리의화가 2024-01-12 08:25   좋아요 0 | URL
2장이 1장보다 더 어렵네요. 은유, 환각 이런 이야기 나오니 머리가 뱅글뱅글 돕니다ㅠㅠ 반복해서 읽어도 이해할 수 있을까요?ㅎㅎㅎ
 

8~10장

제국은 ‘문명과 미개‘의 차별성을 전제한 도덕적 위계를, 그리고 ‘천하‘는 화이(華夷)라는 형태로문명과 야만의 차별화를 담은 도덕적 위계를 내포했다. 제국과 천하가 공통적으로 가진 또 하나의 개념적 기능은 중심부 권력자의 지배영역의 광역성 내지 초국성(超國性)을 표상한다는 데에 있다. - P417

필자는 제국개념의 적절한 용법에 관해 이런 생각을 해본다. 제국 개념은 누구도근본적인 이의가 없을 시대의 제국 현상을 가리키는 데 한정되어 사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주권국가체제가 전 지구적으로 정착한 탈식민시대 이전의 전통시대 및 근대 제국주의 시대에 쓰인 ‘제국‘ 개념은 중심과 주변의 공식적 위계를 전제한 질서의 중심부를 가리키는 개념으로 쓰였다. 그런 개념적 용도로 이 개념을 돌려주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반면에 근대 서양이 주도한 제국주의 시대에 서양의 제국들과 일본제국이 구축한 제국의 질서는 공식적 위계였을 뿐만 아니라 지배와착취의 시스템이었다. 이러한 근대 서양적인 중심-주변부 관계의 착취적 성격 때문에 동아시아의 전통시대 중국 중심의 질서는 동일하게 ‘제국‘의 질서라고 개념화하기 보다는 ‘천하체제‘라고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필자는 생각해왔다. - P439

동아시아질서라는 맥락에서 볼 때, ‘천하체제‘는 진시황 이후 특히한 제국의 성립 이래 중국과 북방민족, 그리고 다른 동아시아 사회들사이의 관계까지도 포괄하는 2,000년에 걸친 동아시아 국제관계를담은 개념이다. 그리고 그것은 중심과 주변 사이의 정치적인 공식적위계와 함께 도덕적인 문명과 야만의 위계를 담은 질서표상의 개념이었다. - P440

탈냉전의 동아시아에서 잠재적 갈등을 가볍게 여기게끔 이끄는주요인은 중국의 개혁개방과 함께 탈냉전 이후 본격화한 전 지구적 경제통합과 상호의존의 증가다. 그런데 경제통합과 상호의존의증가가 국제관계의 안정과 평화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대분단체제론은 순전한 자유주의적 관점보다 ‘경제적 현실주의‘(economicrealism) 관점에 가깝다‘ 세계화가 내포한 자본의 해외이전과 무역증가가 나라들 사이의 교류와 협력에 이바지하면서도 국제관계에중장기적으로 불안정과 갈등을 유발하는 이중성을 주목한다. - P454

천하는 세계 전체를 가리킨다. 반면에 국이란 일정한 지리적·영토적 범위를 내포한 개념이었다. ‘國‘이라는 한자어의 형태 자체가 일정한 공간적 범위를 획정하는 형상이라는 것은 시사적이다
반면에 칭제한 지배자들의 명분론적인 정치적 개념체계에서 아베 다케오가 언급한 두 가지의 천하 관념 가운데 ‘광역천하‘의 관념은 지리적·영토적 범위를 초월한 개념이다. 이러한 차이가 중국의 전통적인정치적 개념체계에서 천하의 수장을 가리키는 ‘황‘이나 ‘제‘가 ‘국’과결합되지 않았던 개념사적 현상의 한 배경을 이룬다고 생각한다. - P503

일본인들은 고대국가 시기에 "황제의 나라=천하"라는 중국의 개념체계를 모방하되, 중국이 말하는 천하는 중국에 국한시키고, 자신의 천하는 일본이라는 나라(日本國)에 국한시킴으로써 자기화된 천하의 논리를 구성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럼으로써 중국과 달리 일본에게는 지배자의 이념으로서의 천하도 ‘국‘의 개념과 양립해 결합할 수 있었기 때문에 훗날의 전통시대에 ‘황국‘(皇國)이라는 개념을광범하게 사용하는 조건이 되었던 것은 아닐까. 또한 이러한 배경이있었기에 근대 일본 역시 서양어 ‘엠파이어‘를 ‘제국‘으로 번역해 곧자신의 국가 정체성을 ‘제국일본‘으로 표상하는 것도 용이했을 것이다. 다만 고대국가 시절 천황제가 구성되어가는 시점에서는 일본은 중국의 개념체계를 모방하는 데 집중하여, 천하와 천조를 중심으로질서표상과 자기표상의 개념체계를 구성한 것으로 생각된다. - P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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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장

3·1운동은 1차 대전 후 오히려 안정성을 누리는것처럼 보인 이 제국체제에 대한 동아시아 반제국주의 민중운동의신호탄이었다고 할 수 있다. 3·1운동은 그 기원에서도 동아시아적차원을 갖는 것이었다. - P355

온 세상이 제국이 아니면 식민지 혹은 반식민지로 구획되고 차별화된 세상에서인간이 권리를 갖는다는 것은 개인들이 집단적 주체를 구성하는 자신의 ‘나라‘를 갖는다는 것과 불가분했다. 제국의 시대에 제국은 문명과 질서의 담지자를 표상했으며, 식민지 혹은 반식민지의 인간은미개인(未開人)과 동일시되는 가운데 각종 권력적 및 문화적 장치에의해서 집단적으로 일반적인 시민권의 밖에 놓이고 그만큼 비인간화의 폭력에 쉽게 노출되는 구조였다. - P357

아렌트에게 있어서, 제국의 시대의 인간에게 ‘나라 없음‘은 기본적인 인간의 권리가 성립할 조건을 상실한 것을 의미했다. 나라 없음
"이란 우선 인간이 의미 있게 존재할 ‘장소‘(a place)를 빼앗긴 상태를말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또한 저마다 인간이 애틋한 소속감을 가진 공동체를 담는 그릇이 상실된 상태라고 할 수 있었다.

아렌트는 더 나아가 "인권과 근대국가 사이의 긴밀한 의존관계"
를 간파했다.
인권의 사상을 현실역사에서 구현하는 공간은 도시국가든 광역적 영토를 가진 큰 사회든, 폴리스(polis)라는 정치공동체 안에서의 정치적 실천에 의해서만 가능한 것이었다.
그래서 아렌트는 전체주의를 포함한 억압적 국가권력에 대한 저항과 예방이 국가 자체를 초월함으로써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하지않았다. - P358

한국을 식민지화하는 과정에서 일본제국의 지식인들이 제기한 논리는
"대한제국을 일본제국에 합병해 ‘하나의 큰 제국‘을 이루어 두 민족이더 큰 행복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처럼 제국의 논리는 작은 정치공동체들을 크고 강한 국가권력에로 통합함으로써 마치 대동사회를 구현하고 나아가 ‘세계공동체‘를 구성하는 것처럼 포장한다. - P359

역사는 제국의 사이클에 다름 아니며 국가는 사라져도 무방한 존 - P361

재단위라는, 세계화 시대에 광범하게 유포된 관념은 정치공동체의단위를 근대의 산물로 간주하는 서양사 중심의 관념이 광범하게 존재하는 것과 관련이 깊다. 그런데 근대국가가 근대의 산물인 것은 맞지만 국가가 근대의 산물은 아니다. 그리스 도시국가 시절부터 국가혹은 "공화국"(republic)은 정치철학의 불변하는 핵심 주제였으며,
이는 미래에도 근본적으로는 변치 않을 것이다. 국가와 그 안에서의정치의 문제를 "역사적 한시성"을 띤 것으로 간주하고 국가 초월의주장에 힘을 실으면 국가권력의 민주적 재편성과 그 심화를 위한 부단한 정치적 참여와 실천이야말로 우리가 영원히 감당해야 할 숙명이자 의무라는 사실을 외면하게 된다. 이 함정을 경계하지 않을 수없다. - P362

동아시아 공산권 사회들은 국가가 인간에 대한 ‘총체적 지배’를추구하는 전체주의의 역사적 경험을 치러야만 했고, 한국·타이완·필리핀·인도네시아 등 미국과 동맹한 동아시아의 탈식민 사회들은거의 한결같이 반공파시즘의 시대를 연출했다. 전체주의도 반공파시즘도 정치권력이 진리를 지배하려 들면서 개인의 영혼의 자율성을 포함한 인간적 가치들을 부화하는 절대 국가이념을 구축하려시도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러한 시도를 인민해방 혹은 자유라는아름다운 이름으로 정당화하려 한다는 점에서 닮은꼴이었다. - P365

동양 평화에 우리가 기여한다는 것은 이러한 대분단체제 너머의동아시아를 꿈꾸고 동아시아의 다른 사회들과 그 꿈을 공유하며 그실현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다. 지정학적 긴장의해체에 우리가 기여하는 길은 말할 것도 없이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통해서 비핵화된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것은 현재의 양극화된 군사동맹의 질서에 대한 의존을 줄이면서 동아시아공동안보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 P368

중국의 미사일 능력 향상이 타이완문제를 넘어서서 동아시아 미군기지와 일본 본토에 대해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협으로 인식되고,
그럼으로써 미국의 동아태 해상패권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거론된 것은 적어도 2010년 무렵부터였다. 미 의회는 2000년에 ‘미중 경제 및 안보 검토 위원회‘를 설치해 미중 양국 간 경제 및 무역 관계가미국의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분석해 매년 의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2010년 보고서는 처음으로 중국 공군력과 재래식 미사일전력 팽창이 동아시아 미군기지에 제기하는 점증하는 위협을 분석한 장(章)을 따로 마련했다. - P384

중국과 한반도 사이의 황해상과 동중국해는 중국 해군에게 갈수록 좁아지는데, 그것을 압박하는 미일동맹의 대응도 커진다. 그로 인한 긴장 응축의 복판에 한국은 제주 해군기지를 만들어 섶을 지고 뛰어든 형국이다. 이해군기지에 미국의 핵잠이나 핵 탑재 군함들의 출입이 일상화될 경우 제주도는 동아시아의 발칸에 다름 아니게 될 수 있다.
어떤 지역이 사분오열될 때 그것을 발칸화(Balkanization)라고 표현한다. 다른 뜻도 있다. 필자가 제주 해군기지와 관련해 말하는 ‘발칸화‘는, 여러 강대국들의 지정학적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겹치며 충돌하는 작지만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가 큰 재앙의 잠재력을 안은 화 - P392

약고로 변해가는 현상을 가리킨다. 미 해군 함정들이 강정 미항에 드나드는 상황이 일상화될 경우, 제주도가 오키나와보다 중국의 심장부에 더 가까운 위치에서 미국의 대중국 군사적 전초기지로서 기능하는 상황이 현실화될 수 있다. - P393

한국군은 제주도와 그 남방해역을 방위할 충분한 해군력을 갖추었으며, 그러한 방위 역할은 한반도 남부의 여러 해양도시들에 충분히 자리 잡고 있다. 한반도 남부해안의 해군기지들로부터 제주 남방해역을 지킬 수 없다면, 그래서 제주 해군기지 또는 심지어 그 확대가 따로 필요한 것이라면, 2000년대 들어 한국 정부가 대양해군 건설이라는 명분으로 팽창시켜온 해군력 확대는 아무런 쓸모가 없었다는 말도 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 등 탐지반경이1,000킬로미터를 넘어서고 공격반경이 수백 킬로미터에 달하는 첨단 군함들의 존재의의는 무엇인가. - P394

대분단체제의 지리적 표상이라 할 수 있는 동아시아 대분단선은 미일동맹과 중국 사이의 지정학적 긴장이 축적되는 지점이며, 이 지점을 따라 남으로는 남중국해에서 타이완해협과 오키나와를 거쳐 북으로는 한반도 서해상에 이르기까지 군사화가 심화되고 심지어 군사적 충돌도 일어날 수 있는 위험성을 언제라도 안고 있다. 이 선상(線上)의 섬들은 그 자체로서 군사적 요충지들이며, 그렇기에 ‘동아시아의 발칸‘들로 작용할 잠재성을 내포한다. 그러므로동아시아 대분단체제에서 지정학적 긴장의 평화적 관리는 이들 대분단선상의 잠재적 발칸들을 어떻게 ‘평화지대‘로 전환시킬 수 있을것인지의 문제와 직결된다. - P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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