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집에서 저녁을 먹다가 옆지기가 집 근처에 조개찜 하는 곳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했다.
"오, 그래?"
조개구이나 조개찜을 무척 좋아한다.
생굴도 좋아하기는 하지만 잘못 먹으면 배탈이 나기 쉬워서 외부에서는 꺼리게 되는데 조개찜이나 조개구이는 그럴 염려가 크게 없어서 좋다.
겨울이면 단골 외식 메뉴인데 올 겨울은 아직 접해보지 못했다.
그래서 금요일 저녁에 먹기로 하고 그날만을 기다렸다.
퇴근해서 조개찜 가게 앞에서 만나 들어갔는데 왠걸 자리가 없다. 웨이팅을 해야 한단다.
"헐..."
'젠장!'
집에 갈까 했는데 그렇다고 막상 외식하기로 해놓고 포기하기는 싫었다.
근처에 마침 스테이크 집이 있다고 하기에 그리로 갔다.
거기는 나름 한산했다.
문제는 맛이 없을까봐 걱정이었다.
식전빵이다. 가운데 올리브오일을 바르고 치즈가루를 뿌려서 고소함이 배가 되었다.

스테이크만 시킬까 하다가 수제버거도 있길래 수제버거도 시켰다.
그리고 모자랄까봐 사이드 메뉴로 칠리 새우도 시켜주는 센스^^
보시다시피 수제버거는 청양고추가 들어가 있어서 느끼함을 잡아주었다(살짝 짜기는 했으나)
옆에 감자튀김은 좀 평범했고~ㅎㅎ


고대하던 스테이크다.
철판에 나와서 남은 열로 굽기도 적당히 조절할 수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와사비에 볶은 김치, 스테이크 소스, 감자 샐러드까지 들어 있어서 취향대로 즐길 수 있다.
와사비를 얹어 먹는 것이 젤 맛있었다^^

그리고 칠리 새우. 나는 계란을 입혔나 했는데 옆지기 왈.
"이거 전분가루 묻혀서 튀긴 거야!" 했다.
역시 요알못인 나는 계란옷인줄... 옆지기는 요리를 해서인지 이런 것도 잘 안다^^

그렇게 호사스러운 외식을 즐겼다.
먹고 있는데 어느 한 남자 분께서 오셔서 스테이크 하나 시켜서 드시고 가더라~
나는 그 모습이 꽤 근사해 보였다.
혼자 먹는 저녁이라고 막 대충 먹는 것이 아니라 일주일 중 금요일 저녁 하루 쯤은 나를 위한 만찬 한 접시쯤은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이다.
그리고 며칠 뒤 발렌타인데이라고 초콜릿을 사왔다.
"오... 고마워^^" 했다.
책상 위에 지구본이 놓여 있어서 배경이랑 안 어울리는 것 같지만 어쨌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