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잘난 놈(?)이라도 결국은 남자(!)다, 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한대수가 쓴 < 영원한 록의 신화 비틀즈  vs 살아있는 포크의 전설 밥 딜런>을 읽으면서도 여지없이 든 생각이다.

연예인들이 낸 책 중 내가 제일 재미있게 읽은 책 두 권을 꼽으라면 한대수의 <물 좀 주소. 목마르요>와  이장호 감독의 친필글씨 일기장 <나는 고백한다> 이다. 난 이렇게 자신에 대해 솔직하고 재능있는 인간들을 보지 못했다. 일단 책으로 자신을 표현한 사람들 중에서는......

옛날 옛날 부산 남포동을 얼큰하게 술이 취해 지나다가 내 발길을 묶었던 노래가 있다. 큰길 가 레코드가게에서 흘러나온 존 바에즈의 '솔밭 사이로 강물은 흐르고'......피닉스 호텔 옆, 나는 그 레코드 가게 진열장 모습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리고 또 한 곡은 어느 가을날 식빵을 사러 동네 빵집에 가다 듣고 붙박혔던 노래 심수봉의 '날이 갈수록'.

그런데 존 바에즈와 밥 딜런이 한때 연인 관계였다는 걸 이 책을 읽고 처음 알았다.

 


이 정도면 세기의 만남이 아닌가! 그런데 밥 딜런은 존 바에즈를 외면하고 플레이보이 클럽에서 버니로 일하고 있던 여인 세라 로운즈에게 반해 그녀와 전격적으로 결혼한다.

 



사진이 많이 흔들렸다. 아무튼 나는 존 바에즈의 심정으로 밥 딜런의 새로운 연애를 보았다. 세라는 그의 첫 아내. 아이를 다섯이나 낳고 잘 살던 이 부부, 밥 딜런은 결국 자신의 바람기로 인해 기나긴 법정 싸움 끝에 아내와 아이들, 재산을 거의 잃는데......

영원한 관계, 절대적인 관계는 없는 것일까? 존 바에즈와 밥 딜런의 깨어진 관계가 이상하게 오늘 내 마음을 묵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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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현상 2005-04-07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은 남자(!)다'란 바람을 핀다는 뜻인가요? 그런 얘기는 동의할 수 없음-,.-
아무튼 새벽별님에게 책 전달하라면 주소라도 올려놓으셔야죠~

숨은아이 2005-04-07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책님, 그런 게 아니고... 그도 별수없는 남자로구나, 싶을 때가 있어요. 별수없는 한국사람이구나, 별수없는 촌년이구나 할 때처럼. 음, 로드무비님 서재에서 제가 멋대로 대답을... ^^

로드무비 2005-04-07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3 산책님도 남자라고.^^
오늘 저의 심사가 좀 꼬였음.
주소 올릴게요.

로드무비 2005-04-07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 쪽집게.^^

릴케 현상 2005-04-07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그놈도 인간이구나로 해요^^ 님들은 뭐 여자라고^^ 그러면서

水巖 2005-04-07 1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좋은 존 바에즈의 노래가 들려오는듯 싶은데 왜 싸우고들 그래요.
쉿 조용히 ㅡ . '솔밭 사이로 강물은 흐르고' 들리지 않나요? 난 저 노래 가슴 아프다고요.

어룸 2005-04-07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야말로 전혀 딴얘기)음, 잘생긴 제이콥 딜런은 저 토끼아가씨의 아들이로군요...ㅎㅎ절대 연결이 안되어서요^^;;;;

비로그인 2005-04-07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딴 얘기) 저는 밥 딜런 보다 루 리드를 훠얼씬, 훠얼씬 더 좋아해요!

날개 2005-04-07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딴 얘기 할랍니다) 제 책은 무사히 잘 성재손에 도착했어요.. 벌써 두권 다 읽고 재탕 삼탕 중입니다..^^* 푹 빠졌네요~

urblue 2005-04-08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금 딴 얘기) 존 바에즈 LP가 한 장 있는데, 그걸 어찌 처리할까 생각 중...

마냐 2005-04-08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헹....결국은 남자다! 너무 명료하지 않나요? 짝짝...근데, 결국은 남자라는게...일종의 면죄부 같아요.

릴케 현상 2005-04-08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면죄부 함부로 남발하면 안 되죠 루터가 그런 거 하지 말라고 안했남=3=3=3

로드무비 2005-04-08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암님, 그 노래가 '오버 앤 오버'였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하니......
아무튼 좋은 노래 앞에서 티격태격해서 죄송해요.^^
딴 얘기하신 님들, 님들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자명한 산책님, 면죄부가 어쨌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