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엔 청소년교육 강사님들과 스터디를 했다.
한 달에 두번 화요일에 모여 학교에서 수업할 내용들을 점검하고 구성도 새로하고 시연도 해본다.
올 해 얼마나 많은 학교에 수업을 나가게 될지 모르지만 스터디를 하는 모임에서 조차 위계를 따르고 자신들의 입장만 고수해서 좋은 프로그램을 망치는 경우가 있다. 엊그제 인권교육 얘기를 했다. 여자는 여전히 소수자인데도 그걸 인지하지 못하는 강사님들 때문에 솔직히 갑갑했다. 열린사고도 현실사고도 없단 생각에 혼자 우울했다. 교실 속에서 남녀가 평등하다고 이 사회에서 남녀가 평등한 것이 아니다. 그 때문에 인권교육이 꼭 필요한 것이고 멀리 내다보고 교육해야하는데 협소하게 눈앞의 것만 보려고 한다. 게다가 아이들의 수준을 고려한다기보다는 강사들의 수준이 못 미친다는 생각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많은 책을 읽고 더 많은 생각들은 공유되지 못하고 프로그램에 갇혀 시간 때우기 식 수업이라면 아무 의미가 없다. 나부터 인권교육이 어렵다. 좀 더 공부가 필요하다. 편견과 차별, 고정관념화 된 것들을 하루 아침에 고치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고 다양한 사고로 스펙트럼을 넓혀야만 한다. 일상 생활에 젖어 있는 ‘원래 그래‘라는 것 부터 의심하고 볼 일이다. 자신들의 고정관념과 자신의 잘못된 사고를 바꾸지 않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이 수업은 그저 그런 수업일뿐인 것이다.
함께 가면서 배우며 성장하는 모임이 되어야하는데 불만스럽고 마음에 들지 않는 모임이 될까 걱정스럽다.
우리 안에서부터 평등하지 않은데 평등을 얘기할 수 있을까, 우리 안에서 소통이 묵살되는데 소통하라고 할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하는 게 자연스러워야하는데 누군가는 끌고가려하고 누군가는 끌려가야한다면 수직상하의 관계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귀를 열지 않고 의견을 수용하지 않은 모임이라고 귀띔을 받았지만 그래도 청소년교육을 얘기하는 곳이라면 그래서는 안되는 게 아닌가 말이다.
엊그제 답답했던 얘기를 여기에 풀지만 이건 그저 한부분일뿐이다. 다른 부분에 있어서는 소통도 화합도 잘 된다. 다만 좀 더 공부가 필요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을뿐이다.
<말이 칼이 될때> 혐오표현이 더 큰 폭력을 낳을 수 있다는 말에 공감한다. 차별금지법이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어야할 것 같다. 소수자들과 다수자들에 대해 좀 더 생각해보게 되었다.
<환대받을 권리, 환대할 용기> 이제 막 읽기 시작하는데 서문을 읽다가 엊그제 울컥했던 게 생각나서 주절거렸다. 서문만 읽어도 훌륭한 책일 것 같단 생각, 또 많이 배우겠단 생각도 들었다.
이제 정말 열독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