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끔 내가 위선자라고 느낄때가 있다. 나의 사고와는 다르게 나의 감성이 행동을 지배할때가 그렇다.
놀면서 현준이가 현수를 발로 걷어차 현수가 뒤로 넘어져 머리를 찧었다. 그런 순간 나는 현수를 일으켜 세워 안고 한손으로는 현준이의 등을 때렸다. 매일 내가 다짐하는 것들을 나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으면 행동하는 것이다.
아이의 인권을 침해할 권리가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나는 현준이를 내 방식대로 키우려고 애쓰고 강요하기도 한다.
어른께 공손하게 대하기, 동생에게 친절하게 대하기, 음식을 남기지 않기, 입에 있는 음식물을 뱉지 않기, 소리지르지 않기, 집안에서 뛰어다니지 않기......등등 나는 현준이에게 너무 많은 것들을 요구한다.
어른들을 만나서 인사를 제대로 못하는 것이 마음에 걸리고 현수에게 은근히 폭력을 가하고 나쁘게 구는 것이 눈에 거슬리고, 음식을 제대로 먹지 않을 때 속상하고, 집안에서 뛰면 아래층에서 또 올라올까봐 짜증이 난다.
어떻게 하면 현준이에 대해서 올곧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아이를 사랑하는 것은 분명한데 아이의 행동이 자꾸 거슬리고 고치려고 하니 자연히 행사되는 나의 폭력에 내가 미칠 것만 같다.
나는 분명 현준이를 사랑하는데, 현준이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싶지 않은데...도끼눈을 뜨고 아이를 혼내는걸까?
마음이 아프다.
내가 생각하는 나와 다르게 행동하는 내가 너무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