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끔 내가 위선자라고 느낄때가 있다. 나의 사고와는 다르게 나의 감성이 행동을 지배할때가 그렇다.

놀면서 현준이가 현수를 발로 걷어차 현수가 뒤로 넘어져 머리를 찧었다. 그런 순간 나는 현수를 일으켜 세워 안고 한손으로는 현준이의 등을 때렸다. 매일 내가 다짐하는 것들을 나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으면 행동하는 것이다.

아이의 인권을 침해할 권리가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나는 현준이를 내 방식대로 키우려고 애쓰고 강요하기도 한다.

어른께 공손하게 대하기, 동생에게 친절하게 대하기, 음식을 남기지 않기, 입에 있는 음식물을 뱉지 않기, 소리지르지 않기, 집안에서 뛰어다니지 않기......등등 나는 현준이에게 너무 많은 것들을 요구한다.

어른들을 만나서 인사를 제대로 못하는 것이 마음에 걸리고 현수에게 은근히 폭력을 가하고 나쁘게 구는 것이 눈에 거슬리고, 음식을 제대로 먹지 않을 때 속상하고, 집안에서 뛰면 아래층에서 또 올라올까봐 짜증이 난다.

어떻게 하면 현준이에 대해서 올곧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아이를 사랑하는 것은 분명한데 아이의 행동이 자꾸 거슬리고 고치려고 하니 자연히 행사되는 나의 폭력에 내가 미칠 것만 같다.

나는 분명 현준이를 사랑하는데, 현준이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싶지 않은데...도끼눈을 뜨고 아이를 혼내는걸까?

마음이 아프다.

내가 생각하는 나와 다르게 행동하는 내가 너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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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가 그랬어 15호 - 2004.12
고래가그랬어 편집부 엮음 / 고래가그랬어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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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보던 고우영님의 거북바위가 끝이 났다. 하지만 고인돌의 박수동님의 별똥 탐험대가 연재되었다. 늘 기발한 생각이 번뜩이는 만화를 볼 수 있을 거란 즐거움이 생겼다. 옛날x(옛날+옛날)x옛날- 이 얼마나 기발한가. 만화내용은 더 재미있다. 직접 확인하시길......

고래 고물상에서 만든 구멍난 양말로 예쁜 머리끈을 만들어 친구에게 선물해도 좋을 것 같고, 고래 종이접기에서 만든 하트 상자를 만들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아, 미디어에 대한 좋은 정보를 주었던 너 텔레비전 끌줄 알아?도 끝이 났다. 물론 나는 아는 얘기들이라 그동안 시쿤둥한 했지만 고래를 열심히 보던 친구들에겐 아쉬울 것도 같다.

그랬다며?에서는 왕의 하루 일과를 다루었는데 왕이면 좋을 줄 알았겠지만 자기 개인 시간은 전혀없었던 정말 왕이 되려면 남들보다 몇배는 더 힘든 생활을 했을 거라는 그런 마음이 조금 들었다. 그래도 왕은 얼마나 좋았을까?ㅋㅋ

고래가 천자문을 삼켜 버렸대는 친구들이 이해하기 쉽게 천자문을 설명해 주고 있다.

어린이 교양 만화 잡지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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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가 그랬어 14호 - 2004.11
고래가그랬어 편집부 엮음 / 고래가그랬어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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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나는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고 해도 학생은 안 할거야'라고 말했던 친구가 생각났다. 나는 한번도 학교를 다니는 것에 불만을 품었던 적이 없었다. 교복을 입고 머리는 단정하게 잘라야하고 긴머리는 양갈래로 따고, 검은 구두 혹은 갈색 구두를 신어야하고 운동화는 요란하지 않은 것을 신어야하고 퍼머, 염색, 악세사리 착용 금지 등 여러 제약들이 있었던 것도 같은데 그것들이 그렇게 불편하다고 생각하면서 살진 않았었다. 내가 특히 멋을 부릴 줄도 몰랐고, 그냥 하라는대로 하면 그걸로 되었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친구는 늘 그것을 불만삼았었다. 자신의 개성을 죽이는 학교에는 다시 돌아오고 싶지 않다고......그런데 그 친구가 일찍 결혼을 하고 우리보다 아이도 먼저 낳아 훌쩍 키웠다. 그런데 그 친구 자신의 개성 운운하던 그 친구가 자기 아이들에게 자유보다는 엄마의 의사를 반영시키려고 노력한다. 지금은 어리고 규칙이라는 걸 잘 모르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거라고 하지만 아이에게도 아이가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물론 규칙을 벗어나지 않는다면 말이다.

가끔씩 아이들을 규칙이라는 이름으로 통제하려고 드는 선생님들을 보면 가끔씩 마음이 아프다. 우리도 저런 시절을 겪었는데 조금 이해해줄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학생들도 마찬가지로 어른들의 말을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고 귀기울여줄 수는 없을까? 서로가 서로에게 양보하고 이해한다면 더 좋은 학교가 만들어질 것이란 생각을 한다.

나는 가끔 학창시절로 돌아가고 싶을 때가 있다. 그때의 그 자유롭지 못했던 구속을 다시한번 받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그때가 행복했었다는 향수에 젖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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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가 그랬어 13호 - 2004.10
고래가그랬어 편집부 엮음 / 고래가그랬어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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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운동회에 대한 특별한 기억이 없다. 달리기를 잘 했던 것도 아니고, 뭔가 특별한 활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늘 응원단 속에 끼어 앉아 열심히 응원만 했었다. 아니 그렇게 열심히도 안했었던 것 같다.

누구를 위한 운동회일까? 학생들? 선생님? 아니면 학부형?

모두가 참여할 수 있고 모두가 즐거워야 할 운동회가 아니라는 것, 공감한다.

운동회한다고 땡볕에서 연습하는 것도, 운동회에 필요한 준비물(한복, 응원도구 등)이 비싼 것도 연습하는 도중 선생님께 꾸중듣는 것도 어느 것 하나 유쾌할 수 없을 것 같다. 나도 그랬던 것 같다. 부모님이 모두 바쁘셔서 참석하지 못할때도 있었으니까.

이번호에서는 알콩이와 달콩이의 요리 연구실에서 다룬 소금에 관한 유익한 정보 정말 좋았다. 우리 몸은 소금이 필요하다는 것, 하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오히려 몸에 해롭다는 것, 소금은 독을 없애고 균을 죽이는 역할을 하는 것 등 정말 유익하다.

아, 그리고 태일이가 다시 연재되었다. 다시 보니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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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양장)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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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말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까? 사랑이라는 말은 언제들어도 가슴설레고 따뜻한 말이다.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 누군가가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만큼 행복한 일도 없을 것이다. 사랑은 누군가가 가르쳐주어서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살다보니 사랑이라는 것도 하나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가 많았었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뭐라고 딱 꼬집어서 얘기할 수 없는 얘기를 드 보통은 자질구레한 연애사를 늘어놓으며 철학적 사유와 함께 제시한다. 이를 역자는 무엇인가 입 안에서 계속 씹히고 터지는 느낌이 드는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처럼, 때로는 온탕과 냉탕을 왕복하는 것처럼 어떤 청량감을 맛본다는데 나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참, 시시콜콜한 얘기를 온갖 현란한 언어로 치장하고 있는게 아닐까 생각했다. 이런 반응을 보이는 독자에 대해 역자는 상당한 지적 노력이 따라주지 않으면 힘들다고 말한다. 결국 나의 지적 능력이 상당하지 못하다는 말이 되었다.

상대방에게 무엇 때문에 나를 사랑하게 되었느냐고 묻지 않는 것은 예의에 속한다. 개인적인 바람을 이야기하자면, 어떤 면 때문에 사랑받는 것이 아니라 나라는 사실 때문에 사랑받는 것이다. 속성이나 특질을 넘어선 존재론적 지위 때문에 사랑을 받는 것이다. 사랑 안에 들어가 있는 사람들은 부유함 속에서 사는 사람들처럼 애정/ 소유를 얻고 유지하는 수단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는 금기를 지켜야 한다. 사랑에서건 돈에서건 오직 빈곤만이 체제에 의문을 품게 한다. 그래서 아마 연인들은 위대한 혁명가가 되지 못하는 것 같다.

뭐라고 말해야 할까, 겉 멋이 잔뜩 든 한 남자가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랑에 대해 지껄이고 있다는 느낌이다. 사랑이라는 건 우리가 정확히 무엇이라고 정의 내릴 수 없는 것이고, 그것은 사람에 따라 다르게 작용할 수 있는 그런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런데 드 보통은 너무도 자신만만하게 말한다. 그래서 나는 이것을 재치나 유머로 생각할 수가 없었다.

10대의 풋사랑을 거쳐서 20대의 열정적인 사랑을 지나 30대이후의 안정적인 사랑을 생각한다면 우리의 사랑을 단순하게 정의 내릴 순 없을 것 같다. 거기에 온갖 철학적 사유로 겉치장을 요란하게 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단순하고 명료하게 사랑을 정의 내릴 수 없을 것 같다.

그래도 이 책을 끝까지 읽었던 건 지나온 사랑에 대한 미안함이 남아 있어서였을 것이다. 하지만 주인공이 클로이와의 사랑은 얼음같은 것이었다고 얘기했듯이 지나온 사랑은 그렇게 서서히 녹아 사라져 버린다는 것, 하지만 우리 안에 스며들어 있다는 것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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