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인종이 울리고, 택배가 도착하면 아이들은 어떤 물건이 배달되어 오는지 엄청 궁금해한다.
상자 안에 담긴 물건이 무엇인지에 대한 호기심에 아이들이 먼저 가위를 들고 달려든다.
현준인 학원에 갔고, 현수가 달려들어 상자를 열었는데, 캐릭캐릭 체인지 스티커북이 눈에 확 들어오니, "와우"하고 탄성을 지른다. 그러더니 냉큼 상자안의 물건들을 꺼냈다. 우선 알록달록한 것들은 전부 자기 것이라고 호들갑을 떨며 꺼내고, 완전 신나했다. 그러고는 오빠가 볼만한 책과 카드는 오빠 쪽으로 밀어 놓았다. 아무래도 오빠가 학원에 다녀오면 깜짝 놀랄 것이라고......아니나 다를까 현준이도 완전 흥분했다. 퇴근해서 들어오는 아빠에게 오늘 선물 상자가 도착했다며 이것 저것 호들갑을 떨며 보여주고, 자랑하고, 남편은 누가 보내준 것이냐고 묻고, 알라딘 지인으로부터 온 것이라고 하니, 우린 아무것도 해준게 없는데 자꾸 받아서 어쩌냐는 것이다. 그러게, 어쩌지, 그래도 아이들이 좋아하니 얼마나 좋아! 참으로 고맙다.
아이들에게는 따뜻한 봄날씨도 선물이다.
봄방학인데도 날이 쌀쌀해서 거의 집에서 보냈는데, 어제 오늘은 날이 따뜻하다.
아이들과 동네 한바퀴 돌며 산책하는 일도 즐겁다.
작년 여름에 평내소풍9경길 조성한다고 타일에 그림 그리는 행사를 했었는데, 우리 아이들의 작품도 한몫했다.
현준인 타일이 부족해서 친구와 함께 그렸고, 현수는 엄마와 함께 그렸다.
산책 길에 이 타일 그림을 보면 아이들도 나도 흐뭇하다.
마음의 여유를 가지려고 노력은 하는데, 쉽지가 않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자고, 앞으로 더 좋은 일이 많을 거라고 자꾸 나를 다독이지만, 쉽지가 않다.
그래도 나를 생각하고, 안부를 물어와주는 이들과 아이들을 위해 선물을 보내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걸 생각하면 내가 속한 이곳은 인정이 넘치고, 사랑이 넘치는 곳이란 생각에 힘이 난다.
추운 겨울 언제 다시 봄이 올까 했는데, 그래도 봄은 다시 오고, 우리 생활도 다시 좋아질 거란 희망이 살아난다.
추운 겨울 이겨내고, 꽃을 피우는 나무들처럼 지금은 힘들어도 이겨낼 것이다.
고마워요. 님들, 모두......